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양한 주제에 대해 자유롭게 글을 작성하는 게시판입니다.
Date 17/06/20 05:53:03
Name   다시갑시다
Link #1   http://news.nationalgeographic.com/2017/06/domesticated-cats-dna-genetics-pets-science/?utm_source=Facebook&utm_medium=Social&utm_content=link_fb20170619news-catsdna&utm_campaign=Content&sf90202674=1
Subject   태초에 집사로 임명 받았으니, 대대손손 지갑으로 모실지어다
http://news.nationalgeographic.com/2017/06/domesticated-cats-dna-genetics-pets-science/?utm_source=Facebook&utm_medium=Social&utm_content=link_fb20170619news-catsdna&utm_campaign=Content&sf90202674=1

요즘 실험 한번하면 콤퓨타가 데이터 분석 해주는데 한 15~20분 정도 걸리는데 그 동안 참 생산성 높게 놀던 중 이런걸 봤습니다.

네이처 이콜로지&에볼루션에 새로 나온 논문에서 주장하기를 약 9천년 정도되는 고양이의 유전자 분석을 한결과... 고대의 고양이와 현대의 고양이는 별로 다를게 없다고합니다. 다른게 아예 없는건 아니고 "태비"라고 명명되는 집고양이 특유의 줄무니/점밖이 무늬를 형성하는 유전자 같은건 중세나 되서야 집고양이들에게만 나타난다고 하네요.

근데 그 보다 더 재밌는건 저런 데이터를 통해서 추론해낸 고양이와 인간들의 역사적 상관관계입니다.
[인간은 언제나 집사]로 선택받아왔을뿐이라는 거죠.

아마도 농경사회가 자리잡기 시작하면서 인류는 곡물을 저장하기 시작했고, 그런 곡물들을 노리고 각종 설치류가 인간의 곁으로 찾아들고, 그 설치류를 쫓아서 고양이들이 인간들 곁에 자발적으로 자리잡고 [공생]하기 시작했다는거죠.

이건 견공들과는 현격히 다른 과정이라고합니다. 개들은 애초에 의도적으로 사람들에게 필요한 특정한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서 의도적으로 길들여지고 임무에 유리한 특성들을 부각시키기 위해 교배/개량 된 케이스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현대 개들의 유전자는 야생개/늑대들의 그것과도 판이하게 다르고, 개들 내에서도 유전자풀에 큰 다양성을 지니고있다고합니다. 인간이 본인의 이득을 위해서 철저하게 사육하고 유전자조작을 해낸 과학 프로젝트의 산물인거죠.

이에 반해서 고양이는 처음부터 "어이 닝겐, 여기 밥있다며?"하고 들어오셧다는거죠...


뭐 저 자체로도 재밌는 이야기이기도 하지만 최근에 인터넷에서 보았던 동물/자연에 관한 이야기들 몇가지도 동시에 생각나기도하는 연구입니다. 하나는 계곡에 반려견을 댓고 들어가도 되냐라는 이야기를 보았는데, 제 입장을 떠나서 그 토론 과정에 "자연스러움"에 대한 이야기가 오고가는게 재밌더라구요. 한 걸음 더 나아가보면 GMO 음식에 대한 이야기도 있고요. 이런 것들을 보면, 유전자의 중요성, 유전자에 대한 인간의 개입, 이러한 과정에 대한 "자연스러움", 그리고 인간과 다른 동물들과의 공존관계에 대해서 생각해볼 거리가 많은것 같습니다.

뭐 어찌되었든 오늘도 9천년전 계약의 의무를 아직도 성실히 행하고 계시는 전국의 모든 집사님들에게 경의를 표하며 글을 마무리하겠습니다. 전 개가 더 좋거든요 훗.



5


    목록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6997 과학/기술국뽕론 43 기아트윈스 18/01/25 7088 36
    6946 과학/기술망중립성 + P2P웹호스팅 + 인터넷글쓰기 + 가상화폐 = ??? 4 몽유도원 18/01/15 4482 1
    6926 과학/기술거리함수 이야기 (1) 14 유리소년 18/01/10 16944 9
    6709 과학/기술물리법칙은 자연에 존재한다 vs 인간이 만든 것이다 19 벤젠 C6H6 17/12/05 5500 0
    6457 과학/기술양자역학 의식의 흐름: 아이러니, 말도 안 돼 25 다시갑시다 17/10/24 6869 18
    6407 과학/기술How to 목성이 지구를 지키는 방법 28 곰곰이 17/10/11 11250 14
    6362 과학/기술SF속 우주선이 현실로? 2 키스도사 17/10/02 4726 0
    6212 과학/기술FDA, 특정 인공심장박동기의 해킹 위험성 제기 19 April_fool 17/09/02 6289 0
    6044 과학/기술알쓸신잡과 미토콘드리아 7 모모스 17/08/02 8975 10
    5926 과학/기술뫼비우스의 띠에 대한 오해 바로잡기 17 유리소년 17/07/11 8629 11
    5812 과학/기술태초에 집사로 임명 받았으니, 대대손손 지갑으로 모실지어다 3 다시갑시다 17/06/20 4727 5
    5551 과학/기술[사진]광학렌즈의 제조와 비구면렌즈(부제 : 렌즈는 왜 비싼가) 9 사슴도치 17/05/01 6567 7
    5447 과학/기술음수X음수는 왜 양수인가요? 37 캡틴아메리카 17/04/15 6838 13
    5439 과학/기술NASA 중대 발표!! 토성 위성 엔셀라두스에서 물흔적 발견 2 커피최고 17/04/14 5078 0
    5285 과학/기술명왕성이 행성 지위를 상실한 이유와 복귀 가능성 15 곰곰이 17/03/24 8061 13
    5236 과학/기술과학계에 업적을 남긴 여성학자중에는 수학자가 참 많아요. 48 barable 17/03/19 6522 3
    5170 과학/기술당신의 발자국 4 김피곤씨 17/03/13 3539 4
    5077 과학/기술외계 행성 중 ‘지구형 행성’ AKA 골디락스 행성 구별법 8 곰곰이 17/03/04 7419 10
    4996 과학/기술외계 행성을 (진지하게) 발견하는 방법 8 곰곰이 17/02/24 5613 9
    4900 과학/기술발렌타인데이를 맞아 뫼비우스띠 비디오 2 뜻밖의 17/02/17 4543 1
    4841 과학/기술지금까지 본, 기억에 남는 공룡들 (사진많아유) 13 엘에스디 17/02/11 8066 11
    4825 과학/기술물리학/수학 포스터 9 뜻밖의 17/02/10 12919 1
    4527 과학/기술공감 파우더, 미신적인 논쟁과 원격치료 2 ORIFixation 17/01/03 4753 4
    4448 과학/기술SEWOL X 40 하니n세이버 16/12/26 7490 0
    4355 과학/기술걱정의 구체성이 불안 및 인지적 평가에 미치는 영향 4 NightBAya 16/12/11 4302 2
    목록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4시간내에 달린 댓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