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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18/09/09 23:40:09수정됨 |
Name | 호타루 |
Subject | 유럽이라고 다 잘 사는 건 아니라만 - 몰도바 |
아니 이거야 원 여행 카테고리이긴 한데 거의 국가 소개라서 말이죠. 시리즈라서 여행 카테고리에 묶은 건데 역시 역사로 카테고리를 묶었어야 했나 싶네요. 이래서 첫 단추를 잘 꿰어야... 글을 쓸 때마다 안 그래도 길어터진 이야기가 더 길어지는데 9할이 역사 때문에라서 말입니다. 여름 시즌도 다 지나갔네요. 여행들은 많이 하셨습니까? 저는 휴가가 마이너스라 본의 아니게 존버를 하게 된 바람에 외국으로 나가고 싶었지만 나가지 못했습니다. 러시아의 상트페테르부르크를 가고 싶었는데 못 갔죠. 좀 아쉽긴 합니다만... 그래서 유럽의 나라에 대한 소개글을 쓰고 있던 게 아닌가 싶어요. 음, 근데 오늘 소개할 나라는 여행을 추천하기 위해서 쓴다기보다는... 유럽에도 낙후되어 있는 나라가 있다는 걸 보여주기 위해 쓰는 쪽에 가깝습니다. 솔직히 제 글을 이 나라에 사는 사람이 읽으면 화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마저 듭니다. 에스토니아 편을 쓰고 난 이후에 여기에 대해서 써 봐야겠다고 생각은 하고 있었습니다만... 어쨌든 이야기를 시작해 보죠. 물론 역사로부터 시작합니다. 늘 그랬듯이. 몰도바라는 국명의 유래는 몰도바 강(Moldova river)으로부터 유래합니다. 몰다비아 공국이라고 들어 보셨는지 모르겠는데, 그 몰다비아 공국이 형성되었을 때 몰도바 강이 공국의 중심부를 형성하고 있었기 때문이라는군요. 그런데 이 강이 어디에 붙어 있냐면 말입니다... 이미지 출처 위키피디아. 처음 보시면 약간 찾기가 어려우실 텐데 중북부에 보면 보라색으로 표시된 부분이 있습니다. 이게 몰도바 강이에요. 근데 지리에 밝으신 분이라면 대번에 눈치를 채실 겁니다. 아니 이건 루마니아 지도인데? 몰도바 안에도 강이 여럿 많기는 합니다만 정작 루마니아와 몰도바 사이에 있는 강은 이보다 더 동쪽에 있는 프루트(Prut) 강입니다. 이런 꼴이 난 이유는 역사를 읽어보시면 이해가 갈 것 같네요. 출발이 몰다비아 공국이라고 했잖아요. 이 몰다비아 공국이 형성된 게 1346년입니다. 앞서 소개드린, 북쪽 끝에 있어서 유럽사에 합류가 한참 늦었다던 에스토니아보다도 출발이 늦죠(1200년경). 이게 좀 기막힙니다. 나라가 먹고 살 만한 게 없었냐? 딱히 그것도 아닌 것이 이 나라와 바로 옆에 딱 붙어 있는 나라가 우크라이나입니다. 우크라이나, 고등학교 때 세계지리 시간에 절대로 빠지지 않는 나라인데 그 이유인즉슨 이 땅의 토질이 그야말로 영양가가 매우 차고 넘치는 흑토(黑土, 일명 체르노젬)이기 때문이죠. 우크라이나에서 엄청난 양의 밀이 생성되는 주 이유입니다. 그만큼 이 지역은 땅부터가 지력(地力)이 아주 높은 비옥한 지대입니다. 여기에 따뜻한 남쪽 나라다 보니 꽤나 척박한 기후를 가진 에스토니아와는 달리 먹을 게 잘 나오는 비옥한 땅이었죠. 그런데 대체 왜? 이건 생각하면 할수록 이상하죠. 세계사 시간에 4대 문명하면 꼭 나오는 이야기가 뭡니까? 강! 그리고 농사가 가능한 비옥한 땅! 이거 아닙니까. 강의 사이즈가 좀 작긴 한데 게르만 족이 살아야 했던 슈바르츠발트 같은 땅에 비하면 비교할 수도 없이 비옥한 지역입니다. 그렇다면 사람도 많이 살았을 테죠. 로마 정도는 아니더라도 하다못해 페르가몬이나 비티니아 같은 나라들이 나올 법도 했고, 아니면 로마 제국에 편입되어 훨씬 역사를 일찍 시작할 수도 있었습니다. 근데 이 비옥한 땅의 시작이 로마 제국과 함께하기는커녕 외려 동로마 제국이 오늘내일하고 있던 시기에서나 모습을 드러낸단 말입니다. 이미지 출처 위키피디아. 