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질문 게시판입니다.
Date 15/11/16 15:47:18
Name   kpark
Subject   시위에서 일어나는 위법 행위를 옹호할 수 있는 근거는?
먼저 이 질문이 '질문을 위장해서 교묘하게 상대를 공격하려는' 의도로 쓰인 게 아니라는 것부터. 주말에 있던 시위가 워낙 뜨거운 이슈다보니, 스리슬쩍 질문을 위장해서 날카롭게 콕콕 찌르는 시도가 분명 있을 것 같네요. 저는 그런 의도로 질문 글을 쓴 게 아니고, 정말로 질문하려는 내용에 대해 깊게 고찰해보지 못해서, 깊게 공부해보지 못해서, 자문자답 중에 막혀서 글을 쓰게 됐습니다. 미리 깊은 고민을 해보신 분들이 잘 풀어서 설명해주시길 부탁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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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에 정말 큰 규모의 시위가 있었고, 그 과정에서 시위에 참여한 시민들과 질서를 유지하려던 경찰들 사이에서 위험한 장면들이 많이 나왔습니다. 저는 물대포에 몸을 그대로 강타당해 생명이 위험해진 사람의 모습도 봤고, 격렬한 시위 끝에 창문이 부서진 경찰 버스 사진도 봤습니다. 폭력 시위다 과잉 진압이다 말은 많은데 제 생각엔 시위에 참가한 시민들과 경찰들 모두 평범한 선은 넘은 부분이 섞여있는 것 같아요. 어느 한 쪽 표현만 맞다고 하면 그게 더 이상할 것 같고요.

시민 얼굴에 물대포를 쏘는 장면이나, 미리 과격 사태를 예상하고 차벽을 둘러친 것은 제 생각엔 '과잉 대응'이라는 표현이 맞는 것 같아요. 이 표현에 대해선 저는 맞는 말이라고 생각해요.

그런데 한편으론 반대쪽에서 나오는 말인 '폭력 시위'라는 표현에 대해선 다양한 생각이 듭니다. 벽처럼 둘러 쳐진 경찰 버스를 밧줄로 끌어당기는 것, 버스 창문을 깬 것, 경찰에게 덤비는 것. 이건 분명히 법을 위반하는 행동이 맞는 것 같아요(어느 법이냐고 하면 법알못이라서...).

하지만 인터넷에서 이렇게 '위법 행위다'라는 지적이 나오면, 바로 밑에는 이를 반박하는 내용들이 주루룩 달리더라고요. 유럽/북미 지역의 시위도 마찬가지라는 말도 나오고, 시위하는데 있어서 이런 소요 사태는 필연적인 거라는 식으로 옹호를 하는 내용들이요.

또 이런 말도 봤습니다. 조용히 조용히, 법을 지키면서 평화롭게 시위하면 얻을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기 때문에 시끄럽게 들고 일어나야 한다고. 혹은, 악법도 법이라 해서 무조건적인 복종을 하라고 한다면 그건 저항을 하지 말라는 말이나 다름 없다고요(여기서 악법이 뭘 말하는진 모르겠습니다. 현 시위 관련 법들이 지나치게 시민의 권리를 옭아매고 있다는 뜻인가요? 저는 정말로 내용을 몰라서 판단할 수가 없었습니다.).

음... 90년대 이전에 있던 민주화 운동 얘기를 떠올려 보면 일견 맞는 말인 것 같습니다. 유신 정부가 긴급조치를 내리고 계엄령을 내린다고 해서, 그게 법이라고 해서 무조건 따라야 한다고 하면, 그런 조치에 항거하면서 당시 법을 어긴 민주화 투사들은 다들 '폭력 시위자'가 되는 건가? 이렇게 생각해보니 그건 아닌 것 같아요.

