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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17/09/26 10:27:28
Name   알료사
Subject   평등
흠. 저는 지역할당 병신같아. 라고 생각하고 있다가 아래 관련댓글을 읽고 아... 그건 그러네... 하고 조금 바뀌긴 했습니다.

그럼 대학이 아닌 월드컵 지역예선 같은것도 비슷한 논리가 적용될수 있을까요?

얼마전 졸전끝에 월드컵 진출했을때 누군가 '농어촌 전형으로 진출했다'고 조롱의 댓글을 달았던게 생각나 궁금해지네요.

아.. 그리고 이 문제랑은 별개로 학생들을 차별하는 것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인데요..  

홍차넷에서 티타임이든 타임라인이든 글을 읽다 보면 햐.. 정말 모범적으로 살아오신 분들이다..

내지는 엘리트들 많네.. 하고 놀랍니다.

상대적으로 유복한 환경에서 성장하신(혹은 성장중이신) 분들도 있고 자수성가형 입지전적인 유형의 분들도 있고..

그래서 더 홍차넷을 좋아하게 되고 배우려고 하는데, (엘리트라서가 아니라 그들이 보여주는 열정,성실함, 삶에 대한 애착 이런것들이 저에게는 크게 다르게 느껴집니다. 본인들은 그냥 나랑 내 주변 사람들 원래 이런데? 그냥 다 이렇게 사는거 아닌가? 라고 여기실지 모르지만..)

그래서 평등에 대한 그들의 의견들, 뒤쳐지는 인간들을 배려하는 그들의 의견들을 살피고 있자면 참 배우는 바가 많으면서도, 그분들이 생각하는 전체 인간 무리에 대한 평가가 후하고 긍정적인거 아닌가.. 그래서 우리 모두 다 같이 잘살아야되 그게 좋은 세상이지 하고 노력하시는것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들때가 있어요.



무슨얘기냐면.. 대부분의 인간들은 기본적으로 어느 정도의 성실함은 갖추고 있고 웬만하면 스스로 잘 살려고 노력한다..

라는걸 당연하게 여기시는거 아닌가.. 하는 추측이요..

즉, 꼭 서울의 상위권 대학을 목표로 치열하게 학원 다니고 야자 하고  그렇게 열심히 공부하지 않아도,

어지간하면 학교에 출석 정도는 제대로 하며 성적은 잘 나오지 않을지라도 정규시간에 선생님 말씀을 경청 정도는 하며 (혹은 듣는 척이라도 하며)

설사 공부에 관심이 없고 태만하다 하더라도 무언가 자신만의 특기나 관심사를 가지고 진지하게 자심만의 테크트리를 가꾸어 나가는

그런 학생들이 대부분일 것이다... 라고 생각하시는것 아닌가... 그런 추측이요...



제가 보는 세상은 절대 그렇지 않았거든요..

애기때부터 먹여주고 재워주고 똥귀저기 갈아준 부모님 말씀 개 짖는 소리 취급도 안하고,

부모님에게 그렇게 대하니 학교 선생님들에게는 말할 것도 없고,

아, 오해하지 마십시오... 부모님,선생님 같은 어르신에게 잘해야지 이놈들아 - ! 같은 이야기가 아닙니다..

동등한 인간대 인간으로서의 존중.. 그 최소한의 선조차 없는 망나니들을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그들은 일면식도 없는 쌩판 남에게는 예의바르게 대하면서, 자신들에게 가장 소중한 인생의 동반자들이 얼마나 소중한지 모르는 사람들이죠..  

좆같은 세상 좆같은 룰을 반드시 따라야 할 필요도 없고 그런 시스템에 영합하지 않는 것은 자유이나,

자신의 인생을 설계하고 자신만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판단하고 그것에 대응해 거기에 맞서 싸워 나가는 일은 자신의 몫일텐데,

아놔 낳아놨으면 키워주는건 당신들 의무 아니냐 당신들이 만든 세상이니 나한테는 책임 없어 내 맘대로 놀거야(살거야가 아님) 나 하고 싶은 것만 할거야.. 하는 사람들이 무시할 수 없을만큼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게 이 세상이라고 보고 있거든요..



아까 우분투님께서(저격이라면 죄송합니다.. 지적받으면 삭제하겠습니다) '지거국 꿀빠는거 싫다'라고 하셨는데,

솔까 지거국 정도면 말도 안합니다.. 아.. 훨신 더 지잡대나 고졸이어도 상관 없습니다..

대학이랑 상관 없이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들이라면 당연히 배려해 주어야 하고 국력이 허용하는한 가능하면 더불어 살아가는 시스템을 만드는게 좋겠죠.

그런데 인간들의 무리라는 곳에는 정말 구제불능인 사람들이 일정 퍼센트를 확고하게 차지하고 있습니다..

최근에 편의점 운영을 하시게 된 모 홍차클러분께서 알바들의 불성실함을 토로한 적이 있었죠? 보면서 많은 분들께서 한탄하시지 않으셨잖습니까..

제가 속으로 어떤 생각을 했는지 아시나요? <이제 보셨습니까.. 그들이 바로 당신이 그렇게도 위해 왔고 그들이 살만한 세상을 만드려고 피땀흘려 노력해 왔던 노동자들의 실체에요... 그것이 100%는 아니지만 영원히 전체 노동자들 중에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한 채 변하지 않을 거에요...>

가끔 옆동네나 홍차넷에서 사직서를 내고 쉰다거나 이직을 한다거나 할때 언제까지 일을 더 해줘야 하나 고민하는 글들을 봅니다. 정말 좋은 분들이다.. 하고 생각합니다.

제가 살아온 세상에서는 그딴거 없었습니다. 그냥 안나와요. 그게 퇴사에요. 저 자신도 그런적이 있구요. 저는 그래도 그냥 안나갔을때 미안해서 월급 안받았는데 요새 사람들은 하루 일해놓고 안나간 다음에 그 돈 달라고 한다더라구요.

모두가 평등한 세상.. 누구도 차별받지 않는 세상.. 좋습니다.. 좋은데.. 그런 세상을 위해 노력해야 하는건 기득권이나 힘 있는 사람들뿐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힘이 있으면 있는대로 없으면 없는대로 모두가 나름의 깜냥대로 함께 노력해야 하고, 그렇게 같이 노력한 사람들만이 그 세상 안에 살아갈 자격이 주어진다고 생각합니다..


홍차넷에서 여태 저를 지켜봐 와주신 많은 분들께서는 제가 어떤 마음으로 홍차넷 활동을 하는지 아마 모르실거에요..  글을 쓸때마다 부끄럽습니다. 사실 글을 쓴다는 표현도 좀 이상합니다. 그냥 얘기를 하는거죠. 얘기를 하는건데 온라인에 표현하는 수단이 글일 뿐인거죠. 그것도 글이라고 할지도 모르지만 약간 성격이 다른거 같아요. 타임라인에서 가벼운 농담을 할때든, 약간은 정색하고 글자수 제한에 걸려 티타임에 넘어올 때든...

제 닉네임인 알료사가 등장하는 소설에 콜랴라는 초등학생이 나와요. 초등학생 치고는 나름 견문도 있고 그런 귀여운 아이에요. 이친구가 알료사를 만나 친해지고 싶어서 말을 막 걸면서 까부는데 자기가 자기 생각을 막 길게 쏟아내면서도 자기 혼자 챙피한겁니다.. 자기 자신이 기껏해야 초등학생이고 아는 것도 부족하고 생각도 짧다는걸 스스로 인지하고 있으니까요.. 그런 콜랴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알료서는 빙그레 웃으면서 적절히 대꾸해 줍니다. 그러면 콜랴는 더더욱 부끄러워지지요. 알료사가 자신의 부족함을 전부 꿰뚤어보고 있으면서도 자신의 수준에 맞추어 응대해주는게 느껴지니까요. 홍차넷을 할 때 저의 심정이 꼭 그 콜랴와 같습니다.

