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사도 아닌데 단순히 미숙아가 신생아실에서 사망했다는 이유만으로 무조건 경찰이 수사하는 것은 이상하지요.
이건 그냥 부모가 수사해달라고 해서 경찰이 해준 것 정도로 생각하시면 됩니다.
말기 암환자가 요양병원에서 병사로 돌아가셔도 유족이 경찰에 수사해달라고 하면 해야 하듯이 말이죠.
제3자 입장에서 기사만 봐서는, 과실에 대한 이야기가 없고 (항생제 이야기는 별 의미 없는 이야기구요) 부검 결과도 미상이며 경찰에서도 일단은 피의자가 아니라 참고인으로 조사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크게 잘못된 것이 있었을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저도 어이없는 일로 진술서 몇 번 적고 지장 찍어봐서 저 기분이 어떤지 알고는 있습니다. 경찰 조사가 옳다고 주장하는게 아닙니다. 하지만 요즘은 수사해달라고 했는데 경찰이 대충 뭉개버릴 수는 없으니까요 (아마 그래서 피의자가 아니라 참고인 조사를 한 것이 아닐까 합니다)
저런 사건 아니라도 이미 신생아중환자실 같은 분야는 한국에선 이미 끝장이고 더 이상 미래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네 염세주의 맞습니다...
2천년대 초중반쯤에 세이 핼로우 투 블랙잭이라는 일본만화를 본 적이 있어요. 일본 의료계를 상당히 디테일하고 치밀하게 다룬 작품인데 거기 에피소드 중 하나가 신생아실NICU에서 수련하는 인턴 이야기였죠. 핼블을 보니 미숙아로 태어난 가엾은 아이들은 사망하는 게 이상한 게 아니라 살리는 게 기적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의료 과정 한 순간 한 순간이 살얼음이더라구요. 미숙아들은 너무 연약해서 청진기를 그냥 갖다대기만 해도 차가워 깜짝 놀라 죽어버린다고, 늘 청진기를 호호 불어대던 의사선생님이 기억나는....
뭐 신고하면 수사하고 그럴 수 있다고 봅니다. 그로 인해 발생하는 비용을 소비자에게 전가할 수 있다면요. 전가 안되면 그 상품의 판매를 중지할 권한이라도 있다면요. 결국 사회적 비용의 문제인데 뒤집어 쓰는 쪽이 뒤집어 쓸만한 명분이 '국민 여러분께서 원하시므로' 말고 단 하나도 없다는게 참 거슬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