반대로 이런 생각도 듭니다. 근데 2015년이 70년대, 80년대랑 같지는 않잖아? 평화적으로 촛불 시위도 했었는데, 굳이 저렇게 차벽 끌어내리고 밧줄 준비해가고 그래야만 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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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지금 제 머릿속에선 두 가지 생각이 팽팽하게 맞붙은 상태라서 어느 쪽으로 답을 내리질 못하겠습니다. 시위를 하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존중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자신의 의견을 자유롭게 표명하는 건 좋은 일이에요. 하지만 그 방법에 대해선 솔직히 완전히 납득이 되지는 않는 상태입니다. 역사적인 사례나 해외의 사례를 들어서 설명하는 것들로는 뭔가 충분하단 생각이 들지 않아요. '프랑스는 그러더라, 미국은 그러더라'라고 해서 그게 반드시 옳다는 뜻은 아니니까요. 그 생각 기저에 있는 근거가 무엇일까, 그게 궁금합니다.

솔직하게 풀어쓰다보니 중고등학생으로 돌아간 느낌이... 여태 나이를 헛먹었나... ㅡㅡ;

아무튼 시원하게 답을 알려주실 분 없으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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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지엔
시위에서 일어나는 \'위법\'행위를 옹호할 근거는 너무나도 자명한 명제가 하나 있습니다. \'그것이 시민의 뜻이다\'. 기본적으로 시위는 이미 짜여진 틀에 대한 도전이고 그 틀을 상당 부분 부정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사실 시위에 대해 이거 해라, 저거 하지 마라 등을 넣는 것 자체가 시위의 본래의 목적을 매우 강하게 훼손합니다. 사회는 구성원 만인의 행복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그 자체의 존속을 위해 존재하며 결국 시위에 대한 규제도 이 맥락에서 나타납니다. 그럼에도 시위가 \'위법성\'을 가져도 옹호되는 것은, 좀 더 높은 ... 더 보기
시위에서 일어나는 \'위법\'행위를 옹호할 근거는 너무나도 자명한 명제가 하나 있습니다. \'그것이 시민의 뜻이다\'. 기본적으로 시위는 이미 짜여진 틀에 대한 도전이고 그 틀을 상당 부분 부정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사실 시위에 대해 이거 해라, 저거 하지 마라 등을 넣는 것 자체가 시위의 본래의 목적을 매우 강하게 훼손합니다. 사회는 구성원 만인의 행복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그 자체의 존속을 위해 존재하며 결국 시위에 대한 규제도 이 맥락에서 나타납니다. 그럼에도 시위가 \'위법성\'을 가져도 옹호되는 것은, 좀 더 높은 차원에서 \'이 사회는 시민의 민의에 의해 구성되고 굴러간다\'라는 합의가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결국 시위의 문제는 본질적으로, 시민의 뜻이 무엇인가의 싸움이어야 합니다. \'일부 반동분자\'의 폭력적인 시위가 문제라면, 경찰 뒤에 더 많은 시민이 서서 그 시위가 진압되고 참가자가 해체되고 사회 구성원으로의 자격을 제한받는 것을 지켜봐야만 합니다. 그러나 뭐 현실은... 대부분 그냥 저냥 살고 남 얘기처럼 흘러가지요.
시위의 목적을 훼손한다... 이 표현이 머리에 쏙 꽂힙니다.

읽고나니 다시 질문이 생겼는데요.

1) 법이 정한 선을 넘는 민의의 표출도 \'정당한\' 목적만 있다면 정당화될 수 있는 걸까요?
2) 시민들 간의 뜻이 모두 다르듯이 한 쪽에서 민의를 표출하기 위한 시위가 다른 쪽의 민의와는 다를 수도 있고, 시위의 방법이 법의 선을 넘는다면 타인에게 피해를 줄 가능성도 있을텐데, 그 \'다른 쪽\'에서는 어떠한 피해를 보더라도 무조건적으로 이를 수용해야만 할까요?

음... 두번째 질문은 좀더 매끄럽고 완만하게 쓰고싶었... 더 보기
시위의 목적을 훼손한다... 이 표현이 머리에 쏙 꽂힙니다.

읽고나니 다시 질문이 생겼는데요.