저는 초등학생도 아니고 불혹을 몇년 앞두고 있습니다. 할말 안할말 가려 해야 할 시기가 한참 지났지요. 우분투님처럼 젊은 패기에 그럴수도 있지 ~ 하고 관대하게 보아줄 여지도 전혀 없구요.  그런데도 또 한번 이렇게 부끄러운 모습을 보이네요. 원래 이런 글을 쓸 계획이 아니었어요. 그냥 정말로 월드컵티켓 지역배분은 어떤 성격을 가지고 있을까 궁금했던건데.. 거기서 잡생각이 계속 이어져 이렇게 되어버렸네요.

제 생각이 크게 잘못된 부분이 있다는건 압니다. 그중 꽤 많은 부분이 오전 탐라에 달린 댓글들을 보고 수정이 되었어요. 그런 측면들을 생각을 못했었습니다. 아 좀 모르면 공부좀 하지 이런 떡밥 나올때마다 일일히 가르쳐줘야 하냐! 하실거에요.. 그래서 항상 죄송스럽고 감사합니다. 너무 공짜로 배워가기만 하는거 같아서.. 어쩌면 제가 지금까지 써놓은 '구제불능의 인간들'은 바로 저같은 무리들일지도 몰르겠네요..

그럼 잘못되었다는걸 알면서 왜 이런 글을 쓰는거냐.. 하시면.. 얼마전 제가 타임라인에 헛소리를 했는데 어떤분이 댓글로 그러시더군요. <그렇지 않다. 하지만 그런 생각을 하는 사람이 있다는건 알겠다> 라고..

그래서 메모장 키지 않고 쓰기버튼을 눌러 봅니다. 저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도 있고, 저 같은 사람도 홍차넷 타임라인을 보고 생각이 바뀌기도 하고, 유복한 사람도 아니고 학교다닐때 등록금도 제때 못내고 도시락 못싸와서 수돗물로 배채웠던 사람도 어떤 형태의 복지와 평준화에는 반대하기도 한다, 라고 말씀드리려고요. 많은 분들께서 우분투님이 잘살고 엘리트라 세상 모르고 그런 생각 하는거라고 하셔서.. 못살고 영여인간이고 세상 모르는 저같은 사람도 있다고 말씀드리려고요..

항상 감사합니다. 홍차넷 여러분들. 아, 그리고 두세분정도 특정 홍차클러를 나름 고심끝에 언급했는데 저격금지 규정에 걸린다면 지우도록 하겠습니다..

* 수박이두통에게보린님에 의해서 티타임 게시판으로부터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17-10-09 23:44)
* 관리사유 : 추천 게시판으로 복사합니다.



27
  • 좋아요. 좋아요.
  • 홍차넷 대표 지식인 중 한분
  • 정말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 자아성찰은 추천
  • 잘 읽었습니다.
  • 이런 좋은 글을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
  • 저도 같은 생각입니다. 용기 있는 말씀 감사드립니다.
  • 내가 이런주제로 글썼으면 졸라욕먹는글썼을거같음


언급과 저격은 다릅니다.
비난하시려고 언급한게 아니고 당사자나 제삼자가 보기에도 비난이거나 기분나쁘게 보이지 않는다면 저격으로 보지 않습니다.

홍차넷에서 규정한 저격에 대해 공지에 정리가 되어있으니 참고해주시면 좋겠구요.
http://redtea.kr/?b=8&n=67

하지만 글을 쓸 때 주저함이 있다면 언급을 피하는 쪽이 더 바람직하겠습니다.
알료사
아.. 링크 들어가 보니 예전에 읽었었는데 오래돼서 제가 잊고 있었나보네요 ㅎ 다시한번 정리가 되었습니다. 앞으로도 계속 주의하도록 하겠습니다 ㅎ
二ッキョウ니쿄
제가 등장인물로 나와서..
결국 그런거죠. 그런 인간상 만큼이나 극단적으로 악인 같은 인간상도 있죠. 결국 다수의 사람들이 평범하고, 개중에 성실하고 괜찮고 사회의 모범적 모델들이 될만한 성실한 인물들이 그래도 꽤 다수로 시민체제의 교육아래 살아가주고있고(감사하게도) 또 그 중에 극 소수가 마음 깊숙이부터 타인에게 희생적이고 인간에 대한 애정과 긍휼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있고..

그러니까 결국 입장을 정하는게 중요해지지요. 본문에서 이야기한 사람들에 대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또는, 그 사람들이 그렇게밖에 살아갈 수 없게... 더 보기
제가 등장인물로 나와서..
결국 그런거죠. 그런 인간상 만큼이나 극단적으로 악인 같은 인간상도 있죠. 결국 다수의 사람들이 평범하고, 개중에 성실하고 괜찮고 사회의 모범적 모델들이 될만한 성실한 인물들이 그래도 꽤 다수로 시민체제의 교육아래 살아가주고있고(감사하게도) 또 그 중에 극 소수가 마음 깊숙이부터 타인에게 희생적이고 인간에 대한 애정과 긍휼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있고..

