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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3/10/15 21:07:16수정됨
Name   뉴스테드
Subject   어느 루저 이야기 "킴스 비디오"
https://n.news.naver.com/mnews/hotissue/article/055/0001097378?type=series&cid=1088831

언제부턴가 우리 사회에서 ‘루저(loser)’라는 표현이 곧잘 쓰인다. 과거에는 패자에 대해 지나치게 가혹하게 구는 태도는 오히려 반감을 사거나 인정머리 없는 행위로 여겨졌다. 그런데 영미권에서 온 ‘루저’ 개념이 한국 사회에 슬쩍 퍼지더니 패배자를 깔보고 조롱하는 걸 당연시하는 문화가 일부에 퍼져있는 듯하다.

세계에서 가장 극단적인 입시 경쟁을 치러야 하는 상황에서 한창 친구들과 뛰놀아야 할 유년기부터 인생을 건 입시 경주를 10년 이상 펼친 젊은 세대가 성적과 서열에 민감해지고, 이것이 결국 공정과 차별 이슈를 과거와는 다른 각도에서 인식하게 하는 현상도 어느 정도는 루저 문화와 영향을 주고 받고 있지 않는가 하는 생각도 든다.

할리우드 영화에서 접하는 ‘루저’는 표현은 단순히 ‘위너’의 반대말이 아니라  (인생의) 패배자, 낙오자, 인간 쓰레기, 잉여 인간 같은 뜻으로 쓰일 때가 많다.

“저는 그냥 잊혀지고 싶습니다. 저는 루저입니다." (I just want to be forgotten. I am a loser.)

다큐멘터리와 극영화의 중간쯤 있는 영화 “킴스 비디오”의 진짜 주인공인 김용만 씨가 십여 년 전 뉴욕타임즈의 인터뷰 요청을 거절하며 한 말이다.

영화는 길 가는 뉴요커들에게 “두 유 노 킴스 비디오?(Do you know Kim’s Video)”라는 질문을 던지며 시작한다. 모른다는 반응도 있고, 저 길가에 있었는데 언젠가 사라진 것 같다는 대답도 있다. 왜 사라졌을까라고 묻는 질문엔 요즘 세상에 누가 비디오를 빌려 보냐는 시큰둥한 반응이 돌아온다.

도대체 ‘킴스 비디오’가 뭐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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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youtube.com/watch?v=tMe6_mGk1aw
킴스 비디오 (Kim's Video, 2023) 메인 예고편 - 한글 자막


쉽지 않은 미국 이민 생활에서 살아남기 위해 작은 세탁소를 오픈하고 한켠에 비디오테이프를 대여했던 것을 시작으로 '킴스 비디오'의 탄생은 평범했지만 김용만 사장은 영화를 굉장히 사랑했던 영화광이었습니다. 그런 애정들이 당시 영화학도들은 물론이고 마틴 스콜세지, 쿠엔틴 타란티노, 코엔형제, 스파이크 리 등 나중에 유명한 감독이 된 이들도 대여점의 회원으로 유니크하고 희귀한 영화들을 보며 영화적 영감을 얻었다고 하지요.
다큐멘터리이지만 제작진의 똘끼충만한 집착이 굉장히 흥미진진 했습니다.
본인이야 인텨뷰를 기사처럼 했겠지만 적어도 제가 극에서 본 김용만 사장은 루저가 아니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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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마소
세상의 주변부를 훑는 기사들 좋읍니다. 읽으면서 선생님께 감사하단 생각을 하는데, 한번 쯤은 말씀드려야 함이 맞겠지요.
뉴스테드
읽어 주시는 분들이 계셔서 감사할 따름입니다.
언제부터인가 입시 경쟁에서 밀려나면 개인의 노력이 부족한 것으로 손가락질 당하고, 다시 일어설 기회를 쉡게 얻지 못하는 것이 당연하게 받아들여지는 것 같아서 슬픕니다.
뉴스테드
시선을 조금만 낮추면 주류에서는 벗어났음에도 아름다운 것들이 많이 있는것 같아요.
https://youtu.be/YgSPaXgAdzE?si=gaLEb7EIS5Dwo9x2
Beck - Loser


선생님께서 안 붙이셨길래 제가 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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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테드
서 있는 관에서 기타를 들고나온 할아버지를 보며 동병상련을 느낍니다. ㅎ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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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한시육분
기사 도입부에 반대요. 한국은 Loser 개념이 도입되기 전에 저소득층 포함 일부 사람을 무시 및 경멸하던 문화를 가져왔던 나라에 가깝죠. Ex. 딴따라, 환쟁이...
뉴스테드
말씀대로 ‘루저(loser)’라는 표현이 없었더라도 '인생의 패배자' 같은 말은 자주 접했던 것으로 기억을 합니다.
지금도 여전히 그런 분위기는 이어지고 있다는 것도 공감을 합니다. 어디든 사람 사는 곳은 매일반 아닐까 싶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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