1) 법이 정한 선을 넘는 민의의 표출도 \'정당한\' 목적만 있다면 정당화될 수 있는 걸까요?
2) 시민들 간의 뜻이 모두 다르듯이 한 쪽에서 민의를 표출하기 위한 시위가 다른 쪽의 민의와는 다를 수도 있고, 시위의 방법이 법의 선을 넘는다면 타인에게 피해를 줄 가능성도 있을텐데, 그 \'다른 쪽\'에서는 어떠한 피해를 보더라도 무조건적으로 이를 수용해야만 할까요?

음... 두번째 질문은 좀더 매끄럽고 완만하게 쓰고싶었는데 글이 잘 안써지네요. 그러니까 대충 \'법이란 선이 있다 해도 메시지가 옳다면 어떤 수단도 무조건 허용해야할까?\'라는 생각이 자꾸 듭니다. 어째 원문하고 내용은 비슷한데, 막혔던 벽이 아직 완전히 무너지진 않은 느낌이네요. ㅠㅠ
레지엔
1) 정당화되어왔습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시위 자체가 격렬하게 일어났는데 성공했다, 그러면 개헌 수준의 변화가 필연적입니다. 이미 그 시위에 폭력성이 얼마나 있었는가는 상당 부분 희석됩니다. 동구권의 몰락에서 엄청난 시위와 엄청난 폭력이 생산되었지만 지금에 와서 그런 건 부차적인 평가지표가 되었으니까요.
2) 법을 제끼고, 하나의 문제에 대해서 대립하는 두 집단이 서로 싸워서 이기는 쪽이 헤게모니를 가져가라는 것입니다. 그 방식에 있어서 세를 과시하는 데몬스트레이션이건, 죽창을 들고 서로 돌진하건 그건 양자가 알아서 할 문제고,... 더 보기
1) 정당화되어왔습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시위 자체가 격렬하게 일어났는데 성공했다, 그러면 개헌 수준의 변화가 필연적입니다. 이미 그 시위에 폭력성이 얼마나 있었는가는 상당 부분 희석됩니다. 동구권의 몰락에서 엄청난 시위와 엄청난 폭력이 생산되었지만 지금에 와서 그런 건 부차적인 평가지표가 되었으니까요.
2) 법을 제끼고, 하나의 문제에 대해서 대립하는 두 집단이 서로 싸워서 이기는 쪽이 헤게모니를 가져가라는 것입니다. 그 방식에 있어서 세를 과시하는 데몬스트레이션이건, 죽창을 들고 서로 돌진하건 그건 양자가 알아서 할 문제고, 경찰은 폭력의 총량 감소에만 신경쓰면 됩니다. 법이 민의 표출의 상위에 있지 않습니다. 민의 표출이 법의 상위에 있습니다. 법이 힘을 가지는 것은 민의 표출이 사그라들어서 소수화되었고 사회 전체의 압력이 \'제대로 성공하지 못한 시위자들은 폭력의 총량만을 증가시키고 비용 낭비만 했으니 조져라\'로 기울었을 때입니다. 결국 시위에 대한 평가는 쿠데타나 반정이랑 사실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성공하면, 그래서 패러다임을 바꾸면, 바뀐 패러다임에 종속되는 한 이를 정면 비판하기 매우 어렵습니다. 바꿔 말하면 시위라는 것 자체가 상당히 패러다임 도전적인 것이고, 실패한 시위는 실패한 도전자로의 숙명도 받아들일 수 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법보다는 정치, 혹은 권력 갈등 관계에 좀 더 주목하시면 아마 질문에서 나온 모순은 상당 부분 해결될 것이라고 봅니다(대신 새로운 모순이 마음 속에 떠오르지요...).
아 이 답변을 통해서 많은 부분이 해소되는 느낌입니다. 정치-권력 갈등에 대한 모순은 스리슬쩍 떠오르는 것 같은데 머리가 더 복잡해질 것 같으니 나중으로 미루겠습니다. 흐흐

답변 감사합니다 :D
파란아게하
옹호한다면, 위법행위를 옹호하는 게 아니라
메시지를 옹호하면 됩니다.

