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양한 주제에 대해 자유롭게 글을 작성하는 게시판입니다.
Date 20/09/03 22:04:54
Name   켈로그김
Subject   술 쫌 취했어요.
술취해서 반말체입니다 쏘오리

-----------

많은 갈림길에서의 선택으로 나는 태어났는데
태어나지 못한 나새기들이 급 궁금해지는 날이야.


축구를 계속 할 수 있었다고 뇌내망상 돌려보면,
그래. 조병국이가 딱 내 맥시멈이었을건데
지금 병국이 잘 지내려나.. 국대 데뷔전, 두번째경기 아마 2연속 자살골 넣고 배터지게 욕먹었던거 기억이 나.

지금 나이쯤이면 은퇴했겠지.
축구교실 열려고 해도 요즘은 워낙 잘되어있어서
투자 많이 해서 떼깔 좋게 뽑아놔야 장사되니
아마 힘들긴 할것이여.

난 잘 빠져나왔어.
내 피지컬로 뭘 한다고(...)


개그맨.. 이것도 재능이 무척 중요했는데,
눈치봐가며 한번씩 웃기는건 재능 축에도 못 끼지 암.
판을 만들고/판을 무시할정도로 사람들을 웃기는건
그냥 천재의 영역. 인정.

갔더라면 지금쯤 나이트에서 똥꼬쇼 하다가 것도 코로나로 막혀 어느 지하탄광에서 빚을 변재하고 있을듯.



게이머로서 가능성 있다는 평가를
정작 전성기(?) 한참 지나서 스타리그를 보던 중 들었는데,
그건 내가 젤 잘 알지.

피지컬로 눌러주던 애덜을
패턴으로 간신히 누르고 있는데
그마저도 잠식되는 초조함을 아느냐(...)
그나마 돈지랄 매더게는 쫌 잘했지만..
진짜 돈지랄러 앞에선 깨갱;;



결국 나의 가장 큰 재능은
불꺼진 거리에서 내 밥그릇 어디있는지 찾아내는거;;;;
노가대 할 때도,
공장 라인에 섰을 때도
허락받지 못한 공간에서 무언갈 팔 때도
스팩으로 불가능한걸 나는 해냈도다;;;

20대 초중반에 어불려 놀던 친구놈들이
하나씩 삶의 자리를 찾아 1인분 하고 사람구실 하는걸 보면서
그렇게 부럽고 존경스러울 수가 없었는데
지금은 나도 대충 사람구실 하는걸 보면
2지선다 몇 번 잘 통과해서 내 분수대로의 길 찾아냈다 싶기도 하고..

이 길 선택한 이후에 있었던 나름 치열했던 투쟁(;;)을 굳이 생색내보자면, 어쨌든...,..동년배....,.들 중에서...,.,..이만큼이라도....,..단단하게 살아낸 놈 업ㅂ다...


요즘 드는 생각은
사는게 다일까?
내 인간의 생애라는게 진짜로 어떤 뽀대나는 가치같은거 없는걸까?
하는건데,

응 업ㅂ어.

사는 것 자체가 내 분수에서는 업적이고 보람인거 같다.
남에게 좋은영향 끼치고, 1인분 이상 하는 삶은
그걸 할 수 있는,  진짜로 치열하게 사는 사람들이나 하라지(;;;)
(...근데 난 걔들 좀 재수없어서 짱시룸. 솔직히 잘 안믿김;;;;)

근데 걔네들이 진짜로 1인분 이상 하는 삶을 사는거면,
내 딸내미 그렇게 키워주고 싶기는 함(...)


남은건.. 그래. 자식새낀데.
어린시절 즐겁고 나름 행복한 기억 드문드문 있었다..
정도로 기억될 수 있으면 100점 만점에 200점 아닌가 싶다.

...
이제는 뭐랄까
상처받기 싫읍니다.
늙었어요.
죽을 날만 기다립니다.
(진짜 뒈진다는건 아니고 ㅋㅋ
기대되는 기능을 수행하지 않아도 되는 날 ㅋㅋㅋ)


근데 또 버림으로써 얻어지는 것.
나아지는 부분이 분명 있긴 합니다.
그냥 애국가 1절, 2절, 3절, 4절 다른거 뿐인거 같음.



22
  • 조용히 추천을 올리면 감히 삭제 못하시겠지 취하기 좋은 밤입니다. 즐거웁네요
  • 잘 살고 계신 겁니다.
  • 춫천


목록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11356 일상/생각34살, 그 하루를 기억하며 7 사이시옷 21/01/21 5046 27
11354 일상/생각오뎅탕에 소주 한잔 하고싶다.. 5 v.serum 21/01/20 4919 4
11353 일상/생각술도 못먹고.. 2 켈로그김 21/01/19 4483 6
11350 일상/생각지난 여행 몬트리올 공항에서 (feat. 신입사원) 9 하얀모래 21/01/18 4798 1
11344 일상/생각마늘 4 私律 21/01/16 4958 3
11343 일상/생각즐거운 1/N 5 가이브러시 21/01/16 4064 3
11342 일상/생각졸업앨범 따위 필요없어 22 Cascade 21/01/16 4859 13
11341 일상/생각눈 가리고 아웅아웅 1 사이시옷 21/01/15 5223 7
11332 일상/생각홍차넷을 소개하는 글 8 Dookong 21/01/10 6301 3
11324 일상/생각지금 이대로도 완전할까 7 right 21/01/07 5553 8
11322 일상/생각단칸방 라이프 32 꿀래디에이터 21/01/05 6718 6
11321 일상/생각자다 말고 일어나 쓰는 이야기 7 Schweigen 21/01/05 5708 23
11303 일상/생각열아홉, 그리고 스물셋 14 우리온 21/01/01 5461 37
11299 일상/생각올해의 마지막날을 호스피스에서 보내고 있습니다. 15 bullfrog 20/12/31 5455 24
11298 일상/생각한 예비대학원생의 2020년 결산. 14 샨르우르파 20/12/31 5448 14
11279 일상/생각온라인 쇼핑세를 도입해야하는거 아닐까? 65 과객A 20/12/26 5775 1
11276 일상/생각어느 택배 노동자의 한탄 11 토비 20/12/26 5436 32
11266 일상/생각2030세대는 공정에 민감하다? 54 이그나티우스 20/12/23 7154 7
11259 일상/생각여러분의 마흔은 안녕한가요 27 bullfrog 20/12/21 5860 23
11249 일상/생각2020년 내가 산 전자기기들 돌아보기 4 루아 20/12/18 4713 1
11247 일상/생각전문가는 무엇인가? 3 2막4장 20/12/18 5902 3
11245 일상/생각추억 되살리기 - 오래된 피쳐폰 데이터 다운로드 받기 5 자크 20/12/18 12303 1
11234 일상/생각아이들을 싫어했던 나... 28 whenyouinRome... 20/12/15 5490 33
11228 일상/생각우울증과 나 1 머랭 20/12/15 5597 11
11223 일상/생각아버지께서 긴 여행을 가실 거 같습니다 10 bullfrog 20/12/14 5284 7
목록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4시간내에 달린 댓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