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러진 방망이가 상당히 위험한 무기라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입니다.

그런데 오늘 논란이 될 만한 장면이 두산 대 넥센에서 등장했습니다.

오재원의 방망이가 부러지면서 3-4로 이어질 수 있는 땅볼이 되거나 혹은 타구가 느려 내야안타로 승부가 되는 타구였습니다.

여기까지는 문제가 없었는데, 오재원이 부러진 방망이를 그대로 잡고 뛴 것이 구설수에 올랐습니다.

부러지면서 날카로운 면이 그대로 노출되다보니 2루수 김지수가 놀라서 피합니다.

수비방해로 지적될 만한 부분인데, 혹시나 싶어 규정집을 찾아봤는데요.

7.09 다음의 경우는 타자 또는 주자에 의한 방해(interference)가 된다.
(l) 주자가 타구를 처리하려고 하는 야수를 피하지 않거나 송구를 고의로 방해하였을 경우
단, 2명 이상의 야수가 몰려들어 타구를 처리하고 있는 상황에서 주자가 그 중 한 명 또는 여러 명과 부딪쳤을 때 심판원은 그 야수들 중에서 이 규칙을 적용하는 데 가장 적합한 위치에 있었던 야수 1명을 정하여 그 야수에게 닿았을 경우에만 아웃을 선고한다. (7.08(b) 참조)
[원주] 타구를 처리하려는 포수와 1루로 달리려는 타자주자가 부딪쳤을 경우 일반적으로 수비방해도, 주루방해도 없었던 것으로 보고 아무런 선고도 하지 않는다.타구를 처리하려는 야수에 의한 주루방해는 매우 악의적이거나 난폭한 경우에 한하여 선고되어야 한다. 왜냐하면 규칙은야수에게도 공정한 권리를 주기 때문이다. 그러나 공정한 권리가 있다고 해서 아무렇게나 해도 된다는 뜻은 아니다. 가령타구를 처리한다면서 고의로 주자의 발을 걸면 주루방해가 선고된다. 한편 포수가 타구를 처리하는 중에 1루수나 투수가 타자주자를 방해하면 업스트럭션이 선고되어 타자주자에게 1루가 주어진다.

*메이저리그의 규정집도 동일한 내용으로 되어 있습니다.

그나마 비슷한 부분을 집어왔는데, 제가 심판이었다고 해도 애매할 것 같습니다.

분명 방망이를 들고 뛴 것은 고의성에서야 의문이 있지만, 저 부러진 방망이 때문에 수비에 명백한 방해가 발생했다는 점이 있다는 것입니다.

누가 저 상황에서 부딪치고 싶을까요? 저거에 찔리면 커리어가 끝날 수도 있는 부상일수도 있는데 말이죠.

그렇다고 야수와 충돌이 있었던 것도 아니기 때문에 규정을 적용시키는 것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어쨌든 지금 판정은 세이프로 결론이 났지만, 앞으로 규정에 논의가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부분입니다.

타자가 방망이를 들고 타자석에서 3피트 이상 벗어나면 안된다는 규정이라던지...

고의성은 없더라도 너무 아찔한 플레이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