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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16/01/13 13:59:06
Name   눈부심
Subject   지루함에 대한 과학적 고찰
출처 : http://www.nature.com/news/why-boredom-is-anything-but-boring-1.19140

James Danckert는 신경정신과 임상의 과정을 밟다가 흥미로운 사실을 발견했어요. 자기 형 폴이 자동차 사고로 뇌를 다치고 나서 쉽게 지루해 했거든요. 원래 드럼치는 걸 좋아했는데 더 이상 재미있어 하지 않더래요. 임상의 훈련 중 만나 본 20명의 뇌손상환자들도 쉽게 지루함을 느끼더래요. 이런 경험들이 지루함에 대해 과학적으로 고찰해 보고 싶게 만들었다고 합니다.

사실 지루함이란 것에 대한 보편적인 정의 같은 것 없어요. 이건 우울증도 아니고 공감력결여도 딱히 아니고 말이죠. 그런 것들과는 구분되는 어떤 특별한 마음의 상태이면서 분명 기분좋은 건 또 아녜요. 자극이 필요로 하는 상태라고 볼 수 있죠.

음식에 탐닉하는 주요 원인은 우울증, 근심 외에 지루함이라고 하거든요. 운전 시뮬레이션을 이용해 측정해 본 주의력 결핍실험에 의하면 쉽게 지루함을 느끼는 사람일수록 고속으로 달리고 갑작스런 위험에 대처하는 반응이 느렸으며 차선를 넘어가는 경우가 많았다고 해요. 미국 청소년들의 경우 자주 지루함을 느낀다고 말한 아이들이 지루함을 덜 느낀다고 하는 아이들보다 담배를 피거나 술을 마시거나 마약을 하는 경우의 수가 50% 더 많았고요. 어떤 학자에 의하면 지루함은 학생들의 성적이 높고 낮음에도 25%정도 변수로 작용하는 요소라고 하고요.

연구자들은 이제 지루함에 대해 더욱 깊이 연구할 필요성을 느끼기 시작했어요. 이들은 유전학, 철학, 심리학, 역사 등 다양한 학문분야에 종사하는 이들이에요.

링크에 가시면 ‘나의 지루함을 측정하는 문항’들이 보일 거예요. 저는 11/28이 나왔네요. 수업 아주 가끔만 빠지는 아~~조 무난한 대학생수준의 집중력을 보여준다고 하는군요. active learner로서 잘 할 거라는데 이건 좀 구라같아여. 저 하나도 안 active한데. 저 지루함측정질문지는 1986년에 처음으로 완성됐어요. 완벽한 기준은 아니니 혹시 결과가 마음에 안 드시면 가비얍게 팽하세엽. 훌륭한 결과가 나오시면 신봉하시고요.

지루함을 측정하고 다른 행동양상이나 인지능력과의 상관관계를 더욱 면밀하게 관찰할 수 있도록 노력은 한다지만 쉽지 않다고 합니다.

학자 Lench와 Bench는 지루함에서 벗어나려고 하는 인간의 욕구가 어떤 선택을 가능하게 만들까란 주제에 관심을 갖고 이런 실험을 했어요. 피실험자에게 방에서 15분동안 아무것도 하지 말라고 주문을 했는데 심심하면 자신에게 전기충격을 가하게끔 환경을 만들어 놨어요. 많은 사람들은 편하게 가만 있느니 따끔하더라도 스스로에게 전기충격을 주며 무료한 시간을 나는 것을 선택했죠. 비록 유쾌하지 않는 자극이라도 아무 자극이 없는 단조로움보다는 선호도가 높았던 거예요.

424명의 독일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지루해하는 정도와 학업성취도를 비교했더니 상관관계가 있었다고 하고요. 지루함을 많이 느꼈을수록 성적이 저조했대요.

어떤 실험에서는 컴퓨터시스템으로 물리를 가르쳤는데 답이 틀리면 무안을 주고 정답을 맞추면 비꼬듯 칭찬하게 만들어 놓았더니 학업결과가 좋았고 컴퓨터에 더 오래 매달려 공부하더래요. 이건 모욕감 자체가 좋아서라기 보다 아무것도 없는 것보다 모욕감을 주는 신섬함 때문에 지루함에 덜 빠지게 되어서 그런 것 같다구요.

