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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5/04/11 09:33:27수정됨
Name   joel
Subject   90년대 연세대 농구 선수들이 회고한 그 시절 이야기.
글을 쓰기에 앞서 밝혀두자면, 저는 약 10년 전부터 한국 프로농구에서 90년대 농구대잔치 타령을 하며 '그 때가 좋았지' '그 때를 다시 한 번' 이라고 하던 것을 매우 싫어해왔습니다.  현재 농구계의 눈 앞에 산적해 있는 문제를 해결하거나 미래를 볼 생각은 하지 않고, 아직도 30여년 전의 드라마 주제가나 틀면서 왕년의 스타들을 들먹이는 것이 무슨 도움이 되겠습니까.

그러나 그런 한 편으로는 농구의 역사가 제대로 보존되지 못 한 것을 안타깝게 여깁니다. 저렇게 옛날 타령을 하면서도 정작 그 시절의 이야기들은 아주 단편적이고 피상적으로만 농구팬들 사이에서 구전되고 있지요. 그 때를 소상히 기억하는 오래된 농구팬들은 아직도 많이 계시겠지만, 그 기억들이 체계적인 기록으로 남겨지진 못 하고 있거든요. 꼭 거창한 기록이 아니더라도, 선수들과 그 시절의 환경에 대한 소소한 에피소드 같은 것들만이라도 남아 있다면 뒷날의 농구팬들에겐 귀중한 자료가 될텐데 말이죠. 이 글을 쓰기 앞서 유명한 모 위키(개인적으로는 매우 싫어해서 접속하지 않는 사이트긴 합니다만)에 들어가 봤는데, 거기서도 농구 대잔치 시절에 활약했던 선수들의 기록은 참으로 소략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90년대에  농구 인기에 힘입어  발간되었던  '바구니 속의 남자들' 이란 책의 존재가 무척 반갑습니다. 이 책은 서장훈, 우지원, 김훈 등의 90년대 중반 연세대 농구 선수들의 수기를 엮은 것입니다. 각 선수들이 농구선수로 성장해온 과정과 일화들이 담겨 있어 당시의 농구 환경을 엿볼 수 있지요. 저는 오래 전에 이 책을 읽었다가 한동안 잊고 살았는데 얼마 전에 이걸 구하게 되어서 그 속에 담긴 재미 있는 일화들을 몇 개 정리해서 올려보고자 합니다. 이렇게 인터넷 한 귀퉁이에라도 남겨 두지 않으면 영영 잊혀질 테니까요. 가급적 잘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들로만 뽑아봤습니다.


서장훈.
초등학교 때 리틀 야구부 선수였고 제법 잘 했다. 중학교 입학 당시 이미 키가 180cm이었다. 중2때 농구를 하기로 결심하고 야구 명문 선린중에서 농구 명문 휘문중으로 옮겼다. 중3때는 키가 202cm이었고, 출전하는 대회마다 우승을 휩쓸었다. 고맙게도 당시 이명훈 감독님이 나를 경기에 계속 내보내 혹사시키는 것이 아니라 기본기를 다질 수 있게 배려해주셨다.

아버지는 고등학교 핸드볼 선수셨으니 내가 키가 크고 운동 신경이 발달한 것도 유전이다. 고등학교 때 아버지가 미국의 대학들에 내 플레이 영상을 담은 비디오를 보내서 유학을 추진하셨었고 NCAA 소속인 노스캐롤라이나 대학을 비롯한 5개 대학에서 초청을 해왔었다. 그 때만 해도 졸업 후 미국으로 가려고 했는데, 고3이 되자 미국으로 가는 대신 국내 대학에 진학하기로 마음이 바뀌었다.

중고등학교 시절에 이미 버스를 타면 버스의 환풍구 위로 머리를 넣어야 할 정도로 키가 컸다. 그래서 별명이 잠망경이었다.

