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로운 뉴스를 올려주세요.
Date 17/04/13 17:41:35
Name   기아트윈스
Subject   삶을 ‘갈아넣은’ 한국 진보 정당사
http://www.sisain.co.kr/?mod=news&act=articleView&idxno=28801



"...이렇게 해서 오재영은 그의 숨은 역할을 아는 동료들로부터 ‘위대한 조정자’로 평가받았다. 역설이다. 조정자는 위대할수록 주목받지 못한다. 성공한 조정은 외부인의 눈에 보이지 않는다. 오직 실패한 조정만이 파국을 만들어내며 외부에 알려진다. 조직실장 오재영은 정당 인생 내내 당 밖에서는 철저한 무명이었으니, 무명이란 성공한 조정자만이 누릴 수 있는 영광이었다."

"당이 깨진 날, 남편이 집에서 엉엉 울었다. 같이 살면서 그런 모습은 처음 봤다.” ‘내 손으로 만든 당’이 쪼개져 나가는 충격은 그를 휘청거리게 만들었다. 충격은 오재영뿐만 아니라 진보 진영 전체를 때렸다. 진보 정당 주위에는 농반진반으로 이런 말이 있다. “소련 붕괴 이후와 민노당 분당 이후에 이쪽 판에 변호사가 갑자기 확 늘었다. 갈 길을 잃은 활동가들이 자격증을 따러 몰려가서 그렇다.”

오재영은 당 재건이 당분간 어렵다면 인물을 앞세워 계기를 만들자고 마음먹었다. 2008년과 2012년 총선에서 노회찬 의원을 도왔다. 노 의원은 2012년 원내 입성에 성공했지만, 당선 10개월 만인 2013년 2월에 의원직 상실형을 받는다. 이른바 ‘삼성 X파일’에 나오는 ‘떡값검사’ 실명 공개가 발목을 잡았다. 분당 충격을 털고 일어서려던 오재영에게는 무릎이 꺾이는 2연타였다.

이맘때 그는 아내에게 “내가 이 나이에 할 수 있는 게 있을까? 이거(정당 활동)밖에 안 해봤는데”라고 말했다. “그때만큼 남편이 허망함을 느꼈던 적이 없는 것 같다”라고 권신윤은 회고했다. 생계가 곤란할 때 임시직처럼 하던 학원 강사로 아예 인생 새 출발을 할 생각도 했다. 문과 출신이 이과 수학을 새로 공부해 가르치며 3년을 전업 강사로 보냈다. 2016년 총선에서 노회찬 의원이 원내로 돌아왔고, 오재영을 불렀다. 쌓였던 빚을 학원 강사 일로 전부 청산하던 날, 오재영은 부인에게 물었다. “나 다시 돌아가도 될까?” 그는 다시 돌아왔지만, 이번에는 11개월 만에 돌아오지 못할 길을 떠났다. "


-----------

연구자로서 이 글을 보고 문득 든 생각은, 비생산적이고 실패확률이 큰 활동을 하려는 사람들이 생기려면 그런 활동이 실제 실패로 돌아갔을 때 조차도 먹고살 만한 수단이 발받침으로 존재해야 한다는 거예요.

조선시대때도 재야 투쟁했던 사람들은 다 먹고살 지역기반이 있던 사람들이었고,
자본론 쓴 사람은 와이프가 상속받은 유산 + 친구돈 까먹으며 살던 사람이었고,
지난세기 한국에서 운동 좀 했던 사람들 중 진득하게 그 판에 남아서 나중에 네임드 정치인이라도 됐던 이들이 대개 변호사 출신인 건 그 자격증이 최후의 발받침이 되어주었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했었는데 마침 같은 이야기를 해주는 기사가 있어서 퍼왔습니다.




1


목록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7191 사회가사도우미도 '4대 보험'…정부, 가사서비스 시장 공식화 6 Beer Inside 17/12/28 1802 0
37157 국제'세계에서 가장 우울한 나라' 대한민국? 이유 들여다 보니 1 swear 24/02/07 1802 1
7466 사회[냥이와 당신]"고양이가 왜 좋냐옹~"..반려묘 급증 시대 8 Erzenico 18/01/13 1802 1
4986 정치김훈 중위, 사망 19년 만에 순직 인정 1 April_fool 17/09/01 1802 0
13441 사회“정신병 범죄때마다 심장 덜컥…병보다 힘든건 세상의 편견” 1 가을우체국 18/11/21 1802 2
5542 사회"출산·육아 때문에 여성은 업무단절"… 고의로 합격권 여성지원자 7명 탈락시킨 박기동 前 가스안전공사 사장 2 카서스 17/09/27 1802 0
6064 사회'개통령' 강형욱 "최시원 개 안락사? 난 포기하긴 싫다, 다만.." 3 알겠슘돠 17/10/27 1802 1
3806 정치국민 71.5% "녹취록 조작, 국민의당 조직적 개입 있었을 것" ArcanumToss 17/07/02 1802 0
10470 사회"노동부만 믿었는데"..근로감독관도 내 편이 아니었다 알겠슘돠 18/05/30 1802 1
6128 정치전병헌, 여명숙 '게임농단' 언급에 "모두 허위…책임 묻겠다"(종합) 8 벤젠 C6H6 17/11/01 1802 0
18934 사회신천지 대구교회 "1차 검사 1천16명중 82% 833명 확진" 10 Leeka 20/02/27 1802 0
18943 사회헌재 "'전두환 추징법' 제3자 재산압류 조항 합헌" The xian 20/02/27 1802 0
9996 정치국회 정상화 합의 결국 불발..파국으로 치닫는 국회 3 알겠슘돠 18/05/08 1803 0
1563 사회발달장애인 전담 경찰관, 그게 뭐예요? NF140416 17/01/13 1803 0
1841 사회AI 피해는 농가가 보상은 기업이?..피해 보상 곳곳 허점 NF140416 17/02/04 1803 0
18994 사회롯데백화점 포항점 "확진자 가족 근무", 은폐 사실 드러나 1 The xian 20/02/29 1803 0
7497 사회치킨 배달 시 서비스로 주던 콜라 사 먹어야 한다 2 알겠슘돠 18/01/16 1803 0
10079 사회이쪽은 "더워요" 저쪽은 "추워요"..지하철 '온도전쟁' 1 알겠슘돠 18/05/11 1803 0
11631 사회연예인 먹방 이후 씨 마른 곱창.. 대박커녕 대란 8 알겠슘돠 18/07/20 1803 0
9584 사회10분만에 유흥업소 13곳 와장창..조폭 매형 위해 보복 나선 처남 3 tannenbaum 18/04/20 1803 0
5531 사회고교생이 도박 빚 1000만원.. 학원비로 돌려막기까지 2 알겠슘돠 17/09/27 1803 0
7070 사회이태희 목사 "종교인 과세는 공산주의자들이나 하는 행동" 6 유리소년 17/12/21 1803 0
2725 사회박근혜 "독방 지저분해"..이틀간 당직실 취침 6 알겠슘돠 17/04/14 1803 0
12255 정치또 기무사 문건, 이번에는 대선 개입 2 알겠슘돠 18/08/17 1803 0
14849 사회“안 나오면 후회한다” 협박에…영광 여고생, 사망 1달 전에도 성폭행 피해 swear 19/03/13 1804 0
목록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