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질문 게시판입니다.
Date 20/02/10 05:37:58
Name   Merrlen
Subject   무릎과 발목의 움직임이 이상합니다
병원을 다녀도 쉽게 호전되지 않는 증상이 있어 조만간 큰 대학병원에 가보려고 하는데, 그 전에 혹시나-하는 심정으로 질문글을 올려봅니다.

이왕에 쓸 거 병원에서 브리핑 했던 것 보단 좀 자세하고 길게 써보려고 합니다. 호소하고 싶은 증상은 많은데, 아무래도 의사 선생님 붙잡아두고 시간 뺏기는 좀 죄송하기도 하고 그런거 싫어하는 분들도 많으신 것 같아서요… (심지어 몇몇 분은 몇 마디만 들으시고 진단하시곤 그 뒤로 제가 뭔가 더 말하려 하면 듣기 싫다는 듯이 막아버리시기도ㅠㅠ)

[ 병원 브리핑 버전 ]

> 주된 문제
고관절 구부림+무릎 폄+발목 당김(dorsiflexion)의 동시동작이 잘 되지 않음 (개별 동작은 잘 됨; 동작을 방해하는 외력을 이기고 움직이는데는 문제가 없음, 즉 움직이는 힘이 안 들어간다기 보다는 동작가능한 범위가 줄어든 듯한 느낌)

> 통증 양상
상기 동작 시행시
우측 무릎 오금의 외측 부위
당기는 듯한 불쾌감 (스트레칭을 과도한 범위까지 하는 느낌, 심한 경우는 통증으로 인식될 수준)

> 과거력
해당 부위의 외상은 없었음
작년 여름쯤부터, 약하게 증상이 있다가 며칠(4~7일) 지나서 갑자기(자다 일어나면) 회복되기를 2주 정도의 간격을 두고 3~4회쯤 반복
작년 10월 경부터 지금까지는 정상으로 회복 안됨 (도중에 완화-악화를 몇 차례 반복)

동작을 직접 보여주고 위치를 가리키면서 말하면 30초도 못 걸려서 끝날 것을 글로 다 쓰고 있자니 이것도 은근히 힘드네요.

아무래도 진짜 하고 싶은 말 글로 다 옮기려면 시간 좀 걸릴 것 같습니다.

[ 의사 붙잡고 말하긴 미안한 추가 TMI ]
(하지만 이 글을 읽는 여러분 중 누군가는 읽어주시겠…죠? 한 번 생각나는 모든 걸 쏟아보려 합니다.)

> 증상

불쾌감, 통증의 정도: 보통의 경우, 평상시에는 느낌이 없고 상기한 스트레칭 자세시에만 불쾌감/통증이 생김. 심할 경우 걸으며 우측 다리를 앞으로 뻗을 때마다 통증이 생기고, 가장 심각할 때는 그냥 서있거나 자려고 누워있을 때도 욱신거리는 경우도 있었음.

걷는 자세: 무심코(평소 습관대로) 걸으면 좌측에 비해 우측이 팔자걸음 걷듯이 돌아가며, 보행선이 우측으로 치우침. 바로잡으려면 고관절을 의도적으로 돌려야 함(medial rotation)

ㄴ자 모양으로 바닥에 앉아 다리펴는 자세: 힘을 주지 않으면 아픈 쪽 무릎이 완전히 펴지지 않음, 억지로 힘을 주어 폈을 경우 통증이 생기며 의도하지 않아도 발목과 고관절의 움직임이 생김. 고관절이 lateral rotation 되며, 발목이 inversion+plantar flexion. 발목이 특히나 기괴하리만큼 꺾여서, 정상인 왼쪽으로 따라해보려해도 불가능할 정도의 각도.

> 방문했던 병원의 진단, 치료, 반응

a 병원
누워서 무릎편 상태로 다리들기, 의자에 앉아서 무릎 펴기를 지시하고 안 되지 않는 것을 확인하심. iliopsoas m. 및 quadriceps femoris m.의 위축으로 진단. 물리치료 시행하였으나 증상 악화. 재내원 했을 때 통증 부위를 다시 설명해줘도 들으려 하시지도 않고, 넓적다리 앞쪽을 촉진시 통증을 호소하지 않자 "그럴리가 없는데"라며 점점 세게, 심지어 양측도 아니고 양손으로 아픈 우측만 누르셔서 다시는 해당 병원으로 내원하지 않음.