그러니까 결국 입장을 정하는게 중요해지지요. 본문에서 이야기한 사람들에 대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또는, 그 사람들이 그렇게밖에 살아갈 수 없게 된 데에 대한 원인들을 다양한 관점에서 찾고 그런 사람을 줄여갈 수 있기 위한 시도들. 누군가는 인간이 원래 그래먹었다고 생각하지만 누군가는 인간이 살아가면서 결국 변하였으므로- 포기하지 않는 발걸음.. 결국 입장과 태도를 어떻게 잡느냐라고 생각합니다. 자기 안에 마지노선을 긋는거죠. 결국 저는 그 분을해고하였지만 그 분이 노동자로서 가능했던 권리들을 침해하지는 않았고, 그게 저의 마지노선이었듯이.
와인하우스
잡소리 길게 쓰려다가 그냥 여기에 +1
단지 월드컵 티켓에만 한마디 하자면, 이게 '한국축구 X나 눈썩' 같은 감정의 발로라면 모를까 진심으로 아시아에 4.5(실질적으론 4장)장이 많다고 생각하는 건 패배주의가 곁들여진 공정성에 대한 환상이죠. 아시아 인구가 얼마고 나라가 몇개인데 32강 중 4장 주는게 그닥 많지도 않을 뿐더러, 애초에 저번 월드컵만 빼면 아시아 그렇게 월드컵에서 쪽팔릴 정도로 못하지는 않았거든요. 뭐 13 컨페드컵에서 스페인한테 10대떡으로 발려서 설마 8골이상 먹겠어 하고 +8 언더 걸었다 프로토 충전한 돈 다 날리게 만든 타히티정도로 못하면 모를까...
알료사
아.. 그렇죠? 개인적으로 월드컵에 대한 생각은.. 그거 그냥 좀 큰 축구 이벤트, 축제 같은 건데 그렇게 엄밀한 공정성이 뭐 필요한가? 네덜란드 같은 나라가 유럽예선 떨어진다고 해서 네덜란드가 아시아 진출국보다 축구 못한다고 그럴사람 한명도 없을텐데.. 월드컵좀 못나가도 자국축구리그나 해외진출선수들도 한국보다 훨씬 활동 잘하고 있고.. 아시아 국가들 월드컵 출전해서 축구 인기 많아지면 결국 그사람들이 나중에 세계 벽 느끼고 알아서 네덜란드 축구 짱 잘해 하고 찬양해줄테니까... ㅋ
알료사
여러 댓글들을 곱씹어 생각하느라 미처 피드백도 못하고 있는데, 니쿄님께는 제가 허락 없이 등장시킨 만큼 어떻게든 먼저 답글을 달아아 쓰겠네요 ㅎ 그렇습니다.. <살아가면서 결국 변하였다 -> 제가 그렇게 변했어요. 저도 한 스무살 언저리까지는 모두가 함께 잘사는 평등한 세상 꿈꾸고 동경하고 설사 그것이 이루어질 수 없는 망상이라 하도 그것을 위해 온몸을 내던지는 사람들이 얼마나 멋있어 보였는지 몰라요. 중2때 학교에서 단체관람했던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 영화.. 화염에 휩싸여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라 외치는 남자를 보고 느꼈던... 더 보기
여러 댓글들을 곱씹어 생각하느라 미처 피드백도 못하고 있는데, 니쿄님께는 제가 허락 없이 등장시킨 만큼 어떻게든 먼저 답글을 달아아 쓰겠네요 ㅎ 그렇습니다.. <살아가면서 결국 변하였다 -> 제가 그렇게 변했어요. 저도 한 스무살 언저리까지는 모두가 함께 잘사는 평등한 세상 꿈꾸고 동경하고 설사 그것이 이루어질 수 없는 망상이라 하도 그것을 위해 온몸을 내던지는 사람들이 얼마나 멋있어 보였는지 몰라요. 중2때 학교에서 단체관람했던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 영화.. 화염에 휩싸여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라 외치는 남자를 보고 느꼈던 전율은 아직까지도 그 찌릿함이 남아있는듯 합니다. 그런데 왜 지금 이렇게 변했는지 잘 모르겠어요 . 신기한건 변한건 경험에 의해 형성된 생각이고 제 머릿속 이론과 논리는 스무살 시절과 변함이 없다는 겁니다. 두가지가 충돌해요. 책을 읽는다든가 소위 오피니언 리더라는 사람들의 의견을 듣는다든가 해서 그걸 정리해 보면 아 그렇지 그래야지 평등한 세상을 만들어야지. 하고 생각하는데, 그리고 특수하고 한정된 저만의 경험으로 발생한 편견들에 대해서 아니야 그렇지 않을거야 하고 바로잡으려 하는데, 자꾸 후자쪽에 힘을 실어주는 경험을 또 하면 역시, 그러면 그렇지, 하면서 그쪽으로 기울어져요. 하지만 그 '역시,그렇지'라고 생각하는것 자체가 제가 무의식적으로 그쪽 생각을 합리화시키기 위한 증거물을 찾고 있는 걸수도 있겠지요.
二ッキョウ니쿄
누구나 다 그럴거 같습니다. 신념을 세워두고 안변하려고 끙끙대느냐 아니냐의 차이일거고 그걸위해 학습이나 경험으로 보충하기도 하지만 반대로 깎여나가기도 하고 그렇죠 뭐. 예전에 그런 얘기 종종 했었어요. 어차피 진보니 운동권이니 해도 그 안에서 혹은 밖에서 동료 중에서도 친구중에서도 내지는 살면서 겪는 사람들 때문에 배신감, 실망, 인간혐오 그런거 많이 느낍니다. 그래서 객관적 근거나 거시적 지향이 필요했고 작게는 집회나 투쟁속에서 옆사람에게 용기와 연대를 느끼면서 다른 방식으로 사람을 생각하게 하고 에너지도 얻고 그러는거지요. 그냥 그런거라고 생각합니다. 충돌은 당연한거고, 입장은 정하는거고. 그걸 위해서 무언가를 얻고 배우고 쌓아가고 하는거고.. 그러다 전향할수도 있는게 사람이고 그런거죠 뭐.
'XXX 정책으로 XXX 꿀빤다'라는 얘기는 많지만 정말 아무 것도 하지 않는 사람이 꿀빨 수 있는 경우는 거의 없죠. 공기업 채용의 지역쿼터 역시 진짜 꿀만 빠는 한량이면 이득 못 봐요. 우분투님이 댓글 달았던 것 중에 '토익 980이 떨어지고 890이 붙는다'라는 얘기가 나왔던 걸로 기억하는데 토익 890이면 서울 유명대학들 졸업 요건은 한참 상회하는 수준이고 뭐 지거국마다 점수 차이는 좀 있겠습니다만 어쨌든 지거국이 돈만 낸다고 들어갈 수 있는 대학교는 아니니까요. 결국 줄세우기를 했을 때 맨 앞에는 위치하지 못하지만 그래도 ... 더 보기
'XXX 정책으로 XXX 꿀빤다'라는 얘기는 많지만 정말 아무 것도 하지 않는 사람이 꿀빨 수 있는 경우는 거의 없죠. 공기업 채용의 지역쿼터 역시 진짜 꿀만 빠는 한량이면 이득 못 봐요. 우분투님이 댓글 달았던 것 중에 '토익 980이 떨어지고 890이 붙는다'라는 얘기가 나왔던 걸로 기억하는데 토익 890이면 서울 유명대학들 졸업 요건은 한참 상회하는 수준이고 뭐 지거국마다 점수 차이는 좀 있겠습니다만 어쨌든 지거국이 돈만 낸다고 들어갈 수 있는 대학교는 아니니까요. 결국 줄세우기를 했을 때 맨 앞에는 위치하지 못하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 앞쪽에 있는 사람들이 이런 정책의 수혜자가 됩니다. 그래서 알료사님이 생각하시는 지점하고 저런 쿼터제하고 꼭 양립불가능한 건 아니에요.

뭐 원 글을 곱씹어보자면 확실히 현 시점에서 공기업 지역쿼터는 세부적으로 논란이 될 만 합니다. 우대정책이 필요하다는 건 반론을 제기하기가 어려운데 지역인재를 구분짓는 기준이 적절한지, 쿼터의 비중을 어느 정도로 해야 적절한지, 블라인드채용과의 양립이 타당한지 등등 각론의 영역에서는 이의를 제기할 수 있는 부분이 꽤 있거든요. ㅏ 다르고 ㅓ 다르다고 아마 역차별 가능성에 대해 집중적으로 다뤘으면 댓글의 전개양상도 많이 달랐을 거에요.
알료사
말씀하신대로 각 요소가 다 저에게는 어? 이거 정말 이래도 돼? 라는 생각이 들만하다 여겨졌는데 댓글들은 일방적인데다가 다소 타박성이어서 의아했습니다. 그런데 그와중에서도 찬찬히 설명해주시는 분들이 계셔서 저도 시야가 좀 트인거 같아요.
켈로그김
어디에 위치해있느냐가 그 사람을 설명해주지는 못한다고 강하게 믿고 있습니다.
워낙에 쓰레기같은 엘리트들을 많이 봐서... 동시에 쓰레기같은 약자도 많이 보고, 같은 업종에 종사하는 사람들도 마찬가지고.
저는 떳떳하고 괜찮으냐.. 하면.
오히려 학창시절의 저를 보면, 어지간한 일진 양아치들도 제 앞에서 주눅이 들 정도로(...) 쓰레기력이 충만했기도 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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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시 및 진로관련 국가정책에 대한 생각은 "어떻게 맞추든 누군가는 불이익을 보게 된다" 정도의 입장인데,
그 불이익에 대해 생각을 해 볼 지점은 있습니... 더 보기
어디에 위치해있느냐가 그 사람을 설명해주지는 못한다고 강하게 믿고 있습니다.
워낙에 쓰레기같은 엘리트들을 많이 봐서... 동시에 쓰레기같은 약자도 많이 보고, 같은 업종에 종사하는 사람들도 마찬가지고.
저는 떳떳하고 괜찮으냐.. 하면.
오히려 학창시절의 저를 보면, 어지간한 일진 양아치들도 제 앞에서 주눅이 들 정도로(...) 쓰레기력이 충만했기도 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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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시 및 진로관련 국가정책에 대한 생각은 "어떻게 맞추든 누군가는 불이익을 보게 된다" 정도의 입장인데,
그 불이익에 대해 생각을 해 볼 지점은 있습니다.
"경쟁에서 도태된 결과" 가 과연 결과만으로 평가할 수 있는가. 공정한 과정을 거친 것인가 - 저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그 과정을 공정하게 변화시켜야 하는가 - 저는 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피해자를 만들지 않고, 변화를 시도할 역량이 이 현재의 이 사회에 있는가 - 없다고 생각하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야하는 이유는 - 구조적 공정을 향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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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피해 당사자에게 해 줄수 있는 생산적인 한마디, 납득시킬만한 논리따윈 없는걸로..
물론, "저는 그냥 나랏님이 하자는대로 되는대로 살아왔습니다 ㅋ 근데 살아보니까 살만해요" 정도로 썰은 풀 수 있겠지만,
그걸 근거로 "그러니 너도 참아라" 라고 하는건 너무 자유한국당스럽죠 ㅡㅡ;;
알료사
뭔가 슬프군요.. ㅜㅠ

역량은 없지만 의지와 시도는 있다.. 라고 생각하고 희망을 가져 봐야 하는 것일까요.. ㅎ
어렵죠. 정말 어려운 문제이고..'평등의 기준이 사회적으로 명확하게 규정할 수 있는 것인가'에 대해서도 불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만..