로마 제국 당시 이 지역 일대인데요, 현재의 몰도바라고 할 수 있는 지역은 북동쪽 구석에 바스타르나이(Bastarnae)와 사르마타이(Sarmatae)라고 쓰여 있는 쪽의 강 두 개 사이입니다. 보라색 땅이 다키아 속주, 남동쪽 진한 녹색이 저지(低地, 낮은 땅) 모이시아 속주. 연두색으로 칠해진 부분은 트라야누스 황제에 의해서 박살났던 다키아 인들의 근거지입니다. 그러니까 로마 땅에 공식적으로 편입되지도 않았어요. 그나마도 다키아 속주는 방위선이 너무 길어진다는 이유로 아우렐리아누스 황제(Aurelianus)가 발을 뺍니다. 결국 몰도바는 단 한 번도 공식적으로 로마 역사에 포함되지 않았던 거죠. 남동쪽 부분에 기지가 죽죽 있는데 혹시 거기가 오늘날의 몰도바 일부 아니냐? 하고 물어보실 분을 위해서 덧붙이면, 저 기지 중 가장 큰 게 노비오두눔(Noviodunum, 오늘날의 이삭체아, Isaccea)인데 여기가 정확히 루마니아의 국경 지대입니다. 그러니 루마니아와 몰도바는 어찌 보면 출발선부터 달랐던 셈이죠. 그럼 로마 인들은 대체 왜 그 비옥한 땅을 손에 넣지 않으려고 했나? 방위선을 축소했다는 이야기에서 짐작하실지도 모르겠습니다만, 로마 인들이 이걸 지켜내기에는 너무나 큰 손해를 강요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 지역의 지도를 보시면 강 몇 개 빼고는 대체 이렇다할 방위선이라고 할 만한 지역이 전혀 없습니다. 그나마 루마니아는 카르파티아 산맥(Carpathia)이라는 지역이 있어서 다키아 속주를 형성할 수 있었던 건데요... 이 몰도바 일대는 8차선도 아니고 무슨 양방 16차선 합이 32차선인 고속도로마냥 그냥 평원이 문자 그대로 뻥 뚫려 있어서 이 일대에서 제일 큰 도나우(Donau, 또는 다뉴브, Danube) 강에서 이민족을 막는 게 그나마 수지타산이 맞았던 겁니다. 그리고 이게 또 하필이라면 하필인데... 아까 사르마타이라고 적어놓았잖아요. 이건 땅 이름이 아니라 유목민족 이름인데 이 유목민족이 그 악명높은 스키타이족의 친척뻘 정도 됩니다. 이러니 로마는 비옥한 땅을 코 앞에 두고도 군침만 질질 흘릴 수밖에 없었던 거죠. 그렇게 로마의 일원으로 편입되지 못한 원죄(?)로 인해 이 일대는 출발이 아~주 늦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면 이 일대에서 뭔가 나라라도 세워질 법 하지 않냐고 물어보실 수도 있습니다. 거기에 대해 답을 해 드리면... 유목민족이 하루가 멀다 하고 휘젓고 다니는데 그 당시의 기술력으로 어떻게 나라를 세울 수 있었을까요? 결국 자체적인 나라가 세워지기에는 그 세력이 미약할 수밖에 없었던 탓이 매우 큽니다. 이게 이 일대가 보통 뻥 뚫려 있어야 말이죠. 그래서 몰도바가 처음으로 언급되는 시기는 아무리 빨라야 8세기(700년대)이고, 그나마도 일부 남쪽 지역이 당시의 불가리아 제국(Bulgarian Empire)에 편입된 정도에 불과합니다. 불가리아는 도나우 강 남쪽에 있어서 출발이 빨랐죠. 그렇다고 몰도바에 뭐 특별한 도시라던가 그 비스무리한 게 생긴 것도 아니고 그냥 몰도바의 일부가 불가리아의 영향력 아래 있었다 정도의 수준이라서 몰도바의 역사라고 보기도 좀 뭣합니다. 앞선 글에서 이야기했던 에스토니아의 경우는 에스토니아 공국(Duchy of Estonia)이 나중에 에스토니아까지 이어지고 수도도 그 시점에 세워졌기 때문에 남의 나라(덴마크)에 편입된 역사라고는 해도 에스토니아의 역사로 쳐 줄 수 있는데 몰도바는 그것도 아니라서... 물론 이 당시 이 지역의 중심지가 있기는 했는데 그건 몰도바가 아니라 오늘날 루마니아의 이아시(Iasi, 혹은 Jassy). 이 지역을 황금 군단(Golden Horde, 킵차크 칸국을 말합니다)의 말발굽이 대-대-적-으-로 휩쓸고 간 이후, 유럽에서 킵차크 칸국이 쇠락하기 시작한 시기에 정확히 맞물려서 군사기지 등이 세워지게 되었고, 이게 몰다비아 공국의 효시가 됩니다. 