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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15/06/11 16:47:26
Name   난커피가더좋아
Subject   이명박근혜식 통치의 기원(2)
개인 노트 정리 및 글연습용 블로그에 '철도 파업 사태'때 쓴 글입니다. 그대로 옮겨왔기 때문에 반말체인점 양해부탁드립니다.

굳이 옮겨오는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1)자게 리젠에 뻘글로라도 기여하고 싶다는 생각.
2)그때 쓰다가 3편정도 쓰고 박근혜 대통령관련해서는 딱 한편만 쓰고 말았는데, 뭔가 더 써서 완성하고 싶다. 그런데 블로그는 강제성이 없다.

정도가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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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정치학적 방법론의 엄밀성 없이, 심리학적인 실험과 분석 없이 관찰에 의한 직관으로 쓴 것임을 밝힙니다


"역사상 가장 도덕적인 정권"


많은 이들이 기억하는 이명박 전 대통령의 강력한 발언 중 하나다. 무리한 4대강 사업 추진, 각종 비리의혹에 시달리던 때에도 역시나 이 전 대통령은 특유의 '유체이탈'화법을 구사한다.

그렇다면 이 전 대통령은 정말로 철면피라서 저런 발언을 하는 것일까?

(1)편에서 썼던 '한국적 사장님 마인드'를 생각한다면 꼭 그렇지만은 않다는 추론이 가능하다.



1. 이명박식 유체이탈 화법과 '한국적 사장님 마인드'



이미 이 전 대통령의 서울시장 재직시절의 일화를 통해 그의 '한국적 사장님 마인드'를 살펴봤다. 그럼 이게 도대체 유체이탈화법과 무슨 관계일까? 이명박 전 대통령의 국가운영 스타일 자체가 국내 재벌 혹은 기업이 커온 과정에서 본인이 습득한 방식 그대로를 적용한 것이었다.

정경유착과 관치가 심했던 한국에서 기업, 그것도 그것이 가장 극심할 수 밖에 없는 건설회사를 키우고 운영한다는 건 곧 '떡고물'과의 타협을 의미한다. 더군다나 주식회사 조차 주주보다 오너의 것으로 여기는 게 매우 정상적으로 보이는 이 나라에서, 배임과 횡령은 법적으로는 처벌대상이지만 마음속에서는 범죄가 아니다.

자, 이제 좀 이해가 되는가? 그에게 국가는 자신의 기업일 뿐이었다. 그 과정에서 일부가 배임과 횡령을 저지르는게 뭐 그리 큰 죄인가? 회사만 안망하면되지. 회사만 성장하면 되지. 직원들 월급만 잘 주면 되지. 여기에 그의 성장스토리가 더해진다. 그래도 그는 찢어지게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나 노력으로 성공을 이뤘다. 전형적인 '미국 개신교 복음주의+긍정주의=성공신화'의 공식을 갖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세상을 향한 모든 불만은 '노력하지 않아서 그렇다'라는 한 마디로 반박된다. 가난하더라도 기회가 평등하고 가난으로 인해 안정적 삶이 지장받지 않고, 죽을둥 살둥 박박 기지 않아도 되는 나라를 만들자는데, 답변은 "더 노력하라"다. 이쯤에서 국민적인 저항(촛불시위 등)은 민주국가의 주권자의 목소리가 아닌 '불평많은 노동자의 집회 시위'로 치환된다. 자기가 국가를 경영하는 데 전 직원이 힘을 합쳐 성장시켜야지 왜 불만을 제기하면서 힘들게 하냐는 논리다.

자, 다시 유체이탈로 돌아가보자. 그는 자신이 한국이라는 기업을 성장시키고 있고, 더군다나 어려운 세계경제환경 속에서도 잘 이끌고 있다고 생각했다. 근데 측근이 뭔가 좀 챙겼나보다. '에고 왜그랬냐', 어쨌든 '우리는 이 국가를 성장시키고 있는 도덕적이고 정당한 세력'이라는 논리는 변하지 않는다. 한 가지 첨언하자면, 이 전 대통령의 외교 스타일에서도 이같은 '사장님 마인드'는 아주 잘 드러난다. 실무자들이 뭔가 어려움을 겪을 때 CEO가 직접 날아가 계약을 성사시키는 이명박식 외교. 그는 그게 외교라고 생각했다.



2. 대선개입은 도대체 왜?



왜 그토록 무리한 그리고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드는 일을 벌였을까? 물론 아직 이명박 전 대통령의 지시로 행해졌다는 수사결과는 나오지 않았다. 그러나 원세훈 국정원장이 스스로 알아서 했을 거라는 것보다는 아무래도 더 윗선의 지시 내지는 암묵적 동의가 있었다는 추론이 더 합리적일 것이다.

어쨌든 다른 걸 다 떠나서, 국정원이나 기재부, 한국은행 등 주요국가기관을 이 전 대통령 입장에서는 어떻게 사고했을까. 그의 사고방식이라면, 국정원은 최고의 전략기획실, 기재부는 CFO가 있는 재무부서, 한국은행 역시 그에 준하는 한 부서가 되겠다. 검찰은 말그대로 사내 감사실 정도다. 모두 CEO의 지시에 따라 일사분란하게 움직여야 마땅하다. 최소한 검찰과 한국은행은 그러면 안되는데고 그의 머릿 속에선 그러하다. 국회는 적대적인 사외이사까지 다수 포함된 시끄러운 이사회에 불과하다.

회사 CEO나 오너와 달리 대통령은 5년 임기제다. 물러날 때가 돼 가는데, 아무래도 다음 CEO는 우호적인 세력이 됐으면 좋겠다. 우호세력의 지분확보와 이를 통한 차기 CEO 등극을 위해서는 자본시장을 흔들만한 '마타도어'도 퍼뜨릴 수 있고 여러가지 술수를 쓸 수 있다. 자본시장은 원래 그런 곳이다. 이 전대통령은 선거조차 그렇게 판단한게 아닐까 싶다. 자신의 심복이자 그가 이끄는 '전략기획실'(국정원)을 통해서.

그렇다면 박근혜는 과연 우호적 세력인가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별도의 글을 통해 설명해야 할 것 같다.



이 전 대통령의 통치스타일은 상당부분 그가 '민주주의를 신봉하는 정치지도자'가 아니라 '너무도 한국적인 사업가'였다는 점을 통해 설명할 수 있다.



(다음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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