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양한 주제에 대해 자유롭게 글을 작성하는 게시판입니다.
Date 20/09/07 20:33:58수정됨
Name   세란마구리
Subject   우리들이 지켜야 할 것
오늘 읽기 시작한 야마모토 타로가 쓴 감염증역학이란 책에서 이번 코로나 사태와 관련된  좋은 글이 있어 번역해서 올리려고 합니다.
이 파트를 다 소개하고 싶긴 한데, 그건 고려해 봐야 겠네요.(저작권 문제 없나...)


우리들이 지켜야 할 것

신형 코로나 바이러스에 의한 감염유행이 시작된 이래, 그것을 바이러스와의 전쟁이라 일컫는 논조가 차례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프랑스대통령 마크롱은 3/12일의 연설에서 "우리들은 전쟁상태에 있다.(Nous sommes en guerre)"라는 메시지를 국민에게 전했으며, 3/18일에는 미국 대통령인 트럼프가 스스로를 전시하의 대통령이라 칭하였습니다. 우리들이 직면하고 있는 것은 전쟁일까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지금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상태는 결코 전쟁이라 하기 어렵습니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먼저, 이것이 전쟁이라면 거기에는 타도해야 할 대상이 있어야 한다는 점을 들 수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 우리의 앞에 있는 것은 타도해야 할 대상이 아닌, 지켜 나가야 할 대상만이 있지요. 지켜 나가야 할 대상이라는 것은 감염된 사람과 더불어, 이 위협에 의해 경제적 그리고 사회적으로 큰 영향을 받고 있는 사람을 뜻합니다. 전쟁이라는 단어는 우리들에게 이러한 기본적인 사실을 망각시키는 것 같습니다.

소중한 것을 지키기 위해서, 우리들은 사회적 거리를 두고, 외출을 삼가며, 사람과 사람간의 물리적 거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점차 해제되어 가는 경향에 있긴 하나, 해외에서는 도시봉쇄도 시행되었습니다. 이후에도 어느정도의 사회적 거리는 필요할 것 입니다.
사회적 거리를 두는 목적은 무엇일까요. 사회적거리는 유행이 퍼지는 것을 막고, 무엇보다 유행의 속도를 늦춰줍니다. 이것은 피크 시의 감염자수를 억제하여, 의료붕괴를 막는데에 공헌을 하게 되지요.
의료가 붕괴되면 구할 수 있는 생명마저도 빼앗기게 됩니다. 의료붕괴를 막음으로서 구할 수 있는 생명을 구한다. 이것이 의료붕괴를 막는 가장 큰 목표입니다.

다음으로 의료붕괴는 우리들의 생명을 선별하도록 강요하게 됩니다. 붕괴 속에서 남겨진 적은 의료자원들은 누가 우선적으로 의료를 받아야 하는가의 엄격한 판단을 우리들에게 요구하지요. 이것은 윤리의 문제가 됨과 동시에 우리들의 마음의 문제가 됩니다. 이것은 어떤 선택을 하더라도, 선택한 자의 마음에 지워지지 않을 상처를 남기게 될 것이기 때문이지요.

그리고 무엇보다 이것을 어쩔 수 없다고 받아들이는 과정 속에서 우리들은 스스로의 행동을 정당화 하며 이에 익숙해지게 됩니다. 익숙해지는 과정에서 사회에서 가장 연약한 존재들을 지키지 않으면 안된다는 중요하고 기본적인 윤리관 마저도 점차 마비되어 갈 지도요. 
저는 이것이 무엇보다도 두렵습니다.



6


    문명의 위기가 오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1
    세란마구리
    문명의 위기가 오리란 생각은 안듭니다만, 그 전과는 달라질 것 같습니다.
    켈로그김
    감히 댓글을 달자면,
    두렵고 어려운 이야기는 "난 두렵고 어렵다" 로 공론화 하는게 바른 방향이라고 생각합니다.

    좀 다른 이야기긴 한데,
    업장의 경영문제, 애매한 법적 문제 등도 마찬가지로 주변과 의논하는게 바람직하더라고요.

