- 다양한 주제에 대해 자유롭게 글을 작성하는 게시판입니다.
Date 15/10/18 11:28:15
Name   J_Square
Subject   소개팅 짧은 꿀팁
안녕하세요.

싱그러운 주말, 마눌님은 처형과 짝지 지어주고 연구실에 나와 논문질을 하다가 결국 홍차넷을 켰습니다.
홍차 한 잔 하고 다시 또 논문과 씨름질을…



여기저기 지나다니다 보면 소개팅에 대한 질문이 꽤 있죠.
저야 뭐 이미 결혼을 한 버린 몸입니다만, 그래도 총각 때 꾸준히 해왔던 경험도 생각나고요.
돌아보면 저도 성격이 그리 발랄하지는 않은지라 소개팅은 모르는 사람을 봐야 한다는 '귀찮음' 이 꽤 컸던거 같습니다.
그래도 또 GIRLFRIEND라는 단어가 가지는 그 치명적인 유혹(!)에 솔로 기간때에는 1년에 서너번은 했었던거 같네요.

그 과정에서 개인적으로 몇가지 [나만의 노하우]라는 걸 가지고 있긴 한데, 대단한 건 아닙니다만(…)
여러분들과 공유하고, 여러분들께서도 또 서로의 노하우를 공유하고, 이런 것이 바로 집단지성 아니겠습니까! (전 이제 필요없지만…  엉엉)
다가오는 크리스마스의 따사로운 옆구리를 위해! 소개팅 졸업생, 소개팅 현역 분들 꿀팁을 하나씩 소개해 보시는 것이 어떨까요? 그럼 저부터.




[소개팅의 시작은 식사! 식사의 차별화]

아마 대부분 소개팅의 시작은 밥이죠. (전 한번도 아닌 적이 없었네요.)
저도 학생 때에는 금전적인 제약도 있고, 또 어떤 고정관념 같은 것이 있는지라 학생 때 소개팅 장소는 '파스타' 집을 정하곤 했습니다.
그런데 이게 좀 일종의 공식화가 되다보니, 식상한 면이 있습니다. 게다가 저는 사실 파스타, 야끼소바 같은 국물 없는 면류를 별로 안 좋아합니다.
어느 순간부턴가 고민을 하게 되더군요.

"꼭 파스타여야만 하는가?"

발상을 바꿔봤습니다. 어차피 하루 씬나게 놀고 헤어질 수도 있는 사이잖아요?
물론 아예 맘먹고 하루 만나고 땡칠 생각이라면 돈이 아까울 수는 있지만,
역으로 뒤집어 생각하면 하루 만나고 땡칠 생각으로 나가는 마음 자체가 상대에게 미안한 것인데, 돈까지 아낄 필요가 있는가?


그 다음부터 횟집으로 바꿨습니다. 물론 이 방법으로 바꿀 당시 막 직장에 들어갔기 때문에 어느정도 금전의 여유도 생겼지만요.
강남에 단골 일식집을 하나 잡아놓고, 소개팅을 할 때 되면 그냥 만날 장소 고민하지 않고 그 집에 계속 예약을 넣었습니다.
그리고 두 개의 생각을 머리에 주입시켰습니다.

1. 앞으로 만날 생각이 없다: '오늘 만나고 안 만날 자리를 굳이 만드는 것도 미안한데, 밥이나 잘 먹여 보내자.'
2. 앞으로 만날 생각이 있다: '메뉴의 전환으로 인상을 박는 이 좋은 전략!'

게다가 가장 싼 메뉴가 점심 정식 25천원입니다. 이 정도면 술을 들이지 않는 이상 파스타와 큰 차이도 없지요.


결론적으로 말씀드리면, 지금 마눌님도 이 집에서 처음 만났고, 결혼 3년차인 지금도 마눌님은 여기저기다가 이 얘기를 합니다.
처가에서 자랑하고, 직장에서 자랑하고, 친구들 모임에서 자랑하고, 심지어 시댁에도(…) 자랑을 하더군요.
맨날 익지도 않은 소고기 먹느라 고생하다가, 갑자기 회판이 벌어지니 눈이 띙그래졌다고요.
(물론 저희 마눌님은 사철로 제철회를 챙겨드시는 회매니아… 지금도 전어를 신나게 사다 드시면서 벌써부터 과매기 타령 중이십니다.)
그 외에 제 곁에 머물다 간 분들(…), 제 곁을 스쳐 지나간 분들(……) 모두 밥으로 점수를 따면 땄지 실망시켜 드린 적은 없었습니다.


정해놓고 계속 만나다보니 일식집이 가지는 또다른 장점이 있습니다. 바로 공간의 분리입니다.
마눌님이 눈 띙그래진 얘기를 하면서 별도로 하는 얘기가, 자기는 소개팅 나가는 그 식당 분위기가 너무 싫더랍니다.
자기도 앉아 고기 썰면서 옆에들을 힐끗 보면 다 하는 얘기가 '취미가 뭐세요' '영화 뭐 좋아하세요' 이런 분위기이니…
무슨 연인 리크루팅도 아니고, 마음이 동할래야 동하기가 어려웠는데…
밀실 방에서, 아주 찐따같아 보이지는 않는 남자놈이, 초면에 식사 가격이 좀 무리 아닌가? 싶은 정도의 견적을 뽑더니, 이윽고 벌어지는 환장스런 회판(…)
private한 공간, 이 부분이 인상을 만드는데 굉장히 중요하다는 점에서 저의 일식집 전략은 매우 유효했던 것이 아닌가… 그리 생각합니다.

