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과정에서 공사(公私) 구분은 희미해지고, 계약서는 제대로 작성되지 않고, 직무는 정확히 정의되지 않는다. 유홍림에 따르면, “혼란을 공동체 의식에 호소함으로써 극복하려는 시도는 사태를 더욱 악화시킬 뿐이다.” 특히 약자는 계약서의 조항보다는 강자의 가변적인 선의에 의존하게 된다."
그런데 제 생각에 이 문제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뿌리가 더 깊지 않나 싶습니다. 우리는 우리가 싫어하는 사람들이 형님형님 하면서 가변적인 선의에 의존하는 걸 비웃는 동시에 우리가 좋아하는 사람들이 형님형님 하면서 가변적인 선의로 문제를 해결하면 열광하거든요. 삼성사장에게 누군가가 형님형님하면서 앵기면 비웃지만 백종원이 군시절 사귀어둔 형님들에게 전화해서 공적인 문제를 사적으로 해결해버리면 (감자라든가...다시마라든가..) 박수치면서 좋아하지요.
결국 이러한 특징이 살살 녹아서 사라지려면 형님형님의 나쁜경우 뿐 아니라 좋은경우에 대해서도 '저렇게 해서는 안된다'라는 공감대가 형성되어야하지 않나... 그렇게 생각합니다, 형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