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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2/07/12 21:24:05수정됨
Name   redtea_first
Subject   영어능통자와 관련한 제 생각
https://kongcha.net/recommended/924

심심해서 구글검색을 하다가 위 링크의 글을 발견했습니다.

1. 저는 위 글에서 말하는 영어 능통자에 해당할 것 같습니다. 해외 생활을 오래 했으나 우리나라에서 학창시절의 절반정도를 보내고 미국 유학을 갔으니까요. 아마 최성재씨보다 외국생활을 더 오래 한 것 같습니다.

2. 제가 한국에서 일해본 바로는 영어가 스펙이 되는 것이 맞는 것 같습니다. 취업의 문도 더 넓습니다. 하지만 취업을 하고 나면 중요한 것은 영어를 이용해서 무엇을 하느냐 일 것 같습니다. 영어 능통자(외국어 능통자)들의 직업이 다양한 만큼 영어 하나만으로 부와 명예와 권력이 주어진다고 볼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3. 그런데 제 생각에는, 취직이나 출세 목적 뿐만 아니라 영어 그 자체를 공부해야 할 이유는 많습니다. 언어는 하나의 사고방식이기 때문이고, 영어나 독일어, 프랑스어 등 서구 언어를 통해 서구의 근대화 역사를 알 수 있고, 제국주의를 이해하고 결국 우리가 지금 살고 있는 대한민국이나 세계화된 세상에 대한 이해를 통해 많은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것은 단지 인문학적 교양의 차원이 아니고, 실질적으로 돈이 될만한 지식들을 언어 하나만 갖고도 많이 습득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돈을 벌려면 경영학을 공부하면 될 것 같지만, 경영학이 가정하고 있는 많은 전제들은 그것을 만들어 낸 사람들의 생각의 결과물이고 그 생각의 과정은 해당 나라의 언어로 이루어진 것이기 때문에, 언어를 이해한다는 것은 때로는 학문이나 지식의 단점이나 맹점을 집어내는 데 더 유리한 입지를 제공하기도 합니다. 어떻게 보면 교과서적이지 않고 창의적인 생각을 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4. 그리고 언어를 잘한다는 것은 극복할 꺼리가 하나 더 생겼다고 보셔도 됩니다. 어느 미국 대학생 유튜버에 의하면 언어를 잘함으로 인하여 내면의 삶이 무너진다(it ruins you)라고 표현한 적이 있는데 저는 여기에 동감합니다. 한국어와 영어의 세계관이 다르기 때문에 어느 한 편에 서지 못하고 그것이 겉보기에는 굉장한 장점일 수 있지만 속으로는 언제나 갈등 속에 휩싸여 살게 됩니다. 제가 어디 가서 항상 하는 말이기도 하지만 이 둘을 조화하는 데 실패하면 계속 망가진 채로 살게 되고, 이 둘을 역도선수가 역기를 들어올리듯 함께 비슷한 높이에서 다루려고 노력한다면 꽤 많은 insight를 얻게 되기도 합니다.

이상 제 경험이었습니다.

* Cascade님에 의해서 뉴스으로부터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22-07-12 23:12)
* 관리사유 : 뉴스게시판에 잘못 올리신 것 같아 티타임 게시판으로 이동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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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와 한국어 정말 잘하시네요. 감탄했어요!! 영어로 글 쓰는 것이 더 편안하실 것 같은데 한국어도 어떻게 이렇게 잘 하세요~~
    redtea_first
    저는 사실 이런 말씀이 좀 챙피하게 들려요 저는 국적은 한국이기 때문에 한국어를 잘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지만 외국생활을 오래 하다 보면 나도 모르게 영어식 문장을 쓰게 되는 것 같아요
    4번에 대해서 궁금해지네요. 막연히 짐작이 되기도 하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갈등을 경험하셨을까요.
    redtea_first
    예를 들면 이런겁니다. 제가 이것을 명료화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지만 여전히 정확한 표현이 될지는 모르겠네요

    현대 서양: 인간은 평등하다고 가정하지만, 실제로는 평등하지 않다는 데에서 오는 많은 추가적인 가정들 (노력, 유전자, 지능, 정치)과 인간관계를 맺는 방식 (토론, 논리, 근거, 생각과 따름 등).

    현대 동양: 서양과 다르다고 생각하지만 근대화를 통해 사실상 현대 서양의 모습을 추종하는 모습들 (서양은 평등을 중시하고 합리적이고 기초과학을 중시하고 등등...)과 거기에서 오는 오해들.