몰다비아 공국을 세운 건 루마니아 일대의 군사 지도자인데, 이 루마니아 인을 당시에 일컫던 게 왈라키안(Wallachian)입니다. 군사 지도자는 보이보드(Voivode)라고 불렀죠. 몰다비아 공국의 형성과 굉장히 엇비슷한 때에 왈라키아 공국도 생성됩니다(몰다비아 1346년, 왈라키아 1330년). 이 둘이 훗날 하나로 묶이기 때문에 결국 루마니아 역사에서 몰도바를 빼고 이야기하기 매우 어렵게 되죠. 그 반대도 마찬가지고. 근데 진짜 무슨 마가 낀 땅인지 스키타이족, 황금 군단에 이어서 좀 숨통이 트이나 했던 이 지역은 그 잠깐의 숨 돌릴 틈도 없이 또다시 전쟁의 공포에 떨어야 했는데요, 바로 오스만 투르크가 동로마 제국을 박살내버리고 콘스탄티노플을 함락시켜버린 겁니다. 동쪽의 오스만 투르크를 막는 방파제 역할을 했던 콘스탄티노플은 이제 이스탄불이 되어 반대로 오스만 투르크가 유럽 땅을 휘젓기 위한 교두보가 되어버렸고, 왈라키아 공국과 몰다비아 공국도 피 터지게 싸웠습니다만... 결국 계속되는 물량공세 앞에 장사 없었는지 통한의 GG를 치고 오스만 제국에 종속되는 운명이 됩니다. 이 전쟁이 대략 15세기 중반쯤(1450년대)에 있었는데요, 이 전쟁에서 활약했던 게 그 유명한 블라드 3세, 일명 블라드 가시공입니다. 가시공이 뭐 한자어의 가시(可視)가 아니라 생선가시 할 때 그 가시입니다. 포로들과 죄인들을 꼬챙이에 꿰어 죽인 잔혹한 인물이었기 때문인데 워낙 오스만 제국과 피터지게 싸웠던 터라 루마니아에서는 영웅으로 여긴다나요. 영어로 하면 Vlad the Impaler인데 Impale이라는 뜻은 날카로운 가시 같은 것으로 꿴다는 의미이니 얼마나 잔혹한 인물이었는지 짐작이 가실 겁니다. 당시 블라드 가시공은 용과 같이 용맹하게 싸웠다는 의미에서 드라큘라(Dracula, 용(龍) Draco에서 유래, 그러니까 용과 같이 용맹하게 싸웠다는 뜻)라고 불렸는데 그 잔혹한 통치와 맞물려서 드라큘라 전승이 세워진 것이죠. 시작부터 블라드 가시공과 연관된 건 아니었다고도 합니다만 여하간 현대에서는 드라큘라의 원전 하면 블라드 가시공을 떠올릴 정도로 그 연관성이 매우 밀접해졌죠. 더불어 블라드 가시공이 통치했던 것이 바로 왈라키아 공국이었기 때문에 왈라키아라는 이름도 엉겁결에 흡혈귀와 연관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죠. 대표작으로 멜티 블러드 시리즈의 왈라키아. 이야기하고자 하는 건 몰도바지 루마니아가 아니고 이 이야기를 다 써먹으면 나중에 제가 루마니아에 대해서 글을 쓸 때 중요하게 쓸 소재가 날아가니(...) 일단 여기서 끊고, 몰도바에 집중합시다. 세월은 흐르고 잠잠하게 - 내부에서 왈라키아, 트란실바니아와 합쳤다 분할된 게 있긴 합니다만 - 몇백 년의 세월이 흐르고 때는 1774년. 오스만 투르크는 그 강대함이 예전만 못했고 예카테리나 대제의 지도 아래 러시아는 한 국력 하는 나라가 되어 오스만 투르크와의 전쟁을 승리로 마무리짓습니다. 이 때 러시아를 도와 준 게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의 마리아 테레지아였는데 덕분에 오스트리아가 부코비나를 이 지역에서 삥뜯게 되죠. 그리고 좀 잠잠하나 싶더니 유럽이 나폴레옹의 말발굽 아래 들어가던 시점인 1806년에 고새를 못 참고 또다시 러시아와 오스만 투르크가 대판 싸워서 러시아가 또 이겼습니다. 이 싸움의 결과로 체결된 것이 부쿠레슈티 조약(1812)인데, 이 조약의 결과로 러시아는 프루트 강(Prut)과 드네스트르 강(Dniester 또는 Dnestr, 실제 영국식 발음은 니스터) 사이의 영유권을 얻습니다. 바로 이게 몰도바와 루마니아가 갈라지는 씨앗이 됩니다. 이 이야기를 한 장의 지도로 줄인 게 아래 세 지도 중 가운데 지도입니다. 맨 아래 지도에 현재의 몰도바가 나와 있는데 현재의 몰도바 국경선과 굉장히 비슷한 걸 확인하실 수 있어요. 남쪽의 부자크(Budjak)는 우크라이나 영토인데 이것에 대해서는 나중에 설명하겠습니다. 이미지 출처 위키피디아. 