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양한 주제에 대해 자유롭게 글을 작성하는 게시판입니다.
Date 21/08/21 19:18:22
Name   호타루
Subject   미국사의 단편적인 장면으로 보는 현 정치에 대한 단상
제목은 거창하지만 뭐 제가 그렇게 식견이 좋은 편은 아니라... 가볍게 씁니다.



#1 1974년 제럴드 포드 집권 직후

그 유명한 워터게이트 사건으로 인하여 닉슨이 사임한 지 한 달만에 제럴드 포드는 미국 역사상 길이 남을 장대한 삽질을 저지릅니다. 바로 전임자 닉슨에 대한 완전 사면이었죠. 이 한 방에 여론은 그 즉시 나락으로 떨어져버렸고, 향후 재평가고 나발이고 2년이나 뒤에 있는 선거인 1976년 선거에서조차 지미 카터라는 당시로서는 듣도 보도 못한 후보에게 현직 대통령이 참패를 당하는 큰 원인이 되었다는 것에 대부분의 역사학자들이 동의하고 있으며, 심지어 생전의 본인도 동의한 바 있습니다. 이게 어느 정도였냐면 제럴드 포드의 지지율이 71% → 50%로 무려 21%P 낙하, 비율로 따지면 자기 지지율의 30% 가량을 날려먹는 어마어마한 삽질이었던 거죠.

물론 그런 삽질이 있어도 경제력이 좋았으면 모르겠는데, 포드 입장에서는 안타깝게도 당시 미국 경제 상황도 별반 좋을 거 하나 없었습니다. 그럴 수밖에 없었던 게... 중동에서 제4차 중동전쟁의 여파로 파이프 잠가라를 시전해버렸거든요. 미국에서 셰일가스가 발견된 건 극히 최근(2010년대)의 일입니다. 다시 말해서 이 당시는 사우디아라비아 등의 전통적 중동 산유국이 국제 유가를 좌지우지할 수 있었던 때였고, 제4차 중동 전쟁이 터진 이후 사우디아라비아 등지에서 파이프 잠가라를 시전하면서 세계 경제가 피를 토했습니다. 그 유명한 오일 쇼크죠.

아마 한국 현대사 공부해 보신 분이라면... 이거 생각하시면 어떨까요. 제3공화국에 대하여 배울 때는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이니 뭐니 하며 고속성장하던 한국경제랍시고 경제 관련 내용이 반드시 언급되는데, 제4공화국 때는 그런 게 없거든요. 그도 그럴 것이 이 때는 벽에 부딪힌 것마냥 한국경제가 스태그플레이션에 빠져서 오도가도 못할 때라서... 이 때가 그 때입니다. 미국이라고 별반 다를 건 없었고... 우리도 IMF 후유증이 엄청 오래 갔잖아요. 경제에 있어서 필수적인 석유잠가라 역시 그 후유증이 미국 대선으로 이어질 때까지 오래 간 겁니다. 결국 포드는 명분에서도 실적에서도 밀린 셈입니다.

1976년 대선 상대였던 지미 카터가 당시로서는 완전 그야말로 문자 그대로 듣보잡 쌩 신인이었음을 생각해 보면... 최근 재보궐선거에서 표현을 하나 빌리겠습니다. 아마 그냥 막대기가 나왔으면 차이가 더 벌어졌을지도 모릅니다.

함부로 범법자를 사면했다가 2년 후의 대선에까지 영향을 미쳐서 나락으로 간 인물... 최근 대선주자 중 어느 분이 떠오른다면 기분 탓입니다.



#2 1980년 미국 대통령 선거

이때가 레이건과 카터가 맞붙었던 그 선거입니다.

당시 카터에 대한 지지율은 그야말로 바닥이었는데... 일단 경제 문제에 대해서는 제럴드 포드보다 나을 게 없었습니다. 스태그플레이션은 여전했죠. 게다가 이번에는 그나마 미국의 주 석유 공급원이었던 이란에서 대혁명이 터지는 바람에 상황이 더 악화되었습니다. 그 유명한 미국 대사관 인질 피랍 사건이 터진 거죠. 그리고 또 그 유명한 호메이니가 이란의 지도자가 되어 전면에 등장했구요. 가뜩이나 에너지 문제에 시달려서 경제상황도 영 시원찮은데 외교적인 '참사'까지 터진 셈이라서, 카터에 대한 지지율은 바닥을 뚫고 열심히 내핵을 향해 달려가고 있었습니다.

