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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18/11/09 11:26:50수정됨
Name   Keepmining
Subject   대학원생 고민글을 올린 후 2년
2년여 전 대학원생 생활 고민글을 올렸었던 학생입니다.

https://kongcha.net/pb/pb.php?id=qna&no=1396

제 스스로도 스스로를 응원하는 차원에서, 그리고 점검하는 차원에서 질문글을 쓴 적이 있었고 정식으로 감사인사는 드리지 못했지만 답변 주신 분들의 세세한 코멘트에 무척이나 감사했습니다.

그리고 2년이 지났는데, 지나간 2년 동안도 가끔 그 글을 썼던 순간이 생각나기도 했습니다.
제 스스로도 두루뭉실하게 잘 됐으면 좋겠다, 앞으로 확신이 있고 심지가 있고 활기도 행복도 있었으면 좋겠다..라고 생각했지만,
그리고 답변주신 분들을 무안하게 만들지 않기 위해서라도 잘 되었어야 하는게 맞지만...
그 뒤로 여러 가지 그럭저럭 괜찮은 일도 나쁜 일들도 골고루 있었으며 결과론적으로 현재는 간단하게라도 교내 상담센터에서 우울증관련 상담을 예약해 놓은 상태입니다. 많은 것이 함축된 결과겠습니다만..

연구적인 측면에서는 공저자 포함 논문 2편을 게재하고, 추가로 2편을 준비하였으나 1편은 사실상 준 폐기상태, 1편은 불투명상태, 그리고 현재 진행중인 연구는 시간 및 분야 경쟁상황상 지금쯤 거의 당장 퍼블리시를 해야 마땅한 형편이나 글을 쓰고 결과를 정리하는 도중 치명적인 암초를 만난 상태.. 정도에 있습니다.

홍차넷 분들도 뭔가 사람이 잘 되고 행복하고 밝은 스토리를 원하시고 계실거고 비슷한 처지에서 그런 사람을 보며 힘을 받으실 것이겠지만, 저는 갈수록 억제기가 하나둘씩 밀려가는 롤 패전처럼 인생이 기울어만 가네요.

제가 지도교수였으면 진작부터 저같은 학생은 싹수를 보고 늦어도 2년차 말쯤에 쳐냈어야 할텐데.. 교수님 스타일이 그러지 못하고 방임형에 연구실 인력도 부족하다보니 누구라도 붙잡을 사람은 필요해서 짤리지는 않은 것 같네요. 내년 여름중에 졸업을 하기로 계획했었고, 포닥을 하면서 학계에 계속 도전하겠다는 식으로 여태까지 계획을 천명해 왔었지만, 지금으로서는 제대로된 박사논문이나 완성할 수 있을지, 어디가서 인터뷰나 볼 수 있을지도 불투명해졌습니다.

한 3~4개월 전부터도 계속 홍차넷에 근황글을 쓰는 비관적인 상상을 하다가 참고 참았습니다. 단언컨대 저는 지난 4년동안 대학원 박사과정을 하면서 단 하루도, 단 한시간도 제가 우수하고 떳떳하고 잘한다는 생각을 못 가져봤고, 한순간도 제 자신에게 만족하지 못했고, 교수님의 얼굴을 볼때 긴장하고 죄책감을 느끼지 않은 적이 역대 그룹미팅중에서 되게 좋은 전망을 줘봤던 약 3~4일정도? 밖에 없습니다. 1400일이 넘는 시간 동안 사기꾼 신드롬과 죄책감에 시달려 왔습니다. 난 왜 자꾸 늦게 일어날까, 난 왜 자꾸 딴짓을 했을까, 난 왜 저 발표자가 했던 저 생각을 못해봤을까, 난 왜 이렇게 코딩을 못할까, 난 왜 내가 프로젝트로 지정된 프로젝트 말고 스스로 다른 걸 할 여유를 못 만들까, 난 왜 일이 하기 싫을까.

'학문연구는 하면 할수록 더 문제를 찾는 데에 능숙해지고 더 많은 동기가 생기고 기술적인 불편함을 적은 에너지로 빨리 뛰어넘게되어 더 효율이 좋아진다.'는 교수님이나 선배들의 말씀, 대학원 관련 블로그 찌라시글들을 읽으며 제 자신에 대한 의심을 애써 억누르고 참고 참고 시간이 흐르면 내 단점이 저절로 고쳐질 거라는 안일한 생각에 어느덧 5년차까지 오게 되었습니다.
능력치는 상승하고 약간의 초라한 논문실적이나마 운좋게 나왔을지는 몰라도 본질적인 클래스의 문제는 그렇게 잘 고쳐지지는 않았습니다. 여전히 세미나를 들어도 질문하기가 어렵고 저널을 몰아서 읽다 보면 졸리고, 논문 글을 쓸 데도 밤에 잠을 7시간 이상 자고 나왔는데도 전혀 졸리면 안되는 시간에 기면증 환자처럼 키보드앞에 엎드립니다. 예전에는 학부때보다 더 본격적으로 학업에 정진하는 태도라도 갖고 있었다는 마지막 희망이 있었는데 나중에 가면서부터는 오히려 한 학기에 전공 6과목 듣고 정해진 숙제하고 시험보는 학부생보다도 대학원생이라는 놈이 더 학업열중도는 떨어집니다.

여러가지 다양한 생각은 소용돌이처럼 서로 바꿔치기합니다. 처음에는 제 스스로 인간쓰레기라고 비하하다가, 그게 한 100여일 이상 지속되고 나면 내가 왜 인간쓰레기가 되었는지 생각하다가, 나중에는 사람이 꼭 인생에서 열심히 살아야만 하나? 미국 토크쇼에 나온 누구의 말처럼 인류 중에 전문 커리어라는걸 가지는 사람이 2%밖에 안된다고 하는데 내가 98%에 들어간다고 해서 죄 짓는건 아니잖아? 하는 생각에도 잠겨 봅니다. 아카데믹 잡 잡으려면 주60~70시간은 기본으로 집중해서 일해야 한다고 하는데 일주일 중 프로덕티브한 시간은 50, 40, 30,..이렇게 위험수준까지 줄어만 가고, 그 와중에 홍차넷, 옆동네, 유튜브, 트위치 보면서 시간을 때울때도 컴팩트하게 스트레스 해소하고 다시 업무로 복귀해서 상쾌하게 일을 하는게 아니라 아무 의미없이 즐거움도 없이 그렇다고 교훈도 없이 멍하게 시간만 흘러갑니다. 억지로 데드라인이 필요한 일이나 장치를 잡아서 자신을 심하게 질책하고 채찍질해서 연구를 하고 자료를 만들어도 웬만한 학부생 인턴도 내놓을 수 있을만한 1차원적인 해석까지만 생각이 미칩니다. 한동안 우물 안에 갇혀 있다가, 나중에 교수 지원자나 포닥 지원자가 학과에 와서 세미나에서 하는 얘기들의 깊이를 체험하고 깨닫습니다.