연세대 입학한 초기에는 경기에 뛰지 못 하는 답답함과 강도 높은 훈련 때문에 3일간 숙소를 이탈해 가출했었다.

94/95농구대잔치 준결승전에서 문자 그대로 생명을 위협하는 치명적인 반칙을 당한 이후 농구 선배들에 대한 배신감과 한국 농구계에 대한 환멸을 느껴 농구를 그만둘 생각을 했었고 결국 산호세 대학으로 유학을 왔다. 결과적으로는 유학을 오게 되었으니 그 준결승전의 기억이 고맙게 느껴지기도 한다. 우리나라 최초의 NBA 선수가 되고 싶다.

어려서부터 안하무인격의 태도와 지나치게 직설적인 대인관계를 단점으로 지적받았고, 나도 이걸 고치고 싶다.



*이 글이 쓰여진 건 서장훈이 산호세 대학에 유학하고 있을 때입니다. NBA 선수를 꿈꿨지만 안타깝게도 그 꿈은 이뤄지지 못 하고 1년 만에 한국으로 돌아왔지요. 서장훈이 중학교 때 혹사당하지 않고 기본기를 다지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던 건 한국 체육계의 현실에서 만나기 힘든 크나큰 행운입니다. 대다수 학원 체육부 감독들은 선수 보호가 아니라 당장 성적이 중요하거든요. 하물며 서장훈은 남들보다 한참 늦은 중2 때 야구에서 농구로 종목을 바꿨는데 이럴 때 기본기를 다지지 않으면 나중에 커서 한계가 찾아옵니다. 어쩌면 신체와 재능만 믿고 농구하다가 조재중 엔딩으로 끝날 수 있었던 서장훈을 이명훈 감독이 구해준 셈.

원문에서는 왜 고등학교 때 미국 유학을 포기하고 국내로 선회했는지 명확하게 설명되어 있지 않습니다만, 아마 국내의 환경 때문에 그러지 않았나 싶습니다. 보통 고교 체육계에서 스타 선수를 특정 대학으로 진학시키면 그 대가로 학교와 동료 선수들이 얻는 것이 적지 않을텐데 외국으로 가면 그게 싹 날아가는 거니까요. 그리고 요즘 방송에서 보여주는 감정 따윈 쏙 빼버린 직설 화법은 어려서부터 마찬가지였나 봅니다. 상하관계가 엄격한 한국 체육계에서 이런 성격으로 살아남았다는 건 그만큼 서장훈이 압도적인 선수였다는 얘기도 되겠지요.


우지원

농구대잔치 시절 엄청난 인기를 누렸다. 많은 팬들이 집까지 찾아와서 한 번만 보고 싶다고 집 앞에 장사진을 쳤고 동네 주민들로부터 우지원 팬들이 공중전화를 점거하고 있어서 쓸 수가 없다는 불평을 들을 정도였다. 심지어 이사를 했는데도 어떻게 알았는지 귀신 같이 찾아왔다. 자신이 집을 비우고 있을 때 어린 친구들이 찾아오면 어머니가 잘 타일러 돌려보내거나 때로는 집 안을 구경시켜주기도 했다.

원래 초등학교 때는 야구를 좋아했다. 야구선수를 꿈꾼 것도, 야구 선수도 아니었지만 열심히 방과 후 야구 연습을 했다. 그 때 키가 153cm이었는데 초등학생 치고는 큰 키여서 선생님의 권유로 농구를 시작했다. 본격적인 농구부는 아니었고 취미 삼아 아이들이 모인 농구 클럽이었는데 농구에 흠뻑 빠져서 혼자 열심히 개인기와 슛 연습을 했다. 그 때 실력이 크게 늘었다.

중학교 때 힘들었던 건 연습이나 갑자기 높아진 골대 높이가 아니라 머리를 짧게 깎아야 했던 것과 멋을 부리면 안 된다는 점이었다. 난 깔끔하게 꾸미고 다니는 걸 좋아한다.