    제3자의 입장... 더 보기
    예를 들면 이런겁니다. 제가 이것을 명료화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지만 여전히 정확한 표현이 될지는 모르겠네요

    현대 서양: 인간은 평등하다고 가정하지만, 실제로는 평등하지 않다는 데에서 오는 많은 추가적인 가정들 (노력, 유전자, 지능, 정치)과 인간관계를 맺는 방식 (토론, 논리, 근거, 생각과 따름 등).

    현대 동양: 서양과 다르다고 생각하지만 근대화를 통해 사실상 현대 서양의 모습을 추종하는 모습들 (서양은 평등을 중시하고 합리적이고 기초과학을 중시하고 등등...)과 거기에서 오는 오해들.

    제3자의 입장: 동양에 힘을 실어주면 서양을 제대로 이해할 수 없으나 동양 기득권을 옹호하는 결과로 이어지고, 현대 서양에 힘을 실어주면 제3세계가 자국민들을 먹여살리기 위해 했던 노력과 시행착오와 결과적 성공을 설명할 수 없다는 모순에 봉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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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헉 혹시 여기 뉴스 게시판인데 게시판 미아신가요..
    잘하는 언어가 늘면 극복할 거리가 늘어난 다는 관점이 재밌네요. 어느 한쪽의 관점을 고정하여 취하기 보다는 상황과 맥락에 따라 더 적합한 관점을 선택하면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 취사적 선택이라는게 어려운거니까요. ㅜㅜ
    애당초 상황과 맥락 파악도 힘든데 거기에 무엇이 적합한가를 파악하는데 드는 노력이 그냥 본인의 신념을 벼리는 것보다 적을 거 같지 않습니다.
    아비치
    일단 영어를 잘하고 싶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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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번은 bilingual 수준의 영어능통자의 경우에 해당하는 것 같아요. 저는 어릴때 유학 경험이 너무 짧아서 원글에 표현된 영어능통자 수준까지는 못 되고 미국에서 일하는데는 무리없는 정도의 영어를 구사하는데 (한국에서는 저를 영어능통자로 보긴 하더라고요) 제 가치관과 사고과정이 너무나 한국인의 그것이라 생각보다 크게 영향 받지 않고 살고 있네요.
    *alchemist*
    내면의 삶이 무너지는... 정도는 아니고 전 가치관이 좀 바뀌더라구요 ㅎㅎ
    CheesyCheese
    중국에서 고등학교 및 대학교를 졸업했는데, 당시 중국에서 공부하던 시절에는 4번 관련해서 정말 많이 고민했었어요. 청소년기를 그곳에서 보내면서 내 가치관이나 사고방식은 이미 한국과 동떨어져서 주변 사람들하고 비슷해졌는데, 막상 깊게 들어가보면 이사람들 입장에선 저는 그들의 이너서클에 들어갈 수 없는 외국인이었고, 그 괴리감때문에 정말 많이 힘들었는데 막상 중국인 친구들한테는 티도 못내고 그러면서 살았죠. 그러다가 졸업하고 한국에 와서 군대를 갔다오니 중국에서 있었던 사고방식이 또 바뀌었습니다. 솔직히 한국 와서도 군대 가기 전까지는... 더 보기
    중국에서 고등학교 및 대학교를 졸업했는데, 당시 중국에서 공부하던 시절에는 4번 관련해서 정말 많이 고민했었어요. 청소년기를 그곳에서 보내면서 내 가치관이나 사고방식은 이미 한국과 동떨어져서 주변 사람들하고 비슷해졌는데, 막상 깊게 들어가보면 이사람들 입장에선 저는 그들의 이너서클에 들어갈 수 없는 외국인이었고, 그 괴리감때문에 정말 많이 힘들었는데 막상 중국인 친구들한테는 티도 못내고 그러면서 살았죠. 그러다가 졸업하고 한국에 와서 군대를 갔다오니 중국에서 있었던 사고방식이 또 바뀌었습니다. 솔직히 한국 와서도 군대 가기 전까지는 한국사람들의 보편적인 사고방식이랄까 문화랄까 잘 이해도 안되고 적응이 힘들었는데 군대에서 2년동안 갇혀있다보니 한국의 보편적인 문화에 매우 빠르게 적응을 했어요. 결국 저는 한국인이니까 이게 당연한거긴 하지만 군대 가기 전까지는 그게 당연한게 아니었어요.

    본문에서처럼 두 가치관과 관점을 모두 객관적으로 볼 수 있으면 많은 도움이 되는건 사실이고, 실제로 저도 그렇게 살아가고 있습니다만 결국 어딘가에 소속감을 느끼지 못하면 방황하다 망가질 가능성이 커요. 이부분이 제가 결국 한국에서 사는걸 선택한 가장 큰 이유이기도 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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