게다가 카터는 민주당과의 관계도 그닥 좋지 않아서, 대선 후보로 지명되기까지 당 내에서 JFK의 동생인 거물 정치인 테드 케네디의 엄청난 견제를 감수해야만 했습니다. 반대로 상대인 레이건의 조직력은 꽤나 탄탄해서, 경쟁자들을 후딱 정리하거나 경선 후 러닝메이트(그게 조지 H. W. 부시입니다)로 지명해서 상대적으로 잡음이 적었습니다.

미국 대사관 인질 피랍 사건은 기본적으로 국난인지라, 여기에서 반전이 있었으면 최소한 불리하긴 해도 해볼 만한 선거로까지는 끌고 올 수 있었겠습니다만... 구조를 시도한 작전이 그야말로 완전 대재앙으로 끝났습니다. 8명이 사망하고 4명이 부상당했으며 1기의 헬리콥터와 수송기가 박살나고 5기의 헬리콥터가 버려지거나 노획당했으니... 이게 그 독수리발톱 작전(Operation Eagle Claw)입니다. 롤로 치면 2차 포탑까지 다 깎이고 언제 내부 포탑 날아갈지 모르는 상황에서 전세를 역전하고자 바론한타 승부를 본 건데 한타 싸움에서 대패하고 그대로 억제기가 날아가버린 격...

게다가 카터는 대소련 외교에서도 실책에 실책을 거듭했는데... 이 때가 그 때입니다. 소련이 아프가니스탄에 침공했던 바로 그 때죠. 우리야 뭐 소련판 월남전이니 뭐니 하면서 결말을 알고는 있지만 이 때만 해도 소련은 세계의 양대 최강국이었고, 그래서 카터는 소련에게 압박을 줄 카드가 필요하긴 했습니다. 근데 그 카드가 하필이면 1980년 모스크바 올림픽 보이콧이었어요. 국제적으로야 무려 78개국의 불참을 이끌어내면서 미국이 큰형님이라는 사실을 일깨워주기는 했지만 근본적으로 이건 모순이었거든요. 지미 카터는 늘 자신의 행정부에 도덕적인 행정부라는 점을 강점으로 내세웠는데, 그런 도덕적인 정부가, 올림픽과 정치(정확히는 국제정세)를 연결해서 이용해먹었다는 비판에 직면하게 된 겁니다. 그나마도 이걸 잘 기억했다가 4년 후 로스앤젤레스 올림픽에서 동구권이 이걸 아주 고대로 받아쳐버렸고...

결과는 뻔했습니다. 아니 뻔한 정도가 아니라 압도적이었어요. 공화당으로서도 야 우리가 이렇게 이겼다고? 라는 말이 틀림없이 나왔을 거라는 확신이 드는 대승이었습니다. 선거인단 수에서 489 : 49로 무려 10 : 1 수준의 차이가 나버렸고(득표율 차이는 51 : 40으로 약 10%P 가량이었는데, 미국 선거 특성상 이 정도 표차면 압도적인 결과 나오기가 쉽습니다. 쉽게 생각하면 2020년 국회의원 선거에서 총 표차는 49 : 41로 크게 나지 않았지만 정작 결과는 소선거구제 덕분에 180석을 독식한 민주당 생각하시면 됩니다. 딱 그것과 동일한 상황이에요)...

올림픽을 정치에 이용해먹는다는 비판, 전임자의 경제적 실패를 논했지만 본인이라고 별 뾰족한 수가 없는 상황, 당 내에 자신이 휘어잡지 못하는 거물이 존재한다는 점, 외교적 실패... 역시 어디서 많이 본 장면인데 싶으시면 철저하게 기분 탓입니다.



#3 1992년 미국 대통령 선거

부시의 인기는 걸프전의 승리로 매우 공고한 것이긴 했는데... 이게 좀 역설적이 됩니다. 부시 정권의 외교에서의 성과는 분명히 큰 것이었습니다. 걸프 전쟁에서 승리하면서 석유라인을 어느 정도 지켜냈고 국제적으로 미국의 힘을 과시하였으며, 소련이 개박살이 나 버리는 바람에 졸지에 2인자 자리가 무주공산으로 되면서 절대적인 1황으로 군림하게 되었거든요. 근데 그 성과가 너무 커서 그런지 이러한 외교적인 대성과는 '부차적인' 것으로 치부되었습니다. 그리고 솔직히 국민들 입장에서는 우리 나라가 잘 나가는 건 기분이 좋은 일이지만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먹고 사는 문제보다 외교가 중요하겠습니까?

