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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17/04/02 16:29:18
Name   혼돈의카오스
Subject   ‘회사에서 왜 나만 상처받는가’에 대한 저의 실천 방안
안녕하세요, 혼돈의카오스입니다.

저는 얼마 전에 서흔님이 주관하시는 책나눔에서 ‘회사에서 왜 나만 상처받는가’라는 책을 신청했습니다.
이 글을 쓰는 이유는 위 책을 소개하여 저 또한 상처를 덜 받도록 정리하고,
홍차넷 분들에게 개략적이나마 이를 알려드려 스트레스를 줄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쓰게 되었습니다.

먼저 이 책을 신청한 계기를 말씀드리고 시작하고 싶습니다.
저는 2달 전에 취직을 하게되었습니다. 취직하기 전에, 취직을 한게된다면 열심히 하겠다는 간절한 마음도 가지고 있었지요.
입사를 하기 전에는 대략적으로 회사에서 그래도 9시 출근 6시 퇴근을 잘 수행하고 있기 때문에,
제가 남은 시간에 제 시간을 가지면서 제 삶을 찾아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믿었습니다.
그리고 그 점이 그 회사를 선택한 중요한 이유 중 하나였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저희 팀은 회사 내에서 매우 신생 팀이라 많은 것들이 달랐습니다.
팀원과 팀장이 모두 입사한지 2년이 채 되지 않았습니다. 팀장은 일에 매우 중독된 것처럼 보였습니다.
팀원들도 압박감에 야근을 자주 했습니다. 저는, 단기간이지만 야근을 하면서 지쳐갔습니다.
물론, 종종 인터넷에서 보이는 엄청난 야근을 보이는 것은 아니었지만, 1-2시간의 초과근무를 하면서도 불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저는 그래서 정시 퇴근을 하게 되었고, 며칠 전 팀장님과 정시 퇴근 문제로 언성이 높아지게 되었습니다.
결국 서로 화만 내고 좋은 결말을 맞지 못했죠. 그래서, 이 책을 통해 어떤 문제 해결방법이 있는 지 궁금했습니다.



이 책을 갈등이 일어나는 문제 인식과 문제 해결 두가지 파트로 분리해보았습니다.

먼저, 첫 번째로 마음상함 현상은 상대방과 자신이 모두 복합적으로 연결되어있어 책임을 전가할수 없다는 점을 알아야 합니다.
갈등의 해결은 책임이라는 범주에서는 아무런 발전을 기대할 수 없습니다. 누구책임인지 따져봐야 갈등이 해소되기는커녕 더 심화됩니다.
예컨대, 나의 의도와 다르게 나는 거만하게 굴려고 하지도 않았는데 동료에게 업무를 전달할 때 저에게 거만하다고 비난한 경우를 생각해보겠습니다.
여기서 저자는, 나를 거만하게 보는 동료의 잘못된 인상이 문제인지, 나의 지식에 대한 발언이 문제인지,
그가 나에 대해 나쁜이미지를 가져서는 안된다는 것이 원인인지, 아니면 내가 멍청해보이면 안된다는 강박이 원인인지.
이 많은 경우에 대하여 이 모두가 원인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 책임이라는 관점에서 때때로 자신은 책임을 미루면서 스스로가 피해자로, 가해자로, 구원자로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피해자로서 ‘어떻게 나한테 그럴 수 있냐고 묻고’, 가해자로서 ‘ 나한테 거만하다고 하는데 너 자신은 어떤 것 같냐’며 질책하기도하고,
‘ 내가 어떻게 해야 나아지겠냐’며 구원자로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그 결과 갈등의 책임을 묻기보다, 내 마음이 상하는데에는 나의 약점이 되는 급소, 나의 불행에 대한 책임의 전가,
자신의 감정에 대한 책임 거부, 자신에게 닥친 일을 자신을 겨냥한 것으로 받아들이는 것들이 더 문제가 된다고 말합니다.

책의 중심모티브로 다음과 같은 에픽테토스의 충고를 소개합니다.
너를 상처입힐 수 있는 것은
너를 욕하거나 때리는 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아라
그것들은 그자들이 너를 상처입힌다고 여기는
너의 의견이다
만약 누군가 너를 자극하면
너를 자극하는 것이 너 자신의 견해임을 알라
그러므로 무엇보다도
네가 받은 첫인상에 현혹되지 않도록 노력하라
네가 숙고할 시간을 가지면
사물을 더 쉽게 장악할 것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다음과 같은 과정으로 마음상함이 일어난다고 말합니다.
1) 남들의 거부, 비판, 거절로 마음에 상처를 입습니다.
2) 상처가 고통, 수치, 불안 같은 진짜 감정을 유발하며,
3) 이 감정을 거부하게 되어
4) 분개, 경멸, 무력감, 실망, 반항심 등 마음상한 감정을 경험하여
5) 보복, 폭력, 관계 단절 등의 관계로 이어지게 됩니다.

