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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3/10/22 22:32:07
Name   kaestro
Subject   게임이란 원래 이런 것이다. 놀라움으로 가득한 게임,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 원더
이번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 원더 금요일 발매 날부터 3일간 슈퍼마리오 브라더스 원더를 플레이 해 클리어한 후기입니다.

사실 저는 플랫포머 게임을 많이 즐기는 편이 아니기 때문에, 제가 느끼는 것이 플랫포머 게임들에 있어서 일반적이지만 혼자 새롭다고 느꼈을 수 있음을 미리 알아두시고 글을 읽으시면 도움이 될 겁니다.

슈퍼 마리오는 엄청 유명한 IP인 것은 사실이지만 의외로 제가 이를 제대로 즐겨본 기억은 잘되지 않았습니다. 아주 어린 시절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해적판 팩으로 됐을 수십 종류의 게임이 들어있던 게임기에서 슈퍼마리오를 해 본 것 이래, 슈퍼 마리오 오디세이를 닌텐도 스위치를 구매하고 플레이해 본 것이 다였죠. 사실 저한테 슈퍼 마리오 오디세이는 잘 만든 게임이란 것은 알겠지만 그렇게 대단한가? 잘 모르겠는데? 라는 생각이 들었던 게임이었습니다.

그런 저에게도 이번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 원더는 플레이하는 내내 즐거움과 놀라움으로 가득해서 어린 시절 처음 게임을 플레이했을 때 나에게 처음에 ‘게임이란 것들은 이런 재미들이었지’라는 생각이 들게 하더군요.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 원더(이후부터 SMBW로 약칭)는 우리가 익히 아는 2d 플랫포머 게임인 슈퍼 마리오 IP를 어떻게 하면 새롭다고 느낄 수 있으면서도, 익숙함을 잃지 않고, 새로움에 파묻혀 배우는 것에 괴롭다고 말하지 않을 수 있도록 많은 부분을 섬세하게 고민해서 만든 것이 돋보이는 작품입니다.

SMBW는 총 6개의 챕터 + 최종 보스전 + 추가 고난도 컨텐츠로 이루어진 디자인을 갖추고 있습니다. 각각의 챕터들은 하나의 테마를 가지고 있으며 이에 유용한 퍽들을 제공해 유저가 이를 학습하는 과정을 통해 각각의 스테이지를 해결해 나가는 과정을 즐기게 합니다. 이 과정에서 슈퍼 마리오 오딧세이에서 그러했듯 유저는 자신이 깨고 싶은 스테이지부터, 자신이 원하는 만큼 플레이하는 과정을 통해 비선형적으로 각각의 챕터가 요구하는 목표에 도달하고 보스전을 치르게 됩니다. 평균적으로 체감상 챕터 당 8~10 스테이지 + 보스전 정도로 구성돼 있었던 것 같네요.

SMBW는 모든 스테이지가 테마를 공유할 뿐 클리어하는 과정에서 느끼는 경험이 완전히 다르다는 점입니다. 스테이지들은 대부분의 경우 새로운 몬스터, 새로운 기믹을 보유하고 있고 이를 스테이지 곳곳에 힌트와 함께 숨겨두어 찾아내는 과정이 오픈 월드 게임에서 맵에 숨겨진 탐험 요소를 찾아 나가는 듯한 즐거움을 제공합니다.

그런데 이렇게 다양한 경험을 제공하는 것은 분명 즐거운 일이지만 동시에 굉장히 피곤한 일인 것도 사실입니다. 정확하게 모르지만 제가 약 15~20시간 내외의 플레이타임 동안 90여 개의 스테이지를 클리어 했을 것으로 생각하는데, 그것들을 모두 새로 배워야 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니까요. 이를 위해 SMBW는 다양한 방법으로 유저가 느낄 피로도를 줄이기 위한 요소들을 채용합니다.

우선 각각의 스테이지들은 길이가 아주 짧습니다. 대부분은 단순하게 클리어 하는 데에는 10분이 걸리지 않았던 것 같고, 이 이상의 완벽함 혹은 스테이지를 물고 뜯는 영역은 이제 유저가 스스로 선택하도록 남겨둡니다. 그래도 진행을 하는 데에는 문제가 없도록 다양한 스테이지들이 비선형적인 형태로 접근 가능하도록 구성이 돼 있습니다.

각각의 챕터들을 하나의 테마로 묶고 이를 클리어 하기에 유용한 퍽을 제공한 뒤, 퍽을 사용하는 튜토리얼 스테이지를 두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다른 여느 게임들에서 튜토리얼들을 따분하고 지루하게 멍청한 적들을 상대로 화면들을 정지시키면서 스킬들을 시연하도록 제시하는 것과 다르게, SMBW는 각각의 튜토리얼들이 모두 어엿하게 즐기기에 재미있는 스테이지로 구성돼 있습니다.

SMBW는 스테이지 별로 사용할 기믹이 무엇인지에 대한 힌트를 스테이지 입구에 제공합니다. 여기 맵은 바닥에서 용암이 뛰어 올라오니까 이를 조심하세요! 같은 말로 표현하는 것이 아니라, 무대별로 주로 사용되는 기믹은 아주 대놓고 입구에서부터 본인을 드러냅니다. 이 곳의 테마는 다음과 같으니까 이를 주의해서 플레이하세요. 그리고 맵의 주요 기믹들을 그 테마의 변주로 구성함과 동시에, 마리오가 커지고 작아지고 구름이 되거나 슬라임이 되는 등 다양한 고정적으로 사용하는 변화를 사용해 익숙하면서도 새로운 경험을 만들어 냅니다.

이런 다양한 장치들을 통해 새로운 경험을 게이머가 편안하면서도 즐겁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쌓아 올려진 SMBW는, 플레이하다가 죽는 순간들조차도 깔깔거리면서 넘길 수 있어서 오랜만에 제가 가장 처음에 게임들에서 느꼈었던 그런 즐거움과 재회할 수 있었네요. 올해 플레이한 게임들 중 최고가 뭐냐 물어봤을 때 이 게임을 꼽지는 못할 것 같지만, 플레이하는 과정이 가장 즐거웠던 것이 무엇이냐 물어보면 저는 SMBW를 선택할 것 같습니다.

특히나 다른 것보다 SMBW의 엔딩 크레딧은 제가 상상할 수 있는 그 어떤 것도 뛰어넘은 너무나 즐겁고 유저가 엔딩 크레딧을 모두 보게 하는 놀라운 것이었기 때문에, 혹여 플레이를 시작했지만 씁… 그 정돈가? 라는 생각을 하고 계신 분이더라도 엔딩만큼은 보시기를 강하게 추천해 드립니다. 플레이한 모든 시간을 다시 떠오르게 하고, 유저들에게 제작진들의 이름을 알리면서도, 그 과정이 너무나 즐거운 정말 완벽한 엔딩 크레딧이었습니다. 이것 하나만으로도 추가 점수를 많이 줄 수 있는 게임이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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