    빠른 공론화라고 해야하나..
    나는 이 부분에서는 책임지지 못하고, 능력도 없다는걸 빨리 주뱐에 알려야 모두가 덜 불행해진다.. 고 경험했읍니다.
    1
    세란마구리
    저도 예전부터 누구를 살리기 위해 얼마를 쓸지에 대한 공론화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갖고 있어서...
    껄끄러운 문제라 해서 덮어두고 있으면, 막상 찾아왔을 때 더 큰 혼란만이 올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것도 다가올게 확정적인 문제니...
    켈로그김
    살며 느낀바로는
    공론화라는 것은 일종의 용기와 동의어일 때가 있었읍니다.
    세상이 좀 더 모두가 용기를 내보일 수 있는 환경이 되고,
    주어진 환경 안에서 필요한만큼 용기있는 개인이 많아졌으면(...) 합니다.

    선후관계, 인과관계 따지기 전에.
    책임 손익 따지지 않고
    좀 사명감으로 움직이면(?) 좋겠다는
    변태적 상상 잠깐 해 보았읍니다.
    2
    코리몬테아스
    본문이 다 번역한걸 그대로 올리신거죠? 최소한 저자하고 책 이름 정도는 말씀해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1
    세란마구리수정됨
    저자를 빼먹었군요. 제목은 감염증역학이고
    저자는 야마모토 타로 나가사키대학 열대의학연구소 교수입니다
    목록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공지 티타임 게시판 이용 규정 2 Toby 15/06/19 33058 7
    15439 일상/생각사람도 최신 패치를 잘 해야겠습니다. (특별출연 유시민) 12 + 닭장군 25/05/14 769 8
    15438 일상/생각난 동물원에 있는 것인가? 4 큐리스 25/05/14 395 2
    15437 정치민중당, 정의당, 민주노동당. 11 마키아토 25/05/12 1008 20
    15436 정치이준석의 일갈 26 당근매니아 25/05/12 1530 0
    15435 문화/예술쳇가씨 기성작가 문체모사 - AI시대 바둑의 기풍 3 알료사 25/05/12 325 2
    15434 일상/생각사진 촬영의 전문성을 인정하자는 것. 12 메존일각 25/05/11 731 17
    15433 사회중대재해처벌법은 악법인가 30 당근매니아 25/05/08 1444 24
    15432 방송/연예백종원 사태에 대한 생각 16 Daniel Plainview 25/05/07 1563 20
    15431 정치덕수옹은 대체.. 16 Picard 25/05/06 1817 0
    15430 방송/연예2025 걸그룹 2/6 15 헬리제의우울 25/05/05 668 16
    15429 음악오늘 유난히도 다시 듣게 싶어지는 곡들 이이일공이구 25/05/05 495 0
    15427 육아/가정광명역에서 세 번의 목요일, 그리고 어머니 22 그런데 25/05/05 795 50
    15426 정치운석은 막을 수 없다: 정상성(Normality)의 관점에서 8 meson 25/05/05 733 13
    15425 정치내각제와 대법원 4 당근매니아 25/05/04 636 13
    15424 정치한국현대사에 파시즘 정권이 존재했는가? 10 meson 25/05/04 609 2
    15423 스포츠[MLB] 김혜성 LA 다저스 콜업 김치찌개 25/05/04 329 0
    15422 정치당연히 이재명이겠거니 하는 공유된 태도 29 명동의밤 25/05/03 2275 19
    15421 일상/생각옛생각에 저도 suno로 하나 만들어봤어요. 1 큐리스 25/05/02 550 0
    15420 정치양비론이 가소로워진 시대 1 meson 25/05/01 834 11
    15419 게임(ChatGPT게임) 2025 콘클라베 - 루이스 안토니오 타글레 시뮬레이션 똘빼 25/05/01 404 0
    15418 도서/문학백종원과 신창섭 사이에는 무슨 관계가 있을까? 2 구밀복검 25/05/01 788 6
    15417 정치오늘의 일에 부쳐 영원한웬디 25/05/01 670 3
    15416 오프모임서양근대사 세미나에 참여하실 회원을 모집합니다 3 영원한웬디 25/05/01 607 1
    15415 창작탐라를 지키는 100명의 회원들 MV 13 수퍼스플랫 25/05/01 711 12
    목록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4시간내에 달린 댓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