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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18/07/04 13:19:05
Name   CIMPLE
File #1   201807031439595658_t.jpg (115.1 KB), Download : 4
Subject   아시아나 기내식 대란 사태를 나름 개조식으로 정리해 보았습니다.


(이미지 출처 : http://www.ytn.co.kr/_ln/0103_201807031439595658)


지난주말 회사동료가 중국 출장가다가 아시아나를 탔는데 한시간 지연되고 기내식도 너무 맛없더라...
라는 소리를 들었고 월요일에 뉴스들으며 아시아나 역사상 최초로 기내식이 안실려서 비행기가 지연되는 초유의 사태가 일어났다
해서 크크 해프닝이네... 이랬는데
이거 시간이 지나가며 진상이 드러나면 드러날수록 웃을일이 아니라 전형적인 우리니라 재벌의 기업 경영권 강화 및 꼼수, 악질적인 갑질문화가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사건이었네요.

좀더 일목요연하게 보실수 있게 개조식으로 요약을 해봤는데 틀린 부분이나 보충할 부분 있으면 지적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아시아나의 기내식을 안정적으로 담당하던 곳은 LSG Korea 라는 회사

- 원래 LSG Korea 에도 아시아나의 지분이 있었으나 금호그룹 자금상황이 어려워지면서 여기 지분 다 팔아버림. 즉 남남이 됨.

- 아시아나가 생각하기에 기내식 납품이라는 안정적 사업을 남이 되어버린 회사에게 계속 줄 이유 없음

- 계약 만료되어서 재계약 하려고 했는데 아시아나가 LSG Korea 에게 1600억을 이자도 받지 않고 투자하라고 요구함. (뭐?)

- 황당한 요구인데 LSG Korea 는 최소한 아시아나 본사에 대한 투자라면 고려해보겠다고 함. 그런데 투자를 요구한 곳은 아시아나 본사도 아니고 금호그룹 회장이 대부분의 지분을 가지고있는 금호홀딩스라는 지주회사임. 그룹 지배권 강화가 목적.

- 결국 무리한 요구를 LSG Korea 거절. LSG 관계자 曰 "법률 자문을 받은 뒤 독일 본사에서 계약이 깨지더라도 불공정한 방법으로 연장하지 말라고 지침이 내려왔다"

- 아시아나는 기내식 업체를 '게이트고메코리아' 로 선정. 여기의 모회사(중국자본)가 금호홀딩스에 문제의 1600억 자금투자를 하면서 들어옴.

- 그런데 인천공장에 게이트고메코리아가 짓고 있던 기내식 공장에 화재.

- 부라부랴 LSG Korea 에 임시로 단기계약하려고 함(양심의 상태가...?) 이 와중에도 LSG Korea 는 기내식 공급을 검토함. 그런데 아시아나가 직접 계약하는게 아니라 게이트고메코리아 통해서 하청계약하라고 요구하는등 띠껍게 굴자 결국 LSG Korea 거절. 관세법상에도 문제였다고함. (웃기는건 아래에서 나오는 샤프도앤코와는 또 직접계약체결)


- 궁지에 몰린 아시아나는 급히 '샤프도앤코' 라는 소규모 업체에 기내식을 의뢰. 그러나 알려진대로 하루 3천식 정도 만들던곳. 아시아나의 하루 기내식은 2만식 이상 (샤프도앤코가 왜 이런 무리한 계약을 체결했는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함)

- 당연히 물량 감당이 안되어서 기내식 대란사태 발발. 한시간에서 길게는 서너시간씩 비행기가 지연출발되고, 중국이나 일본등 단거리에는 아예 기내식을 싣지 못하고 출발하는 사태 발생

- 샤프도앤코가 만든 기내식을 최종 포장해서 비행기에 전해주는 역할을 맡은 협력업체 대표 자살. 아시아나의 하청을 받은 샤프도앤코의 하청을 받은 갑-을-병에 해당하는 업체의 비극. 기내식을 받는곳에서는 끊임없이 재촉하는데 아무리 밤샘근무를 해도 도착하지도 않은 음식을 포장해서 보내줄수가 없음.

- 아시아나와 샤프도앤코 계약 내용 중에는 기내식이 늦게 공급되면 시간에 따라 가격을 깎는다는 내용 포함. 당연히 이 부담은 협력업체들에 전가되었을 것

- 기내식 대란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상태. 화재가 난 게이트고메코리아의 생산라인은 10월이나 되어야 복구예정. 여름 성수기에도 사태 해결이 안 될수 있다는 최악의 상황.

