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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1/10/01 20:38:16 |
Name | mchvp |
Subject | 재러드 다이아몬드의 <문명의 붕괴> 리뷰 |
재러드 다이아몬드의 책 <문명의 붕괴>는 환경재앙으로 붕괴한 고대 사회들과, 현대 사회가 직면한 환경문제들을 다루고 있습니다. 그는 현대의 환경문제들을 12개로 분류했습니다. 아래의 8가지는 고대 사회들이 무너진 원인이었습니다. 1. 벌목과 서식지 파괴 2. 토양 문제(침식, 염류화, 토양 비옥도 상실) 3. 물 관리 문제 4. 과잉 사냥 5. 과잉 어획 6. 침입종이 토착종에게 가하는 영향 7. 인구과잉 8. 증가하는 1인당 영향력 현대 사회는 위의 8개의 문제 뿐만 아니라, 아래의 4개의 새로운 문제들도 겪고 있다고 합니다. 9. 인류세의 기후변화 10. 환경 오염 축적 11. 에너지 부족 12. 지구 광합성 능력을 전부 사용하려는 인류의 시도 이 책에서, 재러드 다이아몬드는 자신이 UCLA에서 환경재앙으로 붕괴한 과거 사회에 대한 강의를 할때마다, UCLA 학생들로부터 같은 질문을 받는다고 적었습니다. 환경위기가 찾아오기 전에 분명히 그 징후가 보였을 것이고, 사회가 그 징후를 인지했다면 대응할 시간이 충분히 있었을텐데, 왜 무너졌느냐는 겁니다. 이는 학부생들 뿐만 아니라, 학자들조차도 당혹스럽게 했던 의문이라고 합니다. 고고학자 조지프 테인터(Joseph Tainer)는 자신의 책 <문명의 붕괴(The Collapse of Complex Societies)>에서, 고대 사회들이 환경재앙으로 인해 붕괴했다는 가설을 비판했다고 합니다. 조지프 테인터가 보기에, 문명들이 환경위기로 인해 무너졌다는 주장은 인간의 경험칙과 직관에 정면으로 어긋나는 우스꽝스러운 주장이었습니다. 조지프 테인터의 설명은 이렇습니다. ["이런 견해가 타당성을 가지려면 그 사회가 점점 다가오는 쇠약성에 대해 아무런 대응 조치도 취하지 않고 그저 앉아서 지켜보기만 했다고 가정해야 한다. 여기에 문제의 어려움이 있다. 문명 사회는 중앙집권적인 의사결정 체계, 높은 정보 흐름, 각 부분의 탁월한 통합, 명령을 내리는 공식적인 채널의 존재, 자원의 공동 이용 등을 그 특징으로 한다. 이런 구조로 인해 문명 사회는, 고의적인 목적이 있지 않는 한, 생산성 면에서의 변동과 결함에 대항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니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행정 조직과 노동력 및 자원을 배분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는 문명 사회로서는 열악한 환경 자원 문제를 다루는 일이야말로 그리 어렵지 않게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분야 중 하나일 것이다. 그런 문명 사회가 실제 문제에 부딪혔을 때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붕괴하고 말았다는 것은 참으로 기이한 일이다. 자원 토대가 악화되고 있다는 징후가 문명 사회 구성원들이나 행정 관료들에게 분명하게 보였다면 문제 해결을 위해 뭔가 합리적인 조치를 취했으리라고 가정하는 것이 당연하다. 그 외의 다른 가정들, 예를 들어 재앙에 직면해서도 게으름에 빠져 있었다는 등의 설명은 사실 대안으로 제시하기에는 너무나 비약적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다시 말하자면, 환경문제야 말로 문명 사회가 가장 잘 대응할 수 있는 성질의 문제이고, 이런 문제에 대응하지 못해 문명이 붕괴했다고 주장하기 위해서는, 해당 사회가 너무 게을렀거나 자살하기로 결심했다고 가정해야 하는데, 이러한 가정은 지나친 비약이라는 것입니다. 재러드 다이아몬드는 고대 문명들이 환경위기에 대응하지 못했던 여러 개의 이유들을 제시하지만, 그 중 가장 공들여서 설명하고 있는 것은 바로 "엘리트들의 단기적 이익과 전체 사회의 장기적 이익의 충돌" 입니다. 이 현상이 바로 환경재앙으로 무너진 고대 문명들(노르웨이령 그린란드, 이스터 섬, 핏케언 섬, 마야, 아나사지 문명)에게서 공통적으로 드러나기 때문입니다. 설령 어떤 결정이 장기적으로 사회 전체에 파국적 결과를 가져온다 하더라도, 그러한 결정으로 인해 그 사회의 엘리트들이 단기적 이익을 얻을 수 있다면, 엘리트들은 그러한 결정을 내린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행위는 도덕적으로 비난받을만한 일이지만, 경제학적으로 대단히 "합리적인 행위(rational behavior)"라고 합니다. 마야의 왕들, 이스터 섬의 족장들은 더 화려한 장신구, 더 큰 석상을 가질 수록 더 강한 권력을 가질 수 있었기에, 당장의 이익을 얻기 위해 환경문제에 신경쓰지 않고 경쟁했고, 장기적인 환경문제를 고려해 벌목을 자제했던 족장들은 비웃음거리가 되고, 족장의 자리에서 쫓겨났다고 합니다. 오늘날 미국의 엔론(Enron) 같은 회사에서도, 경영진은 주주들에게 해가 되더라도 회사 재산을 약탈함으로써 자신들은 큰 이익을 볼 수 있으며, 자신들의 행동이 처벌받지 않으리라는 사실을 대단히 잘 알고있었다고 합니다. 