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양한 주제에 대해 자유롭게 글을 작성하는 게시판입니다.
Date 20/09/24 14:57:27
Name   Picard
Subject   회사일기 - 4 "회식"

다른 분들은 어떠신지 모르겠지만, 저는 회식을 싫어합니다.
회사 사람들이랑은 비즈니스만 하면 되지, 왜 사적인 자리에서 형동생 하면서 술 마시고 망가져야 하는가...?

팀장이 되고나서 제일 좋은 것은 최소한 팀 회식은 제가 콘트롤 할 수 있는 겁니다.
팀원들은 회식 하자고 노래 부르는데, 아니 솔직히 내가 왜 너네들이랑 저녁 먹고 술마시려고 내 소중한 저녁 시간을 써야 하니? 그럴 시간 있으면 집에 가서 아이랑 놀지... 애도 좀 더 크면 엄마 아빠 안 찾는다규...

요즘 젊은 사람(?)들은 회식 싫어하는 줄 알았습니다. 제가 '요즘 신입'일때 회식 억지로 끌려갔으니까요.
팀장님이 퇴근 직전에 '오늘 할일들 있나? 술이나 한잔 할까?' 라고 하시면 '아이고, 5시 전에 말씀해주셨으면 되는데, 아내가 이미 밥을 해놔서 저는 안됩니다!' 라고 하다가 욕도 먹고.. 바뀐 팀장은 회의실로 불러다 놓고 '너 자꾸 이럴거야! 내가 상전을 모시고 살아야돼!' 라며 갈궜습니다. 그냥 나 빼고 회식하면 돈도 조금 더 여유 있을텐데 왜 굳이 끌고 다니려 했는지..

하지만, 저도 나이가 들고 팀장이 되니 공장장이 '오늘 팀장 회식이나 할까?' 하면 찍소리 안합니다.
아직 회사 짤리면 안되거든요. 아이가 어립니다. ㅠ.ㅠ



회식을 싫어 하지만, 회사에서 나오는 회식비는 안쓰면 다시 회수되기 때문에 억지로 해야 합니다. 맘같아서는 안써도 상관 없는데 팀원들 입이 댓빨 나오기 때문에...
그래서 가급적 한방에 쓰는걸 좋아합니다.
삼겹살 먹고 2차 맥주 마시러 가는거 두번 할거 한방에 한우 먹고 2차 안가고 끝내자.
좋지 않습니까?


회식 메뉴를 좀 다양화 하고 싶었습니다.
고기집을 가면 막내가 고기 굽느라 바쁘고
무한리필 샤브샤브집을 가니 막내가 재료 나르느라 바쁩니다.
피맥을 하러 갔더니 맥주는 성이 안찬답니다.
치맥은 2차 하러 가는데랍니다.
시내까지 가서 이탈리안에 와인도 마셔봤는데, 팀원들은 그냥 소주파입니다.
지방이라 메뉴 선택도 제한적이고..
언능 1차만 하고 끝내고 집에 가고 싶은데, 차타고 1시간씩 이동하기도 싫으니까요.

그래서 다 차려 나오는 횟집이나 중국집을 자주 가게 되네요.


제가 다니는 회사는 문화복지비가 없는데 회식비 없애도 문화비로 개인별 지급해주면 안되나 싶습니다.
인사팀에 슬쩍 농담처럼 언급해봤더니 인사팀 과장이 눈이 땡그래짐...
이런 분위기에 인사팀장이나 더 윗분들에게 회식비 줄이고 문화비 주세요.. 라고 했다가 '저거 조직관리 못하는 놈'이라는 소리 듣겠죠.

물론, 다른 팀들은 회식비가 모자라서 팀원들이 따로 팀비까지 모아 회식합니다. 지방이라 주말부부가 많아서 더 그러는 것 같습니다.




0


    목록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11356 일상/생각34살, 그 하루를 기억하며 7 사이시옷 21/01/21 5048 27
    11354 일상/생각오뎅탕에 소주 한잔 하고싶다.. 5 v.serum 21/01/20 4922 4
    11353 일상/생각술도 못먹고.. 2 켈로그김 21/01/19 4488 6
    11350 일상/생각지난 여행 몬트리올 공항에서 (feat. 신입사원) 9 하얀모래 21/01/18 4798 1
    11344 일상/생각마늘 4 私律 21/01/16 4959 3
    11343 일상/생각즐거운 1/N 5 가이브러시 21/01/16 4064 3
    11342 일상/생각졸업앨범 따위 필요없어 22 Cascade 21/01/16 4859 13
    11341 일상/생각눈 가리고 아웅아웅 1 사이시옷 21/01/15 5223 7
    11332 일상/생각홍차넷을 소개하는 글 8 Dookong 21/01/10 6302 3
    11324 일상/생각지금 이대로도 완전할까 7 right 21/01/07 5555 8
    11322 일상/생각단칸방 라이프 32 꿀래디에이터 21/01/05 6719 6
    11321 일상/생각자다 말고 일어나 쓰는 이야기 7 Schweigen 21/01/05 5709 23
    11303 일상/생각열아홉, 그리고 스물셋 14 우리온 21/01/01 5462 37
    11299 일상/생각올해의 마지막날을 호스피스에서 보내고 있습니다. 15 bullfrog 20/12/31 5455 24
    11298 일상/생각한 예비대학원생의 2020년 결산. 14 샨르우르파 20/12/31 5448 14
    11279 일상/생각온라인 쇼핑세를 도입해야하는거 아닐까? 65 과객A 20/12/26 5775 1
    11276 일상/생각어느 택배 노동자의 한탄 11 토비 20/12/26 5436 32
    11266 일상/생각2030세대는 공정에 민감하다? 54 이그나티우스 20/12/23 7157 7
    11259 일상/생각여러분의 마흔은 안녕한가요 27 bullfrog 20/12/21 5861 23
    11249 일상/생각2020년 내가 산 전자기기들 돌아보기 4 루아 20/12/18 4713 1
    11247 일상/생각전문가는 무엇인가? 3 2막4장 20/12/18 5902 3
    11245 일상/생각추억 되살리기 - 오래된 피쳐폰 데이터 다운로드 받기 5 자크 20/12/18 12304 1
    11234 일상/생각아이들을 싫어했던 나... 28 whenyouinRome... 20/12/15 5490 33
    11228 일상/생각우울증과 나 1 머랭 20/12/15 5599 11
    11223 일상/생각아버지께서 긴 여행을 가실 거 같습니다 10 bullfrog 20/12/14 5286 7
    목록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4시간내에 달린 댓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