개인의 불만과 틀의 불평등함을 같이 생각해야겠죠.기득권에서 태어나고 자란 엘리트 집안에서는 상대적 박탈감을 가질 수도 있다고 생각도 되요. 그게 옳은 건지,틀린 것인지에 대해서는 지금 말할 논지와는 맞지 않는듯 하니 나중으로 미루고..

본문에 말씀하신 대로 환경이 인성을 결정하는 절대적인 요소가 되진 않지요. 같은 의미에서, 환경이 주어져도 '안하는' 사람이 있고, 환경이 안되는데도 악착같이... 더 보기
어렵죠. 정말 어려운 문제이고..'평등의 기준이 사회적으로 명확하게 규정할 수 있는 것인가'에 대해서도 불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만..

개인의 불만과 틀의 불평등함을 같이 생각해야겠죠.기득권에서 태어나고 자란 엘리트 집안에서는 상대적 박탈감을 가질 수도 있다고 생각도 되요. 그게 옳은 건지,틀린 것인지에 대해서는 지금 말할 논지와는 맞지 않는듯 하니 나중으로 미루고..

본문에 말씀하신 대로 환경이 인성을 결정하는 절대적인 요소가 되진 않지요. 같은 의미에서, 환경이 주어져도 '안하는' 사람이 있고, 환경이 안되는데도 악착같이 모든 걸 쏟아부어서 어떻게든 이루는 사람이 있는 것 처럼요.

그러나 그런 사람들은 특정 소수라는 생각이 드는것이, 어린시절에 자라면서 봐 온 사람들이 어떤 유형의 직업이냐에 따라 장래 그 아이의 직업선택에 결정적인 요소가 된다고 봐요. 직업선택과 인성의 상관관계는 경제적 여유나 사회적 지위가 아니라,'어떤 인격을
가진 사람을 만나느냐'에 따른다는 사실이 존재하는 것 같고요.

일하면서 작성하느라 정리가 안되는 것 같지만 서로가 이해할 부분은 이해를 하는게 맞겠지요. 그러나 그 현상이 보수/진보 라거나, 좌/우 라거나, 엘리트/서민 등의 껍데기를 뒤집어쓴다면-남이 뒤집어씌우는게 아니라 스스로가 그렇게 인식하고 굳어져버린다면- 그 이후의 대화나 설득은 이해의 영역을 벗어나는 것이 되겠지요.
알료사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만약 똑같은 내용을 우분투님이 아니라 평소에 홍차넷에서 별로 활동을 하지 않아 특정 캐릭터성을 가지고 있지 않은 유저가 올렸다면 어떤 반응이 있었을까..

제가 보기엔 우분투님께서 쓰고 계신 어떤 껍데기가 어느정도 부정적인 반응을 얻는데 영향을 끼친거 같았고..

그래서 <다른 껍데기>를 쓰고 있는 저 같은 사람도 비슷한 생각을 할 수 있다, 하는걸 말씀드리고 싶었어요.

어떤 껍데기든지간에 그 안에서 굳어져 버리게 되는건 항상 조심해야겠죠.. ㅎ 스스로는 자신이 굳어지고 있는걸 안다는게 쉽지 않으니까요..
구밀복검
역시 커뮤니티에서 연령이나 성을 비롯한 개인정보는 공개 안하는 게 좋다는 생각이 절로 ㅎㅎ 뭐 말하다보면 암시하게 되긴 하지만..
알료사
연령은 아재물 자꾸 보다보면 어쩌다 한번이라도 호응하면 뽀록나게 되어 있고.. 성은 주로 여성유저들이 감추는게 좋은 경우가 많지만 홍차넷은 어쩐지 편안한 느낌에 자연스럽게 드러내게 되고.. 그래도 저는 아직까지도 애써 감추고 있는 것이 직업입니다 ㅋ 떡밥이 떨어지면 직장에서 일어나는 에피소드들을 더 구체적으로 적고 싶은 유혹이 일지만 어쩐지 아는 사람을 만날거 같은 불길한 예감과, 제가 몸담고 있는 집단의 부정적인 면을 노출시키는것이 아직까지는 가책이 느껴져서 꾹 눌러 참고 있습니다 ㅎ
아 월드컵 지역예선 얘기가 나와서 그것도 덧붙이자면 '과거의 16-24개국이 빡세게 붙던 시절이 좋았다'나 '아시아 티켓 뺏어서 유럽 더 주자'라는 얘기는 꾸준히 나오는 떡밥입니다. 근데 실제로 저게 이뤄질 가능성은 아예 없어요. 일차적으로 벌어들일 수 있는 돈의 차이가 어마어마하고(아마 이게 가장 원초적인 이유겠지만), 둘째로 세계화를 앞에 내세운 축구계 입장에서 저걸 받아들일 명분이 없거든요. 지난 겨울 독일의 유명 축구잡지 키커에서 정례 독자 설문조사를 진행하면서 월드컵 확대 개편에 대한 질문도 넣었거든요. 대충 80% 정도가... 더 보기
아 월드컵 지역예선 얘기가 나와서 그것도 덧붙이자면 '과거의 16-24개국이 빡세게 붙던 시절이 좋았다'나 '아시아 티켓 뺏어서 유럽 더 주자'라는 얘기는 꾸준히 나오는 떡밥입니다. 근데 실제로 저게 이뤄질 가능성은 아예 없어요. 일차적으로 벌어들일 수 있는 돈의 차이가 어마어마하고(아마 이게 가장 원초적인 이유겠지만), 둘째로 세계화를 앞에 내세운 축구계 입장에서 저걸 받아들일 명분이 없거든요. 지난 겨울 독일의 유명 축구잡지 키커에서 정례 독자 설문조사를 진행하면서 월드컵 확대 개편에 대한 질문도 넣었거든요. 대충 80% 정도가 확대에 반대한다고 답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대중적인 반응과 별개로 유명 언론들은 공개적으로 월드컵 확대 개편에 격렬히 반대하지 않았죠. 아니 못했다고 하는 게 더 정확하려나요. 저 역시 우리나라 대표팀의 졸전을 보면서 월드컵을 진출'당했다'라고 표현했습니다만 막상 아시아의 티켓을 뺏어간다고 하면 박수쳐주지는 못할 거 같습니다.
알료사
티켓을 뻥튀기해서 불모지 국가들을 꼬시는 전략 아닐까.. 싶어요 ㅎ 어차피 아시아 같은곳은 티켓을 10장 주든 20장 주든 걔네들 월드컵 와서 다 조별리그 탈락할테고 본격적인 상위라운드에는 원래 놀던 강국들끼리 붙게 될테니까.. 얘들아 ~ 월드컵이라는 개쩌는 화려한 대회가 있는데 니들도 출전할 수 있어~ 좀 못해도 되니까 열화와 같은 참여 부탁할께 ^^ 그렇게 전 세계적으로 축구 인기가 높아지면 예전에는 유럽/남미 중에서 일진이었던 애들이 지구에서 일진 되는거니까.. 더 뽐내고 다닐 수 있으니까...뭐 그런... ㅎ
호라타래
정치철학 관련 책을 읽은지 상당한 시간이 지났지만, 당시에 느꼈던 것은 인간관의 차이에서 정치철학의 차이가 갈라진다는 단순한 생각이었어요. 그리고 각자가 어떠한 인간관에 공감하는지는 추상화 된 형태로/이론적인 차원에서 인식하는 '인간'과, 만나면서 피부로 부딪치는 '인간' 사이에서 오가면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닐까 싶고요. 우리가 실제로 부딪치는 인간들은 얼마나 모순과 욕망에 가득차 있나요. 이성보다는 감정으로, 당위보다는 욕망으로. 그러면서 이성과 당위로 감정과 욕망을 잘 포장하지요. 저 자신도 마찬가지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더 보기
정치철학 관련 책을 읽은지 상당한 시간이 지났지만, 당시에 느꼈던 것은 인간관의 차이에서 정치철학의 차이가 갈라진다는 단순한 생각이었어요. 그리고 각자가 어떠한 인간관에 공감하는지는 추상화 된 형태로/이론적인 차원에서 인식하는 '인간'과, 만나면서 피부로 부딪치는 '인간' 사이에서 오가면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닐까 싶고요. 우리가 실제로 부딪치는 인간들은 얼마나 모순과 욕망에 가득차 있나요. 이성보다는 감정으로, 당위보다는 욕망으로. 그러면서 이성과 당위로 감정과 욕망을 잘 포장하지요. 저 자신도 마찬가지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추상화 된 인간에 대해 주장한다면 그것은 사실(sein)과 당위(sollen)에 대한 생각에서 비롯되는 것은 아닐까 싶었어요. 실제 인간이 이렇게 비루한 존재라 할지라도, 덜 비루한 존재가 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할까에 대한 고민이요. 물론 이 또한 실제 인간이 어떠한 존재인가에 대한 분석에서 구체적인 방법이 나타나는 것이니 순환논리 같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 다만 그 기반에는 언제까지나 비루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가정 하나가 존재하는 듯해요.

