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유할 맛집 정보 글을 올려주세요.
Date | 16/08/01 18:36:02 |
Name | 가랑비 |
File #1 | SAM_0729.JPG (878.6 KB), Download : 10 |
Subject | [종로]평양냉면 첫 도전기(우래옥) |
홍차넷 맛집 게시판은 고급진 느낌이어서 글쓰기 조심스럽습니다만 저 같은 맛알못도 꾸준한 트레이닝과 피드백을 통해 맛잘알로 거듭날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올려봅니다. 저는 평소에 맛이라는 것에 둔해서 그냥 적당히 먹는 편입니다. 평소 홍차넷 맛집 게시판을 읽으면 이런 음식이? 라던가 이런 외진 곳에? 내지는 이런 가격이? 이런 생각만 하면서 가 볼 엄두를 못 내다가 그나마 만만해 보이는 평양냉면을 한 번 도전해 보기로 했습니다. 토요일 저녁인데다 더운 날이라 사람이 바글바글 했습니다. 제가 대기번호 칠백 몇 번이더군요. 지금 들어가는 사람은 육백 삼십 번... 70번째 정도 됩니다. 평소 같으면 바로 돌아섰을 숫자인데 인터넷에서 보니까 워낙 크고 회전이 빠른 가게라 금방 빠진다고 해서 기다려봤습니다. 대략 40분 정도 걸리더군요. 대기번호 70번이면 번호당 3명씩만 쳐도 210명인데 어마어마한 가게입니다. 아니 애초에 대기번호 칠백번이 뭐야 기다린 사람만 해도 칠백파티라니? 넘나 대단한 것... 로비는 시원해서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다보니 시간은 금방 갔습니다. 드디어 입장하는데 사람이 워낙 많다보니 6인 테이블에 가운데 한자리 띄워 두고 합석을 시키더군요. 옆에 앉은 커플도 처음 와보는 것 같았습니다. 비냉과 물냉 하나씩을 시키고 면수를 마셨는데 아 면수가 면을 끓인 물이라서 면수군요? 저는 육수를 다른말로 면수라고 하는 줄 알았습니다. 말 그대로 면만 끓인 물이네요... 뜨끈한 생수입니다. 이윽고 음식이 나왔습니다. 동행자는 비냉을 시켰는데 제가 소심하게 '여긴 물냉이 원조랬는데...' 해봤지만 꿋꿋하게 비냉을 고집한 친구입니다. 먼저 육수를 먹어봤습니다. 음... 맛있습니다. 맑은 고깃국? 맛이랄까요? 원래 냉면 하면 떠오르는 새콤하고 달콤한 맛은 전혀 없고 대신 아주 깔끔하고 담백한 맛입니다. 그리고 뭔가 고소하게 느껴지는 이 맛이 아마도 블로거님들이 '깊다'라고 표현하는 육수맛이겠지요. 면도 먹어보았습니다. 순면을 시켜보고 싶었는데 안된다네요. 그치만 일반 면도 아주 부드러웠습니다. 저는 맛과 향에 아주 둔감한 편이라(비염 있음) 메밀향까지는 못 느꼈지만 일반 냉면에서 먹는 면이랑 이거랑 택하라면 이걸 택할 것 같아요. 뭔가 부드러우면서도 살짝 까끌한 게 맛있더라구요. 배고픈 참이라 마구 먹었습니다. 어느 정도 배가 불러오니 추가로 느껴진 점이 있는데 우선 간이 별로 싱겁지 않고 도리어 살짝 짭니다. 전 입맛이 짠 편이라 나쁘진 않았지만 인터넷에서 본 것 처럼 아주 슴슴한 맛은 아니네요. 그리고... 조금 느끼했습니다. 원래 새콤하게 먹던 냉면 맛을 뱃속에서 바란건지... 고깃국을 통째로 한사발 한 느낌이랄까요. 덕분에 같이 준 겉절이는 제가 다 먹었습니다. 결론적으로 나쁘지 않았습니다. 저는 원래 짜고 시고 달고 이런 걸 좋아하고 맛을 섬세하게 느끼질 못해서 별로 기대하고 간 건 아니었거든요. 저는 시고 달고 한 보통 냉면(뭐라고 불러야 되나요?)이 좀 더 좋긴 하네요... 그래도 무슨 맛인지 궁금했는데 알게되서 시원합니다. 원조 평양냉면맛을(를) 배웠다! 경험치 +100XP를 얻었다! 이런 느낌입니다...ㅋㅋㅋ p.s 비냉은 면 말곤 걍 비냉맛이었습니다만... 살짝 니글거리던 차에 한입 먹으니 되게 맛있더군요... 사실 제 입맛엔 비냉이 더 맛있었어요...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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