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로운 뉴스를 올려주세요.
Date 19/09/03 12:40:50수정됨
Name   녹차김밥
Subject   도쿄올림픽 조직위, 욱일기 응원 허용
https://sports.v.daum.net/v/20190903075401501

이건 보기보다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나치 하켄크로이츠가 금기시되는 것은 그 문양 속에 수많은 죄악의 역사가 상징으로 박제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하켄크로이츠 문양을 보면 침략 전쟁, 인종차별, 인권 유린, 학살, 이 모든 이미지가 상징적으로 다가오면서 마음을 불편하게 합니다. 그러면 욱일기는 왜 상대적으로 덜 금기시되느냐. 서양 주류의 시각에서는 이 문양을 통해 상징으로 박제할 역사 자체가 빈곤하기 때문입니다. 그들의 시선에 욱일기는 그냥 패전국의 깃발이었을 뿐입니다. 모르는 거죠.

욱일기를 둘러싼 논란을 외국인에게 설명하려면 필연적으로 일본 제국주의의 범죄적, 부정적 단면들을 먼저 '설명'해야 합니다. 아시아 침략, 위안부, 731부대, 난징대학살을 위시한 많은 학살 행위들, 이런 것들 말이죠. 그러나 아우슈비츠는 설명하지 않아도 전세계인이 다 압니다. 딱 그만큼이 하켄크로이츠와 욱일기의 차이일 겁니다. 욱일기 논란 자체를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대개 저런 역사인식이 없는 경우가 많을 것입니다. 많은 일본인들도 그렇겠지요.

많은 한국인들의 인식 속에 욱일기가 상징하는 것에는 위의 것들 이외에도 식민 사회에 대한 문화적 압살과 경제적 수탈, 조선인에 대한 부당하고 차별적인 처우 등이 더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런 일들은 어차피 제국주의가 판치던 19-20세기의 모든 강대국들이 했던 것이므로 국외에서 큰 반향을 가져오지는 못할 것 같습니다. 그런 걸로 국기 사용을 금지시키면 유럽 국가의 국기들이 지금껏 남아나지 않았을 것이기도 하고요. 그래서 욱일기에 대한 한국인의 감정 반응에 '우리만이 가지고 있는 피해의식'이 섞여 있는 것도 사실일 겁니다.

제가 보기에도 욱일 문양 자체가 디자인적으로는 매력적입니다. 단순하고 미려하며 활용도가 높습니다. 거기에 원천적으로 다른 좋은 의미가 실려 있었다는 얘기도 많습니다. 거짓이 아닐 것으로 짐작합니다. 그러나 20세기 초중반에 의미가 심하게 오염된 문양인 것을 부인할 수는 없습니다. 하켄크로이츠(스와스티카)도 애초에는 종교적인 좋은 의미를 담고 있었습니다. 이후에 그것을 누가 어떤 의미를 담아 어떻게 썼는지에 따라 무엇을 상징하고 어떤 평가를 받는지를 역사가 결정하는 거죠.

욱일기에 대한 감정을 우리만의 피해의식이라 치고 대범하게 넘어가 주기엔 아직도 풀리지 않은 가해와 피해의 역사는 현재 진행형입니다. 일본과의 무역전쟁(?)이 하늘에서 뜬금없이 떨어진 것도 아닙니다. 그들은 부인하지만, 제국주의 일본의 비인도적인 범죄들이 분명히 존재했습니다. 이런 뒤틀린 역사에 상징 하나라도 제대로 박제하고픈 마음이 무리한 것은 아닐 겁니다. 문양만 봐도 빡치는 마음을 풀어 주는 것은 결국 피해자의 종교적 해탈이 아니라 가해자의 몫이어야 합니다.

이번에 제대로 문제삼아서 욱일기 사용을 금지시키거나, 아니면 최소한 세계에 논란이라도 크게 만들었으면 합니다. 논란 와중에 세계인의 역사 인식에 조금이라도 영향을 끼칠 수 있다면 의미가 있을 겁니다. 일하는 사람들이 능력을 보여줬으면 좋겠네요.



8


목록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24969 경제"시끄러워"..뒷문 막고 배달 라이더 1.2km 돌아가라는 아파트 8 Regenbogen 21/07/17 4507 0
26249 의료/건강화장실 환기구로? 한 아파트 65명 감염 미스터리 4 먹이 21/10/22 4507 1
21386 정치전광훈 확진, 정치권 초비상…홍문표 "3명 만난게 전부" 10 기아트윈스 20/08/17 4507 0
19083 의료/건강경기도 닥터헬기가 대구로 날아갑니다 7 T.Robin 20/03/05 4507 1
27531 사회을지로3가 역, 신한카드 역 된다…9억 원에 역이름 팔려 19 구밀복검 22/01/12 4507 0
16525 정치조국 “펀드, 공익법인에 기부…가족들 웅동학원 이사 사퇴” 29 맥주만땅 19/08/23 4507 1
20109 경제햄버거도 구독 서비스… 버거킹 "월 4700원에 버거 4개" 11 JUFAFA 20/05/06 4507 0
31629 정치국군의 날 영상에 중국 장갑차.. '멸공의 횃불'이 '승리의 횃불'로 12 tannenbaum 22/10/04 4507 0
18062 기타서울 전체 '차량 2부제' 해도…초미세먼지 감소는 3%뿐 5 하트필드 20/01/03 4507 0
22672 국제"임신중 코로나 감염됐던 산모 아기들, 항체 갖고 태어나"..싱가포르 연구결과 4 오구 20/12/19 4507 1
14993 경제회계쇼크' 벗은 아시아나…감사의견 '적정'으로 전환 4 AGuyWithGlasses 19/03/26 4507 0
19345 과학/기술지하철 안에서 침방울은 어떻게 움직이는가 11 기아트윈스 20/03/19 4507 3
19857 경제중국, 디지털화폐 시험 공식화…쑤저우·선전 등지서 다군 20/04/20 4507 1
22417 의료/건강거제·고성·통영 해역서 굴 노로바이러스 확인…“가열 조리해 먹어야” 13 다군 20/11/27 4507 0
14738 의료/건강잘못된 논문에 상처입은 ‘슬라임’ 10 구밀복검 19/02/27 4507 0
36754 경제"고령화 국가일수록 인플레 기대치 통제 힘들어" 1 Beer Inside 23/12/11 4507 0
27028 국제맥도날드 전 CEO, 문란한 성생활로 인해 퇴직금 반납 3 대법관 21/12/17 4507 0
14486 방송/연예승리 클럽 버닝썬 폭행, 승리도 배제될 수 없다? 활동 제동 걸릴까 5 기쁨평안 19/01/29 4507 0
18070 국제'美심장부 노렸나'…美 "솔레이마니, 워싱턴 공격 조직했었다" 1 그저그런 20/01/04 4507 1
27542 의료/건강'모닝 커피'가 부르는 삼중고, 아세요? 8 먹이 22/01/13 4507 0
664 기타멘탈갑 정유라, 덴마크서 승마대회 준비 4 님니리님님 16/11/10 4507 0
17816 경제넷플릭스가 불 지핀 '구독'..이젠 건강검진·속옷까지 번졌다 7 파이어 아벤트 19/12/14 4507 0
23960 사회"양구 가서 일할래요"…필리핀 '딸락'의 한글 집회 9 하트필드 21/04/15 4507 1
15258 정치육탄전으로 민주당 막아낸 뒤···눈시울 붉어진 나경원 4 메존일각 19/04/27 4507 0
16794 경제사우디 아람코 화재, 당국 사고 원인 쉬쉬 2 CONTAXND 19/09/14 4507 0
목록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