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로운 뉴스를 올려주세요.
Date 23/07/11 00:13:40
Name   뉴스테드
Subject   공영방송과 수신료의 의미, 바로 짚었나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28/0002647517?sid=110

영국 일간지 <가디언>의 편집국장을 지낸 앨런 러스브리저는 몇년 전 트위터에서 끔찍한 소식을 접했다. 스웨덴 말뫼에서 무슬림 이민자가 10대 여성을 성폭행했는데, 여성의 중요 부위에 라이터 기름을 뿌리고 불까지 질렀다는 얘기였다. 트위터에는 분노가 끓어올랐다. ‘난민을 받아들이면 이렇게 된다’는 ‘경고’가 퍼져나갔다. 은퇴 뒤 대학에서 강의하던 러스브리저는 팩트체크에 나섰다. 그런데 스웨덴 언론을 검색하다 벽에 부닥쳤다. 월 구독료 1만5천원가량을 결제해야 기사를 볼 수 있는 ‘유료화의 벽’이었다. 러스브리저는 저서 <브레이킹 뉴스>에 이렇게 썼다. “저질 정보는 아무 데나 넘쳐나고, 양질의 정보는 벽 안에 갇히는 세상이 됐다.”

그의 추적 결과, 끔찍한 이야기는 허위로 드러났다. 성폭행 사건은 있었으나 ‘라이터 기름 방화’는 없었고, (잡지 못한) 범인의 정체는 모른다는 게 경찰 발표였다. 하지만 이런 ‘사실’을 확인한 사람은 소수였다. ‘스웨덴의 잔혹 성범죄’는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 등 극우 정치인들이 거듭 언급하며 이주민·난민 혐오를 부추겼다. 러스브리저는 ‘양질의 뉴스는 엘리트의 것이 되고, 대중은 허위조작정보에 무방비가 되는 세태’를 우려했다.

전기요금과 함께 내던 한국방송공사(KBS) 수신료를 앞으로는 따로 내게 만들겠다는 정부 정책은 이런 관점에서 걱정스럽다. 더 많은 클릭, 더 높은 시청률, 더 큰 광고 수익을 위해 언론과 소셜미디어가 무한 경쟁하는 현실에서, 그나마 중심을 잡던 공영방송의 역할을 위축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케이비에스와 교육방송(EBS)처럼 수신료로 재정 상당 부분을 메우는 공영방송은 상업적 이익을 위해 무책임한 정보를 쏟아내는 미디어와는 다르게 운영될 수 있다. 생성형 인공지능의 발전으로 감쪽같은 허위조작정보가 활개 치기 쉬워진 세상에서, ‘믿을 수 있는 공영방송’의 역할은 더욱 중요하다. 그런데 수신료 분리 징수로 수입이 크게 줄어, 케이비에스까지 ‘바닥을 향한 경쟁’에 나선다면 어떻게 될까. 산골·섬마을에서도 볼 수 있는 케이비에스가 믿음직한 ‘팩트체커’로 남기 어려울지도 모른다. 재난방송, 국제방송, 장애인 채널 등 공익성은 높지만 수익성은 낮은 프로그램이 줄 것이다. ‘허위정보에 무방비로 노출되는 대중’은 더 늘어날 수 있다.

------

KBS가 공영방송의 제 역할을 해왔나 생각해보면 머리를 갸우뚱 하게 만드는게 사실입니다만
싸게 고쳐 쓸 수 있는 걸 '바닥을 향한 경쟁'으로 내몰아 버린다면 앞으로 바로잡기에 있어서
너무나도 큰 사회적 비용을 치러야 하는건 아닐까 하는 걱정이 있는것 또한 사실인듯 합니다.



0


목록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35400 정치‘오염수 안전’ 유튜브 광고 봇물…일본 대신 한국 정부가 세금으로 7 알탈 23/07/11 2085 2
35399 경제'뱅크런 막자'…은행권, 새마을금고에 6조원대 유동성 투입 알탈 23/07/11 1628 0
35398 정치김여정, 연일 담화서 '대한민국' 언급… '두 개의 한국' 전략 본격화 11 오호라 23/07/11 2153 0
35397 정치김웅 "고발장 제보자 기억안나"…판사 "기억나야 정상인데" 3 퓨질리어 23/07/11 1988 0
35396 사회"손녀가 숨을 못 쉬어요"…7분만에 병원 도착, 골든타임 지킨 경찰차 4 swear 23/07/11 1885 1
35395 문화/예술‘한국적 정서’ 애니메이션 ‘엘리멘탈’ 역주행…북미 1억달러 돌파 6 제루샤 23/07/11 1974 0
35393 문화/예술'한글 자막' 나오는 최신 한국영화 극장에서 본다 2 다군 23/07/11 1895 2
35392 사회에버랜드서 암컷 쌍둥이 판다 태어나…푸바오는 이제 '맏언니' 6 퓨질리어 23/07/11 2014 1
35391 정치분리징수로 흔들어 놓고 2TV 폐지로 공영방송 '말려죽이기' 5 오호라 23/07/11 1959 0
35390 사회공영방송과 수신료의 의미, 바로 짚었나 3 뉴스테드 23/07/11 1893 0
35389 경제의대 교수 월급 두 달치 밀렸다, 대학병원 수도권 분원 ‘출혈 전쟁’ 8 Beer Inside 23/07/10 1977 0
35388 경제은행권, 새마을금고 RP 6조원이상 매입…유동성 '숨통' 1 Beer Inside 23/07/10 2055 0
35387 국제"푸틴, 반란 닷새 후인 지난달 29일 프리고진 만났다" 4 매뉴물있뉴 23/07/10 1695 0
35386 방송/연예“팬 사인회서 속옷 검사 불쾌해”…하이브, 하루 만에 7% 급락 13 Beer Inside 23/07/10 2155 0
35385 정치원희룡 “거짓 정치공세 지속되면 양평고속도로 재추진 못해” 31 당근매니아 23/07/10 2054 0
35384 기타병무청 판정 실수에…‘체중 이상’ 4명이 현역병으로 4 CheesyCheese 23/07/10 2079 2
35383 정치금융위 “야당 경제·민생 발목잡기 법안 취합” 내부 지시 13 매뉴물있뉴 23/07/10 1699 8
35382 사회‘잔액부족’ 뜨자…스무살 옷 안에 손 넣은 택시기사 ‘공분’ 3 danielbard 23/07/10 1767 1
35381 정치'땡윤 방송'으로 가는 수신료 분리 징수 1 뉴스테드 23/07/10 1764 1
35380 경제카카오엔터, 아이브 소속사 '스타쉽엔터' 투자 유치 추진 7 tannenbaum 23/07/10 1427 0
35379 의료/건강수녀 꿈꿨던 외과의사, ‘유방암 환자의 성경’을 쓰다 Beer Inside 23/07/10 1952 5
35378 의료/건강"치매 종말의 시작" 치매 늦추는 신약, 韓 들어온다…약값은? 5 the hive 23/07/10 1852 0
35377 게임 LCK선수의 미성년자 성희롱 사건 4 swear 23/07/09 1701 0
35376 사회"소방서는 혐오시설, 사이렌 꺼라"…시위 예고한 입주민들 14 swear 23/07/09 1892 0
35375 사회‘좋은 기사’ 쓰는 법 알려드립니다 뉴스테드 23/07/09 1309 0
목록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