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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ate | 25/09/29 01:55:00 |
| Name | 우물우물 |
| Subject | 본질을 보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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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작은 모임이 있었어요. 자주 만나는 멤버에 두 번째 뵙는 태권도 유단자 여성분(태권도)과 간만에 만난 아는 동생녀석이었어요. 이 녀석 원래 큰 덩치에 헬스를 더해서 몸이 엄청 커졌더라구요. 게다가 팔 문신이 보이는 민소매에 통이 넓은 진파랑 바지 차림이라 마치 야쿠자가 연상됐어요. 비속어 범벅인 롸끈한 붓싼 말투. 나쁜 애는 아니라는 거 알면서도 괜히 저도 움찔하더라구요. 전 완곡하고 조심스러운 어법을 좋아해요. 말하기보다는 주로 듣는 편이고 웃음으로 반응하고 물어보는 편이죠. 칭찬에는 인색하지만 감상을 주로 나누구요. 담배, 화장실 타임으로 저와 태권도 둘이 남았을 때, 창밖에서 동생이 입김을 불고 손가락을 휘휘 저어 안주를 찾는 메시지를 전해왔어요. 전 보고 웃으며, 앞에 앉은 분께 “아유, 원래도 가끔 불편한 구석이 있는데 오랜만에 만나니 제가 적응이 더 안되네요. ”라고 말했어요. 자리는 태권도와 동생의 대화 위주로 흘러갔어요. 둘이 정말 잘 통했고 덕분에 저를 포함한 모두가 참 즐거운 시간을 보냈어요. 그리고 오늘 자리에 누워 그 자리를 복기해보니 어제 태권도에게 건네었던 제 말이 참 부끄러워집니다. 뒷담화나 다름없었고 편견은 아니라고 생각하면서도 그걸 빼고 제대로 설명할 수 없다고 생각이 들어요. 그 동생에 대한 본질을 놓쳤어요. 꿰뚫어볼 순 없어도 지긋이 더 응시할 순 있지 않을까 생각해봐요.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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