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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4/03/03 00:28:24수정됨
Name   [익명]
Subject   응급실 소아과 의사입니다.
응급실에서 월급받는 소아과 전담의사로 있습니다.

전공의파업과는 무관하게
소아 응급실에 대해 말해보고자 합니다.

1. 소아과가 필수과인가?
저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봤을때는
필수과는  
내과 신경외과 미만잡이고
그외에는 응급의학과  신경과에 대형병원 한정 흉부외과 정도?

본래도 중증환자는 적었는데
애들이 줄면서 중증빈도는 더 줄었고

애들 질환은 가만히 냅둬도 낫는병이 대부분이고
약이 별 효과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감기 장염)

그런데
열난지 한두시간만에  배아프다고 한지 한두시간만에
119타고 오는 보호자들 보면 솔직히 이해는 안갑니다.




2. 보호자와 대화가 점점힘들어집니다.

요즘 보호자들은 의사말은 반쯤 흘려듣고
원하는것을 이루려 오는분이 많습니다.

우리애는 수액을 맞아야겠어요.
입원을하고싶어요.
Xray 찍어봐야겠어요. 이런식입니다.




밤에 일하는중에
별거 아닌 경증으로 119타고 와서   제가하는 말을 반쯤 무시하는 보호자를 보니 일기를 쓰게되었네요.

궁금하신것이 있다면 아는한도 내에서 답변해드리겠습니다.



0


Paraaaade
고생많으십니다
카르스
고생 많으십니다. 일 때려치고 다른 거 해보려했던 적은 없으십니까.
[글쓴이]
의사 아닌일을 하기에는
의사가 사실 너무 좋기때문에..

아직은 소아과 의사가 아닌 미용등 다른일은 해보겠다는 생각은 해본적이 없구요.
소아 응급실에 있는 이유는
개인의원과 다르게 어느정도 양심에 따라 소신 진료를 할수 있다는 장점
24시간 교대근무로 인해 가족이 좋아한다는 점이 있습니다..
1
아니 24시간 교대근무면 힘든 스케줄 같은데 가족이 왜 좋아하나요?
[글쓴이]
쉬는날이 많습니다.
저는 5명이서 5교대로 일하는데, (연차는 따로 없음)

집에 있는시간이 길고
평일 낮에도 같이 놀러갈수 있고
집안일도 좀하고 그렇습니다.
그렇군요.
한달에 6번쯤 24시간 근무를 하시겠네요.
9시간 기준으로 보면 24시간은 3일 쳐줄 수 있을거 같고
그렇게 계산하면 18일 근무네요.
노동강도가 적절한거 같습니다.
오쇼 라즈니쉬
이주영샘의 우리는 다시 먼바다로 나갈 수 있을까 읽고 있는 중입니다. 고생이 많으십니다.

소아과는 소아응급이랑 소아암 특히 소아중환자실을 도제식으로 가르칠 수 있는 명맥이 끊어진 거 같다고 생각하고 있는데요.
이게 백이 없이 교과서만 보고 익힐 수 있는 분야가 아니잖아요?

저는 대병을 나온지 너무 오래 되어서... 실제 소아청소년과 선생님이 느끼시기에는 위 파트들의 미래가 어떻게 생각되시는지요
[글쓴이]
저도 걱정되는게
저도 응급실에 있지만 중환다운 중환은 많지가 않으니까요. 기관삽관도 1년에 한두번하니까 나이도 다 다르고 실력이 늘지가 않아요.
저도 그런데 레지던트는 응급실을 아예 안보니 더 그럴겁니다.

소아중환 소아암 등은 초대형병원 쏠림이 더심해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근데 막상 그런 초대형병원 사정은 잘몰라서,,
답변드리기가 어렵습니다
3
방사능홍차
고생많으십니다. 애를 키우다보니 소아과 응급실이 있는 곳이 정말 얼마 없다는걸 느낍니다.
[글쓴이]
잘 없더라구요.
그런데 저는 소아과의사인데
사실 소아정형외과, 소아성형외과, 소아외과등도 적은것 같습니다. (사실 문제가 더 큰것 같기도..)
오쇼 라즈니쉬
학생때 수업들어오시는 소아외과 노교수님이 항상 수술복을 입고 강의하러 들어오셨는데 그게 그렇게 멋있었는데요.
그냥 응원드립니다!
[글쓴이]
감사합니다.
바라스비다히
현재 대한민국에서 일하는 소아과 전문의는 지금 이순간이 역사상 최고로 많을겁니다.
소아수는 역대급 저점을 찍고있는데 더 떨어질것이 자명하구요.
그런데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될지 싶은 문제들은 너무나도 많네요.
언급해주신 필수과(저는 개인적으로 이 표현에 동의하지 않습니다.)에 종사하는 입장에서 늘 응원합니다.
언제나 감사합니다.
[글쓴이]
전공의가 줄어드니
전공의 1명이 부족한것을 전문의 둘 이상이 채워야 하고..