1년차에는 내용을 이해못할 때도 종종 있었고, 2~3년차에는 그 간격이 느껴졌을 때 '와 저렇게 생각을 확장했구나' 하고 생각했고, 4년차에는 슬슬 '나도 이제 저정도 할 줄 알아야되는거 아닐까? 지금 좀 부족한 것 같은데 불안하다. 졸업하기 전까지는 그래도 저 수준까지 올라가야지' 하는 불안감이 생기기 시작하고, 이제 5년차가 된 지금은 드디어 생각이 여기까지 미칩니다. "대단하다. 그리고 난 저걸 못 하겠다. 나같은 인간은 단순히 출발선이 늦었거나 남들보다 좀 돌아갔던 게 문제가 아니라, 그냥 애초에 저런 걸 못 만드는 성격의 인간이다. 내가 내 신분을 억지로 정체시키고 대학원생의 온실 속에서 연차초과 치트키를 써서 시간을 벌어서 실적을 메꾼들 난 정성적으로 저걸 못한다. 나같으면 저걸 시도하고 성공하기 전에 주제를 싫증내고 포기하거나 아랫수준에서 쓸데없는 고민이나 하면서 교수님한테 둘러대고 일하는 척 하면서 맴돌았을 것 같다." 그런 직감이 오곤 합니다.

확률론적인 면에서 대학원을 안 가는게 맞았다. 과거를 되돌리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한 게 두세달 전입니다. 이제는 이미 많은 시간을 박아버렸고 빠꾸는 못합니다. 졸업논문도 써야하고 하던 주제에서 논문도 나와야 하고 저한테 지급된 연구비값도 해야합니다. 이해관계자들이 걸려 있고 책임을 져야 합니다. 그와중에도 야속하게 그런 생각은 듭니다. 내가 현실이든 넷상에서든 그런 푸념을 하면 보는 사람들은 아마 속으로 바보같은 놈..난 저렇게 안돼야겠다. 저 사람은 반면교사다 라고 생각하겠지. 그리고 그런 생각이 드는 순간 정말 오기가 생기고 화가 나서 견딜 수가 없습니다. 예전에는 그게 오기가 되어서 다시 힘을 내자라는 생각이 들었다면, 지금은 그냥 혼란스럽습니다. 그래 난 쓰레기가 맞아. 근데 날 쓰레기라고 놀리는 건 참을 수 없어, 뭐 이런 거..

순간순간 소름끼치는건 내 인생이 뭐 어떻게 되든 난 모르겠고 최소한 무슨 수를 써서라도 죄책감만이라도 없애고 싶다, 이 고통스러운 죄책감에서 해방될 수 있다면, 자기계발의 의무와 열정유지의 의무에서 벗어날 수만 있다면 혹시라도 '행복'해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스쳐간다는 것입니다. 근데 내가 그렇게 주저앉기만 하면 누가 좋아해주고 누가 일자리를 주지? 학계도 못가고 궁여지책으로 회사도 못가면 어떻게 해야하지? 분명히 학계에 가려다가 실패해서 어쩔 수 없이 기업으로 가는 사람들도 많을 텐데, 구직 과정에서는 기업을 가장 가고 싶었고 거기서 장기적으로 기업에 도움이 되는 비전을 이러이러하게 추구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해야하고 그 기업이 최우선 목표였던 사람들과 경쟁해야 하는데 거기서 어떻게 이기지? 가짜로 포장해봤자 무조건 티가 나고 인사팀 사람들은 귀신같던데. 실제로 조금이라도 기업사정 잘 모르고 학생냄새만 풍기면 가차없이 떨구던데.
사실은 세상은 나름 자기충족적으로 흘러가는 면이 있는데, 그렇게 꿈이 소멸되고 원하는 게 없어지면 자기충족적인 논리로 그대로 굶어 죽어도 사실은 별로 안 아쉽기 때문인게 아닐까? 그냥 내가 억지로 자신을 밀어붙이지 않고 자연상태에서 힘낼 수 있을 만큼만 버티다가, 내가 정말로 자발적으로 하고 싶은 행동만 방종하고 안되면 죽을까? 잠깐, 내가 연구가 하고 싶지 않았다고? 언제부터? 난 연구할 마음으로 왔는데? 그리고 연구가 하고 싶어야 하고 그게 아니면 다른 데에 소질은 더 없는데? 회사로 튕겨나가는 순간 바로 정치질 당하고 잡아먹히고 인생 아웃 당하는데? 분야도 안 맞고 학력도 부정당하고 다 끝인데? 근데 그게 아깝다는 생각 자체가 사치겠지? 난 결과적으로 쓰레기가 됐으니까.. 사회가 벌주는대로 감사하며 살아야 하고 나에게 더 이상 순수한 결정권 따위는 없겠지.

