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양한 주제에 대해 자유롭게 글을 작성하는 게시판입니다.
Date 16/10/12 13:32:29
Name   혼돈
Subject   이길 만한 팀이 이긴다. (어제 야구, 축구 경기를 보고)
어제 기아의 마지막 포스트 시즌 경기를 보러갔습니다.

어렵게 티켓을 예매했는데 10일 티켓은 실패하고 11일 티켓만 건졌죠.

문제는 10일 경기에서 기아가 지면 11일 경기가 열리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엘지 기업관련 종사자이자 기아팬인 저는 제발 10일 경기는 기아가 이기게 해달라고 기도했습니다ㅋ

이번 시즌 어쩌다 보니 야구 경기 직관을 한번도 해보지 못해서 좀더 애가 타더군요.

결국 바라던 대로 10일은 기아가 이기고 11일 경기가 열려 아주 오랜만에 야구 직관을 할 수 있었습니다.

오랜만에 직관을 가니 신세계더군요. 세상에 야구장에서 피자치킨은 물론이고 족발,곱창,막창,주먹밥,떡볶이,오뎅... 심지어는 삼겹살까지 팔더군요.

덕분에 좁은 외야석에 낑겨 앉아 저녁까지 푸짐하게 먹으며 야구구경을 할 수 있었습니다.

기아팬인 저는 다소 발암의 기운이 느껴졌으나 점수는 나지 않아도 양팀의 절실하다 못해 처절한 수비 경기를 보면서 모처럼 심장 두근거리는 경기를 볼 수 있었습니다.

결과는 9회말 끝내기로 드라마틱하게 엘지가 이겼습니다만... 경기를 본 저는 내내 기아가 두들겨 맞다가 끝난 느낌이었습니다.

엘지가 적시타를 못친것도 있지만 기아가 몇번이나 한달에 한번 나올까말까한 호수비를 해내면서 겨우겨우 막아냈었죠.

문제는 그렇게 힘겹게 막고 공격은 쉽게 끝내더라고요. ㅋㅋㅋ

마지막에 엘지가 도루성공하고 기아 지크가 나오는 순간 전 졌다고 생각했습니다. 역시 졌습니다 ㅋㅋ

아쉬운점이 없진 않지만 애초에 엘지가 더 잘했고 이길 경기였다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기아도 올해 큰 기대를 안했는데 젊은 선수들이 좋은 성적을 내면서 기대 이상의 성과를 냈다고 생각하니 크게 아쉬울 것도 없더군요.

무엇보다도 넥센한테 포스트시즌에서도 발릴바에는 그냥 지금 유종의 미를 거두는 것이...

그래서 홀가분한 마음으로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씻고 TV를 돌리는데 축구를 하더군요. 아 오늘 축구한다고 했었지 라고 생각하며 몇대몇인지 보려고 하는데 갑자기 하얀 유니폼 선수들이 골을 넣더라고요.

어느색 유니폼이 한국인지 모를정도로 틀자마자 먹혀서... 뭔가 하이라이트 보여주는 줄 알았습니다;;;

괜히 내가 봐서 먹혔나 싶기도 하고 뭔지 모를 죄책감이 느껴졌는데...

그렇게 전반이 끝나고 하이라이트를 보면서 깨달았습니다. 아 1:0 이 다행인 점수구나... 3~4골은 그냥 먹힐 뻔했는데... 반면 한국은 공격다운 공격도 못해봤더군요.

후반에도 그렇게 1:0으로 지고 있는데도 계속해서 두들겨 맞는 것을 보면서 TV를 껐습니다.

다음날 경기 결과를 보고 드는 생각은 용케도 1:0으로 끝냈네 였습니다.

괜시리 기아 경기가 생각나더라고요.

정말 닮은 두 경기를 보면서 응원했던 팀은 모두 졌지만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 아직 정의가 죽지 않았구나... 더 잘한 팀이 이기는 것은 당연한데 어찌 요행을 바란 것이냐 우매한 중생아'

깨달음 + 1 되었습니다.



0


    목록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10361 정치이데올로기라는 종교 10 류아 20/03/08 4584 5
    12430 정치이대남이 민주당 싫어 할 발언은 멈추지 않네요. 37 탈론 22/01/10 6421 0
    12435 정치이대남과 1인1표 민주주의.. 12 Hi 22/01/12 4152 2
    12059 정치이낙연은 대체 왜??? 13 Picard 21/09/09 4114 0
    6263 정치이낙연 총리의 순발력 18 Toby 17/09/12 4552 14
    3880 스포츠이길 만한 팀이 이긴다. (어제 야구, 축구 경기를 보고) 12 혼돈 16/10/12 4682 0
    3755 일상/생각이기적인 이혼 42 Twisted Fate 16/09/22 6089 0
    4170 정치이기면 이런 꼴 안볼 수 있을까요? 4 nickyo 16/11/17 3862 0
    14305 일상/생각이글루스의 폐쇄에 대한 잡다한 말들. 9 joel 23/12/03 2243 16
    3776 의료/건강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 보셨나요? 7 jsclub 16/09/26 5191 0
    1790 방송/연예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 레전드로 남을 편 2 홍차먹다빨개짐 15/12/16 8488 0
    5241 일상/생각이국(異國)의 소녀들 12 열대어 17/03/20 3635 5
    13865 일상/생각이과를 택한 사람이 지금 와서 하는 생각 4 날이적당한어느날 23/05/16 2148 4
    1502 일상/생각이과 뒷목 잡는 짤 현실판 (부제 : I am a man who belongs to God) 20 化神 15/11/09 10378 1
    2821 과학/기술이공계 병역특례 2023년 폐지 51 kpark 16/05/16 7211 0
    23 기타이곳이 루이보스 향기가 난다는 홍차넷인가요? 4 meditatif 15/05/30 11206 0
    111 기타이곳은 pgr21이 아닙니다. 17 아저씨 15/05/31 14219 0
    11861 일상/생각이게 연재물이 될거라고는 나도 생각치 못했지 7 Picard 21/07/09 3480 17
    874 일상/생각이게 북극곰이냐? 북극개냐? 17 Neandertal 15/08/31 5420 0
    1291 음악이게 그냥 캉캉 딴따라가 아니었다니. 13 눈부심 15/10/19 7672 0
    6204 오프모임이것이야말로 진짜 번개 - 오늘(8.31) 오후 1시 강남역 25 T.Robin 17/08/31 5297 10
    1703 꿀팁/강좌이것이 진화생물학적으로 접근하는 사회브란감? 4 눈부심 15/12/04 5550 1
    368 기타이것이 애플의 매력인가.. 32 마카 15/06/19 9963 0
    4305 일상/생각이것은 실화다. 8 성의준 16/12/06 4969 11
    9735 문화/예술이것은 사랑이 아닌가? - 성적 대상화에 대하여 (보류) 22 이그나티우스 19/09/29 5322 2
    목록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4시간내에 달린 댓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