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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18/04/05 21:49:41
Name   링구
Subject   이 회사의 아싸는 나야나
아기 낳고 반 강제 퇴직, 8개월 정도 육아에 전념하다 새 회사에 입사해 이제 일 시작한지 3개월 차가 됐습니다. 헐 써놓고 놀랐습니다. 일이 정신없어 마치 일한지 1년은 된듯한 착각이 드네요...설핏 느끼던 것들도 써보고, 혹시 저와 비슷하거나 훨씬 연차가 높으신 홍차넷 선배님들은 뭐라하실까 궁금하여 처음 올려봅니다.
사회생활을 할 때의 저는 보통 나이불문 직급불문 주변인들과 좋게 좋게 농담도 하고 마찰 빚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편입니다. 제 자리가 있는 공간에 저 포함 6명의 직원이 있는데, 다 여성분들, 갓 결혼한 1명을 제외하면 다 미혼, 저보다 적게는 2-3살, 많게는 띠동갑 정도로 아래입니다. 그 중 제가 직급이 위지만(그래봤자 다 사원-대리-과장 정도에요..), 사실 담당 파트가 다 달라 큰 의미는 없습니다.
다들 친하게 수다도 떨고 가십?같은 걸 공유하기도 합니다. 저는 같은 공간에 있다보니 웃을때 같이 웃고, 추임새 정도 넣고 그러는 정도네요. 제가 맡은 일에 치여 사실 크게 관여할 물리적, 정신적 여유도 없습니다. 회사에서 배려를 해줘서 다른 직원들 보다 조금 빨리 퇴근을 하기 때문에 더 바쁘게 일에 집중하려 노력합니다.
가끔, 업무와 관계없는, 제가 던진 가벼운 말에 전혀 답이 없거나, 혹은 수다떨 때 제가 간혹 말을 건네면 살짝 어색한 기운이 느껴질때가 있습니다. 뭐랄까, 아 내가 좀 겉도는구나 싶은 느낌? 일단 친구 사귀러 회사를 다니는게 아니니 크게 신경쓰지는 않습니다만, 낯선 경험입니다. 지금까지 사회생활하면서 느끼지 못했거든요.
왜그럴까? 몇가지 이유를 추론해봤습니다.
1. 내가 너무 늙어서: 나이도 나이지만, 기혼에 아기까지 있다보니 결국 일상이 너무 달라 이질감을 느낀다.
2. 자기랑은 다르다 생각해서: 전혀 아닙니다만, 입사전 소위 스펙이 엄청난 사람이라고 소문이 났었다 합니다. 곁에서 같이 일하니 다 똑같이 보일것 같은데.
3. 내 성향이 달라서: 그냥 성격, 성향의 차이?
4. 다른 사람들보다 일찍 퇴근해서 싫어하는거?

제 추론이 다 틀릴수도, 아니면 복합적일 수도 있다 생각됩니다. 어쨋든 회사에, 적어도 그 공간에 아싸가 있다면 그건 바로 저. 하하하. 아싸임을 수긍하고 일이나 열심히 할지, 그래도 이래저래 더 친해지려 노력을 해야할지 고민중입니다. 다같이 술이라도 한잔 하면 좋을텐데, 아기가 저 없이 잠을 안자서 통금아닌 통금이 생겨버렸네요. 사실 술은 다같이 아니어도 되니, 저 혼자라도 한잔 느긋히 즐겨도 좋겠습니다. 과연 저는 이 회사에서 오래오래 지낼 수 있을지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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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ONTAXS2
    4444 일 수도 있어요. 분위기를 모르지만 그냥 나는 남아서 일하거나 전체적으로 분위기가 매우 널럴해지는 가운데 30분이라도 더 사무실에 앉아있으면서 흰소리라도 하는데, 먼저가는 사람은 왠지 주는게 없이 미울수도 있을 것 같아서요. 게다가 스펙도 엄청난 사람이니 ㄷㄷ
    그렇다고 하기엔 또 막 미워하는 것도 아니고 애매하네요 참.
    가위바위보
    그냥 입사하신지 3개월차라 그런것 아닐까요? 평소 일에 치이신다니 지금까지의 대화가 기존에 쌓인 관계를 넘기기엔 부족할 수 있을것 같아요 어쨌든 제일 언니시니까 주변사람 입장에선 링구님이 어디까지 무례하다 느끼고 어디까지 잘 받아 넘기는 스타일인지 확신이 안설수도 있고..
    친해지고 싶으시다면 조금 더 먼저 다가가고 맛있는 거 좀 챙겨주고 그런것밖에 없는 것 같아요 물론 자발적 아싸의 길도 있구요ㅋㅋ
    네 첨에는 맛난것도 좀 챙기고 그랬습니다만, 요즘엔 식사시간에도 미팅이니 병원이니 해서 함께 못하는 경우가 또 왕왕 있어요. 기회되면 커피라도 돌려야겠네요ㅎㅎ
    아, 한가지 덧붙이자면 이 6명은 입사한지 다 1년이 되지 않은 것으로 알고있습니다. 회사 자체에 근속개월 수가 긴 사람이 거의 없네요..초반에 고난으로 동지애가 좀 더 돈독할수 있겠지만 관계가 두텁게 쌓일 시간은 아마 없었을거에요.
    순진한미어캣
    회사경험이 없다보니 어떤말을 해야할지 잘모르겠네요...