그리고 이러한 가정은 제 전공인 교육과도 이어져요. 교육에서는 인간의 가능성을 무척 높게 보지요. 저는 어렸을 적부터 이러한 시각을 견지해왔고, 그러한 시각으로 사람과 세계를 바라보고는 했어요. 오히려 그러다 보니 교육이 할 수 있는 일이 참으로 적다는 생각도 많이 했어요. 매번 사회 문제가 있을 때 해결책으로 교육교육 부르짖는 교육무새들이 싫어지고요. 아직까지도 사람을 볼 때 그 사람의 가능성부터 생각하면서 바라보지만, 동시에 어차피 안 될 가능성이 크다는 회의적인 시각도 함께 가지고 있어요. 분열적인 의식이기는 한데 아직까지는 두 개를 동시에 지니고 있는 것이 크게 피로하지는 않더라고요. 가끔은 돌아버릴 것 같기도 하지만요. 그럴 때는 술이나 한 잔 하죠.

저는 알료사님 글에서 묻어나는 솔직함과 범속함이 좋아요. 제 인상이 착각일 수도 있지만요 ㅎㅎ 설령 악행을 저지른다고 하더라도 (지금 혹은 지금이 아니라 언젠가는) 타인의 얼굴을 고려하는 그러한 악행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들고는 해요.
알료사
지금 교육이 해내고 있는 많은 일들이 당연한 것으로 여겨지고 교육에 대한 기대치는 점점 더 높아지고 그것을 매번 충족시키기는 어려워서 어차피 될놈될인데 교육은 해서 뭣하나 싶을때도 있는데

저 자신이나 저와 비슷했던 친구들이 살아가는거 보면 학교 다닐때 저거 어디서 밥이나 빌어먹고 살겠나 싶은 아이들도 다 어엿한 가장이 되어서 애 주제에 애들을 키우고 있고

저도 가정은 꾸리고 있는건 아니지만 강도짓이나 자살같은거 안하고 그냥저냥 세상에 붙어 있는게, 게다가 가끔씩은 소소한 행복 같은것도 느끼고 그러는게 어쩔때는 신기하고 ... 더 보기
지금 교육이 해내고 있는 많은 일들이 당연한 것으로 여겨지고 교육에 대한 기대치는 점점 더 높아지고 그것을 매번 충족시키기는 어려워서 어차피 될놈될인데 교육은 해서 뭣하나 싶을때도 있는데

저 자신이나 저와 비슷했던 친구들이 살아가는거 보면 학교 다닐때 저거 어디서 밥이나 빌어먹고 살겠나 싶은 아이들도 다 어엿한 가장이 되어서 애 주제에 애들을 키우고 있고

저도 가정은 꾸리고 있는건 아니지만 강도짓이나 자살같은거 안하고 그냥저냥 세상에 붙어 있는게, 게다가 가끔씩은 소소한 행복 같은것도 느끼고 그러는게 어쩔때는 신기하고 그럴때마다 교육의 힘이 참 크다고 느낍니다. 저는 지금의 저 자신이 그래도 꽤 마음에 드는데, 교육이 없었다면 제가 지금의 자신이었을수 없었을거 같거든요. 교육은 저를 이런 모양으로 만드려는 의도가 없었고 약간은 돌연변이 내지는 불량품이 나와버리긴 했는데, 교육의 영향 아래 만들어진 불량품과 완전한 방종에서 만들어진 불량품은 당연히 많이 다를 테니까요..

영화 비트의 원작만화에서 민이를 명문대에 보내려고 닥달하던 어머니가 민이에 대한 기대가 점점 실망과 포기로 이어지다가 나중에 버스 매표소에서 민이의 손을 잡고 눈물을 흘렸던건 실패였지만 실패가 아니였던 민이의 성장에 대한 안도감과 감사함이었을 거예요.. 저는 민이가 입시 위주 교육의 희생자처럼 보이지만 어쨌든 민이가 태수와 환규를 만나고 로미와 사랑을 하고 그런 일들이 모두 교육의 테두리 내에서 이루어진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민이는 억압에 대한 반발심만으로 어른이 되었는데 거기에 교육이 한 일이 뭐가 있느냐 할수도 있겠지만, 모순적인 시스템을 경험시키고 그런 세상에서 싸워 나갈 방법을 스스로 찾아내게 하는것 자체가 교육의 또다른 역할이라고 보거든요. 아니 그럼 교육이 모순적이고 소외되는 사람을 만들어내도 그걸 고칠 필요도 없고 소외된 사람이 그 모순점에 고통을 겪게 만들어놓고 그 고통속에 성장한 사람을 교육이 키워냈다고 말하려는 거냐? 라고 반박한다면 그건 아니긴 합니다.. 그런 과정은 분명 잘못된 것이긴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그런 역할도 수행하고 있고, 모순적이라 하여 그련 과장 자체가 아예 없을 경우와 비교하면 교육의 중요성은 크게 느껴질 수밖에 없지 않나.. 합니다 ㅎ 인간의 가능성이라는건 의도한대로 되었을 때만 긍정적으로 보고 만족할 수 있는게 아니라 <안될거 같았던> 가능성이 무언가 색다른 모습으로 빛을 내게 될 때도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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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라타래
매우 동의해요. 모순을 경험한다는 것이 꼭 인간을 좌절시키지만은 않아요. 인간 마음의 탄력성이란 생각보다 힘이 강력하더라고요. 그래서 중학교 때까지는 고통을 경험하는 사람이 더 성장한다고 믿기도 했지요. 그러나 모순과 고통 속에서 인간이 얼마나 비틀리는지도 이후에는 여러 번 확인할 수 있었고요. 그저 모순에 노출되는 것만으로는 성장을 한다고 느끼지 않아요. 고통을 견뎌낼 수 있는 마음의 힘이 있어야지요. 교육의 초점은 거기에 있다 생각해요. 그것은 문학일수도, 수학일수도, 프로그래밍일 수도, 철학일수도, 혹은 사회학일 수도 있고요. 혹은 이러한 학문적 구분이 아니라 친구들과 야자 째고 노래방으로 놀러가던, 운동장에서 축구하던 기억들일 수도 있고요.
대개 평등과 배려를 논하는 사람들은 처한 세계가 좁고 인간에 대한 경험이 얕아 현실의 지옥도와 동떨어져 있기 때문에 멋모르고 속 편한 소리를 할 수 있는 것이 아닌가...하는 것이죠? ㅎㅎ 그런 '위선'에 대한 의구심이 적중하는 경우도 있겠습니다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당연히 많습니다. 평등론자라고 무균실 속에 있는 건 아니에요. 물론 자기가 처한 환경이나 매일 접하는 인간, 이슈에 종속되어 사고하기 쉬운 것이 인간이긴 한데, 그 노예적 종속성을 벗어나도록 도와주는 것이 학문적 객관화, 사상과 학습이지요. 특히 데이터를 다루는 사회... 더 보기
대개 평등과 배려를 논하는 사람들은 처한 세계가 좁고 인간에 대한 경험이 얕아 현실의 지옥도와 동떨어져 있기 때문에 멋모르고 속 편한 소리를 할 수 있는 것이 아닌가...하는 것이죠? ㅎㅎ 그런 '위선'에 대한 의구심이 적중하는 경우도 있겠습니다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당연히 많습니다. 평등론자라고 무균실 속에 있는 건 아니에요. 물론 자기가 처한 환경이나 매일 접하는 인간, 이슈에 종속되어 사고하기 쉬운 것이 인간이긴 한데, 그 노예적 종속성을 벗어나도록 도와주는 것이 학문적 객관화, 사상과 학습이지요. 특히 데이터를 다루는 사회과학.