물론 ++++[여성분들 회를 못드시는 인구가 분명히 있습니다. 이 점은 요령껏, 하지만 분명히 파악을 하고 가시는 부분이 중요합니다.]++++




자 이제 홍차넷 여러분들의 기가 필요합니다. 전선에서 오늘도 치열하게 뛰시는 쏠로 여러분들을 위해 힘을!



0


    전 고기부페 데려갔습니다
    글쓴분과 반대방향으로 메뉴전환을해서 인상을 박은셈이지요.
    저 지금 고기부페에서 첨본여자랑 살고있어요.
    J_Square
    그렇죠! 그런 의외성이 잘되면 평생 추억으로 남더라구요.
    그날 새벽 네시 3차까지달리는바람에 소개팅 비용이 20만원 넘게 나왔다는것은 함정
    Beer Inside
    보통 이런 방법은 독거노인들이 주말에 밥 먹을 데가 없어서 하는 방식 아닙니까 :-)
    J_Square
    사실 저도 전어 과매기 사족을 못…
    난커피가더좋아
    혹시 그 일식집이 서초역 인근 옛 미유키 아닌가요? 흐흐흐흐흐
    J_Square
    거긴 점심 저녁 갭 차이가 너무 심해서 흑흑
    국기원사거리 근처 에XX입니다.
    난커피가더좋아
    아...근데 요새 미유키는 어디 있는줄 혹시 아시는지...사랑의 교회땜에 옮긴거 같던데..(어..제가 잘못 알고 있나요?)
    J_Square
    제 스타일이 메뉴별로 하나씩 정해놓고 거기 몇군데만 아는지라 최근은 저도 잘 모릅… 엉엉
    Beer Inside
    소개팅 꿀팁이라기에 Fast-Motel Build라도 소개하시는 줄 알았.......
    J_Square
    저는 그런 초고수분들과는 억만년 떨어진 연애 라이트유저였던지라(…)
    *alchemist*
    밀실이 중요한 팁 같네요... 크크크크
    J_Square
    크크크킄 이모님 문 좀 잘 닫고 가주세요!!

    근데 진짜 학생때 사귀던 거랑 직장 다니면서 차 생기고 사귀는거랑 다르긴 하더군요.
    여성들이 좋은 차에 혹한다는 말은 매우 성차별적인 말이지만,
    차가 연애에 도움이 된다는건 [사적인 공간] 측면에서 정말 맞는 말 같습니다.
    *alchemist*
    크크크 글쵸 문은 잘 닫아야죠 크크;;

    일단 차는 [이동성][사적공간]을 한꺼번에 주죠 흐흐
    드라이브 하면서 음악 듣는것도 좋고 분위기 만들때도 좋고 말이지요.

    아직 차는 없고 당장은 못 살 것 같은데 고려는 해둬야겠네용.. :)
    damianhwang
    격리된 둘만의 공간이 핵심이네요!!
    심리학, 정신의학 전공자 등판해주세요?!!
    J_Square
    저도 학술적 스피드웨건 기대합니다!
    빛과 설탕
    전 지금 여자친구와 일본 선술집에서 처음, 그 다음주에 막걸리집에서 만나고 사귀었습니다. 상대 취향 아는게 중요한 것 같아요.
    J_Square
    취향 파악도 아주 중요한 요소지요.
    저같은 둔탱이 곰탱이는 그런걸 못 맞춰서, 곰같이 머리를 써서 참신한 덫을 놓고 걸리기만을 기다린… 엉엉
    Yato_Kagura
    일식집 괜찮죠. 너무 보편화된 장소도 아니고 그렇다고 너무 엇나간 장소도 아니고.

    물론 상대방의 취향에 따른 문제겠습니다만 정보가 적은 상황에서 상대 취향을 저격하는것이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니만큼..
    J_Square
    사실 \"내가 편한 공간이 남도 편한 공간이다.\" 라는 기준으로 잡은 측면도 있어서…
    대부분의 사람의 취향을 단박에 맞출수 있는 초고수가 아닌 다음에야,
    나를 먼저 배려하는 게 의외로 남을 배려하게 되는 상황이 될 수도 있겠다 싶네요.
    동의하는 부분이 많네요. 일단 제가 편해야 여유로움에서 나오는 자신감이 어필되는 듯. 나도 첨보는 장소에서 메뉴 고르는거 쩔쩔매서야 매력 어필 쉽지 않죠
    양웬리
    저녁때 일식집은 너무 비싸지 않은가요?
    뭐 주말 평일 점심때야 괜찮지만

