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양한 주제에 대해 자유롭게 글을 작성하는 게시판입니다.
Date 21/12/19 12:40:06
Name   2막4장
Subject   요리 초보의 단상
요즘 시간이 좀 생겨서 평일저녁과 주말에 가급적 이것 저것 요리를 해보고 있습니다. (우리 가족이 마루타..)
작년 쯤 홍차넷에 중화요리하면서 웍에 불내는 이미지를 올려서 이것저것 멍때리며 글 쓴 기억이 나는데
올해는 그냥 직접 해보고 있습니다.

특히 여경래셰프와 그 제자인 박은영셰프가 운영하는 여가네 유튜브 채널을 여러 번 보면서 해보고 있습니다.
(백종원요리비책이나 승우아빠등등도 보고 있습니다.)
짬뽕은 몇 번 해보니 이제 중국집 진짜 짬뽕이랑 비슷해져가는 것 같고 (진짜?)
짜장면도 도전해볼 생각인데 별로 안 어려울 것 같다는 생각이 점점 들고 있습니다. (제가 점점 미쳐가는 것 같네요.)
어쨌든 요리라는게 생각보다 재미있습니다.

유튜브를 보고, 요리를 해보는 순환을 여러 번 반복 하면서 드는 요리의 원리(?)가 있는 것 같아서 잠깐 정리를 해봤습니다.

1. 모든 재료는 미리 썰어서 따로 접시에 준비
- 재료들을 비슷한 크기로 써는 게 중요
2. 냄비든 팬이든 재료 투입 순서는 안익는 것부터
- 생각보다 순서가 있더라구요 중식은 보통은 제일 안익는 돼지고기 볶기부터 시작합니다.
- 야채들은 두 가지로 구분됩니다. (파/마늘 이랑 그 외) 왜냐면 기름에 파나 마늘을 먼저 볶아야 파기름이 생겨서 풍미와 감칠맛이 생기는 구조였어요.
- 정리하자면 (1) 기름 두르고 돼지고기 (2) 파 and/or 마늘 (3) 그 외 야채와 재료(쥬키니, 양파, 당근, 청경채... 오징어/새우도..)
3. 간은 모든 재료 투입하고 본격적으로 끓이고 익힐때 맛보면서 소금이나 간장이나 소스등을 추가하는 것.
4. 풍미(향)를 살리기 위한 노력이 생각보다 중요
- 위 2번에 생략된 과정들이 있는데 먼저는 돼지고기를 볶으면서 팬에 간장을 약간 둘러서 고기가 간장에 코팅되도록 하는 과정이 있고, 파/마늘 넣고 난 뒤 맛술을 넣어서 향을 폭발(?) 시키는 과정이 있어요..
- 맛술 한 숟가락 넣으면 팬 위로 불이 확 붙는데.. 이게 제가 기대하는 거였습니다. 흐흐흐. 향이 확올라오면서 내가 중국집 주방에 있다는 느낌이  왠지모를 카타르시스가 오감을 통해서 전해지거든요.
  - 짬뽕이나 계란국 같은 경우는 마지막쯤? 후추를 넣는게 있는데 이것도 풍미에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있고 없고가 느낌이 꽤 차이가 났습니다.
- 역시 풍미를 살리기 위한 노력으로 볶고 난후 짬뽕의 경우 육수(물) 부을때 조금씩 부어서 너무 잠기지 않게 하는 것입니다. 3번에 걸쳐서 조금씩 부으면서 이미 볶인 재료들로부터 맛국물이 잘 우러나게하고 팬 온도를 너무 떨어뜨리지 않게 하는 것이 중요해요.

그외.
- 맛술은 기본적으로 단맛내고 고기 비린맛 제거용
- 설탕이나 고추가루는 잘 탑니다. 그래서 소스나 수분이 충분히 있을때만 넣을 것.
   그리고 짬뽕에 들어갈 고추가루는 반드시 고운 것(입자가 작은)을 쓸 것.
- 은근히 굴소스, 치킨스톡 많이 씁니다.(이게 다 MSG 였...) 굴소스는 생각보다 짭니다.
   간장은 색깔내고 돼지고기 향 입힐때 많이 사용해요.

이상 요린이(요리+어린이)가 한달 정도 이것저것 해보면서 느낀점 적어봤어요.
생각보다 요리가 즐겁고, 무엇보다 아내가 좋아(?)해서 계속 해볼 생각입니다.



