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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2/10/28 05:18:53 |
Name | 구밀복검 |
Subject | 한국 불교학 발전을 위한 제언 / 강성용 |
https://www.budreview.com/news/curationView.html?idxno=2331 작년에 나온 칼럼입니다만 아주 볼 만합니다. 필자는 지금도 불교학계 안에서 경이로운 일들을 자주 겪는다. 그것은 대부분 불교학 관련 학회에서 일어나지만, 학위논문 심사나 불교 관련 단체 행사에서도 종종 겪는다. 이런 일들은 이제 필자의 일상에 익숙한 일부가 되었다. 그래서 필자는 어딘가에서 나를 소개하는 짧은 글에 다음과 같이 적은 적이 있다. “두 가지 놀라움이 늘 주변에 함께한다. 하나는 전혀 앞뒤가 안 맞는 말들을 스스로도 무슨 말인지 모르는데 여러 시간씩 떠들 수 있는 인도철학을 한다는 사람들에 대한 나의 경멸감을 넘어선 경외감이고, 다른 하나는 인도에 대한 동경이나 환상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사람이 인도철학을 하고 있다는 사실에 대한 나를 향하는 주변의 놀라움이 그것이다.” 여기서 ‘인도철학’을 ‘불교학’으로 바꾸어 읽어도 사정은 전혀 다를 바 없다... 이야기를 조금 쉽게 풀어나가기 위해 먼저 몇 가지 질문을 던져보자. 붕어빵의 본질은 붕어일까 빵일까? 붕어빵에 붕어를 갈아 넣어야 그것이 붕어빵일까? 길거리서 붕어빵을 사 먹는다는 것은 부끄러운 일일까?... 붕어빵에 붕어가 들어 있지 않다고 해서 붕어빵이 붕어와 무관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붕어빵은 풀빵의 한 종류일 뿐이고 그 모양이 붕어 모양일 뿐이다. 마찬가지로 불교학은 종교가 아니라 학문이다. 학문의 한 분야이고 그 학문이 다루는 대상이 불교일 뿐이다. 그래서 비유하자면 불교학은 붕어가 아니라 붕어빵이다. 그리고 붕어빵이 헤엄치지도 않고 횟감이나 매운탕감이 되지 않는 것처럼 불교학 역시 종교적 진리를 가르치지 않으며 니르바나를 목표로 하지도 않는다. 이 당연한 상식조차 논쟁거리가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고 그런 생각이 있다는 사정이 바로 필자가 경험하는 ‘불교학에서의 놀라움’들을 가능케 하는 핵심 요소라 할 수 있다....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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훌륭한 분석과 제언입니다. 그래도 진선진미하다고는 할 수 없는게...ㅎㅎ 불교학도 xx학이고 모든 학은 기본적으로다가 갖추어야할 ABC가 있다는 주장은 뒤집어서 말하면 불교학도 불교x이고 모든 불교x가 기본적으로 갖추어야할 ABC가 있다는 주장이 되지요.
서구 기준으로 말하자면 후자가 합리적이라고 보고 만들어진 고등교육기구가 [xx지역학] 정도가 되겠네요. 일본학이라고 칩시다. 그러면 거기는 아스카 코스프레하고 망가읽는 씹덕부터 성덕태자시기 율령개혁 연구하는 대학원생과 만요슈 문법 연구하... 더 보기
서구 기준으로 말하자면 후자가 합리적이라고 보고 만들어진 고등교육기구가 [xx지역학] 정도가 되겠네요. 일본학이라고 칩시다. 그러면 거기는 아스카 코스프레하고 망가읽는 씹덕부터 성덕태자시기 율령개혁 연구하는 대학원생과 만요슈 문법 연구하... 더 보기
훌륭한 분석과 제언입니다. 그래도 진선진미하다고는 할 수 없는게...ㅎㅎ 불교학도 xx학이고 모든 학은 기본적으로다가 갖추어야할 ABC가 있다는 주장은 뒤집어서 말하면 불교학도 불교x이고 모든 불교x가 기본적으로 갖추어야할 ABC가 있다는 주장이 되지요.
