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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19/07/05 14:26:21
Name   AGuyWithGlasses
Subject   2019 Tour de France Preview (1)


사이클 최고의 대회, Tour de France의 시즌이 올해도 돌아왔습니다. 106회를 맞는 2019년 TDF는 7월 6일부터 28일까지 23일간 펼쳐집니다. 21개의 스테이지와 중간 2번의 휴식일로 구성되어 있죠.



이번 대회는 마이요 존느, 현 통합 리더에게 주어지는 노란색 저지가 등장한지 100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TDF가 열렸던 가장 초창기에는 마이요 존느가 없었죠. 이를 기념하기 위해서 올해는 스테이지별로 주어지는 마이요 존느가 조금씩 다릅니다. 노란 저지에 각종 주요 업힐, 프랑스의 주요 문화재, 투르를 빛낸 전설적인 선수들의 얼굴이 프린트되어 있습니다.



이번 TDF는 벨기에의 브뤼셀에서 스타트를 끊습니다. 그랜드 투어의 시작을 해외에서 끊는 시도는 여러 차례 있었는데요, 가장 최근의 경우 2017년 독일의 뒤셀도르프에서 출발한 적이 있었고, 2015년 TDF는 네덜란드의 위드레흐트에서 시작했습니다. 보통은 경제적인 이유에서 저런 구성이 나오는데, 올해의 경우는 약간 역사적인 이유가 있습니다.

위 사진의 선수는 사이클 역사상 최고의 선수로 꼽히는 벨기에의 Eddy Merckx라는 선수입니다. 그냥 사이클계의 마이클 조던입니다. 아니 시기로만 따지면 조던이 농구계의 에디 먹스겠네요. 나오는 대회마다 우승을 하도 많이 해서 별명이 "The Cannibal", 즉 식인종...으로 굳어졌습니다. 그랜드 투어만 해도 투르 5번, 지로 5번, 부엘타를 1번 우승했으며, 특히 1973년에는 지로, 투르, 부엘타를 모두 우승하는 전대미문의 위업을 달성했습니다. 현대 사이클에서는 절대로 불가능한 일인데(더블만 해도 역사에 남습니다. 그리고 더블 한 대부분은 다 약쟁이..) 아무리 시대보정을 하더라도 저건 정말 말이 안 되는 기록이죠. 그 외에도 5대 모뉴먼트만 19번, 각종 클래식 대회 우승까지 합치면 뭐... 사실 둘 중 하나만 해도 전설적인 선수 중에서 원탑을 달리는데 먹스는 둘 다 했기 때문에 사이클 계에서 먹스를 뛰어넘을 선수는 절대로 나오지 않을 겁니다. NBA로 치면 월트 챔벌레인이 반지가 11개고 씨엠 파엠이 한 10개정도 될 때의 위상 정도를 생각하면 될 법합니다.

이 선수가 최초로 투르 드 프랑스를 우승한게 1969년이고, 올해는 그로부터 50주년이 됩니다. 사실 에디 먹스의 기록은 불멸의 기록이고 이정도면 은퇴 후 아직까지도 인기가 엄청날 법한데 먹스는 TDF 주최측과 대대로 사이가 좋지 않았습니다. 정치적인 문제도 있고, 과거 선수들이라면 절대로 벗어날 수 없는 주홍글씨인 약물 문제도 있기 때문이죠. 먹스도 당연히 약물을 했습니다. 그 시절은 리더급 선수들이면 수통에 물 대신 브랜디 넣고 등에 암페타민 튜브 꽂고다니던 시절입니다. 암페타민을 안 하는 선수가 이상한 취급받던 시절이니까요(나무위키는 이 점에서 또 서술이 틀렸습니다). 최근 먹스랑 주최측이 화해를 하고 먹스가 가끔 행사에 초청되는 모습을 보이더니, 아예 첫 우승 50주년에 맞춰서 출발을 브뤼셀에서 해주는 걸로 기념을 해주는군요. 뭐 벨기에는 사이클 인기가 엄청난 나라라 명분도 있죠. 벨기에에서 사이클 경기중에는 TV 광고중에도 오른쪽 하단 화면에 경기 상황을 보여준다고 합니다 ㅎㄷㄷ...


코스 구성은, 2017년부터 조금씩 선보였던 경향을 아예 주력으로 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올해 TDF의 주요 스테이지들 중에 130km 이내로 상당히 짧으면서도 폭발적인 상승고도를 보여주는 것이 3개나 있습니다.

그외에도 1주차 6스테이지부터 상당히 빡센 중산악 업힐 코스가 포함되고, 이외에도 중산악 코스를 적절하게 섞으면서 산악 코스들의 경우는 거의 부엘타급으로 난이도를 높여놓은 구성을 보입니다. 올해는 지로도 그렇고(역대 최고의 상승고도였다고 합니다) 굉장히 업힐이 빡세진 추세입니다. 그런 대신에 개인 타임 트라이얼은 27km가 끝입니다. 최근 중산악 위주+ITT코스 구성으로 인해 굉장히 투르가 재미없어졌다는 의견이 많은데, 이를 반영해서 전통적인 산악 코스와, 짧지만 폭발적인 업힐 코스들을 두루 배치해서 노잼을 방지하고 공격적인 선수들에게 어드벤티지를 주는 쪽으로 나갔다는 평입니다.