b 병원
엎드린 자세로 통증 부위 및 넓적다리 뒷편을 양측성으로 촉진하고 좌측과 달리 우측에서 불쾌감이 유발되는 것을 확인하시고 overactive hamstring으로 진단. 물리치료 시행하고 소염진통제 처방. 물리치료 직후에는 조금 악화되었으나, 선생님이 말씀하신대로 스트레칭(상기한 잘 되지 않는다는 동시 동작)을 꾸준히 시행하고 자주 움직이니 완화됨. 하지만 완전히 정상으로 회복되지는 않아서 지인이 추천해준 병원으로 옮김.

c 병원
b병원과 유사한 검사, 유사한 진단. (전자차트가 아니라 수기로 쓰셔서 진단명을 알아볼 수는 없었으나 b병원과 설명이 같았음) 물리치료 시행하고 근육내에 신경근차단제 투여함. 소염진통제와 근이완제 처방. 세 병원 중 가장 정상에 가깝게 회복됨. 처방받은 약이 떨어질 쯤 다시 악화되어 재내원. 동일한 치료와 처방을 받고 치료에 대한 반응도 유사함.

> 증상 악화 요인

움직이지 않고 장시간 앉아있는 경우, 특히 자다가 일어났을 때

앉아윗몸앞으로굽히기 스트레칭 자세
증상이 없을 때에 비해 가동범위가 크게 줄고, 스트레칭이라고 칠 수 없을 듯한 범위에서부터 이미 통증(물론 우측만)이 있음. 심한 경우 바닥에 앉아서 무릎을 펴는 것조차 힘듦. 양쪽 동시에 시행할 때 보다는 아픈쪽(우측) 다리만 펴는 것이 더 곤란하고 오금 외측의 통증도 커짐. 무리해서 시행하면 우측 엉덩이의 깊숙한 부위와 우측 발목 뒷편외측에도 당기는 느낌이 생김.

> 증상 완화 요인

장시간 걸었을 때

악화 요인에서 언급한 스트레칭을 하고 난 뒤 다른 일상생활을 할 때 (스트레칭 동작 자체는 힘들지만 하고 나서 다른 동작을 하면 더 수월함)

> 습관

평소 다리를 쓰는 강도있는 운동을 하진 않음. 다만 걸어다니는건 좋아해서 시간만 많으면 도보 2시간 이하 정도면 걸어다니기에 다른 부위에 비해 다리를 더 많이 사용하기는 함.

앉아있는 시간이 많음. 특히 작년부터는 좌우 비대칭으로 앉아있는 시간이 많이 증가.

담배나 술은 하지 않습니다. (연당 담배 0, 술은 특별한 날만 3~4회 정도)

> 자세한 과거력

상기한 것에 더해서, 상기한 통증 증상이 나타나기 한 달 정도 전에 정확히 같은 증상이 반대측(좌측)의 대칭되는 부위에 있었음. 일주일 좀 못 되게 증상이 지속되다 어느날 자고 일어나보니 정상으로 회복. (지금에 비하면 정도도 경미해서 나았다는걸 저녁에서야 눈치챔)

정확히 기억은 나지 않지만 대략 2년 전부터 잊을만 하면 가끔씩 나타나던 이상 증상이 있었음. 걷고 있던 도중, 갑자기 압정이라도 밟은 마냥 움찔하며 무릎이 접혀짐. 다만, 정말 무언가를 밟아서 놀랄 때랑은 다르게 반대측 무릎이 펴지면서 버텨주지는 않아서 함께 걷던 친구가 보기에는 "갑자기 다리에 힘풀려서 쓰러질 뻔"하는 것처럼 보였다고 함. 한 번 이러기 시작하면 10여분 뒤에 같은 일이 2~3회 다시 일어나다 또 잊을만하면 가끔씩 같은 일이 발생. 너무 가끔씩이라 정확한 빈도는 기억나지 않지만 최소 2~3개월의 텀이 있었던 것으로 기억함. 언제부턴가는(최소한 상기한 본 증상이 최초로 나타날 때 부터는) 일어나지 않음.

해당 부위는 아니지만 이 증상의 최초 시작에 1주 정도 앞서 외상을 입은 적이 있음. 좌측(현재 아픈 부위와는 반대) 발목을 크게 삠. 좌우 방향으로 꺾여서 일어나는 통상적인 염좌와 다르게 발목의 외측전방이 신전되는 방향으로 꺾임 (4~5번째 발톱이 지면에 닿는 방향으로 발목을 꺾은 상황에서 체중으로 눌렀다고 생각하면 될 듯) 다치는 순간 뚝 소리가 나고 매우 큰 통증이 유발, 눈에 보일정도로 부어오름. 응급처치 후 붓기가 가라앉자 걷기를 포함한 대부분의 발목 움직임에도 통증이 없어 따로 내원하지 않고 캐스트로 고정하지 앉고 생활함. (다치는 당시 방향으로 꺾는 동작에만 통증 유발) 3일 정도 뒤 다친 부위와 거리가 있는 발가락과 인접한 앞쪽 발등, 발(발목 말고 그 아래의 발)의 내외측면, 발바닥에 광범위한 멍이 생김. 이후 1주 정도가 지나고 멍이 차츰 사라지며 모든 방향의 발목운동 하에서 유발되는 통증이 없게 됨. 현재도 외측 복사뼈 전하방 4~5cm 피부에서 여전히 반흔으로 여겨지는 융기가 만져짐.