그게 아니더라도 '열심히 노력하는 사람들만 자격을 얻는 세상'에서 저는 아마 살기 힘들 것 같아요. 뭐 나만 게을러서 혼자 도태되는 건 상관없는데, 주위에 '열심히 노력하지 않는' 사람들- 그럼에도 내가 책임과 의무를 느끼는 사람들 - 이 실제로 너무 많습니다. 없는 살림에 시절마다 와서 금전을 뜯어가는 친척들, [낳아놨으면 키워주는건 당신들 의무 아니냐]는 식으로 막가파로 뻗대는 대책없는 조카뻘 아이들, 내 딴에 아무리 마음을 써도 요구만 많은 후배 동료들. 그들을 내가 다 책임지는 것은 불가능하고, 그렇다고 인간관계를 끊어버릴 수도 없는 사람들입니다. 이 사람들이 내게 괴로움을 주는 바로 그 지점에서 사회적으로 '자격없음'의 판정을 받아 점점 더 권익에서 배제되고 사회적 징벌의 대상이 된다면 나의 삶은 그만큼 더 괴로워질 것이 확실해요.
알료사
읔... 뜨끔 했습니다(ㅜㅠㅋ).. 속편한 소리.. 절반 정도는 그런 마음도 있는데, 절반 정도는 순수한 의문도 있습니다. 세상에 정말로 속 편해서 속 편한 소리만 하고 살 수 있는 사람은 극히 극극극극 - 소수라고 생각하거든요. 인간은 어떤 환경에서도 어떤 식으로든 인간과 부딪히면서 인간에 실망하게 되어 있는데, 평등을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가진 인간에 대한 믿음은 그 원천이 무엇일까.. 아, 저도 인간에 대한 믿음이 있긴 합니다. 절망 속 믿음이랄까요.. 가망 없는 사람들이 세상 끝 막장에 도달해도 거기에는 또 그 나름의 삶이 ... 더 보기
읔... 뜨끔 했습니다(ㅜㅠㅋ).. 속편한 소리.. 절반 정도는 그런 마음도 있는데, 절반 정도는 순수한 의문도 있습니다. 세상에 정말로 속 편해서 속 편한 소리만 하고 살 수 있는 사람은 극히 극극극극 - 소수라고 생각하거든요. 인간은 어떤 환경에서도 어떤 식으로든 인간과 부딪히면서 인간에 실망하게 되어 있는데, 평등을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가진 인간에 대한 믿음은 그 원천이 무엇일까.. 아, 저도 인간에 대한 믿음이 있긴 합니다. 절망 속 믿음이랄까요.. 가망 없는 사람들이 세상 끝 막장에 도달해도 거기에는 또 그 나름의 삶이 있고 의미가 있다는 식의.. 그런데 평등한 세상을 만들고자 하는 분들이 가지는 믿음은 좀 다르지 않을까.. 어쩌면 그들의 믿음도 나처럼 절망 속 믿음이지만 대응 방법이 다른것 뿐일까.. 그도 아니면 말씀하신 학문적 객관화로 어떤 종속성에서 벗어나게 되면 그런 회의에서 좀더 자유로울 수 있는 것일까.. 등등요.. ㅎ

두번째 단락은 크... 저만을 위한 쪽집게 맞춤댓글인데요... ㅋㅋ 저거 한방에 저는 완전히 백기를 들수밖에 없네요. 어쩌면 바로 위에 적어놓은 제 절반의 의문에 대해 완벽한 답이 될듯도 합니다.
사악군
잘 읽었습니다. 저도 이 점에 있어서는 알료사님과 비슷한 스탠스에 있는 것 같습니다. 보수적 마인드랄까요? '사람은 자기 앞가림은 자기가 해야하고, 그걸 못/안 하는 사람은 혜택/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을 자격이 없다'고 생각하고, 그런 사람이 세상에 많다고 아시는데서.. (제가 알료사님의 스탠스를 잘못 생각한 것일 수도 있습니다.)
알료사
있는 그대로 보셨습니다 ㅎ
전 반대로 이런걸 좀 느꼈어요.
사회 통념상 많이 배운 사람도, 점수를 좀 더 받았던 사람도 다들 특정 상황에서는 비슷할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이요 흐흐
아울러 개인적 취향을 더 드러내자면 글쓴분의 의견 표현 방식을 좋아합니다. 전 깊은 지식이 있는 글도 좋지만, 깊은 배려가 더 우선 순위라고 생각하거든요. 항상 조용히 잘 보고 있습니다 감사해요.
알료사
아.. 그러네요.. 생각해보면 일베에도 그런 사람들이 있고.. 제가 홍차넷에서 좋은 분들만 보다보니 약간 이분법적 사고에 빠진것 같습니다 ㅎ
소맥술사
저는 왜 그런지 모르겠는데 '부채의식'이 있습니다. 남들이 가지지 못한 것들(경제적으로 어렵지 않은 집안과 좋은 교육환경)을 통해 남들보다 학력자본(이제는 거의 똥값됐지만)을 쉽게 얻었고, 이재용처럼 태어나진 않았지만 굉장히 운이 좋았던 소수 중 한 사람이라고요.

물론 살면서 여러사람 접하고, 별별 경험을 하다보니 알료샤님이 말씀하는 부류의 사람들을 조금씩 만나는 일도 있었지요.
그런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형평성'과 '기울어진 운동장'에 대해 고민이 많은 이유는, 앞선 부채의식의 발로라고 생각합니다. 그냥 제 성향이지요... 더 보기
저는 왜 그런지 모르겠는데 '부채의식'이 있습니다. 남들이 가지지 못한 것들(경제적으로 어렵지 않은 집안과 좋은 교육환경)을 통해 남들보다 학력자본(이제는 거의 똥값됐지만)을 쉽게 얻었고, 이재용처럼 태어나진 않았지만 굉장히 운이 좋았던 소수 중 한 사람이라고요.