코믹하게 비유해 보자면 사망토론이 딱 이런 토론을 한 적이 있습니다. 월드컵 우승 대 꽁돈 백만원! 당신은 어느 걸 선택하시겠습니까? - 에서 꽁돈 백만원을 선택한 이상준이 월드컵 우승을 선택한 김기욱을 압도적인 스코어로 - 무려 306 : 112로 트리플 가까운 스코어 - 그야말로 '발라'버렸습니다. 엄청 가볍게 이야기하긴 했는데 저는 외교와 경제의 관계를 딱 이렇게 봅니다. 외교가 나아진다고 당장 내 호주머니에 돈이 들어오지는 않습니다. 장기적으로 보면야 들어오는 게 있겠지만 당장 눈에 띄지는 않고 단지 기분이 좋을 뿐이죠. 하지만 경제가 나아지면 당장 내 호주머니에 들어오는 돈이 많아지거든요. 외교성과에 대한 신문 1면기사보다는 꽂혀 있는 돈이 늘어나 있는 통장을 볼 때 더 기분이 좋은 법이죠.

감히 위대하다고 표현할 수 있는 역대급 슬로건이 나온 게 바로 이 대선입니다. 문제는 경제야, 이 바보야! (It's the economy, stupid!)

긴축재정의 영향으로 미국에는 1990년대 초반에 불경기가 닥쳤고, 여기에 또 오일쇼크가 터지면서(...) 실업률은 7.8%까지 치솟았습니다(물론 이건 걸프 전쟁으로 인해 석유 수급 불안정성이 생긴 게 문제였죠). 참고로 2021년 1월 대한민국의 청년층(15~29세) 실업률이 9.5%입니다... 말 다 한 셈이죠 뭐. 게다가 이건 연방정부의 씀씀이가 앞선 정부 때 말도 안 되게 커진 탓도 있어서 부시는 "내 말을 믿으세요, 새로운 세금은 없습니다(Read my lips: no new taxes)"라는 자신의 1988년 대선 슬로건을 깨고 세금을 올려버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당연히 이는 유권자들을 화나게 했죠. 이게 얼마나 큰 이슈였는지는 향후 설문조사에서 이 문제(즉, 부시의 공약이 깨진 문제)가 매우 심각하다고 답변한 사람들의 2/3이 클린턴에 투표한 사실에서 잘 드러납니다.

의외로 제3정당으로 등장해서 표를 무려 18%나 갉아먹어버린 로스 페로의 존재는 큰 문제가 아니었는데, 그가 공화당에 입당한 건 사실입니다만 그건 2000년으로 클린턴의 임기가 끝나갈 때쯤이고... 수학적인 모델로 계산해 보니 부시가 확실하게 가져갈 수 있는 로스 페로의 표는 로스 페로의 표 중 고작 12.55%뿐이었으며, 이 정도라면 5%포인트 이내의 격차로 클린턴이 이긴 모든 주에서 결과를 다 뒤집어야만 부시가 이긴다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조건이 걸려 있었다는군요.

아무튼... 경제는 항상 외교에 우선합니다. 이는 선거라는 게 도입되어서 국민들이 직접 지도자를 뽑는 그 시점에서, 적어도 부정선거나 체육관 대통령식 간선제 같은 게 아닌 한, 언제나 유효합니다. 박근혜가 아무리 희대의 삽질을 하고 전례가 없는 막장짓을 했어도, 초이노믹스로 대표되는 최경환의 F등급 정책 및 안녕들 하십니까로 대표되는 사회적 불안정(현 대통령을 가열차게 까고 있는 제 모습을 보는 사람이라면 상상하기 어렵겠습니다만 저 역시 대자보 써서 붙이고 운동에 함께했던 사람 중 하나입니다)이 없었다면 지금의 문재인 대통령은 없었습니다.

약간 핀트에서 벗어나는 이야기이긴 한데 놓고 보면 이명박 대통령도 명박산성이나 세계가 지켜보고 있습니다 쓰레기 배출을 자제해 주십시오 따위의 어이없는 이미지 실추가 종종 있었습니다만, 본인이 해쳐먹을 거 다 해쳐먹으면서도 적어도 서민들 지갑을 털지는 않았죠. 박근혜가 대선에서 이길 수 있었던 비결은 여기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이명박이 다 잘한 건 아니고 양극화의 출발점에 나아지지 않는 실업률에 노사갈등에서 한쪽에만 힘을 실어주는 모습 등등 욕 먹을 일도 많기는 합니다. 까일 거 오지게 많은 건 팩트죠. 과거라서 추억 보정이 들어가는데다가 현재보다는 당연히 기억이 옅으니까, 그리고 체감상 지금 정부보다는 잘 했다는 느낌이 있으니까 덜 생각나고 덜 혼나는 것뿐.