소아과에 파트타임이나 육아휴직중인분도 최근 많이 늘어나서

일자리가 아직은 괜찮은것 같은데..

말씀하신대로 앞으로가 문제지요.
1
멀지 않은 미래에 소아과가 다시 내과 분과로 들어가게 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ㅠㅠ
[글쓴이]
다시?
소아과가 분과된지는 굉장히 오래된것으로 아는데,
다시 들어가기는 힘들지 않을가요..
질환군도 많이 다르구요.
그렇기는 한데 소아 숫자가 이렇게 급격히 줄면... 모를일이죠 ㅠㅠ
열한시육분
혹시 내과-소아청소년과 결합 수련프로그램을 생각하셨는지 모르겠습니다. 미국에 Med-Ped라는 4년짜리 프로그램이 있고, 소청 전공의 부족을 현실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이 되겠네요. ( https://medpeds.org/what-is-med-peds/ )
미국에는 벌써 그런 프로그램이 있군요 ㄷㄷ
근무 패턴이 어떠십니까
여기 소청과 전담하시는 샘들은 데이를 아예 안 서시고 나이트만 계시던데 (옆 동네는 또 다르고…) 궁금합니다
[글쓴이]
24시간씩 근무합니다.
나이트만 있는곳은 전공의가 낮에 근무해서 하는경우가 많은것 같더라구요.
요즘 구인이 힘들다보니 근무조건을 점점 맞춰주거나
아예 구인을 포기하거나 하더라구요.
1
매뉴물있뉴
'애들 병은 사실 가만 놔두면 낫는게 대부분인데
대다수의 부모들은 애가 아프기 시작한지 한두시간이면 응급실로 119타고 온다'
소아과에대해서 말씀하신 부분중에 이 부분이 사실 눈에 들어오는데요

'~~하게 접근하면 저런 부분은 개선이 되지 않을까?' 하고 생각해두신 의견이 있으신가요. 궁금합니다.
[글쓴이]
대다수까지는 아니고 일부의 부모긴 하지요.

응급할때 써야하는 119를 손쉽게, 그것도 무료로 이용하는게 문제라고 생각하는데요
119이용에 오천원 만원이라도 비용을 지불케 하거나
119에서 비응급환자를 (상당수가 소아임) 거절할수 있는 권리를 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여담입니다만

119가 사이렌 울리고 지나다니는것은 진짜 급한경우가 많은데

119랑 사설구급차 (혹은 911) 이랑은 많이 다릅니다.

사설구급차에 적폐가 많습니다.
이송할때는 긴급한 환자인경우가 있는데
사설구급차는 대부분 지역기반... 더 보기
대다수까지는 아니고 일부의 부모긴 하지요.

응급할때 써야하는 119를 손쉽게, 그것도 무료로 이용하는게 문제라고 생각하는데요
119이용에 오천원 만원이라도 비용을 지불케 하거나
119에서 비응급환자를 (상당수가 소아임) 거절할수 있는 권리를 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여담입니다만

119가 사이렌 울리고 지나다니는것은 진짜 급한경우가 많은데

119랑 사설구급차 (혹은 911) 이랑은 많이 다릅니다.

사설구급차에 적폐가 많습니다.
이송할때는 긴급한 환자인경우가 있는데
사설구급차는 대부분 지역기반이기때문에 이송을 하면 거의 대부분 환자 없이 돌아옵니다.
사설구급차 운전하는 놈들이 돌아올때 혼자타고있을때도 빨리오고 싶다고 사이렌 울리고 많이 다닙니다.
사설구급차가 2차로 타고 돌아오는것 보셨나요. 별로 못봤을겁니다.
4
일하시면서 가장 힘든 점은 어떤 것인가요? 환자수가 많다든지, 진상이 많다든지, 시스템적인 문제가 있든지 등등 어떤 부분인지 궁금합니다.
감기발열환자 보는게 좀 곤란합니다.
감기란 약먹어도그만 안먹어도 그만인 것인데
증상이 좋아지지 않는다며 밤에 응급실로 오는
아기들을 보면 (심지어 응급실에 올때는 열도 안나면)
조금 답답한마음입니다.
응급실에 온이유를 합당화하기위해서인지
실제보다도 증상을 과장해서 말하는경향도 있는것같고요.

맘카페같은곳에서 어서응급실가보라고
선동하는것도 있는것같고
119에서 너무쉽게 이송해주는것도 있고
응급실이용비 및 의료비가 너무싼것도 있는것같고
개원소아과에서 개인이득을위해 보호자를 겁주는것도 있는것같고 (이정도면입원해야... 더 보기
감기발열환자 보는게 좀 곤란합니다.
감기란 약먹어도그만 안먹어도 그만인 것인데
증상이 좋아지지 않는다며 밤에 응급실로 오는
아기들을 보면 (심지어 응급실에 올때는 열도 안나면)
조금 답답한마음입니다.
응급실에 온이유를 합당화하기위해서인지
실제보다도 증상을 과장해서 말하는경향도 있는것같고요.

