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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2/02/25 12:57:12수정됨
Name   Picard
Subject   역대 대통령이 내 삶에 끼친 영향이 있나..
안녕하세요. 중견회사원 아재입니다.

지금은 윤, 명중 누가 되어도 이상하지 않고, 누가 되어도 찜찜함이 남는 대선이 되어가고 있는 것 같은데요.
사실 저희 아버지가 건설 하청업체를 하면서 MB욕을 음청!! 해대셔서 온가족이 MB를 싫어했거든요.
아버지 회사가 현대, 삼성, 대우, 동아 등등 우리나라 1급 건설사들 1차 하청을 거진 다 하셨었는데요.
집에 MB랑 같이 찍은 사진도 있고 그랬었어요. (IMF 전에 부도나서 망함)
그외에 김우중이 직접 줬다는 넥타이핀이라던가..
이병철, 김우중이랑 같이 사진 찍고 받은 상장이라던가... 그런게 있었습니다.
그런 아버지가  'MB가 되면 나라 거덜낼거다' 라면서 평생 보수당만 찍던 분이 MB를 안 찍고 이회창을 찍으시고, 저한테도 12번 찍으라고 하심..
그리고 박통 되고서 MB 비리다 뭐다 나오기 시작할때 '거봐라~ ' 라고 하시더군요.
다행히 그렇게 지지하시던 박통이 탄핵 당하는건 못 보고 돌아가셨습니다.
(안돌아가셨어도 "빨갱이 문재인"이 대통령 되는거 보셨으면 쓰러지셨을 듯)

하여튼...
제가 회사생활을 하면서 역대 대통령들이 내 삶에 어떤 영향을 끼쳤나 보니까..

저희 회사가 그전부터 검토하던 신사업을 MB가 당선인이 되자 질러버러요. 이거 잘되면 대기업 된대요.
썰에는 MB랑 연줄이 있다고 하고.. 실제로 좀 꼼꼼히 찾아보면 MB 당선때 증권가 찌라시에 대충 MB 하면 딱 떠오르는 회사는 아니지만, 증권가 찌라시에 '이런 회사도 MB랑 연이 있다더라.. 정도로 언급 되기도 했어요.
아니 그런데.. 리먼 사태 터지면서... 신사업은 이익은 커녕 계속 삽질만 하다가, MB말인 12년에 신사업을 접기로 합니다. (...) 그때 윗분들이 '찌라시 그거 다 뻥이야..' 라고 하셨던게 기억납니다.

사업을 접고 구조조정, 명예퇴직도 두번 합니다. 그때 사무직만 30% 넘게 잘렸습니다.
MB 믿고 망하진 않을거라 믿었는데... 동료들, 윗분들 나가는걸 겪었죠.
(아 그때 나도 이직했어야 하는데...)

그리고 박통이 되고 나서.. 회사는 결국 채권단에 넘어가고 법원에서 워크아웃 하라고 합니다.
MB 덕분에 회장이 안 쫒겨난건가 싶기도 하네요. 대통령 바뀌고 쫒겨났으니..

박통때 회사가 청산된다. 중국에 팔린다. 국내 대기업에 팔린다. 그러면서 '좀비기업'이라고 욕도 엄청 쳐먹다가..

박통 쫒겨나고 문통이 되면서 갑자기 새 주인이 나타납니다.
이분이 뭐하시는 분인지 검색해도 잘 안나왔었어요.
그래서 우리끼리 '혹시, 이분 문통 금괴 200톤 관리하시는 분 아니냐?' 라고 할 정도로 진짜 뜬금없는 사람이 인수합니다.
거기다가 채권단에서 엄청 파격적인 조건으로 지분을 넘겨서..
저희 회사를 인수할까 말까 간만보던 국내 대기업이랑 중국회사가 '이 조건이면 우리가 진즉에 인수했지!' 라면서 '문정권 특혜설'까지 언플을 해요. 물론 메이저 언론은 안 물었지만...

진짜 세상은 넓고 부자는 많더라고요.