제 경우는 아마 다음과 같습니다.
팀장님의 야근에 대한 비판으로 마음에 대한 상처를 입어,
그 상처가 아마 야근을 하기 싫다는 고통 그리고
다른 팀원들 앞에서 해당 사항을 듣는다는 수치심이라는 감정이 유발되었을 겁니다.
그리고 그걸 거부하여 매우 분개하여 반항심이 생겨 언성이 높아지게 되었습니다.

단 유의할 점은 상대가 나에게 유감이 있는가 의심하지 말고 갈등을 확대하면 안된다고 강조합니다.
그리고, 상사를(갈등의 원인이 되는 사람을) 욕하는 것은 정신건강에는 도움이 될지 모르지만 갈등 해결에는 별로 이롭지 않다고 합니다.
리더를 참고 견디어야 한다. 상사이기 때문에 마땅히 존중해야 한다.
이 싸움에서 절대 이기지 못한다는 사실을 잘 알고있는 경우가 빈번하지만,
그럼에도 자기가 정당한 권리를 얻을 때 비로소 모든 것이 제대로 될 것이라는 생각을 버리지 않는다.

이 부분은 저에게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어느 순간 제가 상사를 존중하지 않고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일시적인 감정 해소를 위해서, 상사에 대한 험담을 이어나가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제가 해야한다고, 정의롭다고 간주하는 정시 퇴근을 얻었을 때 모든 것이 다 잘 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결국 그런 방식으로는 갈등을 순조롭게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저자는 마음 상함을 극복하기 위해서 상황을 먼저 분석하는 것이 전제가 된다고 합니다. 해당 질문을 제 경우에 풀어보니 저는 다음과 같이 되었습니다.
전형적으로 마음을 상하게 하는 상황은 어떤 것인가?
- 상사가 정시 퇴근을 못하게 미묘하게 강요하는 것.
상대가 어떻게 할 때 당신의 마음이 상하는가?
- 정시 퇴근을 하는 것에 대해 공개적으로 팀원들이 있을 때 비난 하는 것. 그리고, 일을 더 많이 하라고 강요하는 것
마음을 상하게 하는 상황에서 당신은 보통 어떤 반응을 보이는가?
- 상사와 단독으로 있을 때에는모르는 척, 능청스러운 척, 아닌 척 했던 것 같습니다. 팀원들과 같이 있을 때에는 죄송한 척, 열심히 하는 척했던 것 같기도 합니다.
당신의 직장에서 마음을 상하게 하는 상황은 보통/최악의 경우에는 어떻게 끝나는가?
- 최근에는 언성이 매우 높아지며, 서로의 단점에 대해 비난하면서 끝났던 것 같아요.
당신이 일하는 시스템, 회사, 팀은 마음을 상하게 하는 갈등에 어떻게 대처하는가?
- 사실 다른 팀원들은 포기했어요. 저야 정시퇴근이 가장 민감한 문제였지만, 다른 분들도 상사와 문제가 많았지만 대화를 순조롭게 할 수 없다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직장 밖의 갈등에 대해 중립적으로 얘기할 수 있는 믿을 만한 사람들이 있는가?
- 저는 친구가, 그냥 영역다툼하지말고 당분간은 조용히 야근하라고 시키더라구요 [..]
건설적인 해결방법으로는 어떤 것이 있는가?
- 이게 저는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는데, 제 짱구로는 잘 생각이 나지 않더라구요. 그래서 다음 단락에 앞으로 해야할 개략적인 행동들에 대해서 생각해보았습니다.

그래서 저는 제가 장기적으로 정시퇴근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다음과 같이 계획을 세워보았습니다.
단기적으로는 정시퇴근에 대해서는 포기했어요. 1주일~한달은 정시퇴근을 포기했습니다.
그리고 제가 바라는 해결책으로, 대략 1주일에 1회 이하의 야근을 하기로 생각했습니다.

