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양한 주제에 대해 자유롭게 글을 작성하는 게시판입니다.
Date 25/11/25 16:35:04수정됨
Name   큐리스
File #1   가을키스.mp4 (1.04 MB), Download : 0
Subject   기계가 모르는 순간 - 하루키 느낌으로 써봤어요 ㅋㅋㅋ(와이프 전전전전전 여친을 기억하며)

가을 끝자락, 그녀의 손을 처음 잡았던 그날을 나는 아직도 생생히 기억한다.

차가운 공기 속에서 살짝 떨리던 손끝의 감촉을. 그 미묘한 온기 하나에 심장이 마구 뛰던 순간을.

치직.

그건 마치 오래된 재즈 레코드의 바늘이 처음 홈에 닿는 순간 같았다. 조금 어색하지만, 그래서 더 완벽한.

겨울밤 가로등 아래에서 우리는 첫 키스를 했다. 입술이 스치던 짧은 떨림.

어색함과 설렘이 뒤섞인, 말로 못 하는 온도.

그 순간 세상의 모든 소음이 사라지고 우리 둘만 남았다. 마치 눈이 내리는 밤의 고요함처럼.

기계는 아무리 똑똑해도 그런 걸 모른다.

손 한 번 잡을 때의 숨 고르기를. 입술 사이로 스며드는 따뜻함을.

툭.

그건 데이터가 아니라 이야기니까. 계산이 아니라 기억이니까.

사람의 감정은 사람만이 만드는 것이다. 비가 오는 일요일 오후처럼, 예측할 수 없지만 분명히 존재하는 것.

기계는 계산을 하지만 사랑의 떨림은 여전히 우리의 몫이다.

그리고 나는 그게 좋다. 완벽하게 좋다.



0


    목록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15886 일상/생각뭔가 도전하는 삶은 즐겁습니다. 4 큐리스 25/12/09 802 11
    15885 오프모임중꺾마의 정신으로 한 번 더 - 12월 9일, 오늘 저녁 광주에서 <점봐드립니다> 8 T.Robin 25/12/09 735 4
    15884 창작또 다른 2025년 (6) 4 트린 25/12/08 376 3
    15883 음악Voicemeeter를 이용한 3way PC-Fi -2- 5 Beemo 25/12/08 356 2
    15882 경제2026년 트럼프 행정부 정치 일정과 미중갈등 전개 양상(1) 5 K-이안 브레머 25/12/08 560 8
    15881 음악Voicemeeter를 이용한 3way PC-Fi -1- Beemo 25/12/08 389 6
    15880 창작또 다른 2025년 (5) 6 트린 25/12/07 404 4
    15879 창작또 다른 2025년 (4) 2 트린 25/12/06 474 2
    15878 창작또 다른 2025년 (3) 3 트린 25/12/04 614 5
    15877 스포츠[MLB] 코디 폰세 토론토와 3년 30M 계약 김치찌개 25/12/04 474 0
    15876 창작또 다른 2025년 (1), (2) 9 트린 25/12/03 821 10
    15875 기타유럽 영화/시리즈를 시청하는 한국 관객에 관한 연구(CRESCINE 프로젝트) 21 기아트윈스 25/12/03 882 2
    15874 일상/생각큰일이네요 와이프랑 자꾸 정들어서 ㅋㅋㅋ 14 큐리스 25/12/02 1302 7
    15873 오프모임12월 3일 수요일, 빛고을 광주에서 대충 <점봐드립니다> 15 T.Robin 25/12/01 756 4
    15872 경제뚜벅이투자 이야기 22 기아트윈스 25/11/30 1887 14
    15871 스포츠런린이 첫 하프 대회 후기 8 kaestro 25/11/30 637 12
    15870 도서/문학듣지 못 하는 아이들의 야구, 만화 '머나먼 갑자원'. 17 joel 25/11/27 1255 28
    15869 일상/생각상남자의 러닝 3 반대칭고양이 25/11/27 864 5
    15868 정치 트럼프를 조종하기 위한 계획은 믿을 수 없이 멍청하지만 성공했다 - 트럼프 행정부 위트코프 스캔들 6 코리몬테아스 25/11/26 1080 8
    15867 일상/생각사장이 보직해임(과 삐뚫어진 마음) 2 Picard 25/11/26 878 5
    15866 일상/생각기계가 모르는 순간 - 하루키 느낌으로 써봤어요 ㅋㅋㅋ(와이프 전전전전전 여친을 기억하며) 5 큐리스 25/11/25 803 0
    15865 경제주거 입지 선택의 함수 4 오르카 25/11/25 817 3
    15864 철학/종교진화와 창조, 근데 이게 왜 떡밥임? 97 매뉴물있뉴 25/11/25 2089 4
    15863 일상/생각창조론 교과서는 허용될 수 있을까 12 구밀복검 25/11/25 1257 18
    15862 기타★결과★ 메가커피 카페라떼 당첨자 ★발표★ 11 Groot 25/11/23 770 4
    목록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4시간내에 달린 댓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