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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3/16 19:31:16
Name   The xian
File #1   finale.jpg (367.4 KB), Download : 16
Subject   오랜만에 쓰는 극장판 애니메이션 감상 [스포 많이 있음]


최근 개봉 중인 극장판 애니메이션 중.

[시원찮은 그녀를 위한 육성방법 Finale],그리고 [걸즈 앤 판처 최종장 4DX] 를 보게 되어 간단하게 감상을 적어 봅니다.



[주의] 이 아래의 내용은 [스포일러를 다수 포함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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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원찮은 그녀를 위한 육성방법 Finale]


- 이 애니메이션의 원작 라이트노벨은 13권으로 결말이 난 상태이고, 반대로 애니메이션은 2기까지 진행될 동안 7권까지 그려진 상태. 그렇다면 남은 건 최종장에 해당하는 극장판에서 그 결말을 '어떻게 그려내느냐'가 되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 그리고 결론부터 말하자면 원작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잘 그려냈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무리 라이트노벨이라 해도 책 여섯 권의 내용을 2시간 좀 안 되는 극장판 안에 욱여넣느라 그랬는지, 깨알같은 재미를 주었던 서브 에피소드들이 많이 생략되고, 읽는 재미가 좋아서 미소를 짓게 만들었던 주인공 커플이 꽁냥거리는 대목들도 대폭 축소된 것은 좀 아쉽기는 합니다. 그러나 극장판을 보고 다시 집에 돌아와 여섯 권을 싹 읽어보고 느낀 건 제가 줄이는 입장이 되어도 그렇게 되어야 하는 대목이다 싶기는 했습니다.


- 핵심을 이루는 스토리와 장면 사이의 연결고리가 바뀌는 부분도 눈에 보입니다. 그 중 몇몇 장면의 연결고리는 오히려 원작보다 개연성이 더 있어 보이는 부분이 있습니다. 예를 들면 명함이 남주인공을 부르게 된 원인이 된다든가 하는 것 말이죠. 물론 그 연결고리가 원작의 취약한 부분을 모두 없애주지는 못하지만, 뭐 그 정도의 봉합도 나쁘지는 않다 싶습니다.

- 여주인공의 감정 표현이나 심경의 변화도 라이트노벨의 그것보다는 훨씬 더 많고, 강하게 드러나고, 직접적으로 묘사되는 듯한 기분입니다. 특히 같이 취미활동을 하는 사람들 앞에서 여주인공이 남주인공을 자신의 것이라고 선언할 때의 감정선이 원작과 전혀 다른데, 저는 이 연출도 좋았습니다. 원작을 읽었을 때 개성이 없다느니 캐릭터가 죽었다느니 하는 - 물론 그렇다고 보기엔 너무나 매력이 있는 - 여주인공이, 주위의 지적으로 자신의 마음을 비로소 그대로 드러낼 때의 마음의 표현은, 조금 더 끓어올라도 되겠다 싶었거든요.

- 남주인공의 소꿉친구 포지션인 인물이 사랑을 포기해야 하는 현실을 깨닫고 오열하는 장면은 현실적이면서도 뭔가 자조적인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 인물은 가까워질 기회가 이미 있었고, 그 기회를 차버렸지요. 그렇게 되면 지는 건 어쩔 수 없는 겁니다. 그 때 와서 붙잡고 싶다고 해도, 후회해도 때는 늦습니다. 곁에서 볼 수 있을 때 좀 더 잘했으면 될 일을...

그래도, 작중에서 그 사람은 동료로라도 남주인공을 볼 수 있을지 모르지만, 제가 보고 싶은 사람은 이미 이 세상에 없습니다.


- 아무리 봐도 남주인공에게 여주인공은 너무 아깝습니다.


- 영화관을 보기 전에, 쿠키영상의 내용을 누군가에게 스포일러를 당해 이미 알고 있던 상태에서 보았는데 제 입장에서는 묘하게 현실적이었습니다. 물론 저는 그 IF 시나리오의 남주인공과는 달리 꿈을 포기하고 사는 것은 아니고, 반대로 헤어질 여자친구나 저를 구원해 줄 사람은 없지만 말이죠.

- 너무 정신이 없어 구매 특전 수령하는 것을 잊었습니다. 아. 망했어요.-_-



[걸즈 앤 판처 최종장 4DX]


- 제 인생 최초의 4DX 영화였습니다.(응?)

- 결론부터 말하자면, 제목이 최종장이라고 해서 대단원의 엔딩 같은 것을 기대하면 굉장히 실망하실 겁니다.

