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질문 게시판입니다.
Date 24/12/29 02:26:16
Name   [익명]
Subject   실패한 인생이라는 느낌이 들어 아무것도 못하겠어요
글을 지웠다 다시 쓰기를 반복했는데 푸념 좀 늘어놓겠습니다. 저는 30대 중반 남성이구요. 현재는 백수로 지내고 있습니다. 이전까진 장사를 좀 했었고 말아먹어서 빚만 조금 있는 상태입니다..다행이 못갚을 정도는 아니지만 제가 인생을 살면서 시도한 모든 것들이 죄다 실패였다는 생각이 드니 다음 일을 계획해도 그걸 잘 해낼 자신이 없습니다.


이젠 어딘가 취업해서 일을 해야하는데 무경력 고졸에 나이만 찬 저를 어디서 써줄지도 모르겠고 최저임금 근처의 일자리마저 엄청 노력해야 겨우 들어갈까 말까한 현실을 보며
너무나 무기력해서 반년 가까이 은둔 생활을 했습니다. 종일 유튜브나 넷플릭스만 보고 이러다 인생 나락갈거 같다는 생각이 들다가도 삶에 대한 의욕 자체가 없어져서 온 종일 잠만 자게 됩니다.


전에는 A가 안되면 B를 하고 그것도 안 되면 C 해야겠다 생각이 들었는데 지금은 ABC 다 하기 싫고 의욕이 안 생깁니다. 또 뭔가를 해도 실패하고 좌절할거란걸 생각하니 다 부질없다 생각이 듭니다. 주변 동갑내기 사람들과 비교되는게 너무 처참합니다. 가정을 이루고 적당한 직업과 자산을 가져야 하는 시기인데 전 정말 아무것도 없고 빚만 있으니까요..


한동안 정신과 상담도 받고 지금도 약은 먹고 있지만 (SSRI) 크게 나아지는 건 없고요. 중간중간 운동도 했었는데 할때만 기분 좋고 끝나고 나면 다시 맞이해야 하는 현실은 변한게 없어 근본적인 처방은 아닌거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혹시 홍차넷 분들 중에 저와 비슷한 감정을 느끼고 힘들어 하셨던 분들이 계실까요 만약 그렇다면 어떻게 이겨내셨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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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사람
개인적인 이야기를 해야 해서 망설였지만, 바로 몇년 전의 제 모습을 보는 것 같아서 지나치지 못하고 글을 씁니다.

저도 비슷한 나이에 일반 회사를 다니다가 퇴사한 후 재취업이 안 되어서 매우 고통스러운 시기를 보냈습니다.

결론적으로 저는 아르바이트 구인구직 사이트에서 고졸이면 누구나 할 수 있는(저는 대졸입니다), 본문에서 말씀하신 최저임금 근처의 일자리를 구해서 일하고 있습니다. 작은 회사조차도 일반 회사는 취업이 안 되어서 이런 형태로 일을 구하게 되었네요.
생각하시는 것과 다르게 일반 회사 채용보다는 합격이 훨씬 ... 더 보기
개인적인 이야기를 해야 해서 망설였지만, 바로 몇년 전의 제 모습을 보는 것 같아서 지나치지 못하고 글을 씁니다.

저도 비슷한 나이에 일반 회사를 다니다가 퇴사한 후 재취업이 안 되어서 매우 고통스러운 시기를 보냈습니다.

결론적으로 저는 아르바이트 구인구직 사이트에서 고졸이면 누구나 할 수 있는(저는 대졸입니다), 본문에서 말씀하신 최저임금 근처의 일자리를 구해서 일하고 있습니다. 작은 회사조차도 일반 회사는 취업이 안 되어서 이런 형태로 일을 구하게 되었네요.
생각하시는 것과 다르게 일반 회사 채용보다는 합격이 훨씬 수월합니다. 적응은 다른 문제이지만요. 저는 3년 넘게 근무하고 있어요.
말씀하신 것처럼 동갑내기들과 비교하면 초라한 인생이기는 합니다만... 어쨌든 글쓴이분께는 당장 작은 일이라도 시작하시는 게 중요한 것 같아 글을 남겨봅니다. 저의 사적인 내용이 있어 읽으셨을 만큼 시간이 지났다 싶으면 댓글은 지우겠습니다.
26
[글쓴이]
안그래도 저도 그쪽으로 알아보고 있는 중입니다. 댓글 정말 감사합니다.
오리꽥
상당히 힘드신 상황에 섣부른 위로의 말씀을 드리기도 어렵습니다. 인생을 살면서 타인과의 비교는 항상 따라다니는 것 같습니다. 남과 비교를 하지 말란 말은 저도 하기 힘든 일이기 때문에 감히 말씀드리기 드릴 수 없고 다만, 조금씩이라도 희망적으로 이겨내시길 기원하는 마음으로 댓글을 달겠습니다. 30대 중반이라는 나이가 적은 나이라는 말도 사실 당사자에겐 와닿지 않을 것 같아요. 저의 경우엔 그렇더라고요. 그저 앞으로 잘 되길, 오늘보다 나은 내일이 되길 기원합니다.
[글쓴이]
이렇게 글 적고 나니 어제보단 확실히 마음이 풀리네요. 응원 감사합니다.
고기먹고싶다
이게 댓글다는 사람은 익명이 아니라서 댓글달기가 좀 애매하긴 하네요 잘풀리시길 바랍니다.
[글쓴이]
생각해보니 그렇네요.. 따뜻한 말씀 감사합니다.
두부곰
현재 상황에 대한 문제점을 인식하고 도움을 구하고 계시다는 점에서 이미 한 발짝씩 나아가고 계시는 겁니다. 힘 내시기 바랍니다.

제 친구들 중에 비슷한 상황을 겪었던 녀석이 둘 있었는데... 한 친구는 결국 신불자로 연락두절되었고, 다른 친구는 건설업계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후자의 경우 40대에 견습으로 최저임금만 받는 자리에서 시작했고, 지금은 독자적으로 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수준이 되었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전자와의 차별점은, 기존 경력과 자존심을 모두 버리고 주변의 도움을 받아서 정기적인 급여가 나오는 일자리를 ... 더 보기
현재 상황에 대한 문제점을 인식하고 도움을 구하고 계시다는 점에서 이미 한 발짝씩 나아가고 계시는 겁니다. 힘 내시기 바랍니다.

제 친구들 중에 비슷한 상황을 겪었던 녀석이 둘 있었는데... 한 친구는 결국 신불자로 연락두절되었고, 다른 친구는 건설업계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후자의 경우 40대에 견습으로 최저임금만 받는 자리에서 시작했고, 지금은 독자적으로 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수준이 되었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전자와의 차별점은, 기존 경력과 자존심을 모두 버리고 주변의 도움을 받아서 정기적인 급여가 나오는 일자리를 구하고 그걸 유지했다는 점입니다. 여기서 '유지'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이런 종류의 엔트리 직책은 하다 보면 분명히 현타가 오는 순간을 맞이하고, 그때 버티지 못하면 결국 그만두고 원래 상태로 돌아가기 때문입니다(전자가 그랬습니다).

모쪼록 새해에는 더 좋은 일만 생기시기 바라겠습니다.
3
[글쓴이]
말씀하신 사례들 도움 많이 되었습니다. 응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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