    이띵의 부모님들 모두 화이팅입니다! ㅠㅠ
    ㅎㅎ네 열심히 해볼게요
    알료사
    저의 경우는.. 아싸임을 수긍하지 않고 일이나 열심히 합니다. 그게 저의 친해지려는 노력이에요. 직장에서는 직장에서의 사교방법이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잡담 많이 한다고 친해지는건 아닌거 같아요. 마음 맞을만한 사람은 어떻게든 가까워지게 되어 있다는게 제 개인적인 경험이에용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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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 돌이켜보면 저도 항상 그래왔던거 같긴 하네요. 억지로 친해지려 노력하지 않아도 나중에 친해질 사람은 친해지는...입사초기에 일들까지 몰려 필요이상으로 좀 예민해졌나 싶기도 합니다. 일하다 보면 시간이 알아서 정리해주겠죠? 인싸든, 아싸든.
    안친해서죠. 업무 중 수다든, 커피 한 잔, 맥주 한 잔이든 일상을 함께 하다보면 어떤 사람인지 알게되면서 친해지기도 하고 선을 긋기도 하는건데, 그 시작선에도 못오셨으니까요.

    결혼/아이 때문에 퇴근 후 시간을 같이 보내긴 어렵고, 일찍 퇴근하는 것을 보상하기 위해 업무 시간 중에도 높은 강도로 일을 하시니 친해지기 어려운게 당연한 거 같아요.

    제 주변을 봐도, 친했던 동료들마저도 결혼/육아를 시작하면 동료들끼리 어울리기가 힘들어지고, 자연스레 아싸 아닌 아싸가 되어가는게 느껴지는데 하물며 이직한 직장이시라면 더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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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ㅎ네..과민한가 했는데 그런게 아닐지도 모르겠네요. 어쩔수 없는 거겠죠.
    그런데
    글쎄..나이도 무시 못합니다.

    나이가 들수록 자기 주변의 또래 집단이 와해되는 것이 느껴집니다.
    관리자 내지 경력실무진은 숫자가 많을 수가 없거든요.
    대신에 자신과 나이 차이가 좀 나는 사람들이 주변에 있거나 아니면 업무의 상하가 생기는데
    여기다 농담해봤자.. 재미가 없어요. 아재 개그가 되기도 하고

    제 경우는 그냥 아싸로 지냅니다. 밥도 혼자서 잘 먹고
    뭐 그래도 불편한 건 별로 없어요.
    일이야 나눠서 하는 거니까 별 영향을 받지 않습니다.
    가끔 뭐 물어볼 데가 별로 없는게 좀 귀찮긴 하지요.
    그러네요. 아무래도 경력 연차가 다르니 그럴수도 있겠네요! 연차는 최소 5년이상 차이가 나니...물어볼 상사가 한분 계셔서 그런데님의 니즈는 없는데, 가끔 찰라의 순간이라도 쿵하면 떡 맞는 드립을 주고받는 그런 가벼움이 그립습니다.
    1번의 확장인 것 같은데요. 그 요인에는 물론 나이도 있겠지만, 그동안 살아온 배경, 관심사, 학력, 가정환경 등등등
    네 그런것 같습니다. 예민한게 아니라 트루팩트였구낭...겉으로 달라지는건 없지만 마음이 쬐끔 외로워지네여. 이 마음 달래러 틈틈이 홍차넷을 홀짝홀짝 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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