생각해보니 이것도 써야겠네요.

남성, 만 22세, 키 167cm, 체중 76kg. 부끄럽게도 근육 많은거 아니고 지방 맞습니다. 게다가 증상이 처음 나타날 당시 체중은 저거에 7kg 정도는 더해야…
(생각해보니 제가 찾아뵌 선생님들과 달리 여러분은 제 외형을 보실 수 없으니까, 부끄럽지만 그냥 객관적으로 수치를 적어버렸습니다.)

대체 뭐가 문제인지, 왜 쉽게 낫질 않는건지 답답한 마음에 생각하는건 일단 전부 써보았습니다. 조금 이상할 때 바쁘다는 핑계로 "저번처럼 이러다 또 낫겠지~"하면서 병원을 바로 안 갔던 것이 후회되네요… 홍차넷이든 병원이든 어디선가 왜 이런 일이 생긴 것인지 설명이라도 들을 수 있으면 좀 시원하겠네요ㅠㅠ



0


목록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2636 IT/컴퓨터맥북 프로 15인치 터치바 모델 5월 초안에.. 8 mathematicgirl 17/04/11 3024 0
5190 IT/컴퓨터블루투스 스피커 추천부탁드려요! 16 포레스트드림 18/08/04 3024 0
5603 의료/건강남성 호르몬 수치가 1.9, 저 괜찮은 걸까요? 2 [익명] 18/10/06 3024 0
8371 기타만약 이게 실제 상황이었다면 값대위는 어떤 대우를 받았을까요? 7 [익명] 19/11/28 3024 0
9142 문화/예술중국 발라드 음악 잘 아시는 분께 질문 9 [익명] 20/04/07 3024 0
10193 IT/컴퓨터국내 디자인 템플릿 제공하는 사이트? 4 토비 20/09/30 3024 0
12366 IT/컴퓨터스마트폰 알림을 하고 있는 앱을 찾아내는 방법? 2 swoonng 21/10/02 3024 0
553 기타tv 유료 스트리밍 어플 가격 관련해서.. 5 얼그레이 15/12/01 3025 0
2032 IT/컴퓨터TV 추천좀 부탁드립니다. 1 소노다 우미 17/01/04 3025 0
2801 기타디퓨저 추천 부탁드립니다. 3 우분투 17/05/21 3025 0
5892 IT/컴퓨터위챗 쓰시는 분 계신가요? 1 헬리제의우울 18/11/15 3025 0
7331 진로사촌형의 제안 어떡할까요 26 [익명] 19/06/17 3025 0
8409 기타한국어 발음 시 입모양 어디 나온 곳이 없을까요? 1 불타는밀밭 19/12/04 3025 0
10611 진로계약직 4년차입니다. 다른 길을 찾아봐야 할까요? 5 [익명] 20/12/12 3025 0
13845 기타임산부가 알약(영양제) 먹기를 힘들어할 경우 6 방사능홍차 22/09/08 3025 0
14861 IT/컴퓨터아이패드 굿노트가 무거운 어플이 맞나요? 1 땡땡 23/05/27 3025 0
2544 의료/건강시력 관련 5 pils 17/03/21 3026 0
6589 기타서울 아메리카노 맛있는 곳 추천해주세요 2 베토벤 19/02/18 3026 0
7618 진로오랫동안 해왔던 전공과 직업을 싹 다 버리실 수 있나요? 16 [익명] 19/08/08 3026 0
7547 의료/건강의료넷에 질문드립니다. 4 메아리 19/07/28 3027 0
11989 IT/컴퓨터매출 기록하는 POS기계에 대한 질문입니다. 8 불타는밀밭 21/08/03 3027 0
14478 의료/건강코로나 감염 이후 추위를 너무 탑니다 4 23/02/13 3027 0
615 IT/컴퓨터ssd 케이스 추천 부탁드립니다 ㅠ_ㅠ 1 칸나바롱 15/12/16 3028 0
2115 기타기름값은 낮아졌는데 왜 비행기값은 그대로인가요? 3 우왕굳 17/01/17 3028 0
2056 기타사래가 자주 들리는 분 계신가요? 5 별빛 17/01/09 3028 0
목록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4시간내에 달린 댓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