전희철과는 삼선중,경복고를 같이 다닌 절친이자 쌍두마차였지만 늘 내가 전희철보다 실력이 떨어진다는 열등감도 있었다. 중고등학교 시절에 전희철은 소년 농구계의 정상이었고 경복고는 곧 전희철이라고 불렸다. 그러다가 고2 때 아시아 선수권에 국가대표로 뽑혀 출전하여 활약한 이후로는 비로소 내가 희철이와 동등한 수준에 왔다는 자신감이 생겨서 그늘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지금도 희철이와 절친이다. 대학은 서로 갈라졌지만 만약 우리가 학교를 고를 수 있었다면 같은 곳으로 갔을 거다.

고교 1학년 때부터 주전이었는데 이거 때문에 선배들로부터 질시를 받아 폭행과 괴롭힘을 당했었다. 그러다 견디지 못 하고 친구들을 부추겨 집단 가출도 해봤다.

나는 화려한 플레이는 보여줄 수 있어도 김훈 형이나 문경은 형처럼 관중석을 향한 쇼맨십은 보여줄 자신이 없다.


김남수 코치의 말: 고교에서 대학 올라와서 적응을 못 하는 학생들이 있다. 우지원이 바로 그런 아이였는데, 자신의 진로에 갈등과 회의를 느꼈던 것 같다. 다행히 나의 충고를 듣고 다시 열심히 농구를 했다.  
김 훈의 말: 한 번은 지원이가 인터뷰에서 '나는 패션에 관심이 많다. 하지만 학생이 무슨 돈이 있느냐' 라는 말을 했다. 그 후로 옷 선물들이 몰려들었다.
조상현/조동현 형제의 말: 우리가 신입생 파티에 같이 갈 여성 파트너를 구하지 못 하고 있었는데 지원이 형이 뭘 그런 간단한 걸 가지고 걱정하냐면서 파트너를 구해줬다.
김택훈의 말: 지원이 형은 경기 중에 슛이 들어가도 절대 웃지 않는다. 나는 형에게 남자다운 묵묵함을 배웠다.

*당시 농구계 최고의 인기 선수답게 관련 일화나 증언들이 여럿입니다. 지나가는 말로 언급된 '만약 학교를 우리가 선택할 수 있었다면' 이라는 말이 의미심장한데, 그 때나 지금이나 고교 체육부에서는 거물급 선수의 진학은 학교 관계자와 학부모, 동료부원들의 이해관계가 큰 영향을 미칩니다. 자세한 건 당사자들만 알겠지만 우지원과 전희철도 그런 식으로 타의에 의해 진학할 학교가 결정된 것으로 보이네요. 저는 그 시절 농구장에 갔다가 무심코 우지원이 슛을 못 넣었다고 비웃은 적이 있는데, 그 순간 주변에서 쏟아지던 누님들의 매서운 눈빛들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김 훈

초등학교 때 키가 크다는 이유로 농구부 선생님이 부모님을 찾아와 농구를 시켜보라며 강력하게 권했다. 나는 싫다는 말도 못 하고 농구를 시작했는데 정말 농구를 하기가 싫었다. 그래서 연습도 설렁설렁하고 딴청만 피웠다. 결국 농구부 선생님이 '그럼 하루에 한 시간만이라도 해라' 라며 농구부에 붙들어 놨다. 나중엔 그것도 하기 싫어서 그만두겠다고 했다가 죽도록 얻어맞고 그만두질 못 했다.

중학교에 가서는 농구를 하기 싫었는데 6학년 때 대전중 농구부에서 나를 데려가겠다며 찾아왔다. 그렇게 반강제로 중학교 농구부에 들어갔을 때 키가 162cm이었다. 이대로 키가 자라지 않는다면 자연스럽게 농구를 그만둘 수 있을 거라 생각해서 제발 키 좀 크지 않게 해달라고 빌었는데 중3때까지 키가 180cm까지 커버려서 절망했다.