- 예상되겠지만 애꿎은 승무원들이 기내식 대린이 터진 비행기에서 온갖 짜증이나 욕설, 비난을 받아내야 하는 상황. 기내식 대신 바우처, 쿠폰을 주는데 비행기에서 바로 면세품을 구매하고자 하니 그 많은 손님들을 위한 물량이 기내에는 없음. 또다시 사과하고 욕들어먹고 하는 이중고.

- 아시아나는 "기내식 포장 업체 대표의 자살과 이번 기내식 대란은 직접적 관련이 없다" 고 발표


한심하고 답답하네요... 안그래도 관련하여 공정위가 조사중이었다는데 제대로 뒤집어 엎어놓았으면 좋겠습니다.
아시아나는 그동안 대한항공 보면서 낄낄거리고 있었겠죠? 그런데 여기는 사회적 도의적 책임을 떠나서 일단 기내식 문제가 해결이 안되고 있기 때문에 어물쩡 넘어갈수있는 일은 아니겠네요.



7
  • 깔끔한 정리 감사합니다.
  • 이글을 보고 사태가 온전히 이해가 됐습니다!


김우라만
이 사태가 GGK 정상 가동 전에 해결이 될 수 있을지 의심스럽습니다.

기사들 보니 자살한 회사 사장은 원래 LSG 하청이었는데 그대로 LSG 밑에 남으면 150명의 직원을 해고해야할 상황이라 GGK로 옮겼다더군요.

이런 사람이 아시아나와 샤프도앤코의 이상한 일처리로 고생만하고 돈도 못 받을 상황에 시달리다 자살했다는 게 너무 안타깝습니다.
애패는 엄마
괜히 중소기업 운영이 어려운게 아니죠
대한항공은 오너가 되게 맘에 안든다 정도의 느낌인데,
아시아나는 회사 운영이 엉망이구나, 괜히 잘못 타면 내가 피해 입겠다라는 느낌이라서 항공사 기피가 심각할거 같아요.
예전부터 아시아나는 절대 거르는 사람 많았습니다. 저희 집에도 한 분이..
그렇죠 물벼락 갑질이나 땅콩회항은 당장 내가 겪을일은 아니지만
기내식은 내가 지금 먹어야하는거고 내가 타는 비행기가 연착되는 것이니..
일단 당장 이번 여름성수기는 어떡할건지..
항공기 특성상 이미 예매한 사람들이 취소하거나 그러지는 않더라도
기내식 문제가 여전하다던가 퀄리티가 낮으면 이미지손실이 클텐데말이죠
캡틴아메리카
아시아나는 몇 년 전 부터 개판인 걸 알고 있어서 그런지 이젠 놀랍지도 않을 정도가 됐습니다...
누가 그러더군요. 월드컵 시즌이니 월드컵에 빗대어...상대편 골문이 비었는데, 자기 골대에 골 넣고 있다고.
4
밥주는 lcc에서 이제 밥도 안주는....
하.........

그냥 자국 국적기 타는건 관둬야 할거 같습니다.
제주도는 그냥 차끌고 가서 배에 실어서 가야하나.
가이브러시
오 이해가 확 되었어요. 역시 회사에서 개조식 잘 쓰는 이유가 있습니다. 개조식 짱짱맨.
진짜진한다크챠컬릿
샤프도앤코란 회사는 왜 깜냥이 안 되는 계약을 맺었을까요?
아시아나가 일을 잘못한 건 맞지만, 이 건에서 악의 축은 샤프도앤코 같은데...
협력업체 사장의 자살도 100% 샤프도앤코 책임으로 보이고요.
소노다 우미
가장 큰 문제는 LSG는 루프트한자의 자회사고, 루프트한자와 아시아나의 사이는 좋지 않다는거죠.
그래서 사이도 안 좋으니 버리자는 뭐 그런셈이였는데, 아시아나는 뭐..
그래도 금호타이어가 해외매각되어서 아시아나 입장에서는 정말 다행이죠.... 애초에 저 1600억도 금호타이어때문이라는 이야기도 많았으니까요.

아시아나같은 경우는 앞으로 상장폐지를 걱정해야하지 않나 생각해봅니다.
오리꽥
깔끔한 정리 감사합니다. 어렴풋이 알고 있던 사실이 확실하게 정리가 됐습니다. 자살한 회사 대표님이 얼마나 심적 고생이 많았을지 그려지네요...
승무원들한테 화풀이 하는 사람들이 있나보군요. 답없다 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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