서구 기준으로 말하자면 후자가 합리적이라고 보고 만들어진 고등교육기구가 [xx지역학] 정도가 되겠네요. 일본학이라고 칩시다. 그러면 거기는 아스카 코스프레하고 망가읽는 씹덕부터 성덕태자시기 율령개혁 연구하는 대학원생과 만요슈 문법 연구하는 교수까지 다 한 건물에 모여서 놉니다.
이런 인적구성을 한 분과 안에 묶을 수 있는 힘은 단지 학이라는 한 글자의 공통점만으로는 발생하지 않지요. 이 모든 것을 묶어주는 공통항인 일본이라는 존재에 대한 각 개인의 강한 흥취 없이는 안 됩니다. 그래서 쇼토쿠 전문가도 만요슈 전문가도 아스카 씹덕도 일단 앉아서 같이 커피 마시면 자신이 언제 어느시점에 일본에 입덕했는지를 니혼고로 대화하며 웃을 수 있지요.
불교x도 마찬가지. 불교학이 다른 학과 같을 수 없고 반드시 어떤 지점에서는 [불교]학이 될 수밖에 없죠. 다른 학과가 아니라 굳이 불교학을 하겠다고 찾아오는 인간군상 각각 역시 학이 땡겨서 찾아온 게 아니라 불교가 땡겨서 찾아온 거구요. 그러므로 이 지점이 미울 때도 많지만(강선생의 파토스를 저는 절절히 공감합니다) 한편으로는 결코 미워할 수 없고 오히려 내가 거기에 맞춰 적응해야하는 측면도 분명히 있습니다. 씹덕에게 점령당해 일본 애니판이 망했다고 분개하는 것도 이해하지만 그렇게 화내는 한편 그런 씹덕향 애니를 계속 만들어야하는 일본 애니메이터들처럼.
붕어빵은 빵이므로 생선이 없다고 화내면 안 된다고 하셨지만, 피쉬앤칩스에 튀김옷만 있고 피쉬가 안들어있으면 그것도 곤란합니다...ㅎㅎ
서구 기준으로 말하자면 후자가 합리적이라고 보고 만들어진 고등교육기구가 [xx지역학] 정도가 되겠네요. 일본학이라고 칩시다. 그러면 거기는 아스카 코스프레하고 망가읽는 씹덕부터 성덕태자시기 율령개혁 연구하는 대학원생과 만요슈 문법 연구하는 교수까지 다 한 건물에 모여서 놉니다.
이런 인적구성을 한 분과 안에 묶을 수 있는 힘은 단지 학이라는 한 글자의 공통점만으로는 발생하지 않지요. 이 모든 것을 묶어주는 공통항인 일본이라는 존재에 대한 각 개인의 강한 흥취 없이는 안 됩니다. 그래서 쇼토쿠 전문가도 만요슈 전문가도 아스카 씹덕도 일단 앉아서 같이 커피 마시면 자신이 언제 어느시점에 일본에 입덕했는지를 니혼고로 대화하며 웃을 수 있지요.
불교x도 마찬가지. 불교학이 다른 학과 같을 수 없고 반드시 어떤 지점에서는 [불교]학이 될 수밖에 없죠. 다른 학과가 아니라 굳이 불교학을 하겠다고 찾아오는 인간군상 각각 역시 학이 땡겨서 찾아온 게 아니라 불교가 땡겨서 찾아온 거구요. 그러므로 이 지점이 미울 때도 많지만(강선생의 파토스를 저는 절절히 공감합니다) 한편으로는 결코 미워할 수 없고 오히려 내가 거기에 맞춰 적응해야하는 측면도 분명히 있습니다. 씹덕에게 점령당해 일본 애니판이 망했다고 분개하는 것도 이해하지만 그렇게 화내는 한편 그런 씹덕향 애니를 계속 만들어야하는 일본 애니메이터들처럼.