지루함에 대한 연구는 아직 생소하고 이제 막 연구자들이 진지하게 들여다보는 영역이에요. 그래서 그런갑다 하고 생각하시면 될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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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희한하네요.
    어쩌면 지루함을 많이 느끼는게 오히려 장점이 될 수도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들기도 하구요.
    눈부심
    지루함에 대한 기사를 종종 봤었는데요. 창의적인 발상 뒤에 바로 지루함이 있었다고도 하고 좋은점도 있더라고요. 지루함하고 다를지는 모르나 우리가 집중 잘 못하고 데이드림에 빠질 때 있잖아요. 이것도 오히려 좋은 거라고 하고. 좋은 건 새겨듣고 저 머리 나쁘다고 하는 것 같은 건 흘러 듣고 그래요 ㅋ
    NightBAya
    저는 20/28 나오네요. 한 주제에 집중하는 걸 별로 안좋아하는 도깨비불 같은 사림...
    과학저널리스트는 새로운 주제를 만날 수 있어서 추천하는 건가 싶네요.
    눈부심
    ADHD, 자폐스펙트럼에 속하는 증상을 겪는 분들이랑 높은 지능지수랑 상관관계가 있다고 하거든요. ADHD가 있는 아이들의 경우 쉽게 지루함을 느껴서 주의가 산만해지기 쉽지만 반면 한 번 꽂히면 무서운 집중력을 발휘하잖아요(마찬가지로 지루함과 집중력의 관계도 중구난방일 수도). 위의 기사와 같은 얘기들은 나에게 좋은 얘기들만 쏙쏙 골라 들으면 될 것 같아요.
    논문 쓰는 분들은 연구주제를 무엇으로 정할 것이냐 그거 막 고민하시잖아요. 누가 이런 연구논문을 내놨다 그러면 무슨 내용인지 궁금하고 그런 주제를 고르고 실험을 셋팅하고 하는 과정이 정말 놀랍고 재미가 있는 것 같아요.
    저도 비슷하게 나왔어요. 19/28. 생각보다 잘 나왔네요. 체감으로는 25는 나올 줄 알았는데.
    April_fool
    학생 : 컴퓨터 주제에 [넌 나에게 모욕감을 줬어]
    눈부심
    [네가 첨야. 신..신선하다...(꾀꼬댁)]
    보이차
    근심걱정 없고 즉각적인 자극에 반응하는 사람이라면 무자극 상태가 무료하겠지만..
    몸은 가만 있어도 머릿속에 고민할 게 꽉 차 있으면 지루할 게 없을 것 같아요. 머릿속에서 자극을 자체 생산 할테니..
    아 지루하다...
    눈부심
    스트레스는 만병의 원인인 것 같아요. 고민으로 가득차서 지루할 새가 없는 것보담은 무료하고 멍때리는 게 훨씬 좋졍.
    남편이 아이패드 있기 전에 데스크탑 컴터 하나를 두고 저랑 번갈아서 썼거든요.
    이 사람 컴터 쓰면 저는 지루해서 몸을 베베 꼬고 어유 씽! 이러고 제 차례 오면 컴터랑 혼연일체 돼서 안 일어나려고 용 쓰고 그랬더라는 킄.
    레지엔
    관련 문헌을 읽으면서 느낀 게(아니 사실 저자들이 스스로도 계속 언급하는 것이지만) \'지루함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만족할만한 컨센서스를 세우기가 어렵다는 것이었죠. 어떤 사람은 이걸 실제로는 각각 다른, 서로 영향은 주지만 구분되는 감정의 프로세스들을 묶어서 부르는 것이고 결국 그러한 모호한 정의를 탈피해야 좀 더 발전한 관찰 기술을 적용하는 의미가 생길 것이다는 그런 견해도 있긴 있습니다. 의외로 이쪽에 대해서 제한적이지만 그럭저럭 컨센서스가 서는 부분은 마약 관련 연구에서 약물에 의한 효과가 사라진 후에 자주 관찰되는 무력감이 지루함을 정의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눈부심
    지루함을 정의하기가 참 어렵다고 하더라고요. 자기절제와 지루함이 상관있어 보일지라도 막상 구체적인 실험을 해보니 꼭 그렇지는 않다는 결과가 나오기도 하고. 저 같은 범인은 심심풀이 땅콩으로 읽어보는 건데 연구하는 분들은 머리 싸매고 참 고심이 크겠다 싶더라고요 흐..
    Realise
    지루함을 느끼는 것,+게으름이 인류의 생존에 무슨 도움을 줬을까요? 가끔씩 궁금하던 것데 걍 그럴듯한 썰풀기 해석도 생각이 잘 안 나네요 ㅋㅋㅋ
    눈부심
    심심해서 몸을 뒤틀고 뭐 재밌는 거 없나 생각하다가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곧잘 생각해 낸대요~
    심심하면 심심하지 않으려고 하는 욕구가 생겨서 그런가봐요.
    까페레인
    지루한데서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나온다는 말... 사실 창의력 이야기할때 갑자기 창의력이 어디에서 뚝 떨어져서 아이디어가 나오는게 아니라 기초적인 파운데이션 지식들이 쌓여 있는 가운데서 사색을 할 수 있는 지루한 시간을 가지고 그 시간에 사색을 하면서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나온다고 하네요. 예전에 누가 그러셨지요... 수많은 아이디어들이 철학가들의 산책을 통해서 나왔다고요. 혼자 산책하면서 명상을 하고 그러면서 생각이 정리가 되는 것 같아요. 저는 혼자 운전하거나 걸을 때가 제일 좋아요. :)
    눈부심
    말씀하신 것이 맞는 것 같아요. 그냥 몸 베베꼬며 지루하면서는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아마 나오기 힘들지 싶어요 크크크.
    나쁜피
    질문지를 채우다 지루해서 포기... 냐함~
    눈부심
    오오 진짜가 나타나시었습니다 크..
    독일 대학생의 경우 지루함을 느껴서 성적이 나쁜 건지, 성적이 나빠서 지루한 건지 애매하겠군요. 하긴 모범생들은 아무리 수업이 지루해도 성적은 잘 나오더만...
    눈부심
    공부가 제일 재밌다고 하는 괴물들이 거기 있었던 듯.. 흐..
    파란아게하
    한글패치....
    눈부심
    (...아공.. 무슨 뜻인지 몰겄다는.. 킄)
    파란아게하
    아 영-한 번역 말씀드린거여용
    농담입니다. . .
    저 스스로에겐 진담입니다만. . . . . .
    눈부심
    농담 접수!
    (문제가 넘 많아염, 텔레파시↗︎↗︎↗︎)
    F.Nietzsche
    7/28 나오네요. 지루함이 뭐지???
    눈부심
    오와아아....!
    16/28 .. 제 지금 상태를 생각해보면 꽤 정확하네요 ..
    눈부심
    거의 반띵하셨습니다. 그만하면 무난한 결과인가 보아요.
    까페레인
    저는 하루종일 페인팅하는 것 지켜보아도 된다고 나오네요. 지루함이 결여된 삶도 문제가 있는 삶인데....
    눈부심
    와하하! 하루종일 페인팅하는 것 지켜보아도 된다라. 무엇보다 성격이 엄청엄청 좋으실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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