여기까지 생각이 미치는 순간 최근에 결론을 내렸습니다. 저라는 사람은 독립적인 자신으로서는 완전히 컨텐츠가 종결되었고, 스스로는 발전할 수 없다는 사실을 확신했습니다. 외부에서 집도하지 않으면 인생을 바꿀 수도, 단점을 극복할 수도 없다는 사실을 아주 강하게 확신합니다. 그래서 상담을 신청했습니다. 예약이 꽉 차고 인력도 부족해서 자주는 받을 수 없네요. 연구결과가 안좋아서 내일 응급 보충발표를 해야하고 그 자료도 지금 정리해야 하는데, 예전에는 울고 싶어도 눈물이 안나왔는데 이제는 누가 건드리지 않아도 알아서 눈물이 나옵니다. 슬프다기보다는 제 자신에게 너무나 화가 나고 원망스럽네요. 제가 하고 있는 생각들의 특성이나 몇가지 키워드 (벌 받고 있는 느낌) 같은 것들을 찾아보고 테스트를 해보니 우울증 증상이라고 하더군요. 마지막 희망으로 모든 게 생리적인 환각이었고 마음의 병에 의한 것이어서 그걸 치료하면 모든 것을 극복할 수 있게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게 마지막 희망입니다. 그것마저 안 통하면 그냥 굶어 죽는 게 답입니다. 더 여러 가지 직장을 잡든 누구와 관계를 맺든 뭘 하든 세상에 거쳐가는 곳마다 저는 손해만 발생시킬 것입니다.

그냥 11월달 들어서는... 화가 나서 견딜 수 없는 순간이 종종 찾아옵니다. 생각을 정리하고 자신을 성찰하고 분석하고, 이런 두뇌력을 계속 사용하고 언어로 표현하는 것, 다 할 수 있는 일이고 내 머리는 어떻게든 돌아가고 있고, 대학원에 오는 게 좋은 결정인지 나쁜 결정인지를 떠나서 올 수 있었고 지금까지 있다는 거 자체는 어쨌든 최소요건을 갖췄었기 때문인데... 내가 인간적으로 아주 인생에서 트롤을 했거나 패륜을 했거나 반사회적인 파행을 한 것도 아닌데.. 그냥 좀더 순수학문 분야라는 거에 욕심을 부렸을 뿐이고 호기심이 약간 구체적이지 못했다는 것 뿐인데.. 왜 이렇게 굴욕적인 벌을 받아야 하는 것인지.. 왜 성실했던 학생은 대학원이라는 다음 단계 다음 집단에 와서, 그때부터 제 모습을 처음 봤던 교수님으로부터..  의지 없고 창의성 없고 불성실한 학생인 것처럼 아마도 생각하겠죠? 몇달 전에 학회에서 제 흉을 봤다는 소문을 건너건너 듣게 됐는데.. 과거에 장점이었던 부분에서마저 오히려 부족한 인간으로 이미지메이킹 되어야 하는가.. 그걸 빼면 나한텐 아무것도 남는 게 없는데.. 그냥 그런 모든 것들이 싫고 짜증나고 괴롭고 화가 나고 그냥 주체할 수가 없습니다.

국내 대기업에 가면 이렇게 흘러흘러 튕겨나온 박사들이 최고의 호구 먹잇감이라고 합니다. 학력도 타이틀도 박사연구도 앞으로는 소용없고 어차피 분야 적합성도 떨어지고, 무엇보다 1차적으로 세웠던 꿈이 막히고 궁여지책으로 들어가는 직장에서는 잘 나갈래야 잘 나갈 수 없습니다. 무엇을 힘 삼아 살아갈지 모르겠습니다.. 정도가 아니라 그럴 힘을 낼 건덕지는 소멸되었습니다.
먼저 졸업해서 포닥을 하고 계속 학계에 도전하는 선배는 저한테 말합니다. 우리가 학회장에서 보고 저널에서 보는 빛나는 대가들과 우리들이 본질적으로 극복할 수 없게 종류가 다른 인간인 건 아니라고, 단지 그 사람들은 우리보다 더 누적된 노력량이 많고 경험도 많고 운도 아마 좋았을 것이라고. 그러니 포기하지 않고 조금씩이라도 앞으로 나아간다면 아마 과거에 실적이 모자랐던 건 해프닝이 될거고 나중에라도 기회를 더 잡을 수 있을 거라고.
그냥 자괴감과 의심이 모든 에너지를 집어삼킵니다. 혹시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안 될 사람이 있고 내가 자질이 부족한 건 아닐까. 내가 열정을 잃어가는 건 나중에 가면 회복되는 자연스러운 중간 과정인게 아니라 내 본질적 성격인 건 아닐까. 이게 낭인의 길은 아닐까'...

지나간 세월 중 몇번은 교수님이 소리치며 그만두라고 하는 악몽도 몇 번 꾸었습니다. 처음에는 그게 일종의 두려움이고 나쁜 일이라고 생각했는데, 가끔씩 대학원을 퇴학당하면 뭔가 속이 후련할 것 같다는 느낌이 심장에서 느껴지고 그런 제 자신이 소름끼칩니다. 이러면 안 된다는 마지막 한조각 생각이 저를 포기못하게 겨우 붙잡고만 있습니다. 인생의 비가역적인 선택은 함부로 하는 게 아닐거라는 생각, 아무리 학문에 모든 생활을 갖다바치는 것도 잘 못했고 제 스스로도 에너지가 부족한 것을 느끼지만 그래도 극복하는 게 가장 바람직한 거라고 생각하는데... 이대로 내가 학계에 있으면 안 될 사람이라는 식으로 못박고 결론내리고 서렌치면 나한테 남는 정체성은 없어지는데.. 꿈도 희망도.. 비전도 아무것도 다른 건 없는데.. 그걸 인정하면 너무나 굴욕적이고 견딜 수가 없을 것 같은데..

여러 사람들에게 의견을 물어 봤고 사실 누구도 함부로 결론내릴 수는 없는 것 같더군요. 아마 익명을 빌어서 질문한다면 솔직하게 그만두라는 대답이 돌아오겠죠? 이미 늦었다고.. 인정하기 싫다는 그 마음도 몇달 더 포닥 지원해보고 부딪혀보고 좌절해보면 알아서 타협하게 될 거라고.. 그런 얘기가 아마 나오겠죠? 홍차넷에는 학위과정을 했거나 봐왔던 분들도 종종 계신 것 같고..

그냥 어차피 기분 나쁘고 읽기 싫은 글일 테니 굳이 몰입하지 마세요. 그게 더 낫습니다.

