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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3/10/12 22:51:49 |
Name | 코리몬테아스 |
Subject |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을 알기 위한 용어 정리. 1편 |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문제를 둘러싸고 이런 사건이 일어날 때 마다 보이는 우리나라 인터넷의 다양한 반응들이 인상과 선입견에 근거한 게 항상 마음에 걸리더라고요. 머나 먼 이국 땅의 분쟁이니 만큼 자세히 알고 관심 가지기 힘드니 당연한 일이겠죠. 하지만, 그런 인상비평들이 너무 쉽게 과격한 주장으로 발전하는 모습을 보며 그런 극단주의를 중화하기 위한 사실들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이 들어 글을 써 봅니다. 1. 존재할 권리(Right to exist) 먼저, '유대인들은 팔레스타인의 땅에 나라를 세워선 안되었다.'라는 입장에 대해서, 개인적으로도 이 주장에 동의할 수 없을 뿐더러, 이는 대다수의 국제사회 구성원은 물론이고, 팔레스타인 자치정부(fatah, 이하 파타)를 비롯한 현재 이스라엘과 수교하고 있는 대다수의 아랍국가들 역시 받아들이지 않는 주장입니다. 현재 이-팔 분쟁에 직접적으로 연루된 집단 중 이스라엘이란 국가 자체를 부정하는 것은 명시적으로 수니 이슬람 극단주의자 정당인 하마스와 같은 극단주의 단체들 뿐입니다. 팔레스타인 땅의 아랍인들이 민족국가를 가질 수 있어야 한다는 명제에 동의한다면, 팔레스타인 땅의 유대민족 역시 민족국가를 가질 수 있다는 명제에도 마찬가지로 동의하여야만 합니다. 이 '존재할 권리'에 대한 상호 인정만이 분쟁에 대한 유일하고 평화적인 해법인 '두 국가 해법'의 단초가 됩니다. 또한, 현재 팔레스타인 영토 정당성과 국경선의 근거이자,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영토 불법 점유의 비판의 근거는 1947 UN 팔레스타인 분할계획입니다. 2. 국경선 Green line 유대민족과 아랍민족이 팔레스타인 땅에 국가를 가지는 것을 인정한다는 데 합의했다면, 다음의 문제는 국경선을 긋는 것입니다. 두 민족의 국경을 어디까지 인정해야 할까요? 이에 대해 국제사회에서 인정하고 있는 국경선이 바로 Green line입니다. 이는 1967년 3차 중동전쟁 이전 까지 이스라엘이 실효지배한 땅들을 말합니다. 이는 1947년 UN의 팔레스타인 분할계획에 더하여, 이스라엘의 독립전쟁(1차 중동전쟁) 시기에 획득한 영토까지는 이스라엘의 영토로 인정하겠다는 것이죠. 이는 1차 중동전쟁이 아랍국가들의 선제공격으로 유대민족국가를 멸망시킬 목적으로 일으킨 전쟁이었다는 점, 그리고 당시 이스라엘이 점령한 땅들의 영토 주권이 모호했다는 점, 무엇보다 이스라엘이 지금까지 해당 땅들을 실효지배 했다는 점을 근거로 확정된 것입니다. 3. 가자지구와 서안지구(West bank), 불법 점령.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분쟁의 핵심이 되는 것이 바로 가자지구와 서안지구입니다. 위 땅들은 이스라엘이 3차 중동전쟁을 통해 국제법상 불법으로 '점령'(Occupation)한 땅입니다. 이스라엘의 점령(Occupation)은 현재 이 땅의 상태(status)를 설명하는 공식 용어이며, 이는 러시아-우크라이나 분쟁 속 크림 반도에 대해서도 국제 사회가 취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이스라엘은 이에 더해 시리아의 골란 고원과 이집트의 시나이 반도 역시 점령했으나, 시나이 반도는 이집트에게 반환하였고, 골란 고원은 팔레스타인 분쟁, 정확히는 파타의 주장과는 무관한 시리아-이스라엘 분쟁입니다. 참고로 트럼프 행정부 시절 이스라엘의 영유권을 인정한 점령지가 골란 고원입니다. 왜 1차 중동전쟁으로 획득한 영토는 이스라엘의 땅으로 국제사회가 인정하지만, 3차 중동전쟁으로 획득한 영토는 불법 점령일까요? 우선, 3차 중동전쟁은 이스라엘의 선제공격으로 시작된 전쟁입니다. 