아무튼 이렇게 세워진 것이 베사라비아 자치령(Goveronate of Bessarabia)입니다. 이 일대, 특히 몰도바를 일컬어 베사라비아라고도 하는 중요한 이유가 되는데 정작 베사라비아라는 어원이 대체 어디서 온 건지는 불명이라 하더군요. 그나마 가장 가능성이 있는 게 엉뚱하게도 왈라키아 공국의 바사라브 왕조인데 이 왕조도 1600년대 중반에 작살났던 터라... 뭐 하긴, 국군에서도 보안사령부가 하도 이미지가 나빠지자 부정적인 이미지를 개선하고자 고어(古語)에나 등장할 말인 기무(機務)라는 단어를 찾아서 기무사령부라고 이름을 바꾼 적이 있었잖아요. 그것처럼 하도 갖다붙일 단어가 없어서 바사라브 왕조에서 따 왔을 수도 있죠. 왜 하필 몰다비아 공국도 아니고 바사라브 왕조에서 따 왔을까요? 누구도 답을 내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제 추론은, 1600년대에 몰도바와 왈라키아, 트란실바니아를 한데 묶은 미하이 용감왕(Michael the Brave)이 바로 바사라브 왕조의 일원이었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합니다. 하여간 베사라비아 자치령이 세워지고 잠잠해지나 했는데 이놈의 싸움은 3~40년을 기다리면 한 판씩 붙어야 하는 모양인지 부쿠레슈티 조약으로부터 41년 후인 1853년에 그 유명한 크림 전쟁이 터지고, 이번에는 "저 저 저 미련한 줄만 알았던 곰탱이가 남쪽으로 내려올라고 하니 저걸 때려잡아야겠다"라고 생각한 영국과 프랑스의 도움을 받은 오스만 투르크 제국이 승리합니다. 이 때 베사라비아 남쪽의 부자크가 오스만 투르크에게 할양됩니다. 부자크 전체가 날아간 건 아니긴 합니다만 아무튼 이 때 대략적인 오늘날의 경계선은 거의 정해졌다고 봐도 되었죠. 그리고 오스만 투르크와 러시아 제국이 사이좋게 폭싹 망하면서 몰도바가 독립하였다가 공식적으로 루마니아와 몰도바가 합쳐지면서 루마니아 왕국이 건설됩니다. 골때리는 사실이긴 하죠. 대체 이럴 거면 무엇을 위해 싸웠다는 것이여... 물론 러시아의 후계자로서 이권을 승계받아야 한다고 주장하던 소련은 이 합병을 끝까지 승인하지 않았습니다. 베사라비아는 1800년대에 우리가 통치하던 지역, 그리고 부자크 땅은 더러운 영국 프랑스 자본주의 제국주의자들에 의해 삥뜯긴 땅이니 우리에게 정당성이 있다는 논리였죠. 그래서 몰로토프-리벤트로프 조약이 맺어지고 소련은 독일의 묵인 하에 루마니아에 이 지역을 내놓으라고 강짜를 부렸고(1940), 소련군의 물량을 감당할 처지가 아니었던 루마니아는 별수없이 이 지역을 내줍니다. 골때리는 건 이 때 역사적으로 러시아와 전혀 상관이 없던 북부 부코비나(현 우크라이나의 체르니우치, Chernivtsi)까지 소련이 요구했다는 거죠. 소련의 제국주의적인 측면을 확실하게 알 수 있는 중요한 사실입니다. 아무튼 루마니아는 별수없이 이 지역을 내줬고 이를 국가적인 모독으로 받아들인 루마니아 인들이 크게 화를 내면서 당시 루마니아 왕이었던 카롤 2세의 지지율이 급전직하, 루마니아의 독재자 이온 안토네스쿠가 전면에 등장하는 계기가 됩니다. 그리고 독소전쟁이 터지고, 루마니아는 마치 분풀이를 하듯 독일군의 편에서 가장 열심히 싸웠습니다. 물론 전술도 장비도 구식이라 히틀러가 고개를 절레절레 짓던 판이긴 했습니다만... 그리고 이건 독소전쟁에서 벌어진 전쟁범죄에 루마니아군이 아주 아주 아주 깊이 관여되어 있다는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독소전쟁이 끝나고 베사라비아와 북부 부코비나는 '당연히' 다시 소련 땅이 되었죠. 근데 무슨 생각이었는지 1940년의 합병 당시에 당시 우크라이나를 통치하던 니키타 흐루쇼프(뒷날 소련의 서기장이 되는 그 인물 맞습니다)가 베사라비아의 남쪽을 뚝! 떼고, 크림 전쟁에서 뜯겼던 땅에다가 완충지대를 추가로 뚝! 떼어서 우크라이나에 붙여버립니다. 이렇게 오늘날의 국경선이 완성되었죠. 