학교 다닐 무렵 감독에게 정말 많이 혼나고 얻어맞았다. 재능이 있는 놈이 농구하기 싫어서 대충대충 하니 그 꼴을 보지 못 했을 거다. 고등학교 때는 코치들이 우리들을 심하게 때렸다. 큰 경기를 앞두고는 하루에 20대씩 맞아가면서 연습했는데 한 번은 줄넘기로 등을 얻어맞아서 목욕탕에도 못 갈 만큼 상처가 생겼었다.

고2때 광주고등학교와의 경기에서 발목을 접질린 상태로 진통제 먹고 억지로 출전했는데, 뭐가 어떻게 된 건지 3점슛을 9개나 꽂아 넣었다. 그런데 그 자리에 마침 대전으로 훈련을 와 있던 최희암 감독님이 계셨었고 우리 부모님을 찾아와 나를 연대로 데려가겠다고 하셔서 입학을 하게 됐다.

연대에 입학했을 때는 위계가 엄격했다. 선배들 눈도 못 마주쳤고 연습 때 코치에게 맞고, 선배들에게 또 맞아가면서 농구했다. 어쨌든 입학 후에 진짜 마음 잡고 제대로 해보자고 다짐했다. 그러자 거짓말처럼 허리디스크가 찾아왔다. 디스크 회복 후에도 농구가 잘 안 됐고 그만두려는 생각도 해봤다. 그 때 새로 부임한 유재학 코치님이 나를 많이 도와주셨다.

이상하게 내가 뛰었다 하면 중앙대에게 패하는 징크스가 있었다.

어릴 적 꿈은 대통령 아니면 신문배달부, 아니면 슈퍼마켓 주인이었다. 내가 농구를 안 했으면 농부나 시인이 되어 있었을 거다. 한 번 인터뷰에서 그렇게 말했더니 시집을 정말 많이 선물받았다.

후배들 집합시켜서 체벌하는 건 도저히 못 하겠다. 딱 한 번 해봤는데 두 명인가 때리고 세 명부터는 더 이상 못 하겠어서 나와버렸다.

한 번은 어느 팬이 조그만 상자를 선물로 줬는데 그 속에 다이아몬드가 들어 있어서 기겁을 하며 돌려줬다.

김남수 코치의 말: 훈이는 남들보다 행동이 굼뜨고 외박을 줘도 나가려고 하지 않아서 친구를 만들어 보라는 상담도 해주고 연습도 많이 시켰다. 슛이 좋은 선수라 다리의 유연성을 길러주는 스트레칭을 하니 안정감이 생기기 시작했다.

조상현/조동현의 말: 정말 좋은 사람은 김 훈 선배다. 언제나 웃고, 유쾌한 농담을 잘 해서 분위기를 풀어주신다.


*그야말로 왜 농구 선수가 되었는지 모를 선수이자 어떻게 보면 예체능 분야 특유의 잔인한 재능의 벽을 보여주는 선수입니다. 학생 시절 농구하기 싫어서 저렇게 설렁거렸어도 주변에서 농구하라고 강제로 끌어다 앉힐 만큼 타고난 신체조건과 재능 만큼은 확실했던 모양이네요. 다른 선수들의 증언을 봐도 남에게 해로운 짓은 못 하는 호인인 것 같습니다. 당시 우지원이나 석주일 같은 미남 선수들이 큰 인기를 누리긴 했지만 김 훈도 특유의 웃는 얼굴 덕에 은근히 팬이 있었습니다. 위의 다이아몬드 일화도 거저 나온 게 아니겠죠.

하지만 그런 한 편으로 한국 체육계의 어둠을 보여주는 이력의 소유자입니다. 만연한 폭행, 부상당한 선수에게 강요되는 진통제 투혼 등등. 축구의 최태욱도 말 그대로 축구부 감독에게 폭행당하며 강제로 축구를 시작했다는데 그러고도 천재였던 것과 비슷한 경우네요.