* Toby님에 의해서 티타임 게시판으로부터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18-11-21 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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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턴포함 대학원 7년넘어가는 박사5년차 공감갑니다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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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 직장 생활도 크게 다를 바가 없어서 뭔가 마음이.. 무겁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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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누구한테 조언할 입장은 아니지만 제가 느낀 범위에서 짧게 말씀드려보면...
1. 99%의 박사생은 같은 생각을 할 겁니다. 다만 자책하는 정도가 강하신 편인 것 같은데, 전 정신과 건강에 대해 잘은 모릅니다만 건강한 신체에 건강한 정신이 깃든다고 하니 건강과 체력도 챙기면서 하시는 게 어떨까 싶습니다. 프로게이머들도 건강 때문에 폼 유지하기 힘든 선수 많잖아요? 박사도 매일 앉아있으니 자기 건강을 알아서 좀 챙기는 게 맞는 것 같습니다. 연구 효율을 위해서도요.
2. 국내 대기업에 가도 괜찮습니다. 연구직으로 가시면 되... 더 보기
저도 누구한테 조언할 입장은 아니지만 제가 느낀 범위에서 짧게 말씀드려보면...
1. 99%의 박사생은 같은 생각을 할 겁니다. 다만 자책하는 정도가 강하신 편인 것 같은데, 전 정신과 건강에 대해 잘은 모릅니다만 건강한 신체에 건강한 정신이 깃든다고 하니 건강과 체력도 챙기면서 하시는 게 어떨까 싶습니다. 프로게이머들도 건강 때문에 폼 유지하기 힘든 선수 많잖아요? 박사도 매일 앉아있으니 자기 건강을 알아서 좀 챙기는 게 맞는 것 같습니다. 연구 효율을 위해서도요.
2. 국내 대기업에 가도 괜찮습니다. 연구직으로 가시면 되고 거고 누가 최고 호구 먹잇감이라고 하는지 모르겠는데 어차피 거기서 같이 일할 사람들도 다 석, 박사들입니다. 그런 걱정 않으셔도 됩니다. 실패자도 전혀 아니고요. 무엇보다 박사를 마치고 가면 그 곳이 어디라 하더라도 웬만해선 대학원에 있는 것보다 훠~얼씬 행복합니다 (거기다 돈도 훨씬 잘 범). 그러니 미래에 대해 걱정하지 말고 어차피 뭘해도 불행한 지금 이 시간을 내 나름대로 알차게 채우고 나갈수 있도록 훈련하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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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국내 교수 (PhD) 라는 사람들도..저희쪽 보면 업계의 한 10% 정도나 똑똑하다고나 할까 전반적인 수준은 거기서 거기입니다. 운이 좋던, 끈질기던 이런저런 이유로 살아남았기 때문에 그 포지션에 있는 거겠죠. 지난번 저랑 플젝하던 박사과정이 중포를 했었는데 그 친구 생각도 나고 그러네요. 너무 자학하지 마시고.. 본인의 가치에 맞는 일이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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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고민하는 나이많고 돈안되는 다른 분야 박사 4년찹니다. 저는 일하다가 30넘어서 다시 공부하러 왔네요
1. 결국 남는건 학위인거 같습니다. 일단 박사는 따는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따고나면 바라보는 위치가 달라지겠죠.
2. 긍정적일 필요는 없지만 부정적일 필요도 없습니다. 살면서 보니 잘하는 사람도 있고 못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하지만 결국은 존버가 답이라 믿습니다. 저도 하루하루 희망과 좌절의 양극단을 오갑니다. 이제 진로를 바꾸기 힘들어 다른 옵션도 별로 없습니다. 그래서인지 저는 더 긍정적으로 변하네요.
3. 실... 더 보기
같은 고민하는 나이많고 돈안되는 다른 분야 박사 4년찹니다. 저는 일하다가 30넘어서 다시 공부하러 왔네요
1. 결국 남는건 학위인거 같습니다. 일단 박사는 따는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따고나면 바라보는 위치가 달라지겠죠.
2. 긍정적일 필요는 없지만 부정적일 필요도 없습니다. 살면서 보니 잘하는 사람도 있고 못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하지만 결국은 존버가 답이라 믿습니다. 저도 하루하루 희망과 좌절의 양극단을 오갑니다. 이제 진로를 바꾸기 힘들어 다른 옵션도 별로 없습니다. 그래서인지 저는 더 긍정적으로 변하네요.
3. 실적도 나쁘지 않으신거 같고 밥 굶을일 없는 분야인거 같습니다. 지금 쓰신 글도 잘 읽힙니다. 잘 되실 거 같네요. 단지 본인 기준이 너무 높은 거 같습니다. 굳이 비교하고 조바심 가질 일 뭐 있습니까. 저도 지금 삽질 중입니다. 저널에 투고하면 4-5번 리젝은 예사네요. 뭐 그래도 계속 하다보면 40-50대에 잘될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안되면 뭐 제자식이.. 잘되던 안되던 공부하는건 좋은 일입니다. 사실 주변 돌아보면 상황이 나쁘지 않습니다. 힘냅시다.
4. 운동은 꼭 규칙적으로 하나 하시는게 좋습니다. 스트레스도 해소하고 머리도 비우고... 정신건강을 위해서라도 운동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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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아 넘나 공감가는데 저는 현재 제 상황에서 박사 논문/학위/연구실적 같은 구체적인 결과를 떡! 하니 내놓아야 하는 건 아니라.. “ㅎㅎ 그래 나ㅂㅅ새기 이렇게 대강 살아도 이케저케 굴러가지긴 하잖아?? ^ㅇ^” 하면서 매일매일 행복회로 돌리면서 살고 있습니다....

개인적이고 어려운 이야기 나눠주셔서 감사해요!! ㅠㅠㅠ 제 주저리가 도움이 될진 모르겠지만.. 모두들 각자 몫의 비슷한 염려를 가지고 살고 있고, 충분히 괜찮고 deserving 해서 현재 계신 자리에 있으신 거니까, 안심하시고 자기 자신 많이 ... 더 보기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아 넘나 공감가는데 저는 현재 제 상황에서 박사 논문/학위/연구실적 같은 구체적인 결과를 떡! 하니 내놓아야 하는 건 아니라.. “ㅎㅎ 그래 나ㅂㅅ새기 이렇게 대강 살아도 이케저케 굴러가지긴 하잖아?? ^ㅇ^” 하면서 매일매일 행복회로 돌리면서 살고 있습니다....