그래서 몰도바는, 그냥 지나치기 쉬운데 지도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내륙국입니다. 지도 출처 위키피디아. 밝은 색으로, 자잘한 구획으로 나눠진 곳이 현 우크라이나의 오데사 주(Odessa Oblast)인데, 보시다시피 몰도바가 매우 아슬아슬하게 내륙임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저 폭이 고작 2km 가량. 근데 좀 많이 골때리는 사실이 있다면 저 좁은 틈을 지나가는 도로와 철도망이 단 하나도 없어서(...) 우크라이나 입장에서도 저 부자크 지역을 가려면 무조건 몰도바 영토를 통과해야 한다는 사실이죠. 거 크림 반도도 그렇고 흐루쇼프 이 양반 진짜 통치영역을 어떻게 갈라놓은 것이여... 더 골때리는 건 이 1940년에 국경선이 재조정될 때 드네스트르 강 동쪽의 일부 얇은 땅이 몰도바와 합병되었다는 겁니다. 원래 몰도바와 러시아(소련)의 국경선은 드네스트르 강이었어요. 근데 몰도바가 소련으로 넘어가면서 재조정된 거죠. 이거 나중에 진짜 골치아픈 불씨가 됩니다. 바로 이 지역이 트란스니스트리아거든요. 사실 원래 이 지역은 루마니아/몰도바계가 많이 살고 있었던 터라 베사라비아가 러시아에서 독립하고 곧 루마니아와 합치려고 했습니다만, 루마니아는 깔끔하게 요청을 씹어버립니다. 강 건너로 넘어가야 한다는 이야기인데 이건 러시아와의 군사적 정면 충돌을 정빵으로 받아내야 한다는 이야기였거든요. 당연히 신생국이나 진배없던 루마니아에게는 고려할 선택지가 아니었고, 그래서 요청이 무시된 겁니다. 말하자면 이런 건데... 우리 나라가 막 독립했는데(분단은 없다고 가정합시다), 옌벤 조선족이 중국과의 동의 없이 우리와의 합병을 요구했다고 생각해 보세요. 그 중국의 군사력을 정면에서 받아야 하는 상황이 우려되었다는 거죠. 그나마 만주는 산지가 많아서 방어에 용이하기라도 하지 아예 평야지대인 몰도바는... 그래서 그런지 이 지역은 우크라이나 산하의 몰도바 자치 소비에트 사회주의 공화국(Moldovian Autonomous Soviet Socialist Republic)이 되었다가 나중에 몰도바로 편입되었던 거죠. 문제는 이 트란스니스트리아는 몰도바 / 러시아 / 우크라이나계로 삼분되어 있던 상황이었고, 몰도바의 독립에 러시아계와 우크라이나계가 반발하면서 내전이 벌어집니다. 이 때 수백 명의 군인들이 죽었습니다. 훨씬 많은 사람들이 다쳤을 거고 그보다 훨씬 더 많은 사람들이 전쟁으로 터전이 짓밟혔겠죠. 오늘날의 트란스니스트리아. 이미지 출처 위키피디아. 흐루쇼프가 우크라이나 사회주의 공화국의 경계선을 다시 그을 때 트란스니스트리아를 몰도바에 할양한 건 결과론적인 측면에서는 참으로 어리석은 짓이었는데, 몰도바계가 러시아계나 우크라이나계보다 훨씬 많았다면 이런 일이 없었겠지만 압도할 만큼의 양은 아니었던 게 탈이었죠. 그 때문이었는지 트란스니스트리아는 러시아, 우크라이나, 독립 국가 연합의 지원 아래에 사실상 독립에 성공합니다. 국제적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을 뿐. 거의 지금의 노보러시아(우크라이나 동쪽의 돈바스, 도네츠크 인민 공화국과 루한스크 공화국으로 더 유명하겠네요)과 똑~같은 상황이라고 보시면 될 거에요. 그래서 이 지역은 독립국도 아니고 독립국이 아닌 것도 아닌 어정쩡한 상태로 남아 있습니다. 트란스니스트리아에 이어 덩달아서 가가우지아(Gagauzia)라고 하여 몰도바 남쪽 장화 발부리에 튀르크계가 다수인 지역도 소련에 남겠다고 선언했는데 몰도바는 독립은 반대한다, 대신에 자치권을 주겠다고 선언했고 이건 제대로 먹혔습니다. 그래서 가가우지아 지역은 전쟁 없이 그대로 몰도바의 영향권 아래 들었고, 통치 지역이 좀 여기저기 난잡하게 퍼져 있긴 합니다만 몰도바 아래 자치령으로 남았죠. 