붕어빵은 빵이므로 생선이 없다고 화내면 안 된다고 하셨지만, 피쉬앤칩스에 튀김옷만 있고 피쉬가 안들어있으면 그것도 곤란합니다...ㅎㅎ
네, 온도차가 크더라고요.
링크해주신 기사를 보면서 대학 때 들었던 기독교 수업이 떠올랐어요.
기독교 수업이 교양 필수라 강제로, 아니, 누칼협은 아니었으니까 강제는 아닌가ㅋㅋ, 아무튼, 들어야 했는데, 제가 첫 수업에서 F를 받는 바람에 다른 교수님 수업으로 한 번 더 들었거든요. 그런데 두 수업의 차이가 인상적이어서 수십년(...)이 지난 지금도 종종 생각 나요.
첫 수업은 강의실을 홀리하게 만들어서 수업 시간에 기도하고 돌아가면서 간증하라고 하는 수업이었어요. 홀리쒯.
이와 달리, 재수강했던 수업은 철학과 수업 같았... 더 보기
링크해주신 기사를 보면서 대학 때 들었던 기독교 수업이 떠올랐어요.
기독교 수업이 교양 필수라 강제로, 아니, 누칼협은 아니었으니까 강제는 아닌가ㅋㅋ, 아무튼, 들어야 했는데, 제가 첫 수업에서 F를 받는 바람에 다른 교수님 수업으로 한 번 더 들었거든요. 그런데 두 수업의 차이가 인상적이어서 수십년(...)이 지난 지금도 종종 생각 나요.
첫 수업은 강의실을 홀리하게 만들어서 수업 시간에 기도하고 돌아가면서 간증하라고 하는 수업이었어요. 홀리쒯.
이와 달리, 재수강했던 수업은 철학과 수업 같았... 더 보기
네, 온도차가 크더라고요.
링크해주신 기사를 보면서 대학 때 들었던 기독교 수업이 떠올랐어요.
기독교 수업이 교양 필수라 강제로, 아니, 누칼협은 아니었으니까 강제는 아닌가ㅋㅋ, 아무튼, 들어야 했는데, 제가 첫 수업에서 F를 받는 바람에 다른 교수님 수업으로 한 번 더 들었거든요. 그런데 두 수업의 차이가 인상적이어서 수십년(...)이 지난 지금도 종종 생각 나요.
첫 수업은 강의실을 홀리하게 만들어서 수업 시간에 기도하고 돌아가면서 간증하라고 하는 수업이었어요. 홀리쒯.
이와 달리, 재수강했던 수업은 철학과 수업 같았죠. 신존재증명을 중심으로 서양철학을 훑으며 회의론까지 폭넓게 다루던 수업이었는데, 그때나 지금이나 무지렁이인 저는 인식론이니 존재론이니 하는 abc를 이 수업에서 처음 제대로 접했어요.
링크해주신 기사를 보면서 대학 때 들었던 기독교 수업이 떠올랐어요.
기독교 수업이 교양 필수라 강제로, 아니, 누칼협은 아니었으니까 강제는 아닌가ㅋㅋ, 아무튼, 들어야 했는데, 제가 첫 수업에서 F를 받는 바람에 다른 교수님 수업으로 한 번 더 들었거든요. 그런데 두 수업의 차이가 인상적이어서 수십년(...)이 지난 지금도 종종 생각 나요.
첫 수업은 강의실을 홀리하게 만들어서 수업 시간에 기도하고 돌아가면서 간증하라고 하는 수업이었어요. 홀리쒯.
이와 달리, 재수강했던 수업은 철학과 수업 같았죠. 신존재증명을 중심으로 서양철학을 훑으며 회의론까지 폭넓게 다루던 수업이었는데, 그때나 지금이나 무지렁이인 저는 인식론이니 존재론이니 하는 abc를 이 수업에서 처음 제대로 접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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