물론 살면서 여러사람 접하고, 별별 경험을 하다보니 알료샤님이 말씀하는 부류의 사람들을 조금씩 만나는 일도 있었지요.
그런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형평성'과 '기울어진 운동장'에 대해 고민이 많은 이유는, 앞선 부채의식의 발로라고 생각합니다. 그냥 제 성향이지요.
그리고 말씀하신 부류의 사람들 중에는 정말 화가나서, 저도 더욱 기득권 중심으로 사고하고 그렇게 쉽게 살아볼까 생각하게 만드는 경우도 있었을 겁니다.
저 역시 이기적 개인이기에, 이런 생각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이기적인 동기가 필요합니다.
제가 만약 교통사고가 나서 어느날 갑자기 장애를 갖게 됐을 때, 나는 이 사회로부터 보호를 받을 수 있는가?
알료샤님이 말씀하신 사람들 중, 정말 기회조차 갖지 못해서 저리 된 사람은 없는가? 그렇다면 내가 어느날 폭삭 망해서 내 자식이 같은 상황에 처한다면 이 사회는 그 아이를 보호해 줄 수 있을 것인가? 완전히 평등하진 않더라도, 삶의 돌파구는 만들어 줄 수 있을 것인가?

이런 고민들 속에 제가 내린 결론은 이렇습니다. 모두가 노력할 순 없지만, 일단 나는 그런 세상 만드는 데 조금이라도 기여해보자. 그것이 비록 커뮤에서 글이나 써대고, 생각에 맞는 정책을 내는 사람들에게 표 던지는 일에 불과할지라도, 그거라도 하고 변하지 말아보자.
그래서 세상의 불공정함과 운빨망겜적 성격이 약간이라도 보정된다면, 나의 걱정도 미래에 대한 불안도 조금은 나아지지 않겠느냐.

지하철에 장애인 엘리베이터를 설치하면 혜택은 장애인만 보는 게 아니라, 다리가 불편하신 노인분, 그날따라 너무 힘든 젊은 직장인, 유모차 끄는 엄빠들 모두가 입게 될 테니까요.
저는 세상이 빨리 좋아질 것이라 생각지 않습니다. 아니 영원히 안 좋아질 수도 있다고 봐요. 더 나빠질수도 있죠. 그래도 이렇게 저항하는 사람들이 존재하는 게 정말 부질없는 일일까 싶습니다.

제가 가장 혐오하는 사람들은, 알료샤님 같은 성찰을 솔직하게 풀어내는 분들이 아니라, 우분투님처럼 솔직하게 분노를 표출하는 분들이 아니라, 오히려 세상 다 안듯 키득거리며 '부질없는 짓들을...낄낄낄'거리며 지적 허세나 내뱉는 인간들입니다. 모든 것은 조롱의 대상이고, 본인은 깨달은 자로서 다른 모든 게 우스워 보이는 사람들.

저는 일단 그리되고 싶진 않아서 오늘도 이렇게 끄적이고 삽니다.

P.S 솔직하면서도 성찰이 담긴 글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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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료사
'공부가 가장 쉬웠어요'의 장승수씨가 그당시의 어린 저로서는 도저히 이해하기 힘든 말을 했었습니다.

서울대에 수석 합격하기까지 정말 많은 노력을 했는데, 자신이 그 노력을 할 수 있었다는것 자체가 커다란 운이었다고.

이게 무슨 말이지... 높은 점수를 받았다든가 수석을 했다든가 하는걸 겸손하게 운이라고 표현할 수는 있어도 노력을 했다는게 운이라니? 노력은 당신이 했잖아요... 그게 왜 운이에요...

아니 가난한 집에서 태어나서 5년 동안 노가다 뛰면서 공부했는데 그게 운이라고..? 뭐 이런 건방진 겸손이 다있어..... 더 보기
'공부가 가장 쉬웠어요'의 장승수씨가 그당시의 어린 저로서는 도저히 이해하기 힘든 말을 했었습니다.

서울대에 수석 합격하기까지 정말 많은 노력을 했는데, 자신이 그 노력을 할 수 있었다는것 자체가 커다란 운이었다고.

이게 무슨 말이지... 높은 점수를 받았다든가 수석을 했다든가 하는걸 겸손하게 운이라고 표현할 수는 있어도 노력을 했다는게 운이라니? 노력은 당신이 했잖아요... 그게 왜 운이에요...

아니 가난한 집에서 태어나서 5년 동안 노가다 뛰면서 공부했는데 그게 운이라고..? 뭐 이런 건방진 겸손이 다있어...

좋은 교육환경에서 공부할 수 있는 사람도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몇년 후에 좋은 학교를 나와서 그 학력이 위력을 발휘하게 될 시점에서부터나 좋은거지,

당장은 놀고 싶은거 못놀고 무언가 지겹고 힘든 일을 해야 한다는건 공부나 노가다나 매한가지거든요..

환경이 좋다고 해서 그 좋은 환경 속에 있는 사람이 자신을 절제하고 어떤 목표를 향해 매진하는 일까지 거저 얻어지는건 아니라고..

그렇게 생각하던 시절이 있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저 자신도 어쩌면 내가 운이 좋은 사람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슬금슬금 들더라구요..

야이... 너 미친거 아니야?! 지금까지 한 고생이 얼만데 그걸 운이 좋다고 해?! 빨리 취소해!

그러다가 결국 그 낯선 생각을 거부하기 힘들다고 느껴지게 되자, 예전에 이해되지 않았던 장승수의 말이 무슨 얘긴지 조금은 알거 같더라구요..

왜 수능 고득점이나 수석합격이라는 결과를 운이라고 하지 않고 자신이 능동적으로 행한 노력들을 운이라고 했는지.

이게 웬 떡이냐 하는 그런 운이라기보다는, 되돌아보니 그렇게 살아올 수밖에 없었던 것만 같은 운명에 가까운 의미의 운,

내가 얻어낸 것들이 공짜는 아니었지만 얻어 놓고 보니 어쩐지 이것을 전부 다 내가 독차지해서는 안될거 같은 기분,

그렇게 나의 노력도 나의 결과물도 긴긴 세월 속에 한때 뿐인 것이라면, 언젠가 어느 공간엔가에 존재할 수 있는 또다른 나(일수도 있는 사람)의 운명에 대한 걱정과 연민.

뭐 그런 흐름의 생각들을 해본 적은 있는데 줄줄이 써놓고 보니 딴얘기 한거같기도 하네요 ㅜㅠㅋ

<운이 좋았던> 한구절에 꽂혀서 산으로 가버렸네요 ^^:;;

이제 자정이 넘어 날짜가 지나버렸네요 ㅎ 어제 새벽의 타임라인은 간만의 신선한 경험이었습니다. 그렇게 흔해빠진 주제에서 그런 글들과 그런 댓글들이라니.. 이것이야말로 <운이 좋았던>일이었어요.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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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정(20대초반)
저는 집에 돈도 없는 주제에 노력 굉장히 많이 해서 대입 성공한 입장인데, 그렇게 노력할만한 동기 같은 건 제가 잘 끌어냈다기보다는 그냥 상황이 잘 맞아떨어져서 그렇게 된 것 같거든요. 뭐 누구처럼 특이한 사연같은 게 있는 건 아닙니다만.. 그냥 그 상황에서는 그게 됐었어요. 그래서 이게 제가 잘 해낸 거라고 말해야할지는 잘 모르겠어요. 그냥 운인 것 같은데..
말씀중에 "모두가 평등한 세상.. 누구도 차별받지 않는 세상.. 좋습니다.. 좋은데.. 그런 세상을 위해 노력해야 하는건 기득권이나 힘 있는 사람들뿐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힘이 있으면 있는대로 없으면 없는대로 모두가 나름의 깜냥대로 함께 노력해야 하고" 이 말 참 좋아요. 대신에 그 안에서 노력한 사람들이 산다는 생각에는 잠시 갸우뚱...