여기까지 독립 전쟁이 일어났다면 가뜩이나 낙후된 몰도바는 이중 삼중으로 타격을 입었을 것인 터라, 그나마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요. 몰도바 역사에 대한 긴 이야기가 끝났습니다. 생각해 보면 정말 억울한 일일지도 몰라요. 만일 몰도바 북쪽에 산맥이 하나 있었다면, 그래서 스키타이인 등의 이민족이 출현해도 그걸 막아낼 수 있는 기지가 세워질 수 있었다면 몰도바는 훨씬 일찍 서유럽사의 주류에 편입되었을 것이고, 적어도 인근의 다른 유럽 국가들과는 엇비슷한 경제력을 유지하고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아니 하다못해 폭삭 망했다 쳐도 이라크나 이란처럼 고대의 역사(메소포타미아 문명, 페르시아 왕국 등)를 운운하면서 세계적으로 내세울 만한 뭔가가 있었을지도 몰라요. 하지만 비옥한 땅이 개활지에 열려버렸다는 것이 큰 불운이었을 따름이죠. 역사에 만약이란 가정은 없고 지리에도 만약이란 가정은 있을 수 없습니다만 좀 아쉬운 측면이 아닌가 합니다. 역사 이야기를 끝냈으니 이번에는 언어 이야기를 잠깐 해 봅시다. 몰도바에서 사용하는 언어는 루마니아 어입니다. 공식적으로요. 원래 몰도바 어라고 했습니다만... 루마니아 어와 아예 차이가 없다고 해도 좋을 정도로 거의 차이가 없어요. 소련의 영향으로 키릴 문자가 도입된 정도만 빼면... 일례로 수도인 키시너우(Chisinau)라는 글자를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사실 키시너우를 현지 언어로 쓰면 Chișinău가 됩니다. 영어로 타자 치기가 힘들어서 그냥 Chisinau라고 쓰는 것일 뿐... 비교하면 두 개의 다른 철자가 있죠. ș와 ă가 그것입니다. 여담으로 러시아 어로 키시너우는 키시네프(Kishinev, 또는 키시뇨프)라 합니다. 근데 ș라는 글자를 쓰는 언어가 딱 하나인데, 그게 루마니아 어입니다. 수도 이름에서부터 몰도바 어와 루마니아 어가 엄청나게 가깝다는 반증이기도 하죠. ă라는 글자도 쓰는 언어가 몇 없는데 루마니아 어와 베트남 어, 그리고 튀르크 어(정확히는 추바시 어라고 해서 러시아 내 튀르크계가 쓰는 언어)가 그것입니다. 튀르크는 오스만 투르크와 연관되어 있고, 오스만 투르크는 앞서 말씀드렸다시피 몰도바의 역사에서 뺄 수 없는 존재입니다. 베트남 어야 원래 쓰던 언어를 알파벳으로 표기하면서 성조를 표시한 거라 궤가 다르죠. 하여간 몰도바 어와 루마니아 어는 거의 똑같다고 보시면 됩니다. 다만 몰도바는 루마니아와의 차이를 드러내는, 독립적인 면모를 과시하기 위해서 처음에 헌법을 적을 때 몰도바 어를 쓴다고 명기했을 뿐입니다. 그러니까 정치적인 측면이 강한 거죠. 이처럼 거의 똑같은 언어인데도 정치적인 이유로 일부러 다른 언어임을 표방하는 언어가 몇 있는데 세르보크로아티아 어의 세르비아 어, 보스니아 어, 크로아티아 어, 몬테네그로 어가 대표적입니다. 아 물론, 그래도 살아온 역사가 다르고 지역이 다르고 민족이 약간씩 다른데 차이가 있기는 하죠. 하지만 기껏해야 방언 수준의 차이입니다. 세르비아 어, 보스니아 어, 크로아티아 어, 몬테네그로 어는 대충 전라도 방언과 경상도 방언 정도의 차이고 특히 세르비아 어와 몬테네그로 어의 차이를 적어놓은 영문 위키피디아 문서(Comparison of standard Bosnian, Croatian, Montenegrin and Serbian)를 보면 이건 뭐 대체 뭐가 다르다는 것이여라는 말이 절로 나오죠. 몰도바 어와 루마니아 어도 정확히 이와 똑같은 상황이었습니다. 아예 몰도바 표준어와 루마니아 표준어는 똑같다고 평가될 정도였으니 말 다 했죠. 그러다가 2013년에 헌법을 개정하면서 헌법에서 몰도바 어라는 표현을 지워버리고 루마니아 어로 바꿔버리면서 몰도바 어는 역사 속에서 사라... ...지지는 않은 게, 이게 참 진짜 골때리는 게 말입니다... 트란스니스트리아의 공식 언어 세 개 중 하나가 몰도바 어입니다. 이게 진짜 황당한 사실이죠. 