개인적이고 어려운 이야기 나눠주셔서 감사해요!! ㅠㅠㅠ 제 주저리가 도움이 될진 모르겠지만.. 모두들 각자 몫의 비슷한 염려를 가지고 살고 있고, 충분히 괜찮고 deserving 해서 현재 계신 자리에 있으신 거니까, 안심하시고 자기 자신 많이 다독여 주시면 어떨까 생각이 들어요.. ㅠㅠㅠㅠㅠ 저도 운동 추천드립니다!! 운동 댕겨오면 좋은데 저 지금 한 2주째 넘 바빠서 못가고 있으니까 넘 답답하고 괜히 울적하고 더 늘어지고 그르네여 ㅠㅠㅠ 아무튼,,, 그동안 수고 많이 하신 것 같아요 정말로 ㅠㅠㅠ 그리구 앞으로도 힘내시길 바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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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갑시다
6년찹니다. 일기 읽는줄 알았다는 말 이외에는 따로 드릴말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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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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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kicomori6
학업다운 학업을 마치지도, 직무는 커녕 개인적인 공부를 해보지도 않았지만 그 불안과 낙담, 갖은 단어로도 형용 못할 부정적인 생각에 공감합니다. 과거에 마주했던 큰 벽들이 지나고나면 쉽게 뛰어넘을 작은 담이었다거나 우회해도 별 무리없었을 것처럼 느껴졌는데, 하나의 벽이 아닌 복잡한 난관이 닥치니 벽이 아니라 불가항력의 틀에 갖혀 몸도 마음도 빠져나갈 수 없는 기분에 정말 무력해지더군요. 휴가를 손꼽아 기다리던 군시절이나 다른 사람들이 겪어온 위기의 상황을 상상하며 거기서 빠져나온 직후가 나의 현재 모습이라면 무엇이든 새로운 마음으로... 더 보기
학업다운 학업을 마치지도, 직무는 커녕 개인적인 공부를 해보지도 않았지만 그 불안과 낙담, 갖은 단어로도 형용 못할 부정적인 생각에 공감합니다. 과거에 마주했던 큰 벽들이 지나고나면 쉽게 뛰어넘을 작은 담이었다거나 우회해도 별 무리없었을 것처럼 느껴졌는데, 하나의 벽이 아닌 복잡한 난관이 닥치니 벽이 아니라 불가항력의 틀에 갖혀 몸도 마음도 빠져나갈 수 없는 기분에 정말 무력해지더군요. 휴가를 손꼽아 기다리던 군시절이나 다른 사람들이 겪어온 위기의 상황을 상상하며 거기서 빠져나온 직후가 나의 현재 모습이라면 무엇이든 새로운 마음으로 시작할 수 있을 것 같단 생각을 약 처럼 사용해왔습니다. 근데 너무 자주 쓰니 무뎌졌네요. 직업과 꿈, 새로운 것들에 대해 생각해보면 어릴 적부터 한결같이 똑같은 기대의 크기와 달리 자꾸 커지는 불안의 크기에 다시 무력해지고 자꾸 다른 사람의 말과 글들을 살피게 됩니다. 황당한 얘기지만 개인적으로 소개해드리고 싶은 건 눈과 귀를 닫고 벽보고 혼자 차분하게 생각 또는 명상 하는 시간을 갖는 겁니다. 혼자 묻고 혼자 답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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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원 7년 차입니다. 맨날 다른 분들 글 읽기만 하다, 이건 읽다가 저도 모르게 마음이 저려와서 처음으로 댓글 달아봐요. 박사 들어오고 1년 다니다, 2년 정도 휴학했어요. 말이 휴학이지, 당시는 그냥 대학원 그만 둘 생각이었어요. 정말이지 이러다 죽을 것 같더라고요. 그런데 제가 휴학하기로 마음 먹었을 때, 작별 인사 차(?) 찾아뵈었던, 절 학부 때부터 봐오신 대학원 선생님께서 그러셨어요. 대학원에 다시 오든 말든 그건 중요하지 않다고, 우선 네가 어떤 사람인지 한번 찬찬히, 멀리서, 마치 다른 사람인 것처럼 바라봐 보라고, ... 더 보기
대학원 7년 차입니다. 맨날 다른 분들 글 읽기만 하다, 이건 읽다가 저도 모르게 마음이 저려와서 처음으로 댓글 달아봐요. 박사 들어오고 1년 다니다, 2년 정도 휴학했어요. 말이 휴학이지, 당시는 그냥 대학원 그만 둘 생각이었어요. 정말이지 이러다 죽을 것 같더라고요. 그런데 제가 휴학하기로 마음 먹었을 때, 작별 인사 차(?) 찾아뵈었던, 절 학부 때부터 봐오신 대학원 선생님께서 그러셨어요. 대학원에 다시 오든 말든 그건 중요하지 않다고, 우선 네가 어떤 사람인지 한번 찬찬히, 멀리서, 마치 다른 사람인 것처럼 바라봐 보라고, 그리고 중심을 잡으라고, 그렇게 너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잘 안 다음에, 그 다음에 다시 공부를 하든 뭘 하든 하라고요. 이거 계속 못하면 어디가든 또 똑같이 힘들거라고요. 쉬는 동안 다른 일을 하다보니 대학원 다니는 동안 맨날 미친 * 널 뛰듯 하던 마음이 (참 신기하게도) 차분해지고, 그 차분해진 마음으로 저를 다시 보니, 저는 어디서, 어떤 방식으로든 공부를 할 사람이더라고요. 물론 저에 대해 그것만 안 건 아니에요. 저는 생각보다 훨씬 더 아둔하고, 또 심지어 게으른 사람이더라고요. 그런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 마음이 항상 공부를 향해 있긴 했어요. 무엇이든, 어떻게든, 그냥 저는 세상을 배우고 이해하는 게 행복한 사람이긴 하더라고요. 그래서 복학했어요. 제 마음이 언제 어디서든 공부를 향해 있다는 걸 아니까, 대단한 논문을 쓰는 것도, 대학에 자리 잡는 것도 별로 중요하게 느껴지지 않고, 그냥 편해졌어요. 휴학 전 저에게 조언해주셨던 선생님도, 복학한 저를 보시고 그러시더라고요. 너무 좋아보인다고요. 물론 지금이라고 해서 안 힘든 건 아니지만, 그래도 휴학 전에 비하면 사람 사는 것 같이 살고 있어요. 휴학 전 저는 지금 글 쓴 분과 똑같았어요. 대학원에서 흘려보낸 물리적 시간에 비해 나 자신은 학문적으로는 1도 성장하지 않은 것 같은데, 아니 오히려 퇴보한 것 같은데, 딱히 대학원을 그만 두면 할 게 없을 것 같으니 그냥 울며 겨자 먹기로 하는 느낌(사실 선배들 중에 이런 사람들 은근히 많아요. 심지어 교수가 된 사람들 중에서도요), 이런 상태로 박사 학위를 받았을 때 자괴감은 말할 것도 없거니와 (이건 그 당시 이래저래 학계의 생리를 좀 더 알게 된 것도 컸어요), 박사 받는다고 해서 밥벌이를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맨날 울기만 했죠. 정말 그냥 울기만 했어요. 침대에 누워서 죽고 싶다는 생각만 계속하고요. 근데 지금은 제가 못하는 게 느껴져도, 앞으로 제 인생이 남들 보기엔 답이 없을 거라는 게 느껴져도(밥벌이가 보장된 게 아니니까요), 그냥 그래요. 점심 때 넘겨서 일어날 정도로 게으르고, 남들 다 이해하는 텍스트 이해 못할 정도로 멍청하지만, 그래도 난 공부하고 싶어하는 사람이고, 그냥 그 마음만 있으면 된다고 생각해요. 게으른 건 어느 정도 천성이기도 해서 고칠 수도 없고, 오히려 내가 게으르다는 걸 인정해버리니까 마음껏 게을러도 되는 시간과 그렇지 않은 시간을 구분해서 더 잘 활용하게 돼요. 내가 멍청하긴 하지만, 두뇌는 유전인 이상 어쩔 수 없는 거고 그냥 남들보다 1분이라도 더 하면 뭐 언젠가는 조금이라도 나아지겠거니 하고요. 흠... 술 먹고 써서 좀 횡설수설이긴 한데, 글쓴 분께서 너무 힘들어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글 쓴 분은 지금 위에 적으신 고민들을 하시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좋은 연구자,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제가 생각하기에, 정말 쓰레기 같은 연구자, 거지 같은 사람은 자기 자신에 대한 아무런 반성이 없는 것 같더라고요. 다만 글쓴 분이 지금 많이 힘드신 건, 계속 몰리고 몰리다 보니 자신을 돌아볼 기회가 없어서 그런 것 같아요. 위에 다른 댓글에도 적혀있는 것들이지만, 잠깐 쉬면서 이런저런 거 다 신경쓰지 말고 자기 자신에 대해 가만히 바라보는 시간을 가지시면 좀 좋을 것 같아요. 제가 이렇게 끄적인 걸 보고 '네가 지금 내 상황을 알아?'라는 생각이 제일 먼저 드시겠지만(저도 그랬거든요ㅜㅠ), 그냥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에 몇 자 적어봐요.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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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트윈스
PhD는 운전면허같은 겁니다. 했냐 안했냐가 중요하지 얼마나 잘했냐는 생각보다 안중요합니다. 운전면허 필기성적 잘받았다고 자랑하는 사람 없잖아요.