21개의 스테이지 중에 종합선두권을 다투는 선수들에게 중요한 스테이지들을 뽑아봅니다.



Stage 6입니다. 보통 이런 구성은 부엘타에서나 보일 법한 구성인데, TDF가 1주차부터 선수들을 조져보겠다는 심산인지 상당히 빠른 때에 이런 구성을 끼워넣었습니다. 작년 투르의 1주차는 그야말로 수면제 그 자체라는 평을 많이 들어서인지 1주차부터 종합선두권 선수들에게 변별력을 부여하겠다는 의도겠죠. 그렇다 치더라도 굉장히 빡센 구성입니다. 보통 이런 건 3주차에 넣지 1주차에 넣는 대회는 부엘타 정도였죠. 이래서 부엘타가 산..산...산....하는 겁..



Stage 12입니다. 전형적인 중산악 코스에 30km짜리 긴 내리막 코스를 집어넣었습니다. 저는 이런 코스구성을 싫어하는데, 이렇게 긴 내리막은 그렇게 변별력이 좋지 않다고 봅니다. 물론 현재 펠로톤에 내리막 스페셜리스트가 한 둘 있긴한데, 그 선수들도 시간 벌 정도의 내리막이라면 이거보다 좀 더 급경사로 꼴아야 합니다(...) 이런 경기는 대체로 그냥 서로서로 물고 잘 내려와서 피니시하더군요. 그래도 두번째 1등급령에서 잘 어택해서 도움선수들을 잘 치워냈다면 의외의 변수가 나올 수 있는 구성이고, 영어권에서는 좋은 코스구성으로 평하는 듯합니다.



Stage 14의 고도표입니다. 코스 중간의 1등급령 하나와 경기 후반부터 피니시 지점까지 19km의 길면서 7.4%의 상당한 경사를 자랑하는 HC급(등급 외) 업힐인 투르말레로 구성된 코스입니다. 투르말레는 TDF에 여러번 등장한, 유명한 업힐이죠. 고되긴 한데 그렇게 특이한 구성은 아닙니다. 최근 자주 시도된 구성이기도 하구요. 전 날이 이번 TDF에 유일하게 존재하는 27km짜리 ITT인데 여기에서 1분 이상 시간을 잃은 클라이머라면 이 날 올인을 던질 기회기도 하죠.



Stage 15입니다. 이 스테이지로 2주차가 마무리되는데, 12~15가 단 하루도 쉬어갈 수 있는 날이 없습니다. 연속적인 구성으로는 굉장히 변별력이 큽니다. 중산악+ITT+짧고 폭발적인 업힐+전통적인 긴 업힐... 의외로 여기에서 이미 대회가 터져있을 수도 있습니다. 3주차도 빡세긴 한데 이 2주차에서 흐름을 잘 타버리면 3주차에서 좀 빌빌거려도 방어할 수 있을 정도로 차이가 날 수도 있죠.



Stage 18입니다. 이번 TDF의 퀸 스테이지입니다. 코스 구성이 그냥 미쳤습니다.
1등급 하나, HC급 2개, 18km로 적당히 짧으면서 폭발적인 다운힐... 보통 저기 HC급으로 나오는 업힐들, 즉 이조아와 갈리비에는 단독으로도 업힐 피니시 구성이 가능한 무시무시한 업힐들입니다. TDF 역사에 수십번도 더 등장한, 투르를 상징하는 업힐들이죠. 이런 업힐 2개를 한 스테이지에 쑤셔넣고 1등급령을 하나 더 추가하고 피니시는 폭발적인 내리막. 올해 TDF는 다운힐이 약한 선수는 우승이 힘들 겁니다.



이번 투르의 3주차 막판 3스테이지는 정말로 고됩니다. Stage 19인데요, 이번 투르에서 가장 높은 고개인 콜 드 리제헝(2770m..)을 넘어갑니다. 코스 구성도 마지막 틴느까지도 쉽지 않은 업힐 피니시인데, 기본적으로 수목한계선을 훌쩍 넘는 곳에서 경기가 펼쳐지다 보니 선수들은 어마어마한 바람을 맞게 됩니다. 업힐에서는 동료로 바람을 막아주는 것도 크게 의미가 없기 때문에, 보이는 코스 구성보다도 정말 힘듭니다. 고지대다 보니 아무래도 산소도 좀 모자랄 테고 날씨도 변화무쌍하고...



Stage 20. 사실상 마지막 스테이지입니다. 마지막답게 모든 걸 불사를 수 있는 구성으로 준비되었습니다. 1등급령 하나 2등급령 하나를 넘자마자 프랑스에서 가장 높은 스키장인 발토헝스로 향하는 33km 5.5%짜리 등급 외 업힐이 존재합니다. 사실 저정도면 중산악으로 쳐야 겠지만 이때쯤 되면 선수들이 다 털려있기 때문에 중산악으로 보이질 않을 겁니다. 나름 이날 총 상승고도도 4600m기 때문에 정말 빡센 축에 속합니다.



글이 길어지고 제가 후반부 작성을 못하고 있어서 글을 둘로 자릅니다. 다음 글에서는 주요 부문 우승후보들을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6
  • 우아
  • 중요한 내용만 간략하게 적어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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