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양한 주제에 대해 자유롭게 글을 작성하는 게시판입니다.
Date 25/08/23 07:11:01
Name   망울망울
Subject   퇴근길에 동생에게서 전화가 왔다.
서울축산농협이라는 곳에서 낮에 전화가 왔는데, 아버지 이름을 대면서, 아버님 연락이 되지 않아 부득이 따님께 전화를 드려본다고.
대출이자 상환이 몇개월째 되지 않고 있는 와중에 전화마저 받지 않으시니, 혹시나 다른 연락처를 알고 있다면 알려줄 수 있는지 물었다고 했다.

모르는 번호는 잘 받지 않는 동생이었으나, 하필이면 몇일 전에 지인에게 고등어와 몇 몇 소소한 식재료를 택배로 받아놓은터라,
전화기 화면에 뜨는 ‘서울축산농협’이라는 로고를 그냥 무시할 수가 없었다고 했다.

“혹시 알아? 뭐 이벤트에라도 당첨 되서 전화가 왔을지… 아니면 뭐, 배송이 잘못 되었다거나… 그래서 혹시나싶어 받아봤지..”

'[대출]이자 상환 지체'

우리 형제의 트라우마를 끄집어내는 트리거로서 이 여덟자는 제기능을 훌륭하게 해냈다.

“일단 내가 아버지한테 연락을 해 볼게요. 동생씨는 축산인지 축협인지에서 다시 전화가 와도 받지말고, 내가 내일 다시 전화할 때까지 기다려요.”

“내일은 남자친구랑 낮에 영화보기로했어. 같이 저녁도 먹을거라 전화 못받을 수 있어.”

“알았어요. 톡남겨놓을께요.”

그리고 전화기에서 ‘아버지’로저장된 번호를 눌렀다.

아버지 전화 : '고객께서 전화를 받을 수 없습니다. 잠시 후에 다시 걸어주시기 바랍니다.'
전화를 걸자마자 이런 멘트가 나오는 것은, 전화를 쥐고 있다가 내 번호가 뜨자마자 수신거부를 하거나, 내 번호를 수신차단한 경우밖에 없다. 다시 몇 번을 시도했으나 마찬가지였다.

아버지가 전화를 받지 않는다.

그렇다면, 아줌마(아버지와 재혼한 사람)는?
내 결혼식 이후에는 통화를 거의 해보지 않아서 좀 껄끄럽기는 했으나(그 전에는 아버지가 내 주기적 안부 전화를 받지 않으면 , 곁에있는 cctv인 아줌마에게 전화를 했다. ‘네, 어머니~’, ‘그래, 아들~ 어찌지내~?’라는 인사말 프리셋을 낭독한 뒤, ‘아버지가 전화를 안 받으셔서요~’라고) 지금은 ‘[대출]이자 상환 지체‘ 상황이지않은가.

눈 딱감고 '아줌마'로 저장된 번호를 눌렀다.

아줌마 전화 : '지금 거신 번호는 없는 번호 입니다. 다시 확인하시고 걸어주세요.'



2


    목록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15794 일상/생각우리 회사 대표는 징역을 살까? 3 Picard 25/10/21 1497 10
    15680 기타퇴근길에 동생에게서 전화가 왔다. 1 망울망울 25/08/23 1502 2
    15474 정치5월 2 곰곰이 25/05/31 1503 12
    15538 기타[자문단] 나는 어떤 글을 추천하는가? 2 moneyghost 25/06/19 1504 4
    15603 음악빌려온 고양이의 우아한 탈주 3 사슴도치 25/07/11 1507 3
    15803 일상/생각생각보다 한국인들이 엄청 좋아하는 스포츠 6 hay 25/10/25 1508 0
    15577 철학/종교무당과 신령세계에 관한 망상. 6 닭장군 25/07/04 1509 0
    15673 일상/생각볼펜 찾아 삼만리... 16 *alchemist* 25/08/19 1510 0
    15520 게임[LOL] 6월 14일 토요일의 오늘의 일정 발그레 아이네꼬 25/06/14 1512 0
    15683 스포츠교만은 만악의 근원이다. (기아이야기) 14 whenyouinRome... 25/08/24 1518 2
    15535 일상/생각경험의 주관성에 대해서 6 큐리스 25/06/19 1521 9
    15722 정치최근 가장 핫했던 두 사건과 평론 셋 3 매뉴물있뉴 25/09/16 1533 3
    15808 일상/생각회사 업무로 이혼할뻔 했습니다. ㅎㅎ 3 큐리스 25/10/28 1539 8
    15511 정치정치 대화의 재구성 영원한초보 25/06/10 1542 1
    15569 요리/음식맛있는 수박을 고르는 방법 7 홍마덕선생 25/07/01 1544 1
    15647 도서/문학『편안함의 습격』- 절대반지의 운반자는 왜 호빗이어야 했는가 10 kaestro 25/08/02 1544 7
    15324 음악[팝송] 알레시아 카라 새 앨범 "Love & Hyperbole" 김치찌개 25/03/20 1548 2
    15664 사회공중파에 나온 한화 대전 신구장 장애인석 문제 5 Leeka 25/08/12 1548 0
    15560 창작평행 세계에서의 인터넷 역사 5 nothing 25/06/29 1569 0
    15539 문화/예술니고데모 書에 있는 이야기 10 오르페우스 25/06/20 1572 4
    15716 오프모임천고마비의 계절, 난지도로 모십니다. 8 치킨마요 25/09/10 1572 4
    15453 일상/생각Adventure of a Lifetime 7 골든햄스 25/05/22 1578 2
    15410 도서/문학쳇가씨 답정너 대담 백치 1 알료사 25/04/28 1582 3
    15653 일상/생각그게 뭔데 씹덕아 2 사슴도치 25/08/06 1583 9
    15640 일상/생각에너지젤 나눔 20 dolmusa 25/07/24 1584 11
    목록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4시간내에 달린 댓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