구호의 대상(예를 들어 대통령)이 그 구호를 듣고 갑자기 깨달음을 얻을리도 만무하고요.
어떤 사안에든 찬성 반대 중간 세 입장이 있을 것인데
많은 시위의 목적은 큰 그림에서 그 중간에 있는 다수대중 의식변화입니다.

완전히 반대입장을 가지신 분들은 위법행위에 집중해 구호의 정당성까지 비판하지요.
메시지를 비판할 수 없으면 메신저를 공격하란 말도 있잖습니까
방법이야 어쨌든 전체대중들이 봤을 때의 메시지의 정당성을 훼손하기 위한 것이지요.
이분들은... 더 보기
옹호한다면, 위법행위를 옹호하는 게 아니라
메시지를 옹호하면 됩니다.

구호의 대상(예를 들어 대통령)이 그 구호를 듣고 갑자기 깨달음을 얻을리도 만무하고요.
어떤 사안에든 찬성 반대 중간 세 입장이 있을 것인데
많은 시위의 목적은 큰 그림에서 그 중간에 있는 다수대중 의식변화입니다.

완전히 반대입장을 가지신 분들은 위법행위에 집중해 구호의 정당성까지 비판하지요.
메시지를 비판할 수 없으면 메신저를 공격하란 말도 있잖습니까
방법이야 어쨌든 전체대중들이 봤을 때의 메시지의 정당성을 훼손하기 위한 것이지요.
이분들은 사실 생각을 잘 안 바꿉니다.

중간 대중들의 경우는 찬성까지 가는 대한 단계적 입장으로
1) 관심없다.
2) 잘 몰랐는데 대략 알아보니, 메시지는 옳으나 그 전달 수단이 위법해선 안된다.
3) 수단이 잘못되더라도 말하는 게 옳으면 참작할 수 있다.
4) 옳으면 된다.

정치에 무관심한 상황에서는 관심을 끄는 이슈화 자체가 어려우므로 절대다수의 1에서 ->2 까지 이끌어내는 선전 사업도 어려운 일입니다.
시위에 폭력이 들어가게 되면, 2까지는 끌어낼 수 있겠습니다만 그저 2까지 되는 것 자체가 마지막 목표는 아니고
그 방점도 \'위법해선 안된다\'가 아니라 \'대략 들어보니, 메시지는 옳다\'라는 앞쪽에 찍힙니다.
3,4가 되면 시간될 때 대규모집회에까지 참여하는 우호대중이 될거고요.

하지만 이 입아프고 머리아픈 논리적단계들을 단숨에 뛰어넘어가게끔 하는게 \'자기현실에 대한 분노\'인데요.
역사의 많은 시위가 보여주듯 대중들의 분노가 일정 선을 넘어가게 되면 시위의 폭력 수위도, 진압 수위도 올라갑니다.
대중들의 심적허용선도 현실사태의 심각성에 비례해 올라갑니다. \'폭력? 지금 이 현실에 그게 문제냐\' 가 되죠.
아마 많은 수의 대중들이 이 정서를 공감하고 있다는 판단을 내리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어느 정도 선의 폭력은 감수하고 가자\'고.

만약 글쓴이님께서 위법행위에 반대하는 분을 설득하시는 거라면 그 구호자체의 정당성은 인정하는가,
즉 \'위법행위를 옹호하지 말고, 메시지를 옹호\'하시면 되지 않을까 싶고요.
위법행위도 세부적인 구호들도 모두 반대하시는 분이라면 설득이 안될 겁니다.
답변 감사합니다. 누구한테 설명하려는 건 아니었고요. 말그대로 자문자답하다가 벽에 막혀서 질문한 거였어요.

사실 저는 주말 시위가 담은 메시지에 대해선 부분적으로 찬성, 옹호하는 쪽입니다(전부는 아닙니다). 근데 제 짧은 지식으로는 시위현장에서 있었던 일부 행동들은 법이 그어놓은 선을 넘은 게 맞는 것 같은데, \'정당한 시위\'라면서 그것조차 옹호하는 입장을 보고 잘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너무 많은 분들이 그렇게 말을 하길래 그 근거가 무엇일까 하고 궁금해서 질문 드렸어요.