그러니까 일단 죽이되든 밥이되든 이 X같은 PhD부터 끝내고 그 다음 일은 나중에 생각한다는 마인드로 덤비시는 게 중요합니다.
이공계는 통계상... 학계에 남는 박사가 3할이 되든가 안되든가 그렇습니다. 이것만 끝나면 걍 기업체간다고 생각하시고 일단 면허증 따는 거에만 집중하세요.

그리고. 사기꾼 신드롬 다 겪습니다. 한 95%는 겪고 나머지 5%는 안물어봐서 모르겠는데 아... 더 보기
PhD는 운전면허같은 겁니다. 했냐 안했냐가 중요하지 얼마나 잘했냐는 생각보다 안중요합니다. 운전면허 필기성적 잘받았다고 자랑하는 사람 없잖아요.

그러니까 일단 죽이되든 밥이되든 이 X같은 PhD부터 끝내고 그 다음 일은 나중에 생각한다는 마인드로 덤비시는 게 중요합니다.
이공계는 통계상... 학계에 남는 박사가 3할이 되든가 안되든가 그렇습니다. 이것만 끝나면 걍 기업체간다고 생각하시고 일단 면허증 따는 거에만 집중하세요.

그리고. 사기꾼 신드롬 다 겪습니다. 한 95%는 겪고 나머지 5%는 안물어봐서 모르겠는데 아마 걔들도 다 겪을 겁니다.

지도교수 튀어나오는 꿈 다들 꿉니다. 저도 꿉니다.

현실에선 법률이 엄하여 못때리니까 꿈에서 나타나면 꺼져 이새끼야하고 찰싹 때리세요.

때리고나면 아침에 좀 상쾌하게 일어날 수 있습니다. 내일부터 주무시기 전에 마음 단디 먹으시고 상쾌한 아침 맞이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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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때까치
정말, 정말 공감되는 글입니다. 2년후의 글쓰신분이 보란듯이 행복해졌으면 좋겠습니다. 선배님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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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ng10Kong20
그저 응원합니다.

저도 일기 읽는것 같았어요. 저 또한 여러해 박사후과정으로 일하면서 상당한 좌절감을 맛보았습니다.
심지어 가끔 지도교수가 저를 죽이는 꿈을 꾸었습니다. 3D로 쏘우 보는줄.. ㅠ
교수님방 100m 근처에만 가면 교감신경이 극활성화 되서 과호흡증도 오고.. 멘탈이 정말 말도 아니었네요
그래서 우울증약까지 먹어가며 버텼습니다.
약 때문인지 머리는 점점 굳어가고 있지만 아직도 미련이 있어 학계에서 버티는 중입니다.

글을 쓰시는걸 보면 생각의 능력은 차고 넘치시는데, 그저 지치셔서 그런거 아닐까요?... 더 보기
그저 응원합니다.