맘카페같은곳에서 어서응급실가보라고
선동하는것도 있는것같고
119에서 너무쉽게 이송해주는것도 있고
응급실이용비 및 의료비가 너무싼것도 있는것같고
개원소아과에서 개인이득을위해 보호자를 겁주는것도 있는것같고 (이정도면입원해야한다, 혹은 나빠지면 응급실가시라)
여러 문제가 있는것같습니다

그런데 결국 이런환아 보호자들이
소아과를 먹여살리고 있는거구요.
4
애가 예전에 계속 물만 먹어도 토해서 소아과 갔더니 수액 말고는 방법이 없으니 자기네는 수액을 안하니 응급실에 가라는 이야기도 듣고 (이때는 일요일이었습니다),
한번은 평일이었고 이때도 애가 계속 토해서 소아과 갔는데 피가 나오는 것 같다고 해서(??) 응급실 가보라고 해서 응급실에 간적이 있는데, 피는 아니었던 것 같고 관장하고 온 적이 있습니다.
근데 계속 토하는 것 때문에 소아과 진료를 봤는데 응급실 가라고 하면 가는게 맞나요?
애가 수시로 토할 것 같다고 하고 실제로 토하기도 해서...
최근에는 응급의학과 전문의들이 ... 더 보기
애가 예전에 계속 물만 먹어도 토해서 소아과 갔더니 수액 말고는 방법이 없으니 자기네는 수액을 안하니 응급실에 가라는 이야기도 듣고 (이때는 일요일이었습니다),
한번은 평일이었고 이때도 애가 계속 토해서 소아과 갔는데 피가 나오는 것 같다고 해서(??) 응급실 가보라고 해서 응급실에 간적이 있는데, 피는 아니었던 것 같고 관장하고 온 적이 있습니다.
근데 계속 토하는 것 때문에 소아과 진료를 봤는데 응급실 가라고 하면 가는게 맞나요?
애가 수시로 토할 것 같다고 하고 실제로 토하기도 해서...
최근에는 응급의학과 전문의들이 진료한다고 하는 365의원(??)이란데 가서 그냥 수액만 맞고 왔는데, 그냥 영양제(???)인 것
같더라구요...
뭐 두서 없이 쓰긴했는데 또 이런일이 발생하면 일반적인 평일 낮이면 수액도 하는 큰 소아과에 가고 휴일이면 365의원(??) 갈 것 같은데 괜찮은 판단일까요?
(그래도 119를 이용한적은 없습니다)
당시 응급실 갈 때도 이걸로 응급실 가는게 맞나???라는 생각을 계속했지만 병원에서 가라고 하니 가야하나???라는 생각도 들어서 간거이긴합니다...
[글쓴이]
교과서나 가이드라인을 보면
사실 토할때, 특히 장염의 원인으로 토할때에는 왠만해서는 수액이 필요하지 않다고 되어 있습니다.
입으로 물이나 경구수액을 줘보고 몇시간 기다려보고 계속 토하면 수액을 준다든지,
심지어 주사 말고 비위관삽입을 하라던지 하는식이지요.

하지만 많은사정으로 경구수액이나 비위관삽입을 하는 곳은 없고

결국 수액을 주냐 안주냐 인데, 수액은 토하는것에 대한 치료라기 보다는
탈수 예방의 효과라고 봐야합니다.
그런데 단기간(한나절 이내) 토하는것으로는 탈수는 오지 않으며, 집에서 경과관찰하는것을 권유... 더 보기
교과서나 가이드라인을 보면
사실 토할때, 특히 장염의 원인으로 토할때에는 왠만해서는 수액이 필요하지 않다고 되어 있습니다.
입으로 물이나 경구수액을 줘보고 몇시간 기다려보고 계속 토하면 수액을 준다든지,
심지어 주사 말고 비위관삽입을 하라던지 하는식이지요.

하지만 많은사정으로 경구수액이나 비위관삽입을 하는 곳은 없고

결국 수액을 주냐 안주냐 인데, 수액은 토하는것에 대한 치료라기 보다는
탈수 예방의 효과라고 봐야합니다.
그런데 단기간(한나절 이내) 토하는것으로는 탈수는 오지 않으며, 집에서 경과관찰하는것을 권유합니다만
많은분들이 수액을 원하시죠

특히 소아인경우 영양제는 가급적 권하지 않으며
수액을 안하는 작은 소아과의 경우, 수액이 가능한 다른 소아과 가라고 말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을겁니다
감사합니다
웬만해서는 집에서 버텨보도록 하겠습니다.
애가 하나만 있을때는 병원에 자주 간 것도 같은데
셋이 되니 움직이는 것도 힘들어서 요즘은 그냥 감기 정도는 버티거나 약국약 먹고 있네요.
랩퍼투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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