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다음 여친을 생각해서 버리는 사람도 있지만 정성이 확실히 보인다는 점에서 못 버리는 사람도 있다고 하더라고요.
잘 보관했다가 까먹고 결혼 후에 들켜서 부부싸움을 한다고 ㅋㅋㅋㅋ

노래는 곡이 먼저 있었고, 그 다음 제가 가사를 붙였어요.
네 소절이 반복되는 구조인 멜로디를 작곡자 분이 미리 쓰고, 오랫동안 마무리를 짓지 못해서 고민하시던
참이었어요. 작곡자 분은 할머니와 고향집을 떠올리고 만드셨는데 저는 아무래도 애처로움을 배가시키려면
테마를 실연으로 가는 게 맞겠다 싶어서 설득을 드렸지요. 그것도 그냥 실연이면 흔해지니 정말 사랑하는데
어쩔 수 없이 헤어져야 하는 패턴으로 갔습니다. 일테면 여기까지는 전략 수립이겠죠.
그리고 테마 정하기. 노래 속 [나]는 몸과 마음이 아픈 사람이라 자신에게 헌신하는 연인에게 잘 못 하는 사람
입니다. 그래서 비교적 몸과 마음이 덜 아플 때 정성스러운 편지로 연인에 대한 사랑을 표현하려는 것이죠.
이러한 테마까지 설정된 다음에는 좀 쉬웠던 것 같아요.
상상도 중요한데 간주 이후의 격정적인 토로는 화자가 심하게 우는 상상이 가미된 부분입니다. 그래서 말투가
조리 있고 질서정연한 것보다 늘어놓기 식으로 감정을 털어놓도록 적어보았어요. 왜 싸울 때, 흥분했을 때 우
리가 대체로 그러는 것처럼요.
맨 마지막으로는 발음하기 쉽고, 구어체로 자연스럽게 말할 수 있을 만한 단어를 골라서 요소요소 수정해서
3개월 작업하고 끝냈어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