이를 위하여 팀장님과 대화를 할 때, 다음과 같은 저자가 제안한 방법을 사용하려고 합니다.
공격과 폄하를 피하라
당신을 늘 나를 부당하게 대해라는 식의 억측과 일반화를 피하라
무엇 때문에 마음이 상했는지 똑똑하고 분명하게 말하라
비난하는 말투, 모욕 및 고통을 받은 듯한 말투, 비굴한 말투, 지나치게 자신감 있는 태도나 공격이 최선의 방어라는 태도는 피하라.
자신이 원하는 것, 필요하는 것과 좋아하지 않는 것을 말하라
나는 … 하다라는 문장형태로 자신에 대해 말하고, 남에 대해서는 마라지 말라. 너는 … 하다는 비난과 공격으로 해석되기 쉽다.
자신의 어떤 행동이 갈등에 기여했는지 물어보라
자신의 행동을 설명하려 들지 말라. 나중에 시간이 충분히 있다.
상대가 설득력 있어 보일경우에 용서해줄 마음을 가져라

조금 더 구체적으로는 저자가 다음과 같은 행동요령을 제안해주었습니다.

바꾸어 말한다. 상대방이 한 말의 객관적 내용을 나 자신의 말로 반복하라.
그럼으로써, 상대방의 과장을 약화시키고, 다른 한편으로 그의 말을 경청했고,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이해하고 싶다는 점을 보여준다.

직접적 비판 대신에 비판적인 질문을 한다
그의 제안이 별로라고 생각하면 대놓고 얘기하지 말고 질문으로 의구심을 표명하라.
“만약 당신 제안대로 하면 어떻게 다음과 같은 문제들을 방지할 수 있죠?”

그가 정말로 칭찬을 들을 만하면 칭찬하라
겁먹지 말고 자신의 장점과 아이디어를 고수하라

객관적 내용에 집중하고, 조급함과 화를 버려라.
‘항상’, ‘결코’ ‘벌써 또다시’ 등으로 과장에 말려들지 말고, 침착하게 반문하여 당신의 입장을 표현하라.
“왜 나에게 묻는 거죠?” “ 왜 이 문제가 생겼다고 생각하세요?”

제 스스로는 다음과 같은 마음가짐을 고쳐먹으려고 했습니다.
대부분의 마음 상함은 뜻하지 않게 일어나기 때문에, 감정을 상하는 일이 자주 있다면 당신의 커뮤니케이션 방식에 원인이 있을 수 있다고 합니다.
항상 자신과 비판받는 사람사이에 좋은 기반을 형성하도록 주의해아 한다.
긍정적인 점부터 언급하고 당신의 마음에 드는 점을 칭찬하면 그런 기반이 형성된다.
또 다른 방법은 마음에 걸리는 일을 부탁의 형식으로 표현하는 것다.
평가하려하지 말고 무엇이 눈에 띄고 무엇을 다르게 했으면 좋겠는지 전하라.

그리고, 가상대화/의자교체/역할극을 통하여 상대방이 어떤 반응을 할 지 생각해보기로 했습니다.
자기 의자에서 상대의 의자로 옮겨 앉고, 이 자리에서 그에게 어떤 반응을 할 지 스스로 생각해보았습니다.
그럼으로써 상대가 어떻게 반응할 지 의식적으로 지각한다.
그 결과, 제가 원하는 것을 좀 더 효과적으로 얻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다행히도 이 책을 읽고나니, 제가 불만인 상황과 제가 어떻게 행동해야 할 지에 대한 방향이 잡혔습니다.
그리고, 제가 목표하는 상황을 만들기 위해서 고쳐야 할 점, 앞으로 행동해야 할 점이 보였습니다.
곰곰이 생각해보니, 비단 회사에서만이 아니라 대인관계를 원만히 함에 있어서도 도움이 될 것 같아 위에 적힌 내용을 실천해보려고 합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4
  • 저도 책을 읽은 것 처럼 정리를 잘 해주셨네요


자기 생각을 바꾸는게 쉬운 해결책이면서도 쉽지가 않은 것 같습니다.
책을 읽고 어떤 좋은 생각 하나가 마음에 심어진다면 굉장히 큰 유익이 되는 것 같아요.
Cibo & Killy
오, 대단하시네요. 책을 읽고 그대로 반영하고 실천한다는 게 꽤나 어려운일인데 말이죠.
호라타래
불가의 가르침이 떠오르네요. 잘 읽었습니다. 적어주신 혼돈의카오스님의 마음의 흐름을 따라가면서 읽었어요. 저는 말씀해주신 방법도 쓰고, 남들 다하는 뒷담화도 병행하는 듯해요. 건설적인 해결책을 만들 수 있는 역량, 주도권 혹은 권력이 나에게 부족하면 결국 마음에 쌓이는 잔여물들은 있더라고요. 그럴 때 뒷담화로 훌훌 털고는 합니다 ㅎㅎ
대단하네요. 저도 회사에서 비슷한 상황을 겪고 있는데, 참고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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