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녀석이 온 건 2011년 봄이었습니다.
친구가 생일선물이라며 이 녀석을 선물해줬어요.
잘 기를 자신이 없었고 고양이를 기르는 것에 대해 슬픈 기억이 있었기에 오래 거절했지만
그래도 고양이를 좋아하는 걸 잘 아는 친구가 결국에는 제게 보내줬지요.
처음 온 날 엄청 쫄아있던 기억이 납니다.
애교라고는 하나도 없던 아이가 거진 3주만에 뒤집은 채 쳐다보는 모습이 정말 사랑스러워서 찍은 사진이에요.
조금씩 마음을 여는 것 같아서 마음 가득히 기뻐했던 생각이 납니다.
기쁜 마음에 이렇게 장난감도 선물해보고..
핀은 나갔지만 이렇게 예쁜 목줄도 채워봤어요(전혀 쓸 일이 없어서 지금은 어디갔는지도 모르겠네요).
그리고 어느덧 훌쩍 커서 이런 모습이 되었죠.
이젠 엄.근.진 표정으로 동생들을 하루 종일 구경합니다.
이 녀석의 이름은 '레이'고 그 사이 지어준 별명이 팥죽이, 츤데레이, 신중한 탐험가 등이 있어요.
비록 끌어안는 건 지독히 싫어하지만 제 옆에 꼭 붙어서 하루를 보내는 이 녀석 때문에 제 인생은 2011년 이후로 아예 달라졌네요.
작년에 삼남매를 들인 후 집이 북적북적 하지만 속 안 썩이고 건강하게 잘 자라줘서 고마울 뿐이에요.
일전에 고양이를 떠나보내셔서 슬퍼하시던 분의 댓글이 생각나네요.
저도 비슷한 경험이 있고 그 경험으로 인해 새로운 만남은 꿈도 꾸지 못했지만,
이후에 다가올 결말이야 어쨌든
이렇게 매일매일 서로가 서로로 인해 행복하게 잘 살고 있음을 알기에 조금도 후회는 없어요.
4마리 모두 건강하게 잘 자라는 것 같아 좋고 일요일 아침에 사진 정리하다가 레이사진을 올려봅니다.
홍차넷의 집사 여러분들의 고양이들도 다 건강하고 오래오래 행복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