지금은 가까스로 좀비기업에서 벗어난 상태이지만..
아직 채권단에 갚아야 할 돈은 많이 남아 있고.. 인수조건으로 이자 깎아준게 내년쯤 감면기한이 끝난다고 하거든요.
그럼 윤통이냐, 명통이냐에 따라 저희 회사의 앞날도 바뀔지도 모르겠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노통때 주5일제 시작한거 덕보고 있고, 문통때 주 68시간을 52시간으로 줄여줘서 주말 특근하면 예전에는 수당 안주던거 지금은 수당 받게 되어서 감사합니다.
윤통은 제가 집을 살 수 있게 해주면 감사할 것 같습니다.
명통은... 음... 제가 딱히 덕을 볼것 같진 않습니다. 세금은 많이 거둬갈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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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점심시간에 후다닥 써서 퇴고도 못한지라 비문이 많네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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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Robin
    그런건 잘 모르겠고, 그냥 재미있게 술술 읽힙니다.
    5
    요일3장18절
    저는MB때 보험회사있었는데 녹색산업때문에..
    뭔 녹색금융을 만들라고 엄청 압력받고,
    결국 자전거 보험 만들라고 엄청 시달렸던 경험이 있네요 ㅎ
    키티호크
    강가 좋아하는데 명박이때문에 망가진 곳이 많습니다.
    금강에 떠오른 물고기들 보며 정말 명바기를 저주했습니다
    2
    영원한초보
    보통 사람들의 이런 정보 모아두는 곳이 있으면 좋을 것 같아요
    저는 직접 피해나 이득 본게 없습니다.
    1
    개인 입장에서든 누가 되든 상관없이 대응이 가능하도록 해두어야지... 정치와 개인을 연결하려 들수록 불행해집니다. 비가 많이 올것 같으면 재방을 튼튼히 하고... 가뭄이 올것 같으면 저수지 관리를 잘 해두어야 할것이지 사람들은 애꿎은 비와 날씨를 그렇게 크게 원망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정치와 사회나 날씨만큼이너 복잡계이고 거의 자연환경수준인데도... 눈에 보이는 사람이 잇어서인지 꼭 외적 핑계와 분노의 마녀사냥을 반복하곤 합니다.
    2
    누군가가 바보처럼 그 복잡계를 바꾸려고 나섰기 때문에 실제로 정치와 사회가 바뀌는 겁니다. 특히 우리 나라의 경우, 독립운동/625/민주화 운동/경제성장 모두 대놓고 각자도생이 아니라 연대투쟁의 결과물이기 때문에 더더욱 이런 시각이 불편하네요.
    당연히 무슨 일만 하면 정부 탓, 대통령 탓만 하는 것은 문제겠지요, 그렇지만 이런 시각 역시 딱히 좋다는 생각은 안드네요.
    끝으로, 사람들은 애꿎은 비와 날씨도 많이 원망합니다. 다들 조금은 어쩔 수 없다는 걸 알면서도 원망합니다, 그게 멍청해서가 아니라 사회가 어쩔 수 없듯이 ― 동시에 개인도 어쩔 수 있는 게 별로 없기 때문입니다.
    1
    제가 20대 사회초년 무렵엔 사회는 불평등하고...국가의 조세도 불평등하고...주거정책까지도 불평등하고... 정치인들의 국민의 약속도 모두 거짓이고.. 금리정책은 가진자들이게만 기회이며, 금융정책은 못가진자들에게 눈에 보이지 않은 세금인 인플레이션으로 되돌아오더라고..등등 탄식했던적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사실은 세상을 보는 제 눈이 잘못된거였을 뿐입니다. 그걸 빨리 깨달아야 30-40대 빠르게 적응하고 발전할수 있습니다.
    3
    그르니에
    친구 극단이 블랙리스트로 날라가서 맨날 술사주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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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꿀래디에이터
    문통이 82대책 하시길래 영끌해서 집한채산게..
    스티브잡스
    대통령까지는 잘 모르겠고 오세훈 발 재개발덕에 점포 정리를 두번이나 했습니다. 옛날에 한번, 이번에 한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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