제가 지금 갖고 있는 사고의 흐름이 \'꼬... 더 보기
답변 감사합니다. 누구한테 설명하려는 건 아니었고요. 말그대로 자문자답하다가 벽에 막혀서 질문한 거였어요.

사실 저는 주말 시위가 담은 메시지에 대해선 부분적으로 찬성, 옹호하는 쪽입니다(전부는 아닙니다). 근데 제 짧은 지식으로는 시위현장에서 있었던 일부 행동들은 법이 그어놓은 선을 넘은 게 맞는 것 같은데, \'정당한 시위\'라면서 그것조차 옹호하는 입장을 보고 잘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너무 많은 분들이 그렇게 말을 하길래 그 근거가 무엇일까 하고 궁금해서 질문 드렸어요.

제가 지금 갖고 있는 사고의 흐름이 \'꼬투리 잡기\'용으로 많이 쓰이는 걸 보고(불법시위 OUT 이런거요), 메시지까지 깡그리 무시되는 건 좀 아닌 것 같아서 어떻게 반박해야할까 생각하다가 이렇게 글을 올리게 된 것이기도 합니다. 이런 주제로 토론(인지 말싸움인지)을 하다보면 항상 지엽적인 갈래로 빠지는게 답답한 탓도 있고요.
법은 하늘에서 수직강하하는 것이 아니라 역사성을 갖습니다. 법조문엔 정황이 있는 것입니다.
종교개혁 초기엔 칼빈등에의해 방어적 저항권만 인정되었으나 성 바르톨로메오 축일 대학살이후 공세적 저항권까지 인정되게됩니다.
바르톨로메오 대학살이 뭔지 몰라서 ㅠㅠ 찾아보고 이번에 알게 됐습니다.

법조문엔 정황이 있다고 하셨는데 좀 더 풀어서 말씀해줄 수 없을까요? 저는 \'기계적인 적용은 피해야 한다. 시민의 정당한 자유나 권리까지 짓밟게 되는 법 조항에는 저항할 수 있다. 이번 시위에서 나온 위법 행위들은 그런 관점에서 올바른 저항이다\' 이렇게 해석했는데, 이게 맞을까요?
시위과정에서의 개인적 일탈을 옹호하는게 아니라 저항으로서의 위법한 행위들을 말하는 것입니다.
질문이 많이 해소됐습니다. 답변 감사합니다 :D
스트로
한국 헌법에도 저항권이 있습니다. 저항권의 명문 규정은 없으나 헌법전문을 통해 간접적으로 인정하고 헌재도 판례에서 이를 확인했습니다.
저항권을 검색해보니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국가권력의 불법적 행사에 대하여 그 복종을 거부하거나 실력행사를 통하여 저항할 수 있는 국민의 권리]라고 나오네요. 이거라고 생각한다면, 그렇다면 주말 시위에서 있었던 일부 행동들은 [불법적인 권력 행사에 대항하는 정당한 행동]이라고 볼 수 있다 - 는 말씀이신가요? 제가 관련 지식이 없어서 조심스럽게 풀어 다시 질문드립니다.
스트로
네, 그렇게 해석할 수도 있고 그걸로 정당화할 수도 있다는 거죠. 저항권이 행동의 근거가 될 수 있는 건 현행법도 인정하기에 문제가 없고, 그 뒤로는 해석 재량이겠죠.
그렇군요. 이것에 대해서 조금 더 세부적으로 파고들어서 질문 드리고 싶습니다.

\'차벽\'을 두고 말들이 많은데요. 한 쪽은 이 차벽 설치를 \'정당한 시위를 방해하는 공권력 집행\'이라고 하고, 다른 쪽은 차벽을 끌어내리거나 창문을 깨는 것을 두고 \'명백한 위법 행위\'라고 하는데요. 제가 시위 관련해서 본 것중에 이게 제일 말이 많은 것 같습니다.

1) 만약 이 \'차벽 설치\'가 [국가권력의 불법적 행사]라면 시위대의 차벽 끌어내리기나 차 훼손 행위는 이 저항권의 행사라고 보면 될까요?
2) \'차벽 설치\'가 불법이다 합법이다 말이 많은데 어느 쪽이 맞는 건지요?