사실 저는 환경적으로 사람들을 바라보는 시각을 가지게 된 것 같아요. 사람에 대한 홀리스틱 접근방법인데요. 그렇게 보면 사람 누구나 자신만의 의지와 노력이 늘 그대로 환경을 극복하지 못하는... 더 보기
말씀중에 "모두가 평등한 세상.. 누구도 차별받지 않는 세상.. 좋습니다.. 좋은데.. 그런 세상을 위해 노력해야 하는건 기득권이나 힘 있는 사람들뿐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힘이 있으면 있는대로 없으면 없는대로 모두가 나름의 깜냥대로 함께 노력해야 하고" 이 말 참 좋아요. 대신에 그 안에서 노력한 사람들이 산다는 생각에는 잠시 갸우뚱...

사실 저는 환경적으로 사람들을 바라보는 시각을 가지게 된 것 같아요. 사람에 대한 홀리스틱 접근방법인데요. 그렇게 보면 사람 누구나 자신만의 의지와 노력이 늘 그대로 환경을 극복하지 못하는 경우가 너무나 많습니다.

엄마가 마약을 하고 할머니가 길러주고 그 할머니가 엄마를 경찰에 도둑놈이라 고발하고/ 아빠를 만나러 갔는데 안만나주어서 모텔에서 자야 했고 등등..
상처받은 많은 사람들을 만나다보니 그걸 그들이 노력부족이라고 과연 사회가 지탄할 수 있느냐 하는 고민에 빠지게 되더라구요.
한편으로 아이가 있는 엄마들에게 미국에서는 커뮤니티 칼리지에 저소득층 엄마가 학교를 다니면 아이를 무료로 봐주는 Calworks 라는 프로그램도 있어요. 그런 프로그램을 만들어놓고 그 프로그램을 홍보하지 않아서 헤택을 못받는 사람들, 그 혜택으로 정보의 파워로 쉽게 자신의 어려움을 극복하는 사람들 ..등등..
인생이란 참 소설같고 어렵구나하고 느껴요. 하지만 어떤 프로그램도 100% 이득과 해만 있지는 않겠지요.

간극을 줄여나가는 노력을 하지 않을때 그 피해자는
나 자신/내 가족이 된다고 생각해요. 그렇기 때문에 가끔 데모하는 이들편에 서주기도 하고 마음 보태는 일에 시간을 써야 하는 것 같아요. 그렇지 않으면 우리의 생계를 기득권자들이 결국에 점점 더 위협할테니깐요. 각종 비리 법 위에서 권력을 무소불위로 행사하니깐요.

그래서 결국은 나와 내 가족이 법안에서 살고 바르게 살자가 중요하겠지요. 그런데 평등과 배려를 논하더라도 많은 이들이 늘 자신의 개인의 이득과 물질에 대한 유혹 앞에서 절망하고 하하호호 하기때문에.... 타인이 어떻게 사는지는 크게 신경을 안쓰게되는 것 같아요. 나라도 바로 세우기가 이렇게 어려운데...하물며 타인을 어떻게 우리가 평가하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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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료사
개인적으로 저 자신이 쓴 글에 댓글들마다 대댓글을 다는 일이 참 부담스러운데, 그것이 거추장스럽거나 귀찮거나 해서가 아니라.. 뭔가 제가 앞에 나서서 주인공이 되는 거 같은 느낌이 민망해서요..

테이블에 둘러앉아 오손도손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아니라, 제가 연단 같은 곳에 올라가 청중들에게 웅변을 하는거 같아서요..

하지만 이번에만큼은 서로 일대일로 마주보고 대화한다고 생각하고 빠트리지 않고 형식적으로라도 대댓글을 달자고 마음먹었어요.

어제 새벽 5시경에 타임라인에서 본 떡밥에 대해 오전 10시 30분경 티타임... 더 보기
개인적으로 저 자신이 쓴 글에 댓글들마다 대댓글을 다는 일이 참 부담스러운데, 그것이 거추장스럽거나 귀찮거나 해서가 아니라.. 뭔가 제가 앞에 나서서 주인공이 되는 거 같은 느낌이 민망해서요..

테이블에 둘러앉아 오손도손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아니라, 제가 연단 같은 곳에 올라가 청중들에게 웅변을 하는거 같아서요..

하지만 이번에만큼은 서로 일대일로 마주보고 대화한다고 생각하고 빠트리지 않고 형식적으로라도 대댓글을 달자고 마음먹었어요.

어제 새벽 5시경에 타임라인에서 본 떡밥에 대해 오전 10시 30분경 티타임에 관련 잡상글을 올렸고,

오후 20시경부터 댓글을 달기 시작해서 이제 마지막입니다 ㅎㅎㅎ

전 지금 놀라고 있습니다.

처음에 타임라인을 읽었을 때부터 아~ 그렇구나 오케오케, 나 설득당했음. 하고 인정을 했었어요.

그런데 티타임에 글을 쓰고, 거기에 달린 댓글들을 읽어보고, 몇시간 후에 하나하나 대댓글을 달면서 제가 머릿속으로는 설득된걸 인정했는데 마음에서는 아직 고집이 남아 있다는걸 느꼈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흐르면서 그 마음에도 상당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어요.

무서운 분들이셔요... ㅎ

어디서 줏어들었는지 잘 기억이 안나는데

미국에서 어떤 사람이 인공수정을 위해 대리모를 구해 합의를 하고 대리모가 아이를 낳았는데

아이를 낳은 대리모가 마음이 변해서 아이를 자신이 키우겠다고 주장해 재판이 열렸답니다.

저의 예상과는 정 반대로 법정은 대리모의 손을 들어주었다고 해요.

1. 생모의 계약은 아이와의 유대감을 알기 전에 행해진 것이므로 충분한 정보를 얻은 합의였다고 볼 수 없다.

2. 소송의 위협과 1만 달러의 유혹에 내린 결정이 완전히 자발적이라고 할 수 있겠는가.
가난한 여성이 부자를 위해 대리모가 되는 경우는 있어도 가난한 여성이 불임 때문에 부유한 대리모를 찾는 경우가 있겠는가.
세상에는 돈으로 살 수 없는 것이 존재한다.

돈(환경)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일을 해야만 했던 사람에 대한 동정,

돈으로 살 수 없는 것이 있다는 조금은 낭만적인 생각

그런데 그것이 계약 불이행자에 대한 재판장에서 판결의 근거로 사용될수 있는 국가.
(사실 법을 만들때 그 법은 왜 그래 하고 계속 물어 간다면 왜긴 왜야 ㅅㅂ 인간이라면 당연한거지 하고 대답할수밖에 없는 부분이 있을거고, 어머니와 아이라는 관계도 그런 '이유를 물어서는 안되는' 침범할수 없는 영역이지 않겠나 하고 법알못인 저도 생각은 합니다 ㅋ)

그 이야기를 들었던 순간만큼은 미국, 그 위대한 최강대국 국가의 위용에 저는 그대로 압도당하고 말았어요.

미국이 이라크를 침공하거나 오사마 빈 라덴을 사살하거나 이런저런 마음에 들지 않는 국가에게 경제제재를 가하거나 할때는 느끼지 못했던 강력한 힘이었습니다.

저는 제가 사는 국가가 강해졌으면 하는 구시대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고, 노력하지 않는 자들에 대한 냉담함도 그러한 생각의 일환이었을텐데,

지금은 국가를 강하게 하는 노력이란 스스로가 스스로를 구하는 노력만이 아니라 말씀하신 <간극>을 줄이려는 노력도 포함시켜야 한다는 생각이 드네요. 어쩌면 너무 당연한 얘기일수도 있겠지만..

아직까지도 제 마음이 180도 바뀐건 아니에요. 이 순간이 지나면 원래대로 돌아갈 수도 있고.. 작은 변화의 시작이 될수도 있고.. 지켜 봐야 알겠죠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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