15


    팬 온도 진짜 중요하죠 ㅎㅎ
    짬뽕은 육수 + 초반 파기름이랑 양념 볶는부분이 정말 키포인트인 것 같아요
    2
    치킨스톡, 굴소스 정도는 집에 항상 있으면 요리하기 참 좋습니다. 저는 저기에다 요즘 두반장도 많이 쓰는데 이것도 요리할때 여기저기 쓰기 참 좋더군요 ㅎㅎ
    2
    오 두반장 들어가는 요리가 뭐뭐있나요??
    저는 그냥 볶음 요리할 때 주로 많이 씁니다. 적당히 느끼한 맛도 잡아주고 좋더라구요 ㅎㅎ
    1
    마파두부 한 번 해보시죠!
    2
    도전해봐야겠네요 ㅎㅎ 그러면 두반장부터 사러가야...(!)
    고기먹고싶다
    오 저도 여가네 구독잔데 따라하기 쉽게(?)영상 만들어주셔서 참고하기 좋더라구요 두분 케미도 좋고 ㅋㅋㅋ
    1
    2막4장
    여경래 셰프의 아재력이 상당해서 처음에 적응기가 필요했습니다 ㅎㅎ
    박은영 셰프의 당차고 자신감 있는 모습도 참 좋아보였어요
    고기먹고싶다
    두반장... 주방장... ㅋㅋㅋ
    1
    오 중식+_+!! 저는 기름튀는거 매번 정리하는게 너무 자신이 없어서 양식을 취미로 해먹습니다 ㅎㅎ 치킨스톡 공감합니다. 스톡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 조금씩 이해한다면, 야채스톡이나 비프스톡도 같이 준비해두어도 좋아요 ㅎㅎ
    1
    2막4장
    선생님 저는 요리에 요자도 모르는 초보라 스톡이 무엇인지 모릅니다.
    가르침을 주세요~~!
    야채스톡, 비프스톡은 처음 들어봤읍니다.
    아하..! 별거 없습니다. 이미 이해하고 계실거에요. 스톡은 맛의 근본을 표현합니다. 뭐랄까... 방향성을 결정짓는다고 하면 좀 편협한 단어 인거 같은데 다른 단어가 생각이 나질 않네요...ㅠ_ㅠ.... 예를 들어 짬뽕을 끓일때, 닭육수 / (소나 돼지)고기육수 / 해산물육수 / 야채육수에 따라서 같은 재료로 짬뽕임에도 다른 맛으로 표현이 되지요.
    1
    2막4장
    그렇군요~!
    어떤 뜻인지 알것 같습니다. 맛의 색깔을 결정지으면서도 맛있고 익숙한 맛이 되게 하는 비법 같은 느낌이네요.
    제가 라면요리왕이라는 만화책을 좋아해서 꽤 여러번 읽었는데,
    말씀하신게 동일한 주제에 대해서도 경쟁자들이 서로 다른 맛의 스타일을 가지고 승부하는 것과 비슷한 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
    네 ㅎㅎ 예를 들어 좀 더 적어본다면...

    오늘 짬뽕을
    1) 무겁게 소주와 함께 먹고 싶다면 고기육수
    2) 깔끔하게 뒷맛없이 감칠맛만 내고 싶다면 닭육수
    3) 시원하게 먹고 싶다면 해산물 육수
    4) 조금 단맛이 있고, 편안하게 먹고 싶으면 야채육수

    의 의미입니다 ㅎㅎ
    1
    헌혈빌런
    사실 요리는 레시피만 있으면 어느정도 다 비슷하게 맛이 납니다.
    어려운 메뉴들도 있긴 하지만, 대충 볶고 끓이고 찌고 하는건 어차피 별 차이가 없거든요.

    프로들의 세계에서 중요한건 그 누가 해도 비슷한 맛을
    어떻게 동선을 짜고 재료를 세팅하며, 요리의 공정을 관리해서(어디까지 전처리를 해놓을 것인가? 오퍼레이션...오피라고도 합니다)
    바쁘게 들어오는 손님들의 오더를 효과적이면서도 맛을 최대한 살리는 방향으로 할 것인가....가 중요하죠. + 재고, 원가 관리.....

    순대국집은 다~ 끓여놓고 오더 들어오면 뚝배기에... 더 보기
    사실 요리는 레시피만 있으면 어느정도 다 비슷하게 맛이 납니다.
    어려운 메뉴들도 있긴 하지만, 대충 볶고 끓이고 찌고 하는건 어차피 별 차이가 없거든요.

    프로들의 세계에서 중요한건 그 누가 해도 비슷한 맛을
    어떻게 동선을 짜고 재료를 세팅하며, 요리의 공정을 관리해서(어디까지 전처리를 해놓을 것인가? 오퍼레이션...오피라고도 합니다)
    바쁘게 들어오는 손님들의 오더를 효과적이면서도 맛을 최대한 살리는 방향으로 할 것인가....가 중요하죠. + 재고, 원가 관리.....

