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중 말고, 이 글에 나오는 이야기들을 여동생에게 해주었습니까? 행복한사람 님이 이러이러하게 생각하신다고요. 물론 이렇게 생각한다고 말씀하신다고 하여 여동생이 곧이곧대로 수긍하진 않을 것이지만 나름의 반론을 할 거고 또 거기에 대해 얘기를 해나가며 결론을 만드는 게 이상적이지 않을까요.
또 괜찮은 방법을 하나 더 꼽자면 아예 여자친구 분과 함께 그 단체에서 나오는 건 어떨까요. 저는 그 단체의 성격을 모르는 상황이지만 동호회 등이라면 그냥 나와버리는 것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여동생에게 도의적인 책임감과 가족으로서의 정이 크다면, 일련의 상황을 이야기해주시는 것이 필요하고...
뭐가 됐건 그 단체를 빠져나오시는게 제일 좋아보입니다. 한 번 왜곡된채로 돌아가기 시작하면 본인이 전권을 쥐고 다 뜯어고치지 않는 이상 답이 나오지 않습니다. 뜯어고쳐도 답이 안나오는 경우가 많고요. 특히 여자친구와 여동생분의 관계는 특별한 계기없이 회복되기 매우 어려울 겁니다.
여자친구와 같은 단체생활을 하는 것도 힘든데,
여동생까지 같은 단체생활을 하는 건 생각만 해도 압박이네요.
글 내용만으로는 어떤 조직이고, 자세하게 어떤 관계들인지는 알 수 없으나
그냥 글쓴이분만 힘들고 끝날 일이 아니라, 수많은 뒷말들이 오고갈지도 모릅니다.
저는 철저히 공사구분을 해야 한다고 봅니다.
대하는 장소와 상황과 대상에 따라 그에 맞는 원칙이 있어야 할 것 같네요.
저라면 여동생이든 여자친구든 공적 영역(단체생활)에서는 철저히 옳고 그름과 당위로 판단해서 얘기하고
따로 만날 때 다른 걸로 더 잘해주겠습니다.
동생분의 일몫을 어째서 여친분이 대신 떠맡고 있는지 좀 의아한데요. 그렇다는 것은 일단 단체에서 행복한사람님과 동생분, 여친님이 한 팀으로 간주된다는 뜻으로 보여요. 이 세 분의 가까운 인간관계를 다들 알고 있기 때문에, 셋 중 어느 한 사람의 부족함을 다른 두 사람이 채우는 게 당연하다고들 여기는 거지요. 그렇지 않으면 행복한사람님이 단체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맡고 계셔서 끊임없이 새로운 일이 생기고 그걸 가까운 사람들이 커버해 줘야 하는 경우일 수도 있고요.
동생분의 일몫을 어째서 여친분이 대신 떠맡고 있는지 좀 의아한데요. 그렇다는 것은 일단 단체에서 행복한사람님과 동생분, 여친님이 한 팀으로 간주된다는 뜻으로 보여요. 이 세 분의 가까운 인간관계를 다들 알고 있기 때문에, 셋 중 어느 한 사람의 부족함을 다른 두 사람이 채우는 게 당연하다고들 여기는 거지요. 그렇지 않으면 행복한사람님이 단체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맡고 계셔서 끊임없이 새로운 일이 생기고 그걸 가까운 사람들이 커버해 줘야 하는 경우일 수도 있고요.
제가 일 관계로 알고 지내는 친한 지인 부부가 있는데, 겉으로는 딱히 드러나지 않지만 부부 사이가 별로 좋지 않아요. 그래서 다른 사람들의 평범한 기대치가 배신당하는 일이 종종 일어나는데요. 예를 들어 제가 \'요러요러한 일로 내일 다섯 시에 셋이서 만납시다\'라고 남편분과 약속을 했잖아요? 저는 당연히 남편분이 귀가해서 부인께도 전달했으리라 기대하지요. 하지만 십중팔구 남편은 부인에게 그 이야기를 전하지 않습니다. 다음날 다섯 시가 되어 약속장소에 나가면 남편 혼자 와 있어요. \'부인은 왜 안오세요?\' 하면 \'oo한테 오라고 전화 안했어요?\'하고 되물어요. 남편분은 제가 부인한테도 따로 전화를 걸어서 두 번 같은 이야기를 반복하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한 것이고, 두 분이 한 팀(부부)이니까 그 정도의 일은 알아서 내부에서 해결하리라 생각한 저의 기대는 좌절된 것이죠.
이 경우 제가 이 부부 사이를 전혀 모르고 있다면 많이 당혹스럽겠지만, 냉냉한 사이를 감안하여 이들을 각각 완전히 독립적인 개체로 생각하면 두 사람의 부부관계라는 특수한 상황에 의지하여 나의 편의를 도모하려는 생각을 버릴 수 있게 되지요. \'아, 다음부턴 귀찮지만 내가 두 번 전화를 걸어서 확인해야겠구나\' 하고 말이죠. 생각해 보면 부부라고 해서 꼭 한 팀일 필요는 없잖아요.
아마 단체에서 행복한사람님과 여친분, 동생분을 보는 시선도 제가 이 부부를 보는 시선과 비슷하겠죠. 세 분 중 한 사람에게 어떤 일이 부과되었을 때 나머지 두 분에게도 그 일이 자연스럽게 공유될 거라고 사람들이 기대하고 있다면, 좀 뻔뻔스럽게 그 기대를 좌절시켜 주시는 게 생활하는 데 편하실 거예요. \'저는 동생하고 별로 친하지 않아요. 저하고 동생은 별개로 봐주셨음 좋겠어요.\' 하고 사람들한테 공언하셔도 괜찮아요. 오빠가 동생을 통제할 능력이 없다는 건 부끄러운 일이 아니에요. 괜히 애꿎은 여친분이 일을 떠맡게 하지 마시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