몰도바의 독립이 싫어서 몰도바에서 내전까지 일으키고 수백 명의 목숨을 바쳐 가며 뛰쳐나왔던 나라가 이제는 전세계에서 유일하게 몰도바 어를 국어로 지정한 나라라니요. 아 물론 미승인국이라지만 이보다 더한 아이러니가 어디 있습니까? 이 아이러니컬함과 황당함은 참으로 이루 말로 표현할 수가 없네요. 아, 그리고 몰도바 어를 공식 국어로 지정했던 사실에서 알 수 있다시피 몰도바 인과 루마니아 인을 구별짓고 서로 다른 나라로 인정받고 싶어하는 사람도 많습니다. 우리가 북한과 우리 나라를 구분하지 못하면 좀 기분이 나쁜 것과 마찬가지라고 보시면 됩니다. 함부로 루마니아 사람과 똑같다고 퉁치지 말라는 뜻이에요. 언어 이야기는 이쯤으로 하고... 경제 이야기를 해 봅시다. 명백히 몰도바는 유럽의 최빈국 중 하나입니다. IMF 2017년 자료 기준 1인당 구매력 평가 기준 국내 총생산(그냥 GDP PPP per caipta라고 쓰면 더 쉬울까요?)을 순위대로 쭉 나열해 보면 몰도바는... 어... 어디 갔냐를 외치다가... 한참 아래에 위치합니다. 132위, 5,657 달러. 참고로 우리 나라는 30위에 39,387 달러로 아깝게 4만 달러를 못 넘겼군요. 물론 GDP PPP가 다는 아닙니다만 마치 야구에서 OPS가 간단하게 타자의 우열을 따지기 아주 편한 지표이듯이 GDP PPP도 간략하게 따지기에는 괜찮은 소스죠. 인근에 엇비슷한 경제 순위로 니카라과와 온두라스가 있는데, 둘 다 오랜 독재를 겪고 있는 나라고, 특히나 니카라과의 경우 대놓고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이 그 개XX는 우리 개XX라고 말했다는 걸로 유명한 - 이거 사실 출처가 불명확합니다 - 소모사가 통치했고, 온두라스는 바나나 공화국이라고는 하는데 그게 다 플랜테이션에 소수에게 부가 집중되는 모양새라 매우 불안정한 경제 체제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 정도 급이니 몰도바의 경제 상황은 안 봐도 비디오인 셈이죠. 왜 거 보통 인근의 친구들을 보고 그 사람의 인격을 짐작한다고 한다는데 딱 그런 꼴이라고나 할까요. 더 따져보면 내전으로 답이 안 나오는 상황인 미얀마와 나이지리아보다 낮으며, 우크라이나와 베트남보다도 낮은 순위입니다. 사실 유럽이라고 하면... 이건 제가 글을 쓸 때마다 잊어먹지도 않고 우려먹는 이야기 같은데 그런 선입견 있잖아요. 잘 사는 사람들의 나라, 깔끔한 나라, 경제적인 부국, 막연한 이상과 동경을 갖게 되는 나라... 그러나 그건 서유럽과 중유럽의 이야기일 뿐입니다. 그런 유럽에 대한 '환상'을 깨부수기로 가장 적당한 나라가 몰도바가 아닐까 싶네요. 인간개발지수라고 있는데, 한 국가의 소득지수, 교육지수, 기대수명지수를 따져서 합산하는, 그러니까 한 인간이 살기에 얼마나 적합한 나라인지를 따지는 지수가 있습니다. 그러니까 이 인간개발지수가 높은 나라가 진정한 의미에서의 선진국이라고 할 수 있겠는데요, 2018년 자료는 며칠 후면 발표됩니다(9월 14일). 하지만 그 때까지 무려 5일이나(...) 남았고 글을 쓸 때는 한 번에 몰아서 써야 제맛이니 일단 아쉬운 대로 2016년 자료로 따져보기로 하죠(발표는 2017년 3월). 거기에서 얼마나 바뀌었을지, 순위가 얼마나 올라가거나 내려갔을지 비교해 보는 것도 재미있겠네요. 이 인간개발지수를 4개의 군(群)으로 나누는데, 지수가 매우 높은 나라(선진국), 높은 나라(중견국), 중간 나라(개발도상국), 낮은 나라(후진국) 정도로 분류할 수 있겠습니다. 최상위권인 선진국에는 전세계 188개국의 1/4에 달하는 51개국이 포진해 있는데 우리 나라는 18위로 일본의 바로 다음이며 당당히 최상위권의 상위권이라 할 만합니다. 이전에 소개드렸던 나라를 적어보면 아이슬란드 9위(!), 알바니아 75위(중견국), 크로아티아 45위, 안도라 32위, 에스토니아 30위입니다. 그런데 몰도바는 107위입니다. 중견국 축에도 끼지 못하고 개발도상국 축에 들어갑니다. 