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양한 주제에 대해 자유롭게 글을 작성하는 게시판입니다.
Date 22/01/02 23:21:54
Name   shadowtaki
Subject   이혼조건이 마음에 들지 않음이 이혼거부의 사유가 될 수 없음에 관하여
안녕하세요. 이 시대의 퐁퐁남 shadowtaki입니다.
'신혼 전세집, 혼수 모두 장만', '결혼 전 맞벌이->결혼 후 얼마 안가 외벌이', '가계수입/소비 관리는 내무부 장관', '허락받고 해야하는 소비' 등
퐁퐁남의 모든 키워드에 어느 정도 해당하는 결혼 생활을 해왔고 더 이상 호구가 되고 싶지 않은 남성입니다.
https://pgr21.com/humor/444449
옆 동네의 이 게시글을 보고 한번쯤 해보고 싶었던 이야기를 해보려 합니다.
현재 저는 이혼 분쟁 중에 있습니다. 함께 결혼생활을 해온 기간동안 부끄러움 없이 행동해 왔다고 생각하지만 그와 상관없이 이혼소송의 피고가 되어 있고 저는 이혼을 방어해야하는 입장이 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솔직한 심정을 고백하자면 저도 이혼을 하고 싶습니다. 하지만 그 어떤 방법으로도 양육권을 가지고 올 수 없고 재산분할에 있어서도 납득이 되지 않는 부분이 많아 이혼을 하고싶지 않습니다.
그러나 법원에서는 이러한 사유로 이혼을 거부하는 것이 허용되지 않습니다. 무조건 '저는 화목한 가정을 유지하고 싶기 때문에 이혼을 하기 싫습니다.' 만이 그 이유가 될 수 있죠. 처음에는 제가 잘못한 것이 없을 뿐더러 법정 이혼사유에 해당하는 것이 없고 일방의 유기를 당한 상황이라고 인식한 상황이었기 때문에 귀책주의를 채택하고 있는 이 나라에서는 쉽게 소송이 끝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막상 법정에 들어가보니 그게 아니더군요. 일단 소송이 걸리면 이혼 이후의 판결을 진행하기 위해 마치 이혼을 진행하는 것처럼 모든 것이 돌아가기 시작합니다. 수입을 조사하고 재산을 조사하고 금융기록을 조사하고 결혼생활에 대한 부분도 조사를 합니다. 그 과정에서 법원은 끊임없이 이혼을 권유합니다. 가사조사를 받으면서도 제가 받은 느낌은 '네가 뭔가 잘못했으니까 여자가 집을 나간것 아니냐.'라는 뉘앙스였고 '어차피 여자가 다시 돌아올 생각이 없는거 같은데 이혼해라. 근데 양육권도 못 주겠고 재산은 무조건 반반이야' 였습니다. 아직 결론은 나지 않았고 끝까지 가볼 생각이긴 하지만 지금까지 받은 가정법원의 태도는 마치 초등학생들이 싸우면 잘잘못을 따지지 않고 싸웠으니까 니네 둘 다 잘못했다고 나가서 손들고 있으라는 선생님 갔다는 생각이 듭니다. 결국 억울한 쪽은 있기 마련인데 법원에서는 별로 관심이 없어 보이더라구요. 상대방의 조서에 있는 사실들 중 많은 부분들이 거짓이라고 증빙을 하려 해도 가사조사관은 그냥 저의 주장, 저쪽 주장만 조사서에 적어놓을 뿐 준비한 자료 같은 것은 보지도 않더라구요. 여기에서 제출해봤자 의미없고 본 재판에 가서 제출하라고 말만 할뿐.. 저는 제출하려는 것이 아니라 저 사람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봐달라는 것 뿐인데..
글이 길어지다 보니 뭔가 하소연이 되어 가네요. 제가 하고싶은 말은 현재 어설프게 귀책주의에서 파탄주의로 넘어가려는 어중간한 태도의 가정법원과 거기에 걸맞지 않는 위자료의 책정, 사건당사자들에 대한 법원의 얕은 관심(이 부분은 이해는 갑니다. 재판장에 가보면 한명의 판사가 하루 30건 넘게 사건이 배정되어 있는데 상담사처럼 제 이야기를 다 들어달라는 것은 무리겠지요.) 등에 대해서 그냥 의견이 듣고 싶었습니다. 저는 특히 결혼기간이 길면 결혼할 때 얼마를 가져왔든 재산분할은 반반이라는 것이 말도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PS. 이글은 여기에서만 소비되었으면 합니다. 특히 pgr에는 상대방도 보고 있을 가능성이 있어서 다른 곳으로는 퍼가지 말아주세요.



11


    목록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12619 육아/가정엄마에게 보내는 편지 13 하드코어 22/03/13 3626 42
    12398 육아/가정이혼조건이 마음에 들지 않음이 이혼거부의 사유가 될 수 없음에 관하여 37 shadowtaki 22/01/02 6265 11
    12300 육아/가정쓸까말까 고민하다 쓰는 육아템 3 31 엄마곰도 귀엽다 21/11/23 5003 23
    12076 육아/가정물 반컵 11 쉬군 21/09/14 3629 60
    11814 육아/가정 찢어진 다섯살 유치원생의 편지 유게글을 보고 든 생각입니다. 40 Peekaboo 21/06/22 5719 40
    11746 육아/가정첫째와 둘째 근황 11 도라에몽 21/06/02 4045 22
    11710 육아/가정육퇴 후 쓰는 35일차 초보 아빠 일기 5 모여라 맛동산 21/05/22 3797 8
    11709 육아/가정오늘 있었던 7살 딸과의 대화 18 shadowtaki 21/05/22 4464 33
    11646 육아/가정아들 이름을 어떻게 만들어 주어야 하나? 19 R4tang 21/05/06 3770 3
    11636 육아/가정발달장애 아이들을 위한 키즈카페 추천 2 쉬군 21/05/04 5649 34
    11575 육아/가정교회를 다니는게 아들에게 도움이 될까. 28 엠피리컬 21/04/13 3764 2
    11574 육아/가정부모와 자녀관계 - 게임, 스마트폰 미디어 사용 4 풀잎 21/04/12 3755 3
    11567 육아/가정너의 살았어야 했던 고향은 2 아침커피 21/04/09 3511 12
    11512 육아/가정그럼에도 사랑하는 너에게. 8 쉬군 21/03/22 4143 30
    11029 육아/가정30개월 아들 이야기 21 쉬군 20/10/05 6034 46
    10572 육아/가정두 딸 4 도라에몽 20/05/10 4145 14
    10560 육아/가정출산과 육아 단상. 12 세인트 20/05/08 4796 17
    10390 육아/가정아들내미를 소아정신과에 데려가보려고 합니다. 29 쉬군 20/03/17 8204 6
    10309 육아/가정교육심리학의 20가지 주요 원리 11~20 4 호라타래 20/02/20 4678 16
    10249 육아/가정교육심리학의 20가지 주요 원리 1~10 6 호라타래 20/02/01 6406 21
    10080 육아/가정만점 부모가 아니여도 괜찮아 5 Jace.WoM 19/12/14 6207 26
    9877 육아/가정영국 교육 이야기 14 기아트윈스 19/10/23 4752 31
    9570 육아/가정부부 간의 갈등은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47 임아란 19/08/22 6189 31
    8732 육아/가정유발 하라리의 2050년을 대비한 자녀교육 14 풀잎 19/01/06 5886 8
    8724 육아/가정우산보다 중헌 것 5 homo_skeptic 19/01/04 4876 12
    목록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4시간내에 달린 댓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