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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3/10/23 14:13:01수정됨
Name   Hard Rock Cafe,
Subject   개신교 이야기가 자주 나와서 적어보는 글 (부제 : 인간은 진리에 도달할 수 있는가?)

개신교 계열은 이미 완료된 신의 행동을 해석하는 학문입니다. 범접할 수 없는 신의 행동을 미천한 인간이 어떤 의미일까 해석하는 구도입니다. 그 층위의 차이에서 논리적 불합리가 발생합니다. 신의 전언을 인간의 입으로 말하는 순간, 신의 의도가 왜곡되며, 모순이 발생하는 메타적인 발언이 된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태초에 하나님이 모두의 의견을 수용하라 하셨나니." 라고 말했다고 가정합시다.
신실한 신자 A는 이를 실천합니다. 그런데 불신자 B가 "나는 모든 의견을 수용하지 않을거야!" 라고 말합니다.
A는 B를 보고 a) "옳지 않아, 당신은 하나님의 말대로 모든 의견을 수용해야해!" 라고 말하거나 b) "그래, 나는 B의 의견도 수용해야해." 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둘 다 깨림칙하죠? 1번은 모순이 되어버리고, 2번은 신의 전언을 무시하는 사람을 방임한겁니다.

이렇듯 인간의 어떤 발언도 신의 전언을 완벽하게 적용하고 실천할 수 없으며, 그것이 인간의 '원죄'' '죄성의 근원'이라고 생각합니다. 원죄는 성경 처음인 창세기에 기록되어있습니다. 그렇다면 그걸 읽은 인간들은 무엇이 달라졌을까요? 몇 천년 간 (자잘하게 또는 크게) 종파 교체가 반복되면서도 달라진 것은 없습니다.이들은 권력을 얻어 성장하고, 자신을 부인하는 신흥세력을 박해하며, 암암리에 퍼져나간 신흥세력을 이기지 못하고 권력붕괴로 쇠퇴합니다. 역사를 지배했던 종파들은 왜 떳떳하게 내려오지 못했을까요? 그렇다면 이들이 잃은 것은 궁극적인 진리일까요? 아뇨, 그들이 잃은 것은 권력과 품위이고, 그것을 지키기 위해 추하게 버텼습니다.

현재 시대에도 상황은 동일합니다. 모든 기독교, 개신교인은 (이런 글을 쓰는 저를 포함해서) 자신의 고결함을 유지하기 위해 신앙생활을 합니다. 나의 믿음이 진리이고 되길 원하며, 그것을 유지하기 위해 '신앙생활' 이란 것을 합니다. 그렇게 하면 내가 죄에서 벗어나고, 진리에 가까워진다는 착각과 함께요. 아이러니하게도 예수는 인간세상에 내려면서 신이라는 고결함을 버렸습니다. 그리고 십자가형은 더러움의 끝이 된거고요. 개신교인들은 예수님처럼 살겠다고 외칩니다. 그러려면 당신은 유다보다 더 끔찍한 사람이 되어야합니다. 성경의 다른 멋있는 인물이 되겠다는 사람은 많지만, '내가 유다가 되겠다!'라는 사람은 못봤습니다. 오히려 그런 유다들을 '일부'라고 칭하며 배척하는 모습은 셀 수 없이 목격했습니다.

여하튼 요즘 종교에서 발생하는 문제들에서 기시감을 느낍니다. 구조적으로 썩을 수 밖에 없는 속을, 나의 믿음이라는 코팅으로 감싸고, 벗겨지고 상처나는 걸 싫어하는 모습에서 말입니다. 저는 그런 분들의 믿음이 산산조각 났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야만 썩을 수 밖에 없는 자신의 본질을 목격할테니까요. 물론 저도 마찬가지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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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감은 예전부터 생각을 해두었는데, 글쓰기 버튼을 못누르고 있었네요.
홍차넷에 명필 분들이 많다보니 내놓기 부끄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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