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질문 게시판입니다.
Date 21/05/14 05:39:15
Name   일상생활가능
Subject   미나리가 높은 평가를 받게 된 연유는 무엇인가요? (영화 내용 함유)


간만에 영화관을 갔습니다. 테넷 이후 처음이니 거의 1년만이었네요. (영화 문외한이란 뜻)

본 영화는 미나리와 노매드랜드. 두 영화가 상 탔다는 정보 외엔 사전 정보 하나 없이 관람했습니다.

그런데 미나리를 보고 든 의문은, 이건 잔잔한 내음의 어르신 취향 영화라면 몰라도 월드 레벨의 물건인가...? 싶었던 건데요. 저예산 독립영화라 그렇고 아카데미 취향이 따분한걸 다 떠나서요.

일단 행동지향적 남편과 안정지향적 아내 간의 갈등은 한국 드라마에서 숱하게 봐왔던 장면인거 같은데.. 그러니까 '아들 병도 낫고 채소도 납품 계약 맺었는데 다 해결된거 아님?' 하고 생각하다 '당신은 가족보다 일을 우선했어'라는 아내 대사 듣고 아차 하는 경험까지 포함해서.

모든 것이 해결되었다고 생각한 순간 곪아 터진 갈등이 급강하하며 도리어 해소된다는 플롯도 좀 너무 동화같아요. 시련이 와도 화합하고 끈덕지게 살아야해라는 감상의 주입 같달까.

이어서 본 노매드랜드 경우엔 역시 거창한 플롯도 자극적인 갈등구조도 없지만, 캠핑카 유목민이란 존재에 대해 사전 이해가 전혀 없어서 그 감상을 온전히 전달받지 못했음에도 등장인물이 훨씬 다채롭고 일방적인 느낌도 없어서 분명히 좋은 영화라는 느낌과 더 알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윤여정님 쿨한 수상소감을 먼저 접하고 영화를 본 건데 아카데미다... 아카데미다... 암시를 걸어도 갸웃하게 되네요. 잔잔한 영화다라고 넘기기엔 해소되지 않는 부분이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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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주만땅
영화를 보지는 않았지만 미나리나 노마드랜드나 미국인의 감성을 자극하는 부분이 있었을 것 같습니다


미나리 같으면 개척정신과 그로인한 소동
요일3장18절
미나리는 저도 안봤는데, 대부분 이민자의 자손인 미국인, 그리고 그 미국인들이 주변에서 흔히 본 이민자들, 그런 경험들 속에서 울림을 주는 게 있다고 합니다.

우리는 윤여정씨를 비롯한 한국인 가족을 보지만 미국인들은 그들을 맞이하는 미국인들(교회 사람들, 학교 사람들 등) 을 본다고 하더라고요
순수한글닉
이민자에게 공감을 얻는다 외에...저는 이 영화가 굉장히 종교적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단순한 가족 이야기를 넘어서 정이삭 감독의 종교관, 인생의 가치관을 센스있게 보여 주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센스있다라고 말한 것은 기독교 배경을 갖고 있지 않은 사람들에게 이 영화에 종교적 색체가 있나? 싶을 정도로 숨겨둔 반면 기독교를 조금이라도 알고 있는 사람들은 자신의 신앙을 되돌아보게 하는 힘이 있기 때문입니다.
극중 윤여정은 친정 어머니, 장모님, 할머니이자 정이삭 감독이 생각하는 신의 존재라고 저는 느꼈습니다. 우리는 신이 위기를 이겨내... 더 보기
이민자에게 공감을 얻는다 외에...저는 이 영화가 굉장히 종교적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단순한 가족 이야기를 넘어서 정이삭 감독의 종교관, 인생의 가치관을 센스있게 보여 주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센스있다라고 말한 것은 기독교 배경을 갖고 있지 않은 사람들에게 이 영화에 종교적 색체가 있나? 싶을 정도로 숨겨둔 반면 기독교를 조금이라도 알고 있는 사람들은 자신의 신앙을 되돌아보게 하는 힘이 있기 때문입니다.
극중 윤여정은 친정 어머니, 장모님, 할머니이자 정이삭 감독이 생각하는 신의 존재라고 저는 느꼈습니다. 우리는 신이 위기를 이겨내게 해 주고 무언가를 베풀어 주길 바라지만, 신은 그저 삶에서 무엇을 지향해야 하는지 알려 줄 뿐이죠. 농작물 납품에 성공하는 날 일을 저지른 윤여정처럼요. 남자 아역배우가 윤여정에게 하는 대사를 들어보면 그 결이 달라집니다. 저는 이게 정이삭 감독의 종교관의 변화를 담아냈다고 해석합니다.
아버지의 영어이름, 남자아이의 영어이름, 일을 도와주던 미국인의 영어이름도 성경속 인물과 대입이 됩니다. 저는 아버지의 영어 이름을 듣자마자 정이삭 감독이 아버지를 너무도 사랑한다는걸 느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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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십대독신귀족
우리나라로 치면 신파 뺀 국제시장 같은 영화 아닐까요.
저도 처음에 비슷한 생각을 했는데 아내와 같이 대화를 나누고 곱씹어보니 생각할 만한 거리를 많이 던져주더라고요.

https://youtu.be/mk2cwFwY4mo
미나리 해외반응 외신 평론 읽어보기ㅣ윤여정 여우조연상


요 영상에서 설명을 잘 하는 것 같습니다.
영상에서 설명하는 미국적 정서외에도 전세계인이 공통되게 느끼는 인생의 흔한 문제들도 잘 건드리고 있는 것 같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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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youtu.be/38GjvT3AxDw
영화 미나리에 대한 궁금증 TOP 10, 이동진이 답하다!