#4 2016년 미국 대통령 선거

이건 워낙 유명한 이야기라 짧게 넘어갈게요. 트럼프가 선거에서 이길 수 있었던 핵심은 스윙 스테이트 그러니까 선거의 향방을 가르는 주에서 승리를 거뒀다는 건데, 여기에 러스트 벨트가 포함되어 있었다는 거죠. 공장지역이지만 몰락한 미국 중공업의 상징으로 남아 있는 이 지역에서 민주당은 잡아놓은 물고기로 여긴 듯 거의 신경쓰지 않았지만, 트럼프는 "나를 당선시켜 주면 러스트 벨트를 살리겠습니다, 외국 나간 공장 다 들여오겠습니다"라면서 뺀질나게 러스트 벨트(정확히는 서민층, 도심의 경우 트럼프가 졌지만 도시 외곽의 서민층 투표에서 결과를 뒤집어서 승리)를 공략한 결과 대통령 자리를 거머쥐었죠.

대충 해도 가져가는 주들을 제외하면 표심이 갈리는 지역에서의 승패는 곧 대선에서의 승패가 되는데, 힐러리는 공약이 반감을 사는 수준을 넘어서서 아예 이 지역에 별다른 공약을 하지 않았고, 결국 경제 공약을 내세운 트럼프의 부름에 유권자들이 응답한 겁니다. 그 결과가 좋았는지는 차치하구요. 애초에 민주당 정부의 러스트 벨트 핸들링이 별로 좋지 않아서 빈틈을 내보인 쪽에 가깝고 트럼프가 그 빈틈을 잘 찌른 거거든요.



# 정리

길게 이야기했는데 결국 이겁니다.

1. 사면 이야기, 말 한 번 잘못하면 몇년치 정치인생이 골로 간다.
2. 결국 선거의 핵심은 경제다.
3. 지금 한국의 정치상황은 다 예전에 어느 나라에서건 있었던 이야기다.

선거 특성상, 그 선거는 현 정권에 대한 평가가 들어가게 마련입니다. 그리고 유권자에게 가장 와닿는 건? 외교? 이념? 다 필요없습니다. 돈. 먹고사니즘이 최고죠. 어떻게 보면 천박해 보이지만, 엄연히 그게 현실이고 심지어 그게 나쁜 것도 아닙니다. 가족들 굶어 죽으면 누가 책임질 겁니까?

정부가 지금 자신들의 실책은 최대한 입을 닫으면서 잘 나가는 건 K-방역이니 뭐니 하면서 홍보를 하고 있는데, 그게 누군가를 갈아서 만든 실적이라는 건 둘째치고(솔직히 당사자들 아니면, 냉정하게 말하면 그게 자기 옆 집 사람 이야기라고 해도 자기 이야기가 아닌 이상 갈아만든 실적이라는 사실에는 사람들은 눈길을 잘 안 줍니다), 그런 '언론플레이'가 먹히려면 기본기가 잘 되어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불만이나 비판도 어느 정도 씹으면서 일을 진행할 수 있습니다. 그런 것도 없는 상황에서는 그저 불통의 아이콘이 될 뿐이죠.

언젠가 제가 타임라인에 현 정부에 대한 중간평가를 학점식으로 매겨보면서 총평으로는 본업이 아닌 엉뚱한 곳에서 득점해서 메우고 있다는 이야기를 한 적이 있습니다. 안타깝게도 이번 정부는 그 평가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 같네요. 매일 뉴스로 아무리 K-방역이 위대하고 코로나 시국에 사망자 수가 적고 북한 이슈 잘 다룬다고 호평해봐야(솔직히 전 외교도 이전 같았으면 잘 하고 있네라고 했겠지만 지금은 평가를 엄청나게 깎은 상황이라 이렇게 이야기하기도 좀 그렇습니다만), 결국 표심을 가르는 것은 지갑입니다.

