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 무슨 차이가 나길래 큰 차이인지 모르겠네요. 경상적자를 봤다는건 이자도 못낸다는 건데..

서울이야 사람도 많고 회사도 많으니까 서울 소재 기업 하나 망한다고 큰일 안나겠지만...
포항이나 광양에서 포스코가 망하거나, 울산에서 현대가 망하면 그 도시 풍비박산 나는겁니다.

보잘것 없는 중견 기업인 저희 회사도 저희 공장 정직원, 협력사에 다시 저희 회사 일 받아 먹고 사는 2,3차 협력사까지 하면 2-3000명 입이 걸려 있는데요. 거기에 3인가족이라고 치면 얼추 1만명 정도가 먹고 살기 막막해지죠. 이 도시 인구가 10만명 정도 되는데, 인구의 10%가 실업자 된다고 생각해보세요. 지자체가 비명 지르고 정부에 도와달라 SOS 치겠죠. 저희 산업단지에 있는 대기업이 망하면 더 난리나고요. 거기 정직원이 얼추 저희 4배 되는데, 그냥 산술적으로 계산해서 4만명이라치면 40%가 망하는데 지자체가 버티겠습니까.

심지어는.. 협력사들뿐 아니라 지역 상권도 박살나죠. 저희 동네 대기업에서 몇년전에 연말에 안전사고 나면서 회사에서 '연말이라고 흥청망청 회식하지 말고 엄숙하게 지내라~' 라고 하면서 갑자기 동네 식당들이 '송년회 대목인데 대기업이 회식을 못하게 하니 나 죽겠다~' 하면서 상인회에서 시청에 압박 넣은 적도 있습니다.
(그때 저희는 회식장소 잡기 편해서 좋았는데, 어느 식당 사장님이 대놓고 소고기 먹는 사람들은 안오고 삼겹살 먹는 사람들만 온다 라고 궁시렁 대는걸 들었죠...)

사회안전망이 부실해서 이렇게 사람들이 망하면 죽어 나가는 수 밖에 없는데, 그걸 '사람들이 운 없고 능력 부족해서 극단적 선택 하는거 정부가 어떻게 말립니까. ' 라고 법과 원칙 타령한다면 정치인 하면 안되는 소시오패스인거고..

다른글에도 썼지만 대우조선은 존재만으로 한국 조선업의 역량과 미래를 갉아먹는 암적인 기업입니다.
낙하산 사장들은 본인 임기내 실적만 채우면 되니 저가수주하고, 대마불사라서 정부가 죽게 놔둘리 없으니 방만경영하고, 삼중 현중은 대우가 트롤링하니 정상선가를 못 받고, 결국 공적자금으로 살려놓을 수 밖에 없고.
원래 현중이 총대메고 대우 인수후 정리하려다가 EU의 독과점우려 반대에 무산되었고, 이젠 진짜 결정을 해야됩니다. 조선업 다 죽이냐 대우만 도려내느냐.
파업에 대한 대응책은 이러한 관점의 연장선이에요. 돈없는 좀비기업에 하청으로 내려갈 돈이 있을리도 없고, 이미 다른곳으로 갈만한 사람들은 다 이동했습니다. 한번에 닫으면 충격이 너무 크니 서서히 말라죽일 생각도 할겁니다.
파업에 대한 대응은 이러한 구조입니다. 결국 하청 업체 돈주기위해선 정부 세금이 투입될수 밖에 없고, 그럼 지난 10년간의 조선업 트롤링이 또 반복되는 겁니다. 우린세금 쓸 생각없으니 니네가 알아서 하라는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