답변 감사드립니다.
스트로
1)그렇게 해석할 수도 있습니다.
2)설치 자체만으로 불법이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그 법 자체에 수긍하지 못 하는 것 역시 저항권으로 정당화될 수도 있습니다.

이익 형량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행위 하나만을 놓고 판단할 수는 없습니다.
감사합니다. 의문이 많이 해소됐습니다. :)
안빈낙도
개인적으론 촛불시위를 안 좋아합니다. 언론에서 보기 좋다고 띄워주는 거세된 시위방법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촛불시위 백날 해봐야 지금까지 뭐 하나 이룬게 있나요? 정부입장에선 땡큐죠. 대치하며 기다리면 언론에 2-3일 언급되다 결국은 아무것도 못하고 해산될테니...
본문에서 빼먹었는데, 저도 행동하는 시위여야만 목소리가 닿는다는 말에 거기까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좀있다 이런 생각도 들었어요. \'그렇다면, 조금 과격한 행동이 섞인 시위를 하면 뭔가 이뤄지는 게 있다는 건가?\'

민주화 항쟁 과정에선 처절한 시위들이 결국 과실을 얻었는데요. 90년대 이후에는 얌전한 시위만큼이나 활동적인 시위들도 의미있는 성과를 이뤄내지 못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사실 이런 생각 때문에 제가 [위법행위의 정당성]을 질문드리는 것이기도 합니다. 조용한 ... 더 보기
본문에서 빼먹었는데, 저도 행동하는 시위여야만 목소리가 닿는다는 말에 거기까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좀있다 이런 생각도 들었어요. \'그렇다면, 조금 과격한 행동이 섞인 시위를 하면 뭔가 이뤄지는 게 있다는 건가?\'

민주화 항쟁 과정에선 처절한 시위들이 결국 과실을 얻었는데요. 90년대 이후에는 얌전한 시위만큼이나 활동적인 시위들도 의미있는 성과를 이뤄내지 못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사실 이런 생각 때문에 제가 [위법행위의 정당성]을 질문드리는 것이기도 합니다. 조용한 시위나 시끄러운 시위나 결국 얻는 것은 비슷하지 않나, 절차적인 것을 통하지 않으면 딸 수 있는 과실이 없지 않나...하는 생각이 들어서요.