물론, 미국을 비롯한 서방세계는 이 전쟁의 '예방전쟁'적 성격을 인정하고 있으며, 1차 중동전쟁과 마찬가지로 방어전이라는 입장을 가지고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다만, 이는 해당 전쟁에 대한 '정부'의 입장이지 학계의 입장은 또 별개라는 것을 유념해주세요. 개인적으로는 예방전쟁 이론을 통해 선제공격을 정당화 하는 것에 대해서 굉장히 회의적인 편입니다. 그리고 방어전이라는 입장을 인정한다 하더라도, 국경선을 그으며 건국과정에서 영토를 확립하는 과정에 있던 1차 중동전쟁과는 다르게 3차 중동전쟁은 이스라엘이 확정된 국경선을 너머로 진출한 상황이었습니다. 2차 대전 이후 국제질서는, 명시적으로 모든 국가의 '전쟁을 통한 영토 확장'을 용납하지 않으며, 이는 전쟁의 성격이 방어전인지 공격전인지를 고려하지 않습니다. 또한, 3차 중동전쟁을 통한 가자지구와 서안지구의 불법 점령은 이스라엘이 가입한 UN 헌장에 정면으로 위배됩니다. 4. 가자지구와 서안지구, 합법 점령. 국제 사회와 파타의 주장을 들어봤으니, 이스라엘이 불법 점령을 계속하는 이유도 알아봐야겠죠. 이스라엘 역시 아무 논리도 없이 점령지의 상황을 정당화하는 것은 아닙니다. 이스라엘 정부의 불법 점령에 대한 입장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먼저, 이스라엘이 전쟁을 벌일 당시 가자지구와 서안지구를 실효지배하고 있던 것은 현재까지도 공식적으로는 존재하지 않는 팔레스타인 아랍민족 국가가 아닙니다. 3차 중동전쟁 까지 그 땅의 주인은 1차 중동전쟁 시기 가자지구를 점령했던 이집트와 서안지구를 점령했던 요르단이었죠. 3차 중동전쟁 이전, 정확히는 파타가 오슬로 협정을 통해 통치기구로서 공식적으로 지위를 인정받기 전 까지 가자지구와 서안지구 땅의 상태는 미묘했습니다. 만들어지기로 한 팔레스타인 아랍민족 국가는 형성되지 않았고, 이집트와 요르단은 이스라엘 만큼이나 해당 영토에 대한 정당성이 없는 상태로 땅을 점령중이었습니다. 그러니, 1967년 까지 해당 영토는 '이스라엘의 시각'에서 주인된 국가가 없는 무주공산이었으며, 따라서 다른 회원국의 영토주권을 무력으로 침해해서는 안된다는 UN 헌장을 어긴게 아니며, 전후 형성된 국가간 영토 주권을 존중하는 국제질서를 깨뜨린 것도 아닙니다. 특히나, 요르단과 이집트가 1차 중동전쟁을 통해 실효지배하게 된 것을 근거로 해당 땅에 대한 영유권을 주장하는 상황이라면, 3차 중동전쟁을 통해 그 땅들을 실효지배하게 된 이스라엘의 입장을 인정못할 이유도 없었죠. 이 문제에 대해서는 파타가 국제사회의 인정을 받기 이전과 이후에 입장이 조금 다르지만, 현재에 이르러서 이집트와 요르단이 '1947년 팔레스타인 분할계획'에 근거하여 만들어지기로 한 팔레스타인 민족국가를 위해 해당 땅을 양도하는 것으로 결론났고, 국제사회는 이를 지지하는 중입니다. 물론 이스라엘은 '건국되지도 않은 국가의 영토주권을 인정해 땅을 넘기고 이스라엘의 점령이 불법이라 하는 것은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점령을 정당화하는 두 번째 입장은, 3차 중동전쟁의 정전 합의문에 기반하는 데. 해당 합의문은 당사자들에게 방어가능한 국경('Defensible border')을 가질 권리를 명시했고, 또 이는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주권 중 하나라는 게 이스라엘의 입장입니다. 그리고 위의 방어가능한 국경을 실현시키기 위해서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봉쇄와 서안지구 점령은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이죠. 근거로는 이스라엘에 행해지는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의 각종 테러와, 1,3,4차 중동전쟁에서 있었던 아랍국가의 이스라엘 멸망 시도 등이 있습니다. 이에 대한 이스라엘 입장에서 전략적 설명을 담은 입장은 아래의 영상을 참고해주세요. 다음 편에는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가자 봉쇄, 하마스, 정착촌, 그리고 돌아올 권리(Right to return)에 대해 다루겠습니다.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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