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양한 주제에 대해 자유롭게 글을 작성하는 게시판입니다.
Date 24/10/21 23:11:32
Name   니르바나
Subject   술마시고 갑자기 분위기 진지해져서 속마음 대화하는 시간에 할법한 이야기들
살아가는데 있어 정답을 맞추는 것보다 오답을 피하는 게 더 나은 것 같았다. 단언하지 못하는 건 사람마다 삶이 너무 다르기 때문이다. 누군가에겐 정답이 누군가에겐 오답이 되기도 했다.

사람은 변한다. 지식, 경험, 상황, 환경, 사람이 달라지면 변한다. 히나만을 외치던 내가 공연을 보고 마젠타를 사랑하게 된 것 처럼, 사람은 변한다.

과거의 단면을 도려내면 세상에 있는 어떠한 이론이나 사상으로 반드시 설명이 가능할 것이다. 유구히 변하는 모든 것 속에서 불변의 진리가 있다고 믿는 것이 맞는 건가 싶다. 거짓믿음을 갖는 것도 본인의 선택이긴 하다.

오늘은 일이 잘되었다. 런닝도 PB를 달성했다. 예전이었으면 아! 역시 성공은 작은 성공의 연쇄구나! 습관 블록을 쌓아서 연속적인 성취를 이루는 게 핵심이군. 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지금은 관계가 있을 수도 있고 없을 수도 있다고 믿는다. 잘 풀리는 거 같으면 좀 더 해보고 그러다 안되면 그래도 좀 더 해보고 에이 안되네 하고 포기한다. 아! 일단 해보고 적절히 포기하는 퀴-팅이 중요한 거군요? 라고 주장하는 책들도 있더라. 무슨 말을 하는 건지 알거라 믿는다.

나는 좋은 기준을 갖는 게 좋은 삶을 사는 길이라 믿게 되었다. 좋은 기준은 좋음을 느끼는 데서 나오고 좋음은 그냥 좋은 것이다. 뭔 좋같은 소리죠? 좋음은 그냥 느껴지는 것이다. 그걸 설명할 수 있으면 평론의 탤런트가 있는 것이고 그러한 설명이 공감을 얻으면 대가가 된다고 믿는다. 좋은 기준을 높이는 건 전적으로 재능과 운과 경험의 조합에 달렸고, 이는 세상의 모든 능력이 마찬가지다. 그럼 경험을 늘리고 어쩌구.. 마음대로 하면 된다. 다만 내 생각으론 좋은 기준을 갖기 위해 노력하는 것보다 좋음을 느끼고 갈구하는 과정에서 더 나은 기준을 갖게 되는 것 같았다. 대충 쉽게 설명하면 그게 뭔데 씹덕아 소리 듣는 애들이 좋은 기준을 갖는다는 얘기다.

어떻게 살아야 하나요? 나답게 살면 된다. 방종하며 살라는 얘긴 아니고, 주어진 일에 대해 충실하고 성실히 해보며 좋은 일이 있으면 기뻐도 해보고 슬픈 일이 있으면 충분히 슬퍼하며 과거에 집착말고 미래도 불안해 하지 말고 현재의 삶에서 좋음을 느끼며 살면 된다. 나아지고 싶으면 나아지려 노력하는 것이고 소명은 주어지는 것이니 괜히 그걸 찾는답시고 헛바람 들어서 인생 망치지 말고 만약 주어진다면 되든 안되든 해보고 물론 포기해도 좋고 아무것도 하지 않고 싶으면 하지 않아도 된다.

살아가는데 있어 정답을 맞추는 것보다 오답을 피하는 게 더 나은 것 같았다. 내가 생각하는 가장 위험한 오답은 삶의 질문에 대해 답을 내려주는 사람이었다.



14


    목록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공지 티타임 게시판 이용 규정 2 Toby 15/06/19 31556 7
    14996 일상/생각술마시고 갑자기 분위기 진지해져서 속마음 대화하는 시간에 할법한 이야기들 1 니르바나 24/10/21 654 14
    14995 일상/생각트라우마여, 안녕 7 골든햄스 24/10/21 412 24
    14994 일상/생각오랜만에 와이프를 버스 정류장에서 기다렸습니다. 4 큐리스 24/10/21 516 1
    14993 도서/문학뭐야, 소설이란 이렇게 자유롭고 좋은 거였나 14 심해냉장고 24/10/20 985 36
    14992 게임[LOL]10월 20일 일요일 오늘의 일정 3 발그레 아이네꼬 24/10/20 166 0
    14991 게임[LOL]10월 19일 토요일 오늘의 일정 4 발그레 아이네꼬 24/10/19 229 0
    14990 과학/기술챗 지피티4가 잘 작동하는 이유 4 블리츠 24/10/18 854 0
    14989 게임[LOL]10월 18일 금요일 오늘의 일정 4 발그레 아이네꼬 24/10/18 232 1
    14988 일상/생각이사 후 이상한 셈법 경험 2탄 3 루카와 24/10/17 734 0
    14987 일상/생각주저리) 개악된 현대카드.. 이제 이벤트밖에 남은게 없어 7 Leeka 24/10/17 684 0
    14986 게임[LOL]10월 17일 목요일 오늘의 일정 4 발그레 아이네꼬 24/10/17 244 0
    14985 일상/생각그래 그럴수도 있지 2 whenyouinRome... 24/10/17 418 4
    14983 일상/생각버티다 나가기.. 셀레네 24/10/16 567 5
    14982 기타[프로토] 한폴낙ㅠㅠ 4 와이 24/10/16 286 0
    14981 일상/생각"트렌드코리아" 시리즈는 어쩌다 트렌드를 놓치게 됐을까? 28 삼유인생 24/10/15 1317 15
    14980 도서/문학소년이 온다를 읽고 있는데요.ㅠㅠㅠ 3 큐리스 24/10/14 830 0
    14979 오프모임[한강모임] 돌아오는 토요일(10/19)에 한강에서 만나요 ♥ 42 Only 24/10/13 1179 7
    14978 게임[LOL]10월 13일 일요일 오늘의 일정 6 발그레 아이네꼬 24/10/13 301 0
    14977 문화/예술이번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가장 역겨웠던 전시 1 당근매니아 24/10/13 752 5
    14976 도서/문학『채식주의자』 - 물결에 올라타서 8 meson 24/10/12 594 15
    14975 일상/생각목소리를 찾아서 1 골든햄스 24/10/12 289 7
    14974 게임[LOL]10월 12일 토요일 오늘의 일정 1 발그레 아이네꼬 24/10/12 198 0
    14973 역사2021년 1월, 의사당 점거가 성공했다면? 미국의 민주정이 무너졌다면? 9 코리몬테아스 24/10/11 710 9
    14972 게임[LOL] 10월 11일 금요일의 일정 발그레 아이네꼬 24/10/10 177 0
    목록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4시간내에 달린 댓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