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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1/05/06 17:41:08
Name   Picard
Subject   우리 (전)회장님의 비자금 빼먹기
안녕하세요. 중견기업 다니는 아잽니다.
뉴스 게시판에 올라온 이재용 상속, 남양 회장 사퇴, 택배 기사 백마진 기사를 보고 떠오르는 잡담입니다.

며칠전부터 쓰다 고치다 했는데, 너무 디테일하게 쓰게 되더군요.  하하.. -.-;;;

하여튼, 제가 다니는 회사는 보통 영업이익 500억~1000억 정도 하는 회사였습니다. 2000억 했을때 사상 최고라며 그 짠돌이 회장이 성과급까지 지급했을 정도...
뜬금없이 대규모 투자 하다가 실패해서 망했고, 전 회장은 쫒겨났고, 채권단이 주인으로 워크아웃 들어갔다가 지금은 새 회장이 회사를 인수한 상태입니다.

영업사원은 판가 100원에 목메고, 공장은 제조원가 1원에 목메는 회사였습니다만...
나중에 망하고 알고 보니..
(전)회장이 여기저기에 빨대 꽂고 돈을 빼가고 있었더군요.
제가 아는 것만 세가지 수법(?)이었는데, 러프하게 계산해보니 최소 100억, 최대 200억 정도를 회장 뒷주머니로 가고 있었습니다. 정상적이었다면 회사의 영업외이익이 되었어야 하는 돈이었죠.
제가 모르는 수법도 있었을테니 그보다 더 빼먹고 있었을겁니다.
막판에는 수년간 500억씩 적자가 나고 있었는데, 그와중에도 꾸준히 자기 비자금은 챙겨가고 있었습니다.
이러니 회사가 안망하고 버티면 신기한거죠.
(막판에 기술쪽 임원이 갑자기 짤렸는데, 회장이 원가절감 실적부진으로 갈구니까 '회장님, ***(회장 빨대) 반영하면 그래도 적자는 안봤습니다' 라고 했다가 그 자리에서 짤렸다는 소문이..)

웃기는건, 회사가 채권단으로 넘어가고 워크아웃중인데도 몇가지 빨대는 2년 가까이 유지가 되었습니다. 아, 회장이 쫒겨나면서 우선매수권을 요구한 이유가 이것이었구나 싶더라고요. 실무자들은 비하인드를 모르니 이게 빨대인지 아닌지 모르고 하던대로 일처리 하고, 스토리를 아는 부장, 임원급은 회장님이 언제 복귀하실수도 있으니 빨대를 빼버리지 못한거였겠지요.

회사를 망하게한 대규모 투자의 타이밍도 이상했는데, 고참 임원님이 '그때 그 투자를 했어야 하는 이유가 있었다.' 라면서 먼산을 보시더군요.  그리고 다른 고참 부장에게는 '그때 외자로 설비 들여오면서 리베이트로 좀 해드셨을거다' 라고 하고... 생각해보니 그때 (전)회장이 아들한테 경영권 물려줘야 하는데 지분이 모자라서 지분 확보를 위한 실탄이 필요했었나? 라는 결론이 나더군요. 이건 카더라입니다만... 아들한테 회사 물려주려다가 회사를 말아먹은거죠. ㅋㅋㅋㅋㅋㅋㅋ

회장 쫒겨나고도 유지된 빨대 하나는 2년정도 유지되었는데 연 50억은 빼드신것 같고요...
하나는 회장 쫒겨나고 그거 관리하던 당시 전무가 몇년간 자기가 빼먹다가 걸렸는데, 채권단에서 이런걸로 기사나면 안된다고 (당시 대조양 차장이 180억인가 횡령했다는 기사가 난지 얼마 안되었을때) 조용히 쫒아냈는데, 러프하게 계산해보니  수년간 최소 연 30억은 해드셨다더라고요. 외국의 페이퍼 컴퍼니까지 세팅된 빨대라 급조한건 아닐거고 회장 빨대를 전무가 가로챈거라는 소문이 었습니다. 어쩐지, 아무리 사원으로 들어와 전무까지 올라간 사람이라지만 우리 회사 월급을 어떻게 굴리면 대치동에 아파트가 2채냐.. 그거 말고 강남에 건물도 있다더라. 세종시에도 아파트가 있다더라, 저 양반은 왜 회사 다니냐.. 라는 소리를 듣던 사람이었거든요.  부인이 부동산의 여신이라는 소문까지 돌았는데, 사실은 그냥 횡령범이었던거죠. 짤릴때 그거 다 뱉어내고 짤련건지는 모르겠습니다.