물론 개발도상국 중에서 가장 머리꼭대기에 있긴 합니다만... 유럽 기준으로 보면 더욱 씁쓸한 것이 유럽에서 유일하게 개발도상국으로 분류되고 있으며, 몰도바가 유럽 내 압도적인 최하위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몰도바의 개발지수가 0.699인데(우리 나라는 0.901) 몰도바 바로 위의 나라가 우크라이나와 아르메니아로 0.743(공동 84위)입니다. 우크라이나 정도면 유럽에서나 최하위권이지 북중미 내지 남미로 가면 중간 정도로 비벼볼 만한 수치이고 아프리카로 가면 바로 세이셸, 모리셔스, 알제리(0.745)에 이은 꼭대기로 올라갑니다. 그리고 이들 두 나라와 다른 나라의 갭은 소수점 셋째 자리에서 노는 수준입니다. 얘들 바로 위가 마케도니아인데 0.748로 고작 0.005 차이거든요. 몰도바와 우크라이나의 차이는 거의 그 아홉 배에 달하니, 몰도바라는 나라가 얼마나 낙후된 나라인지 실감이 가시는지요. 몰도바와 인간개발지수가 비슷한 나라를 들면 우즈베키스탄(0.701), 몰디브(0.701), 파라과이(0.693), 이집트(0.691), 인도네시아(0.689) 정도를 들 수 있겠군요. 참고로 세계 평균이 0.717이고, 그 팔레스타인이 0.684입니다. 어지간하죠. 이런 꼴이다 보니 몰도바를 방문하는 인원은 굉장히 적은 편입니다. 그래서 뭘 노리고, 뭘 보려고 몰도바를 방문하는 게 좋다고 해야 할까 고민하게 만드는 수준입니다. 진짜 난감해요. 인프라도 그렇게 좋은 편이 아닙니다. 그나마 노릴 만한 것이 있다면 바로 고급진 와인입니다. 앞서 설명드렸듯이 몰도바는 땅이 매우 기름진 터라 질 좋은 와인이 잔뜩 나오는데요, 정치적인 문제 때문에 잘 알려지지 않았다고 하더군요. 세계에서 가장 큰 와인 창고가 바로 몰도바에 있습니다. 이름은 밀레슈티 미치(Mileștii Mici). 동명의 도시에 위치해 있는데요, 키시너우에서 불과 18 km 떨어진 곳이라 수도를 방문하는 김에 같이 들르시는 것도 좋은 옵션입니다. 몰도바의 사진으로 글을 마무리짓겠습니다. 밀레슈티 와인 창고. 출처 위키피디아. 또다른 와인 창고인 크리코바(Cricova). 역시 동명의 도시가 있는데 키시너우에서 밀레슈티보다 더 가깝습니다. 사진의 인물은 존 케리 미 국무장관. 2004년에 부시와 대선에서 한판 붙었던 바로 그 존 케리입니다. 키시너우에 있는 알렉산데르 푸슈킨의 박물관. 러시아의 대문호이자 대시인이자 극작가인 그 푸슈킨 맞습니다. 러시아의 대문호가 왜 엉뚱하게 몰도바에 있었냐 하면 반체제인사로 낙인찍혀서 국외로 추방당했고(당시 21세, 1820년) 1823년까지 바로 키시너우에 거주했기 때문이죠. 몰도바 국립 역사박물관 외경. 키시너우에 있습니다. 30만 점에 달하는 유물을 소장 중이라고 하네요. 물론 그냥 가시면 이해하기가 많이 어려울 테니 역사 공부를 하고 가시는 편을 추천드립니다. 이건 어느 역사 박물관을 가더라도 마찬가지죠. 위키미디어 검색하다 나온 사진인데 키시너우에서 찍은 사진이라고 하네요. 글 처음부터 계속해서 반복적으로 뻥 뚫린 평원을 이야기했는데 실감이 가시는지요. 우리 나라는 대부분이 구릉지인 터라 저런 끝없는 지평선은 좀 부럽습니다. 광해도 별로 없을 테니 별 보기도 참 적당하겠다 싶네요. 이전 글 보기 http://pgr21.com/?b=8&n=66140 아이슬란드 http://pgr21.com/?b=8&n=66380 알바니아 * 아이슬란드와 알바니아는 제가 홍차넷 가입하기 전에 적었던 글이라 부득이 옆동네 글로 링크합니다. https://kongcha.net/?b=3&n=7851 크로아티아 https://kongcha.net/?b=3&n=7966 안도라 https://kongcha.net/?b=3&n=8061 에스토니아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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