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te | 16/05/05 01:24:48 |
Name | 관대한 개장수 |
Subject | 강서면옥 |
사실 예정에 없었습니다. 정인면옥은 너무 사람이 많아 기다리기싫어 갔다가 되돌아왔고 우래옥을 갈까 하다가 안가본 곳을 가보자는 생각이 들어 가는 도중 강서면옥으로 진로를 소주했습니다. 주변하고 비교되서 이질적일 정도로 새 건물입니다. 원래 강서면옥은 정력왕 정주영씨의 단골집으로 유명했습니다. 저도 그 기운을 받아 좀 생기가 돌아올까ㅡ하는 생각을 해봤지만 과녁이 없는 피스톨은 항상 사고를 벌이는 법이기에 가볍게 무시해줍니다. 내부정경입니다. 점심시간이라 줄이 늘어서있을줄 알았는데 다행스럽게도 그 정도는 아니더군요. 뭐, 그래도 사람은 많았지만 말입니다. 그나저나 기다리는 시간이 깁니다. 종업원들은 정신없이 다니는 것 같지만...빈테이블도 종종 보이는데도 아직 아무것도 없습니다. 대기하며 핸드폰만 보고있자니 좀 그렇군요. 혼자왔기에 앞에 중년분과 합석해서 더욱 그렇네요. 저는 인내심이 강한 사람이라 생각했었는데 딱히 그런 것도 아닌가봅니다. 좀 지루하네요. 지루하니 아무 얘기나 해보죠. 제가 딱히 할 이야기는 없으니 그냥 군대 이야기나 해보겠습니다. 네? 듣기 싫으시다구요!? 어쩔수 없습니다. 이곳은 제 글이고 제가 작성하고 있는 시점에서 여러분의 생각은 저에게 전달되지 않으니까요. 불편하시다면 음식사진이 나올 때까지 스크롤을 내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이제야 뭔가 등장했군요. 무려 무김치입니다. 면수나 육수는 없습니다. 계속 이어나가자면 대한민국 남자의 90%의 피할 수 없는 숙명인 군대. 저는 조금이라도 편한 곳을 가고 싶어 이리저리 방법을 써봤지만 돌아가신 개국영웅 이승만 선생님이 노하셨는지 걸릴 수 있는 최악의 경우 수의 주사위를 굴려서, 주말이 없이 3교대를 근무해야하는 곳으로 배치되었습니다. 덕분에 선임의 야간근무시간에 자주 불려갔었죠. 쓸데없는 이야기는 생략하고, 이 이야기는 제가 상병이 이제 꺾일 때쯤 이야기입니다. 시간은 새벽 3시 20분쯤. 야간 근무를 서고있을 때죠. 언제나와 같이 자유를 갈망하며 뭔가 지킨다고는하지만 실제로는 온갖 잡념을 하고 있을 때입니다. 그 날은 계절에 비해 약간 추웠으며, 표면적으로는 평소 때와는 아무것도 다르지 않던 날이었습니다. 표면적으로는 말입니다. 아, 떠드는 동안 드디어 주문한 냉면이 나왔습니다. 앉은지 38분만에 나왔네요. 40분이 넘었다면 주문 취소하고 나갔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양은 적어보이지만 실제로도 적습니다. 두 젓가락이 안되는군요. 면을 처음 먹었을 때 깜짝 놀랐습니다. 일반 평양냉면과 달리 퍼진 함흥냉면과 같은 느낌입니다. 순간 만든지 오래되어 면이 불었는지 알았습니다. 약간 노란 빛깔의 육수는 육향이 잘살아있습니다. 하지만 짭니다. 加油. jiāyóu. 보통 평양냉면이 슴슴한 느낌이라면 이곳은 육수가 상당히 간간한 느낌입니다. 게다가 단맛이 상당히 많이 나는 편인데, 아마 간장을 많이 쓰는 편인가 봅니다. 호불호는 좀 갈릴 것 같네요. 위의 수육 두점은 얇아서 입에 넣자마자 바스라집니다. 고기 질은 나쁘지 않은 것 같은데 좀 아쉽군요. 종합해보면 어떻게보면 평양냉면의 신세계입니다. 면은 일반적인 냉면집과 유사하고 육수의 간도 강하기때문에 평양냉면을 싫어하시는 분이나 몇번 먹지 않던 분들이 더 좋아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전체적으로 함흥냉면에 가깝다는 느낌입니다. 본래 평양냉면을 좋아하시는 분들에게는 호불호가 갈리며 전형적인 느낌의 정인면옥과 꼭지점의 반대편이 있다는 것이 간단한 감상입니다. 가격은 2016년 5월 기준 12000원으로 쎈 편입니다. (가격까지 꼭지점에 반대편에 있네요. 순면도 아닌데....)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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