그 밖의 소소한 일화들

구본근: 원래 축구부 골키퍼였다가 농구로 넘어왔다. 실력을 기르려고 양초 수십개를 켜놓고 밤에도 연습했다. 고등학교 때 숫기가 없다는 이유로 코치에게 특별 훈련을 지시받았다. 그건 바로 학교 근처에 있는 예식장에 주말마다 찾아가서 하객인 척 하고 갈비탕을 먹고 오라는 것. 처음엔 황당했지만 나중에는 그걸 즐겨서 코치가 이젠 가지 말라고 할 정도가 되었다.

*식권 따윈 없던 과거 한국의 결혼식 문화를 엿볼 수 있는 일화.


조상현/조동현: 어머니가 국가대표 배구선수셨던 신영숙 씨. 초등학교 때 이미 키가 160cm이었고 농구를 하라는 제의를 받았다. 하지만 운동이 얼마나 힘든지 아시는 어머니는 둘이 농구를 하는 걸 강하게 반대하셨었다. 우리가 태어난 이후 아버지는 이혼하여 집을 나갔기 때문에 어머니가 홀몸으로 1녀2남을 길러냈다. 그래서 어머니를 극진하게 여긴다. 우리가 농구를 평생 할 순 없을 거고, 나이가 들어 그만두게 되면 농구와는 아무 상관 없는 샐러리맨이 되어서 살고 싶다.

손종오 매니저의 말: 한 번은 어느 여중생과 아버님이 숙소로 찾아왔는데 여중생은 머리를 깎인 상태였고 아버님은 각목을 들고 있었다. 아버님이 '조동현이란 놈이 어느 놈이야?' 라고 따져 물었다. 아마 따님이 조동현의 팬이었던 모양인데 다행히 감독님이 잘 이야기해서 돌려보냈다.

*이 책이 쓰여질 당시만 해도 한국엔 프로농구가 없었죠. 그래서 둘 다 실업팀에 가서 농구를 하다가 은퇴 후 소속팀의 사원이 되는 것을 상상했던 모양이네요. 이게 아마 그 당시 프로가 없는 종목의 선수들의 생각이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랬던 두 선수가 마흔이 되기도 전에 프로 농구팀 감독이 되거나(조동현) 국가대표 감독까지 될(조상현) 줄은 몰랐겠죠.


사실 이 밖에도 김택훈, 황성인 등의 선수들의 이야기가 실려 있습니다만 여기선 생략하겠습니다. 한 가지 재미있는 점은 이 책에 실린 대부분의 선수들이 다들 한 번씩 학생 시절 농구에 회의를 느껴 숙소를 이탈해본 경험이 있다는 겁니다. 생각해보면 이것도 한국 체육계의 어두운 일면인데, 한창 젊은 친구들을 군대 같은 곳에 가둬두고 운동하는 기계로 만들어놓으니 반작용이 안 생길리가 없지요.

그리고 당연하다면 당연한 얘기지만, 94/95 농구대잔치 준결승전의 폭력사태가 선수들에게 큰 상처였던 것으로 보입니다. 서장훈은 목을 타격당해 생명이 위태로웠고(선수 생명이 아니라 말 그대로 목숨)김 훈은 발가락이 부러졌었다지요. 선수들이 공통적으로 이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다시는 이런 일이 있으면 안 됩니다.

아쉬운 점은 이 책이 연세대 선수들 관점으로만 쓰여졌다는 점입니다. 그 당시에도 상대적으로 큰 관심을 받지 못 했던 타 대학이나 은행팀 소속 선수들의 이야기를 찾아볼 수 없지요. 여기에 대해선 KBL이 더 이상 늦기 전에 옛 기억들을 엮어서 기록으로 남겨줬으면 합니다만 그게 되면 우리 KBL이 아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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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는 돈없는 kbl이 밉다,,,
  • 춫천


하마소

농대를 추억하는 수많은 이들 중에 은행 3총사를 언급하는 이들은 거의 없지요. 그래도 나름 이민형 김상식 등은 기억할만 할텐데. (김상식은 나름 국대 + 프로 우승팀 감독까지)