저도 일기 읽는것 같았어요. 저 또한 여러해 박사후과정으로 일하면서 상당한 좌절감을 맛보았습니다.
심지어 가끔 지도교수가 저를 죽이는 꿈을 꾸었습니다. 3D로 쏘우 보는줄.. ㅠ
교수님방 100m 근처에만 가면 교감신경이 극활성화 되서 과호흡증도 오고.. 멘탈이 정말 말도 아니었네요
그래서 우울증약까지 먹어가며 버텼습니다.
약 때문인지 머리는 점점 굳어가고 있지만 아직도 미련이 있어 학계에서 버티는 중입니다.

글을 쓰시는걸 보면 생각의 능력은 차고 넘치시는데, 그저 지치셔서 그런거 아닐까요?
윗분들 말씀처럼 운동도 하고 쉬엄쉬엄 방향 잘 맞춰 나가면 좋은 기회가 찾아 올 거에요.
특히 주변 선배님들과 얘기 많이 해보면 큰 도움이 되더라고요. 지금 이렇게요.
잘 되셔서 2년뒤에 홍차넷에서 다시 좋은 글로 서로 인사드렸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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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어떻게든 버텨서 졸업장을 따 냈지만.. 위에 면허증 같은거라는 말에 공감합니다..

있으면 좋지만 없어도 그만.. 있지만 남고싶어도 분야는 자리를 허락하지 않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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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포항에 있을때랑 비슷하네요.
대학원 입학요건에 키랑 얼굴 또는 연애 경력을 넣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입니다. 공부를 위해 들어갔는데 삶의 무게가 더 무겁거든요. 외로워도 하소연할 사람도 없고 교수님들은 그거 다 뛰어넘은 사람이거나 그거 공감해주면 대학원 나가는게 해답이라 공감 절대 안해주죠.
대학원에서 잘 버티는 사람보면 학부시절에 연애를 해봤거나 정서적 안정을 찾을 수 있는 이성 친구를 손쉽게 구할 수 있는 사람들입니다. 진짜 그래요.
참으라고, 능력 생기면 여자 알아서 따라붙는다는 거지같은얘기 듣다가 제 20대가 포항에서 고스란히 버려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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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졸업 후 직장생활 하다가 대학원 유학왔는데, 전 벌써부터 그런 생각을 하고 있네요.. 대학원도 석사 과정이 아니라 그냥 1년짜리 대학원 수료과정인데 과연 이걸 한다고 내가 달라지는게 있을까, 배운걸 써먹을 건수는 생길까, 과연 난 지금 공부하는게 잘 하고 있는것인가 하고..
마찬가지로 해야할 공부는 안하고 허구한 날 유튜브나 페X스북, 메신저로 친구들과 시덥잖은 얘기나 하면서도 계속 생각하는게 나는 왜 이러고 있지? 공부할게 많은데, 여기까지 와서 이렇게 살고있네... 하는 생각이 들면서 왜 좀 더 생산적으로 시간을 보내지 ... 더 보기
대학 졸업 후 직장생활 하다가 대학원 유학왔는데, 전 벌써부터 그런 생각을 하고 있네요.. 대학원도 석사 과정이 아니라 그냥 1년짜리 대학원 수료과정인데 과연 이걸 한다고 내가 달라지는게 있을까, 배운걸 써먹을 건수는 생길까, 과연 난 지금 공부하는게 잘 하고 있는것인가 하고..
마찬가지로 해야할 공부는 안하고 허구한 날 유튜브나 페X스북, 메신저로 친구들과 시덥잖은 얘기나 하면서도 계속 생각하는게 나는 왜 이러고 있지? 공부할게 많은데, 여기까지 와서 이렇게 살고있네... 하는 생각이 들면서 왜 좀 더 생산적으로 시간을 보내지 못하나 생각합니다...
완전 같은 선상으로 이해할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비슷한 처지에 있는 사람으로서... 응원합니다.
이 또한 지나가고, 언젠간 이러셨던 날들을 뒤돌아보며 헛웃음을 지으실 날이 올겁니다, 오프라인에서 만나뵐 기회가 있을진 모르겠고, 또 그날까지 홍차넷을 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그때까지 서로 같이 버텨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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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knight
석사 2년하고 박사 1년차입니다. 저만 이런줄 알았는데... 지도교수님이 젊으시고, 너무 천사이고, 내가 지금 뭐하나, 규율의 부재 등등으로 인해 이번학기는 아예 날라가고 우울증만 깊어가고 운동은 안하고, 머리는 잡다한 신변잡기로만 채우고, 필요한 공부는 하지도 않는 것이 작금의 본인의 상태였는데...

전 처음부터 학계 남을생각은 별로 없었고, 컴퓨터 관련이라 어느정도만 하면 industry 잡 찾기는 쉽겠다라고 생각했는데, 지금 목표가 사라져서 너무 어지러운거같습니다. 위에있는 연얘경력이 농담이 아닌거 같긴한데 ㅋㅋㅋ 근데 종교적, 철학적으로 단순한 consumable relationship 으로 공허를 채우는건 비도덕적인거 같아서 다시한번 신앙적으로 정신적 재무장을하고 뚜벅뚜벅 걸어나가려고 합니다. 지나치게 '인간적' 힘을 믿었다고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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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뇌하는철학자
존버하다보면 갑자기 일이 풀리는 시기가 올 거라는 희망을 가지고 부정적인 생각을 좀 덜 구체화하면 어떨까요. 너무 구체적으로 부정적인게 마음에 걸립니다. 저는 후배들한테 박사 올거면 셋 중에 하나 있어야 한다: (1) 애인, (2) 배우자, (3) 종교. 진짜 항상 이렇게 조언해왔습니다. 왜냐하면 스스로의 힘으로 버티기가 너무 힘들더라구요. 혹시라도 저 세가지 중에 하나를 찾으신다면 좀 더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어서 댓글 남겨봅니다.