제가 현타가 온다고 했더니, 당시 제 윗분이... '피팀장.. 그때는 분위기가 그랬어. 회사에서 빼먹을 기회가 있으면 빼먹는다.'

그런데 왜 저 같은 엔지니어하네는 그런 기회가 안보이는거죠.. (...)

지금은 회장 바뀌고 그런 구멍 거진 다 막혔다고 하던데...
모르죠. 새회장이 또 다른 구멍을 뚫어놨을지도.

지금 회장 월급은 모르겠고, (전)회장은 대표이사라고 회사에 한달에 몇번 나오지도 않으면서 연봉만 6억 가져갔는데, (회장님도 급여 6억만 받으신다고 언플을..)  아니 뒤로 100억대 헤먹을거면 연봉은 양심 있으면 안 받았어야 하는거 아닙니까..


남양 홍회장님은 남양에 얼마나 빨대 꽂고 계실지 궁금하네요.
JY는... 말해야 뭐하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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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uropaV
    안빼먹는 회사가 있는지 없는지는 모르겠는데 유독 많이 빼먹는 회사들이 있습니다.
    이게 많은 편인지 적은편인지 감이 안오네요.
    불타는밀밭
    90년대에 신동아에서 비슷한 기사를 봤는데, 그 회사는 알루미늄 가공업체였습니다. 작업폐물은 당연히 이익으로 안잡고 남겨먹는데, 이조차도 애초에 금속 투입량을 뻥 쳐서 먹는 돈에 비하면 조족지혈이라고..
    하... 그러고 보니 구내식당이 풀무원 위탁이었는데, 어느날 서울에 있는 레스토랑 위탁으로 바뀌고 나서 가격은 슬금슬금 오르고 퀄은 떨어지더군요. 당시 관리팀장에게 불평했더니 '피과장.. 다 이유가 있어.. ' 라며 씁쓸하게 먼산 보시더군요.
    나중에 알고보니 그 레스토랑 오너가 회장 딸이고, 지분은 회장 사모랑 자식들이 사이좋게 가지고 계시다고..
    먹는건 좀 건들지 말지.. 직원들 점심값에 빨대 꽂냐..
    2
    맥주만땅
    건설업체에 납품한 물건 값을 사장이 아파트로 받고 회사에는 미수금으로 손실 처리했다는 이야기도 들었읍니다.
    큰아버지가 건설업 하셨는데, 예전 대우건설, 삼성건설, 현대건설 일하면 대금 일부를 전자제품으로 받으셔서 직원이나 친척들에게 싸게 주셨죠... (....)
    3
    윤지호
    국세청에서 저런 거 안잡아가나요?
    첩보가 없으면 조사 들어갈 수가 없는건가..
    직접 일처리하는 실무자도 '원래 그런가보다' 하고 같은 회사 다니는 사람도 모르는데 국세청이 내부고발 없이 무슨 수로 알 수 있을까요.. 감사보고서도 매년 적정으로 나오는데.. ㅋㅋ
    저도 나중에 '소문'으로만 들었지, 증거같은건 없죠.
    윤지호
    하긴 그렇겠지요.. 내부고발 들어가도 증거가 없으면 말짱 도루묵일테고..쩝
    맥주만땅
    매년 적자나거나 미약하게 수익이 나는 기업으로 되어 있을 것이라서 국세청이 딱히 찾아 들어갈 유인이 없지요.

    저런 기업들 세무조사 들어가면 문닫을 기업도 있어서...
    불타는밀밭
    잘 빨아드시고 (상대적)무탈하시게 런하신 같으니 인생을 승리하셨군요. 저런 분들이 나중에 저택에서 살면서 사람들 턱짓으로 부릴 수 있겠죠.
    2
    다른 사건이 터져서 해외에서 소환불응중이시죠. 소문에는 자식들이 배신때린거라고.. 그래서 우선매수권도 소용없이 다른 회사로 넘어갔습니다. 아오 우선매수되었으면..(…)
    가이브러시
    큰회사는 보통 그냥 도련님 회사를 세워서 일감을 몰아주지않나요? 근데 그게 퀄이좋아.
    그정도까지 큰 회사는 아니어서..
    그리고 도련님 회사 만큼 이익 챙겨주면 다른 회사는 퀄 더 좋을 수 있습니다. ㅋ
    지금 회장은 회사 하나 차려서 사위를 사장 시키고 일감 챙겨 받아가고 있습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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