이런 성과적인 측면에서의 고려를 빼놓고, 무언가 다른 정당한 근거는 없을까? 이렇게 생각을 하다 벽에 막히게 되고 글을 쓰게 됐어요.
사실 그렇게 되어버린 사회 자체가 이미 문제죠.
몇천 몇만명이 시위를 해봤자 어차피 며칠뒤 관심없이 조용히 묻히는게 일상다반사가 되어버린게.
그런 분위기를 만들려고 노력했고, 지금은 그렇게 되었기에 별 탈 없이 쉽게 진압이 가능해졌고.
그냥 이 시대엔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도덕적 판단을 법률에 위임하고 있다는 생각이 드네요.
생각보다 많은 것들이 법률에서 근거합니다. 지금 선비 님과 제가 이 자리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는 것도 어쩌면 법률에서 근거할 수 있습니다. 제 생각이 마냥 옳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만 합리적인 사회의 약속이라는 측면에서 자신의 도덕적 판단과 법률을 결부시키는 것이 큰 무리가 있는지는 의문입니다. 제 생각일 뿐이지만 대한민국법률은 세계 여러 법률 중에서도 수위에 속한다고 생각합니다. 법과 도덕이라는 주제는 오랜 세월을 지나 오늘날에 이르렀고 단순하게 비출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이 대화가 법률에 근거한다는 게 무슨 뜻인가요? 이 대화가 법률에 의해 정당성을 부여받는다는 건가요, 아니면 합법이기 때문에 처벌받지 않는다는 건가요, 그것도 아니면 법률이 없었으면 성립하지 못했을 거라는 건가요? 도덕적 판단과 법률은 역사적으로 불가분의 관계가 있다는 건 동의합니다만 그렇다고 개인이 무비판적으로 따라야할 것만도 아니죠. 아무리 훌륭한 도덕과 법이라도 스스로 판단하지 않고 따른다면 파시즘을 불러올 따름입니다. 법은 무조건 따라야 할 도덕이 아닙니다. 그것이 아무리 도덕적인 법이라도 마찬가지입니다. 바이마르 헌법이 비도적적이라서 나치스를 불러온 게 아니잖아요.
구체적인 실정법을 몰라 조목을 대기는 어렵지만, 최초의 권리장전(가상의)에서 비롯하여 지금의 대한민국법률까지 자연인인 저와 선비 님의 대화행위까지는 무수히 많은 법률적 개념들이 연결되어 있습니다. 예컨대 홍차넷 사이트의 설립의 자유라거나, 약정이라거나, 그에 관한 회원으로서의 권한이라거나 등등이요. 정당성이나 합법의 문제가 아니라 모든 세상의 \"행위\"라는 것은 법률적 개념으로 치환할 수 있다는 겁니다. 그 유의미와 무의미를 떠나서요. 따라서 말씀하시는 법률의 개념이 다소 좁지는 않은가 우려가 있었습니다. 도덕적인 법을 이야기하는... 더 보기
구체적인 실정법을 몰라 조목을 대기는 어렵지만, 최초의 권리장전(가상의)에서 비롯하여 지금의 대한민국법률까지 자연인인 저와 선비 님의 대화행위까지는 무수히 많은 법률적 개념들이 연결되어 있습니다. 예컨대 홍차넷 사이트의 설립의 자유라거나, 약정이라거나, 그에 관한 회원으로서의 권한이라거나 등등이요. 정당성이나 합법의 문제가 아니라 모든 세상의 \"행위\"라는 것은 법률적 개념으로 치환할 수 있다는 겁니다. 그 유의미와 무의미를 떠나서요. 따라서 말씀하시는 법률의 개념이 다소 좁지는 않은가 우려가 있었습니다. 도덕적인 법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현상에서의 이해를 말할 때 법의 개념을 이야기하고자 했습니다. 이 층위에서라면 말씀대로 법률에 위임하는 것을 전혀 가볍게 볼 소재는 아니지 않을까요. 물론, 파시즘이나 나치는 경계해야할 일이지만 이른바 보수로 대변되는 입장이 마냥 멍청하지만은 않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걸지도 모르겠습니다. 괜히 오해살까 두려운데 대한민국 모당 말고요.
댓글의 내용 대부분에 동의하면서도 린님이 왜 그런 주장을 하시는 지 이해가 안 되는데, 아마 제가 술을 많이 마셨기 때문이겠지요. 예컨데 축구 경기를 할 때도 공을 어떻게 만져야 하고 어떻게 움직여야 하는 지 조목조목 조항이 있을 겁니다. 이에 상응하는 법익(축구 경기를 원할하게 진행한다던지, 공평함이라든지, 다툼의 명료한 해결이라든지)도 있을 것이고, 처벌 규정도 있을 겁니다. 그 규칙은 다수가 동의하고 만족하는데다가 역사성까지 갖추고 있겠죠. 근데 어느날 나는 손으로 공을 만지고 싶어 하고 럭비를 하게 되면 전 부도덕한 사람입니... 더 보기