    어떨지 아닐찌 모르는상대에게 첫만남에 너무 돈을 쓰는거 아닌가 싶기도 해서;;
    J_Square
    전 저녁의 경우 인당 5~7만원선에서 해결봤습니다.
    저도 10만원 넘어가는 건 좀 아깝긴 해서 엉엉
    양웬리
    vc까지 해서 12넘으면 좀 그렇더라구요 ㅠㅠ
    레이드
    ...역시 케바케...저는 오늘 파스타집을 갔는데..흐이잉..ㅜㅜ
    J_Square
    케바케는 만고의 진리죠. 저도 저 가게 엄청 팔아줬답니다 엉엉
    세상의빛
    일식집이라... 좋은데요!! 다음 주 소개팅하는 처남에게 알려줘야지!
    Twisted Fate
    사실 뭐...케바케죠
    새의선물
    밥먹고 나면 술마시러...
    저도 참치집에서 소개팅 했는데 전 되려 어색했어요. 천천히 회가 나오면서 식사시간도 길어지고 ㅠㅠ
    개인적으론 한식이나 태국식이 좋더군요. 생어거스틴 정도?
    + 개인적 취향으로는 감자탕 먹으러 가자 하고 뼈 뜯어다 주는 사람이 제일 멋있었습니다. 후후.
    목록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1498 꿀팁/강좌남규한의 사진 레시피 - 비오는 밤 31 F.Nietzsche 15/11/08 10075 6
    1470 꿀팁/강좌파이어폭스에서 오른쪽 마우스 클릭 활성화하기 2 블랙이글 15/11/05 10674 0
    1448 꿀팁/강좌외부 HTML 편집기로 글을 써서 홍차넷에 올리는 방법 3 April_fool 15/11/04 11510 2
    1435 꿀팁/강좌파이어폭스에서 각종 게시판에 한글 글쓰기 할때 에러 해결법 11 블랙이글 15/11/03 11120 4
    1426 꿀팁/강좌통계, 그 바이어스의 가면을 벗겨보자 28 눈부심 15/11/02 11759 1
    1366 꿀팁/강좌홍차를 저렴하게 구입해보자 (딜마) 21 관대한 개장수 15/10/28 13022 7
    1365 꿀팁/강좌뉴스를 제대로 읽어보자-물타기(번외편) 9 벨러 15/10/28 10313 5
    1286 꿀팁/강좌소개팅 짧은 꿀팁 30 J_Square 15/10/18 13529 0
    1233 꿀팁/강좌뉴스를 제대로 읽어보자(2) 6 벨러 15/10/12 9450 4
    1211 꿀팁/강좌영화 한편 무료로 보세요. 7 아케르나르 15/10/09 8758 1
    1125 꿀팁/강좌In a Nutshell-Kurzgesagt (우주덕 환영) 4 개발자 15/09/29 8147 2
    1114 꿀팁/강좌[원팁원샷(4)]풍경, 풍경을 담아보자!-2편(야경 등) 4 난커피가더좋아 15/09/28 8130 2
    1107 꿀팁/강좌자잘한 사회심리 팁들 10 눈부심 15/09/27 8674 4
    1074 꿀팁/강좌imgur로 게시판에 이미지 올리기 5 Toby 15/09/23 12030 4
    1029 꿀팁/강좌뉴스를 제대로 읽어보자(스크롤 압박) 15 벨러 15/09/18 9948 13
    1026 꿀팁/강좌포르노중독은 근거없는 공포라벨링 29 눈부심 15/09/18 10866 0
    926 꿀팁/강좌먹이가 많아지면 사자도 그만큼 늘어야 하는데 왜 그렇지 않을까 6 눈부심 15/09/06 6356 0
    921 꿀팁/강좌[원팁원샷(3)]풍경, 풍경을 담아보자!-1편(일출일몰주간 등) 4 난커피가더좋아 15/09/05 7250 1
    844 꿀팁/강좌쇠똥구리곤충의 GPS, 밀키웨이 13 눈부심 15/08/26 6503 0
    751 꿀팁/강좌[원팁원샷(2)]음식사진으로 내 블로그 이웃, SNS 친구의 위를 자극하자 11 난커피가더좋아 15/08/08 7139 0
    703 꿀팁/강좌[원팁원샷(번외편 및 반성문)]잠시 프로댓글러로 돌아갑니다. 13 난커피가더좋아 15/08/02 6443 0
    686 꿀팁/강좌마트 와인 코너 앞에서 서성이는 사람들을 위한 팁(드라이 스파클링 와인편) 8 마르코폴로 15/07/30 10583 0
    682 꿀팁/강좌[원팁원샷(1)]여친/남친 이쁘게/잘생기게 찍기 27 난커피가더좋아 15/07/29 10276 0
    673 꿀팁/강좌마트 와인 코너 앞에서 서성이는 사람들을 위한 팁(달콤한 스파클링 와인편) 21 마르코폴로 15/07/28 14082 0
    670 꿀팁/강좌[원팁원샷]귀차니스트 사진강좌를 시작하며 24 난커피가더좋아 15/07/28 8676 0
    목록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4시간내에 달린 댓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