왜냐하면 이번에 상영한 극장판 애니메이션 '걸즈 앤 판처 최종장 4DX'는 걸즈 앤 판처 시리즈 최종장 6편 중 1, 2편에 해당하고, 따라서 원래 최종장의 스토리의 기-승-전-결 중 '승'의 거의 중반부 정도에서 끊기는 구성입니다. 시리즈 자체로는 문제가 없는 구성일지 모르지만 1, 2편만으로 딱 맺고 끊어지는 구성은 아니란 거죠.

- 따라서 만약에 다른 영화처럼 깔끔한 완결을 바라보고 보신다면 매우 실망하실 수 있습니다.


- 최종장 스토리의 배경은 선동과 날조가 바탕이 된 언론 보도로 인하여 고통받는 학생회 임원의 고충을 해결하기 위해 전차도라는 탱크 경기에 출전하게 되는 여학교 학생들의 성장기입니다. 역시 기자들은 어딜 가나 해악이 큰 것 같습니다(?)

- 주인공 학교의 1회전 상대팀으로 등장하는 인물들의 디자인이나 이름 등등이 어디에서 많이 본 아주아주 유명한 만화의 오마쥬인지라 보다가 먹던 콜라를 뿜을 뻔 했던 일이 두세 번 정도 있었습니다. 아니, 너무 대놓고 패러디잖아? 싶더군요. 아마도 다음 코미케에는(이번엔 열릴지 모르겠지만) 그 캐릭터들의 커플링이 꽤 많이 출품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 최종장 1편은 나온지 꽤 되기도 했고 이미 다른 루트로 너무 스포일러를 많이 들어서 중반까지는 내용 자체는 별 감흥이 없었습니다. 그나마 그 없어진 감흥을 채워준 것은 4DX 효과였습니다. 물론 대한민국의 군필 남성들이 복무 중 겪었던 사격 시 소총 소리나 전차가 곁에서 지나갈 때의 엄청난 소리 및 진동과 비교하면 4DX 효과가 시시하게 느껴지실 분들도 계시지만 그래도 전차가 등장하는 작중의 상황을 나타내는 데에는 충분한 4DX 효과였고 돈을 좀 더 낸 제 선택이 아깝지는 않습니다.

- 아. 그런데 되도록 음료수는 컵받침 제대로 하고 꽉 누르고 있는 게 좋겠고, 팝콘은 안 먹는 게 좋겠더군요. 4DX인지라 의자가 이리저리 움직이는 것만으로도 몇몇 분들의 팝콘이 날아다니고 음료수를 쏟아서 악 소리가 나오는 광경이......-_-;; 특히 제가 있던 곳은 프리미엄석이라 진동이 다른 곳보다 확실히 역동적이었습니다. 민폐를 끼치지 않은 게 천만 다행이었습니다.


- 주인공이 상대의 주먹질과 발차기를 피하는 장면은 왕년의 앤더슨 실바가 포레스트 그리핀의 펀치를 회피하는 모습을 연상하게 만들었습니다. 역시 군신(軍神)...!!

- 아무리 카본 코팅으로 사람이 죽지 않는다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전차 내의 이야기이고, 전차 밖에 포탄이 빗발치는데 개나 소나 뚜껑을 열고 전차 밖에 머리를 내미는 모습은 확실히 제가 보는 것이 판타지임을 느끼게 합니다. 뭐, 고증 따위 무슨 상관입니까. 매력적인 캐릭터만 있으면 되지!! 뭐,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적의 포신이 내 전차를 겨누고 있는데 너무 여유로운 것 아닌가?' 싶은 인물도 있습니다.

- 주인공이 아니라 상대로 등장하는 학교의 인물들도 예전 스토리에서 형편없이 나가떨어지는 때와는 달리 정신적으로, 기량으로도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그래서 극중 시합에서 팽팽한 모습을 보인 것이 떨어지는 긴장감을 그나마 잡아 주는 느낌입니다.


- 앞서 말한 것처럼 최종장 2장까지 진행되어도 스토리가 완결되는 것이 아니라 중간에서 끊기는 바람에, 예상을 하고 갔음에도 좀 맥이 빠지는 구성입니다. 특히 먼저 보았던 시원찮은 그녀를 위한 육성방법 Finale가 확실한 결말을 낸 것과 비교하니 더욱 그렇더군요. 하지만 이후의 스토리를 기대하게 되는 무언가가 조금은 남겨져 있어, 다음에도 기회가 되면 후속작을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4DX로요. 자극이 너무나 강해서 일반관에서 보라고 하면 되돌아갈 수 없을 듯 합니다.



- The xia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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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갓토 못 보내 에리리 못 보내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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