    순대국집은 다~ 끓여놓고 오더 들어오면 뚝배기에 소분해놓은 건더기랑 육수 한국자 부어서 끓여서만 나가도 됩니다. 간단하죠. (K-패스트푸드 ㄷㄷ)
    반대로 파스타집인데 파스타 다 만들어놓고 오더 들어오면 전자렌지 찍어서 데워 나가면 정말 맛이 없겠죠? 빠르긴 하겠지만....
    근데 또 그렇다고 시작부터 파스타 반죽 치대고 면 뽑아서 삶고....소스 처음부터 만들어서 나가면 1시간 걸릴겁니다. 장사 못하죠

    아마 대부분의 파스타집은 면을 미리 만들어서 반 쯤 삶아놓고, 베이스가 되는 소스도 완성해놓은 다음에
    메뉴가 들어오면 오일에 기본 야채나 육류, 해산물 볶아서 소스 넣고 면 넣고 가열해서 나올겁니다.
    (더 간단하게는 오일까지도 해놓을 수 있음)

    어쨌거나 저런건 프로들 이야기고....솔직히 요즘엔 유튜브에 좋은 레시피들도 많고, 마트에 좋은 식재료도 많이 있는 편이라
    정말 집에서 셰프된 느낌 내기 좋은 시절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는 홈메이드 쿠킹 하시고 요리 사진을 첨부해주십쇼 ㅋㅋㅋ 즐감하겠습니다.
    3
    2막4장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사진은 가끔 찍는데 이게 혼자 즐기는(?)거랑 다른 분들 보시라고 올려두는 거랑 심적인 부담에서 차이가 나서요 ㅎㅎ
    때가 됐다 싶으면 한 번 올려보겠습니다.
    VinHaDaddy
    저도 주말이면 제가 주로 요리를 하고 와이프가 애들 데리고 놀이터를 갑니다 ㅋㅋㅋ 하면 할수록 느는데 하면 할수록 장비나 도구 욕심이 생기더라구요.
    1
    2막4장
    웍 같은 느낌을 내보려고 깊이가 깊은 팬 사달랬다가 등짝 맞을 뻔 했습니다. ㅎㅎ
    아직은 좀 더 맛을 보여준 담에 다시 한번 시도하는 걸로 해야겠어요.
    생강청도 하나 들여놓으면 유용하게 씁니다. 잡내제거 + 달달함 + 약간의 감칠맛입니다 ㅎㅎ
    1
    2막4장
    오 그렇군요 역할을 잘 적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유튜브에는 생강 넣을때마다 꼭 안넣으셔도 되요
    이러면서도 매번 넣더라구요…
    이제 주방이 점점 저의 공간이 되어 가고 있습니다ㅎㅎ
    제 추천은 닭도리탕 같은 요리에 넣는 거예요. 카레 만들 때 생강가루 대신 넣어도 맛이 좋습니다(!)
    1
    목록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12533 일상/생각강등&부서이동 7주차 13 Picard 22/02/21 4583 26
    12524 일상/생각길 잃은 노인 분을 만났습니다. 3 nothing 22/02/18 4062 35
    12520 일상/생각네거티브 효과 8 Hi 22/02/17 4415 4
    12515 일상/생각내 고향 서울엔 11 사이시옷 22/02/14 4530 21
    12514 일상/생각워들에 빗대어 끄적여본 나의 어리석음에 대하여 5 덜커덩 22/02/13 4381 14
    12484 일상/생각임인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1 dolmusa 22/02/01 3411 3
    12483 일상/생각인간관계, 그리고 연애(1) 1 늑대를불러야지 22/02/01 4615 6
    12467 일상/생각시사in을 구독하기로 했습니다 21 매뉴물있뉴 22/01/26 4679 4
    12459 일상/생각그 식탁은 널 위한 것이라고 이야기 했다. 2 Erzenico 22/01/22 4299 25
    12454 일상/생각닷스페이스 이재명 인터뷰를 보고 9 Alynna 22/01/20 4833 0
    12453 일상/생각아이를 재우며 6 Dignitas 22/01/19 4052 14
    12449 일상/생각겨울방학이 끝나고.. 10 풀잎 22/01/17 4661 13
    12448 일상/생각지방갭투자 한번 생각해봤다가 생각 접은 후기+계약갱신청구권 7 오늘 22/01/16 4695 0
    12429 일상/생각리을 이야기 21 아침커피 22/01/10 5726 65
    12408 일상/생각패알못의 지난달 패션 입문기 및 지름 결산 14 박태 22/01/06 5047 12
    12407 일상/생각글쓰기를 위한 글 쓰기 4 *alchemist* 22/01/06 5246 7
    12400 일상/생각자기혐오 19 cotton 22/01/03 5455 47
    12395 일상/생각대한민국 청해부대 장병들 감사합니다 5 아리똥 22/01/01 3791 21
    12392 일상/생각중년 아저씨의 베이킹 도전기 (2021년 결산) (스압주의) 22 쉬군 21/12/31 4405 29
    12386 일상/생각배달비 인상에 대해서 어떻게들 생각하세요? 45 탈론 21/12/27 6581 0
    12385 일상/생각저희 아이가 다른 아이를 다치게 했다고 합니다. 9 엄마손파이 21/12/27 5455 2
    12379 일상/생각코로나19 무서워요... 흑; 22 *alchemist* 21/12/24 5278 26
    12376 일상/생각구박이는 2021년에 무엇을 어떻게 먹었나 61 구박이 21/12/23 6312 70
    12366 일상/생각국내 헤드헌터/서치펌에 대한 실망과 아쉬움 26 SCV 21/12/21 7212 14
    12359 일상/생각요리 초보의 단상 21 2막4장 21/12/19 4253 15
    목록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4시간내에 달린 댓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