서울시장 선거에서 왜 대패헸는데요. 그래도 예전이라면 대출을 받아서 집을 살 수라도 있었는데 지금은 모으기가 불가능한 수준의 돈이 지갑에 있어야만 집을 살 수 있다는, 즉 의식주의 '주' 문제에서 완전히 개박살이 났다는 분노에 열 받은 서민들이 5개 동을 제외하고 모두 오세훈에게 몰표를 찍은 거 아닙니까. 김어준이가 그랬다죠? 탐욕이 이겼다고. 전 솔직히 인정합니다. 제가 서울시민이 아니라서(지방러입니다) 오세훈에게 표 못 찍어준 게 한이고 돈에 대한 탐욕이 제가 표를 던지는 원인이 됐을 겁니다. 그리고 역대 선거는 항상 말해 왔습니다. 경제가 갑이다. 그게 탐욕이라면 기꺼이 탐욕 하죠.

다른 문제가 다 마이너하고 경제'만' 중요하냐? 그건 아닙니다. 그랬으면 #1 부분이 이상해지죠. 그건 근본적으로 경제 이전에 밑밥이 심하게 잘못 깔리고 여기에 경제가 끼얹어지면서 박살이 난 거거든요. 그렇지만, 어디까지나 그건 부차적인 겁니다. 경제가 잘 나가면 사면 이야기를 해서 지지율이 크게 깎여도 알아서 그건 좌우 대화합을 위한 것이라고 실드칠 사람이 넘쳐납니다. 지금 정부가 잘 하고 있으니까, 단적으로 말해서 내 지갑에 안정적으로 돈을 꽂아주니까 지금 대통령이 된 사람과 당이 더 필요하고, 그러면 자연히 실드를 치게 되거든요. 하다못해 비판적으로 봐도 정치생명을 끝낼 정도의 반발은 안 나옵니다. 이 이야기는 이낙연과 연결지으시면 됩니다. 문재인 정부가 경제를 잘 다루었으면 한때나마라도 이낙연의 정치 생명이 아예 끝장났다는 소리까지는 절대로 안 나왔을 겁니다.

서민들도, 절대 바보들이 아닙니다. 이런 식으로 자기 주머니에 돈 꽂아줄 사람만 찾는다면 누가 대통령이 되겠습니까? 볼 것도 없이 허경영이죠. 근데 그게 아니잖아요. 서민들도 이 사람의 공약이 허황된 것인지 아니면 속는 셈치고 걸어볼 만한지 구분할 능력은 된다는 겁니다. 그런 점에서 탐욕이 이겼다는 표현은, 철저히 사람을 바보 취급한 표현이죠. 강성 지지자들이 선민의식에 빠져서 사람을 바보로 보면서 그런 표현을 일삼는 한, 그건 무조건 마이너스입니다. 크게 이길 선거를 신승을 만들고 이길 수 있는 선거를 패하게 만들고 불리한 상황에서 접전으로 끌고 갈 수 있는 선거를 대패로 만들어버리는 하드 쓰로잉에 불과할 뿐입니다. 인구에 회자되면 회자될수록.

가열차게 현 정부만 돌려서 깠습니다만 윤석열도 과거의 사례에서 답을 찾아야 합니다. 다시 말하는데 선거의 핵심은 경제입니다. 박근혜 사면 같은 잿밥, 아니 먹지도 못하고 먹으면 독인 사약 따위에 관심을 갖느니 어떤 식으로 사람들이 경제라는 측면에서 자기에게 표를 줄 수 있도록 할지 고민하고 청사진을 내놓아야 한다는 이야기죠. 그런 점에서 저는 이번 선거, 윤석열과 이재명이 붙으면 이재명이 간신히 승리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보기에는 방식이 다 같이 망하기 딱 좋은 길이라서 그렇지, 이재명은 청사진은 있거든요. 아무리 이번 정부가 경제 문제 특히 부동산 문제에 대하여 대실패를 했다고 해도, 그러한 경제 청사전이 아예 없는 쪽보다는 어떻게 통장에 돈을 꽂아줄지 최소한의 청사진이라도 있는 쪽에 표가 가거든요.

극단적으로 말하면, 경제를 안 내세운다는 건 그냥 선거 안 하겠다는 이야기죠. 17대 대선이야 워낙 전임자 503호께서 환상적으로 경제를 말아먹은데다가 워낙 세계사에서 유례를 찾아보기 어려운... 아니 환관정치 생각하면 있는 건가요? 하여간 현대사례에서 유례가 없는 사건이 벌어져서 마치 막장 드라마에 사람들이 눈길이 확 가듯이 사람들 눈길이 죄다 엉뚱한 곳에 쏠려서 경제까지 눈길을 돌릴 틈이 없었을 뿐이구요.



결국 어느 선거고간에, 정답은 간단합니다.
민주당, 국민의힘 느그들한테 하는 소리인데, 문제는 경제야 이 바보들아!!!! 제발 입 좀 조심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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