댓글의 내용 대부분에 동의하면서도 린님이 왜 그런 주장을 하시는 지 이해가 안 되는데, 아마 제가 술을 많이 마셨기 때문이겠지요. 예컨데 축구 경기를 할 때도 공을 어떻게 만져야 하고 어떻게 움직여야 하는 지 조목조목 조항이 있을 겁니다. 이에 상응하는 법익(축구 경기를 원할하게 진행한다던지, 공평함이라든지, 다툼의 명료한 해결이라든지)도 있을 것이고, 처벌 규정도 있을 겁니다. 그 규칙은 다수가 동의하고 만족하는데다가 역사성까지 갖추고 있겠죠. 근데 어느날 나는 손으로 공을 만지고 싶어 하고 럭비를 하게 되면 전 부도덕한 사람입니까? 물론 법조항에는 도덕적 근거가 있고 축구 규칙에는 그런게 별로 없겠죠. 근데 애초에 그 도덕을 제가 동의한 게 아니잖아요. 전 보수적 입장 싫어하지 않습니다. 제 친구들도 정치적으로 보수인 경우가 많고요. 그런데 설령 결과적으로 법률에 모두 도덕적 동의를 한다고 해도 스스로 생각해보기 하는 동의를 도덕적 행동이라고 보기는 어렵지 않을까요. 그냥 맹목이죠.
\"스스로 생각해보기 하는 동의\"가 개인의 자유라면 그 자유 역시 법률 위에 보장되어 있습니다(자연법적 개념은 일단은 배제하고서 현실적으로 당장 강제력 있는 수단에서). 선비 님이 그렇다는 건 아니고 얼핏 보기에 양립하기 어려운 지점에서 누릴 것은 누리고, 자기 맘에 차지 않는 것은 차지 않는대로 반대하려고 한다면 균형 있는 행동(왜 균형있어야 하는가는 또 따로)은 아니지 않느냐가 제가 말하고자 하는 바였던 것 같습니다. 이런 지점에서 요즘 것들은.. 하시는 분들의 이야기도 충분히 이해해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게 옳고 그름을... 더 보기
\"스스로 생각해보기 하는 동의\"가 개인의 자유라면 그 자유 역시 법률 위에 보장되어 있습니다(자연법적 개념은 일단은 배제하고서 현실적으로 당장 강제력 있는 수단에서). 선비 님이 그렇다는 건 아니고 얼핏 보기에 양립하기 어려운 지점에서 누릴 것은 누리고, 자기 맘에 차지 않는 것은 차지 않는대로 반대하려고 한다면 균형 있는 행동(왜 균형있어야 하는가는 또 따로)은 아니지 않느냐가 제가 말하고자 하는 바였던 것 같습니다. 이런 지점에서 요즘 것들은.. 하시는 분들의 이야기도 충분히 이해해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게 옳고 그름을 떠나서요. 지킬건 지키자는 이야기가 되겠네요. 물론, 대부분의 고쳐야할 것들이라고 제기되는 것들은 분명 고쳐야할 필요가 있습니다. 하지만 이건 또 어디부터 어디까지의 문제이며 가능하냐 불가능하냐의 단정의 영역이 아니라 단순 논의에서의 시각을 말씀드리고자 했습니다. 니가 뭔데 왜 그러느냐라고 한다면, 사실 딱히 할 말은 없습니다. 그냥 내가 어디까지 고려하고 생각할 수 있는가? 의 궁금증? 자뻑? 글쎄요. 어쨌든 다같이 생각해보면 좋지 않을 문제이지 않을까 싶은 정도에서 이해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우리가 언제까지 마냥 방관자로 있을 리도 없고, 언젠가는 어디에서건 결정권자이자 주체로서 살아가야할텐데 \"결정\"이라는 측면에서요. 물론 이런 이야기를 하는 와중에서도 제가 생각하는 개념보다 더 넓은 개념이 있으리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당장 선비 님의 말씀에 반박하는 것도, 양립불가능하다는 것도 아닙니다. 그냥 지나치다가 귀하의 댓글을 보니 전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를 드러내고 싶었는가 봅니다.
실제로는 \'누릴 것은 누리고, 자기 맘에 차지 않는 것은 차지 않는대로 반대\' 할 수는 없죠. 설령 그런다 해도 법을 어기면 처벌 받잖아요. 제 말은 법을 지키는 것과 법에 도덕적으로 동의하는 건 다른 층위의 이야기라는 거죠.
그나저나 지킬건 지켜야죠 하니까 옛날 박카스 광고가 떠오르네요.
많은 공부가 됩니다. 돌아보면 아는 게 없어 생각나는 대로 떠드는 정도라 창피하네요. 말씀 감사합니다.
이야기 유익했어요. 그리고 법에 관해서는 린님이 저보다 훨씬 잘 아실텐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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