이 영상도 좋아요
다람쥐
(스포있음)
영화적으로는 성공의 순간에 가족간의 갈등이 최고조에 이르고, 성공이 무너진 때에 다시 화합한다는 것이 특징인 것 같아요
시종일관 담담한 영화에서 가장 폭발적인 부분이 아닌가 싶습니다
결국 서로를 구해주자고 약속하고 이민을 떠난 부부를 가로막은 건, 한예리의 말처럼 "그러니까 우리는 서로를 구할 수는 없지만 돈은 구할 수 있다?"가 아니고 "자신의 힘으로 자기 자신을 구하려는" 노력이었던거죠. 제이콥은 제이콥대로 모니카는 모니카대로 각자 자신의 방식으로 가족을 구하려 했습니다
그런데 그 모든 것이 무너지는 순간... 더 보기
(스포있음)
영화적으로는 성공의 순간에 가족간의 갈등이 최고조에 이르고, 성공이 무너진 때에 다시 화합한다는 것이 특징인 것 같아요
시종일관 담담한 영화에서 가장 폭발적인 부분이 아닌가 싶습니다
결국 서로를 구해주자고 약속하고 이민을 떠난 부부를 가로막은 건, 한예리의 말처럼 "그러니까 우리는 서로를 구할 수는 없지만 돈은 구할 수 있다?"가 아니고 "자신의 힘으로 자기 자신을 구하려는" 노력이었던거죠. 제이콥은 제이콥대로 모니카는 모니카대로 각자 자신의 방식으로 가족을 구하려 했습니다
그런데 그 모든 것이 무너지는 순간(제이콥은 화재, 모니카는 아들 상태가 좋아져서 대도시 캘리포니아로 갈 명목이 없어짐) 가족은 다시 뭉칩니다.

"미나리는 어디서든 잘 자라" 라는 윤여정의 말은
미나리가 어디서 자라든 미나리라는 것을 보여줍니다.
아빠가 처음에는 무시하던 미신적인 방법으로 수맥을 찾는 것, 그리고 아들이 "너는 왜 얼굴이 flat해?"하고 묻던 백인 친구와 외할머니에게서 배운 화투로 친해지는 것
이 모두 이민자 가정이 미국에 완전히 뿌리내리는 것(어디서든 잘 자람)을 보여주며
동시에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을 가지고 있음을 보여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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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자 및 그 자식에게는 이민자로서 느끼는 감정이 있고..
헐리우드에 많은 리버럴 백인들에게는 '맞아, 우리가 이민자를 배척하는 트럼프나 그 지지자들은 진짜 아메리칸이 아니야! 이게 바로 아메리칸이지' 라는 감정을 불러 일으켰다는 말이 있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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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새벽에 미나리 봤는데 저의 감상도 비슷했습니다. 한국인 이민자의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한국인보다는 미국인에게 더 호소하는 내용인 것 같아요. 갈등의 뿌리와 전개도, 화해의 방식도 미국적이고 미국의 지향이 녹아있다고 느꼈어요.
저는 미나리 보고 나서 느낀 점이 이건 이민자들 영화라는 거였어요. 거기서 그려지는 사람들 특히 아버지나 할머니의 모습이 이민자 2세인 아들(감독의 어린시절이 투영되었을)의 눈으로 보는 모습이라는 생각이 많이 들더군요. 그래서 저한테는 다소 미묘하게 느껴지는 그 감성이 타국으로 건너가 사는 사람들의 것이구나 라고 느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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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뉴물있뉴
그 저는 2020년 개봉한 영화들이 하나같이 다 약체들이라고 생각한달까요...;
배급사들이 진짜배기 영화들은 넷플릭스도 영화관도 풀지않고 잠궈놓은것 같다는 생각을 합니다.

제가 그래도 웬만한 아카데미 작품상 후보들은 챙겨보는 편인데 평소 다른 해의 아카데미와 비교해봐도 올해는 라인업 자체가 좀 후졌다고 느낍니다.
제 느낌엔? 평소 아카데미였으면 미나리는 명함 못내밀었을꺼란 생각이 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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듣고보니 2020년의 특이성도 고려해야 할거 같네요. 개봉해서 어차피 투자금 회수가 안되니까 일단 풀린 영화 편수가 적고 돈 많이 들어간 영화는 아직 개봉을 안했을 테고...개인적으로 영화 자체로 잘 만들어진 영화라거나 두고두고 볼만한 명작은 전혀 아니라고 느꼈는데 영화제라는 게 작품성만 따지지는 않을테니 미나리의 시의성 있는 주제를 높이 산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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