그나저나 샐러리맨이 되어 농구와 연을 끊고 싶었던 쌍둥이 형제는 운명의 장난으로 경남 라이벌 팀의 감독이 되어 그제도 플옵 미디어데이에서 각본없는 트래시토크를 주고 받았읍니다. 이게 어찌된 일인가...
그 시절엔 은행팀들 경기 보기도 참 힘들었지요. 인기팀들과 붙을 때나 중계가 편성되었으니까요. 정인교가 산업은행이었죠 아마? 프로 창설 이후 정인교를 보면서 이런 선수가 여태까지 왜 존재감이 없었는가 하고 놀랐던 기억이 납니다.

그 시절 이름을 날렸던 스타들도 감독을 못 해본 경우가 수두룩한데 쌍둥이는 오랫동안 지휘봉을 잡고 있으니 진정한 승리자네요. 꿈은 소박하게 가져야 하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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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rwin4078
94-95 농구대잔치 준결승에서 박상관 이창수가 서장훈한테 한 짓은 쓰레기 그 자체였고, 당시 문경은도 서장훈한테 장난 아니게 파울했었죠.
그렇게 해서 결승 가봐야 뭐합니까. 결승에서 허재의 기아자동차한테 떡실신당했는데.
요즘 같았으면 스포츠 뉴스가 아니라 9시 뉴스에 나오고 경찰이 출동했어야 할 사건이죠. 그래놓고 우승했으면 두고두고 농구판의 오점이 되었을텐데 정의구현입니다.

그런데도 박지수한테 '상관이 형 아들이네?' 라고 농을 던지며 이창관 아들 이원석에게는 카드 주면서 밥 먹고 오라 하던 서장훈이 생불입니다.
송파사랑
이원석이고 이창수 아들이었을겁니다...박지수는 여자선수
아, 이건 박지수가 맞습니다. 여자선수인 박지수한테 '상관이 형 아들'이라고 농담을 한 거였거든요.
송파사랑
아 그럼 제가본건 그 뭐냐 서장훈 선녀분장한거 거기에도 이원석 나와서 너가 창수형 아들이구나 하고 카드 주면서 밥먹으라고 했거든요
말씀하신건 무엇이든 물어보살이고, 박지수한테 카드 준건 우리들의 공교시 ㅋㅋ
아 이제보니 저도 기억이 섞였네요. 서장훈이 박지수의 고등학교 찾아가서 상관이 형 아들이라고 부른 건 확실한데 카드 주며 밥 먹으라 했던 건 이원석이 맞습니다.
파란아게하
오 이건 연세대농구단 지음이네요 저도 허진석기자님이 쓰셨던 농구코트의 젊은 영웅들 이란 책을 엄청 좋아했습니다
그 책은 오래 전에 이름만 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이것도 꽤 귀중한 자료일 것 같네요.
다크초코
당시 대학생이어서 대부분의 레전드 경기를 두 눈으로 직접 본게 제 인생의 가장 큰 즐거움 중의 하나입니다. 이제는 기억도 희미하지만...
저같이 운동이랑 상관없는 놈도 고등학교 때 선생과 선배한테 빠따를 맞았는데, 운동부는 더 했겠지요.
정말 귀한 경험을 하셨네요. 지금은 연고이전으로 옛이야기가 됐지만 프로 농구장이 바로 옆에 있던 전북대 학생들이 참 부러웠었습니다.
당시 누나들이 연대 농구부 잘생겼다고 좋아해서 강제 시청을 자주 당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것때매 그런가..전 이상하게 전희철-김병철이 있던 고대를 더 좋아했습니다 ㅋㅋㅋ
남자라면 고대...같은 분위기가 있기도 했었지요.
아이캔플라이
제가 농구선수 출신이라....... 참 씁쓸한 이야기들이 많이 보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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