그리고 이건 제가 궁금해서 그러는데, "아카데믹 잡 잡으려면 주60~70시간은 기본으로 집중해서 일해야 한다"는 것이 사실입니까?!?! 이곳이니까 솔직하게 이야기하면 저는 일주일에 집중해서 일하는 시간이 잘해야 30시간 남짓인거 같은데... 허허... 오히려 제가 반성의 시간을 가져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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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저리주저리
전 석사 과정인데, 글쓴이의 심정과 생각을 그대로 느끼고 있습니다. "논문 쓰는 거 어려운데, 결국은 다 쓰더라.. " 이 말이 저에겐 해당되지 않더라고요. 1년 내내 교수님께 가장 많이 들은 말이 "이렇게 쓰는 거는 논문이 아니야"였고, 칭찬은 한 마디도 못 들은것 같네요. 교수님께 ok 사인을 못 받으니 논문 진행도 안 되고.. 이 와중에 동기들은 논문을 써가고 있고.. 대학원 입학하기 전에 나름 공부에 대한 자신감이 있었는데, 자신감이 바닥을 치면서 우울증도 심해지고.. 때려칠 수도 없는게 저도 지원받아서 대학원 입학한거라 수료로 끝낼 수 없어서 정말.....논문이 지금 결론까지 나왔는데 교수님께서 보시고는 고개를 절래절래... 논문이 수료될지 통과될지 모르겠는데.. 통과되더라도 정말 하나도 기쁘지 않을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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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슷한 과정을 밟고 있는 1년차 대학원생입니다. 비슷한 과정을 거쳐서인지, 저 자신도 비슷한 질문을 해왔던 것 같습니다. 특히 '자질'에 관한 스트레스에 많은 공감이 가네요. 저는 연구라는 과정이 엘리트 스포츠와 굉장히 유사하다고 생각합니다. 정말 "괜찮다"라고 생각하는 연구를 할 수 있는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매일 꾸준히 힘들고 무식하게 일원적인 것들을 연습해야되고, 한계라고 생각하는 거 이후까지 밀어붙여야 되는 것 같아요. 그렇게 하고 나서는 자질이 승부를 가르는 거겠죠 (하지만 등수가 매겨지고 1등만 조명되는 엘리트 스포츠와 ... 더 보기
비슷한 과정을 밟고 있는 1년차 대학원생입니다. 비슷한 과정을 거쳐서인지, 저 자신도 비슷한 질문을 해왔던 것 같습니다. 특히 '자질'에 관한 스트레스에 많은 공감이 가네요. 저는 연구라는 과정이 엘리트 스포츠와 굉장히 유사하다고 생각합니다. 정말 "괜찮다"라고 생각하는 연구를 할 수 있는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매일 꾸준히 힘들고 무식하게 일원적인 것들을 연습해야되고, 한계라고 생각하는 거 이후까지 밀어붙여야 되는 것 같아요. 그렇게 하고 나서는 자질이 승부를 가르는 거겠죠 (하지만 등수가 매겨지고 1등만 조명되는 엘리트 스포츠와 달리 이 게임은 버티면 언젠가 어느 방식으로든 한번은 이길 수 있다고 생각 합니다). 리턴은 굉장히 작고 리스크도 큰데 내 모든 것을 다 갈아 넣어야 되는...어떻게 보면 숨막히는 과정인 것 같습니다.
어지간하게 둔하거나 자아도취가 심한 사람이 아닌이상 모두가 글쓴이나 저와 같은 열등감과 스트레스를 안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근원적인 문제를 해결한다고 생각하지 않지만 이 상황에서 제가 선택한 스탠스는 "일단 제 자신을 믿고 앞으로 나아가는 것"입니다. 저는 많이 부족하지만 제 자신도 믿지 않는 제 연구를 누가 믿어주겠습니까. 내 자신을 어느 정도 믿고 매일 나름의 한계까지 밀고 나가다 보면 미래의 나는 과거와 현재의 나보다는 나아지겠지요.
하지만 제가 이런 방식을 취할 수 있는 것은 운이 좋게도 연구가 어느 정도 재밌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만약 진지하게 자문해서 이런 삶의 방식이 본인에게 맞지 않는다고 생각하신다면 학계에 남는 것만이 유일한 길이 아니라는 것을 조심히 상기시켜드리고 싶습니다. 학자의 삶이 미화되고 숭배(?)되는 편협한 학회의 시선에 굴하지 마시고, 본인이 즐거운 삶을 사세요. 열심히 살았다면 인생에 "낭비"라는 건 없다고 생각합니다. 지금까지의 경험은 축적되어 우리가 보지 못하는 다른 형태로 발현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스트레스 받으며 쫓기기만 하는 삶은 너무 슬픈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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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고라니
저는...웃기게도 대학원생은 아니지만 연구개발로 와서
랩처럼 작성자님이 겪고 있는 일 다 겪었습니다.
처음에는 석사도 아닌데 내가 왜 이런 모욕을 겪어야하나 탈출만이 각이다 뭐 그러면서도
현실적으로 다른 곳도 알아봐야 해서 쉽지 않네요.

세미나 할 때마다 뭐랄까, 곤란을 겪는 느낌이 들었는데, 요즘에는 뭐 어짜피 기대치 바닥인거 형식이라도 맞춰서 퀄리티는 떨어져도 다작이라도 하자는 심정으로 하고 있습니다. 작성자님은 석사도 하시고, 박사도 하시니 더 잘 아시겠지요.

리프레시를 좀 주시고, 학위를 얻기 위한 ... 더 보기
저는...웃기게도 대학원생은 아니지만 연구개발로 와서
랩처럼 작성자님이 겪고 있는 일 다 겪었습니다.
처음에는 석사도 아닌데 내가 왜 이런 모욕을 겪어야하나 탈출만이 각이다 뭐 그러면서도
현실적으로 다른 곳도 알아봐야 해서 쉽지 않네요.

세미나 할 때마다 뭐랄까, 곤란을 겪는 느낌이 들었는데, 요즘에는 뭐 어짜피 기대치 바닥인거 형식이라도 맞춰서 퀄리티는 떨어져도 다작이라도 하자는 심정으로 하고 있습니다. 작성자님은 석사도 하시고, 박사도 하시니 더 잘 아시겠지요.

리프레시를 좀 주시고, 학위를 얻기 위한 과정 딱 그정도만 하시는것이 어떻게 보면 정신 건강에는 좋지 않을까 합니다.
그 이후에 그 타이틀로 더 잘 하시는게 있으실겁니다. 응원합니다. 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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