물론 모든 문명이 환경재앙에 대응하는데 실패하는 것은 아닙니다. 사례로는 태평양의 섬 티코피아, 에도 시대 일본이 있습니다. 에도 시대 일본은 극심한 벌목으로 인한 환경위기에 처했는데, 에도 막부는 영아살해를 통한 산아제한, 그리고 벌목에 대한 구체적인 법령을 내려 환경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에도 막부가 삼림을 보호하는 결정을 내릴 수 있었던 이유는, 당시 일본을 위협하는 외부세력이 없었고, 내부에서의 갈등도 없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도쿠가와 가문 입장에서는 일본을 위협하는 외세가 없고, 일본 내에서도 도쿠가와 가문을 위협할만한 세력이 보이지 않으니, 당연히 대대손손 일본을 물려주고 싶었을 것입니다. 일본 사회 전체의 이익과 도쿠가와 가문의 이익이 일치했던 것입니다. 만약 일본을 위협하는 외부 세력, 또는 도쿠가와 가문을 위협하는 일본 내부의 세력이 존재했다면 이야기는 달라졌을 것입니다. 재러드 다이아몬드는 환경위기 대응에 실패하는 또 하나의 중요한 이유로 "적대적 이웃"의 존재를 들고 있습니다. 적대적 이웃이 존재할 경우, 적대적 이웃과의 경쟁에서 비교우위를 차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목표가 되고, 환경문제를 해결한다는 목표는 후순위로 밀려버립니다. 우리가 장기적 환경문제를 고려해 경쟁을 자제한다고 해도, 상대방은 계속해서 환경문제에 신경쓰지 않고 성장할테고, 그렇게 되면 우리가 패배하게 될테니까요. 재러드 다이아몬드는 현대 사회 역시 환경문제에 직면하고 있으며, 이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근미래(우리의 자녀가 중장년이 될 무렵)에 문명 사회가 무너질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재러드 다이아몬드는 현재 지구 곳곳에서 환경위기에 대응하고자 하는 노력이 있음을 지적하며 자신은 "희망의 조짐"을 볼 수 있으며, 자신은 "신중한 낙관론자"라는 입장을 피력하고 책을 마칩니다. 글쎄요, 저는 재러드 다이아몬드의 결론에 회의적입니다. 재러드 다이아몬드가 스스로 지적했듯이, 티코피아 섬, 에도 시대 일본이 환경위기에 대응할 수 있었던 이유는, 두 사회 모두 당시 외부의 적도, 내부갈등도 없는 태평성대를 누리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지금 세상을 태평성대라고 볼 수 있나요? 지금 세상은 크게 보면 미-중 패권경쟁, 동남아시아의 군사정권들, 동북아 군비경쟁, 중동의 탈레반 정권과 테러단체들, 중남미와 아프리카의 마약 카르텔들로 인해 혼란스럽습니다. 미국은 내부적으로 좌파와 우파 사이의 극심한 갈등을 겪고 있고, 대한민국 역시 극심한 세대갈등, 계층갈등, 성별갈등을 겪고 있습니다. 제가 보기에, 지금의 세상은 티코피아 섬이나 에도 시대 일본이 아니라, 치열한 경쟁이 끊이질 않던 마야, 이스터 섬에 더 가깝습니다.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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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마지막 장에서, 재러드 다이아몬드는 환경보호론에 대한 비난들을 나열해놓고, 조목조목 반박합니다. 그 중에는 환경주의자들이 종말론적 주장을 하는데, 도저히 현대 문명이 무너질 것 같지가 않다는 주장이 있어요. 여기에 대해 다이아몬드는 환경위기가 천천히 찾아오는게 아니라, 문명이 절정에 도달한 직후 갑작스레 붕괴한다고 반박했습니다.
["마야, 아나사지, 이스터 섬 등 과거 사회의 붕괴, 그리고 소련의 붕괴에서 얻어야 할 교훈 중의 하나는 인구, 부, 힘 등 거의 모든 면에서 전성기에 이른 후,... 더 보기
["마야, 아나사지, 이스터 섬 등 과거 사회의 붕괴, 그리고 소련의 붕괴에서 얻어야 할 교훈 중의 하나는 인구, 부, 힘 등 거의 모든 면에서 전성기에 이른 후,... 더 보기
이 책의 마지막 장에서, 재러드 다이아몬드는 환경보호론에 대한 비난들을 나열해놓고, 조목조목 반박합니다. 그 중에는 환경주의자들이 종말론적 주장을 하는데, 도저히 현대 문명이 무너질 것 같지가 않다는 주장이 있어요. 여기에 대해 다이아몬드는 환경위기가 천천히 찾아오는게 아니라, 문명이 절정에 도달한 직후 갑작스레 붕괴한다고 반박했습니다.
["마야, 아나사지, 이스터 섬 등 과거 사회의 붕괴, 그리고 소련의 붕괴에서 얻어야 할 교훈 중의 하나는 인구, 부, 힘 등 거의 모든 면에서 전성기에 이른 후, 10~20년 내에 갑작스레 쇠퇴하기 시작한다는 점이다. 이런 점에서, 지금까지 사회들의 행로는 우리가 기운을 잃고도 끈덕지게 살아가는 인간의 삶과 무척 다르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인구, 부, 자원 소비가 최고조에 이르렀다는 것은 환경에 가하는 충격도 최고조에 이르렀다는 뜻이다. 달리 말하면 그 충격이 어떤 방법으로도 해결할 수 없는 한계에 이르렀다는 뜻이다. 따라서 인간 사회가 전성기에 이른 후 급속히 쇠락한다는 사실은 당연한 듯 하다."]
["마야, 아나사지, 이스터 섬 등 과거 사회의 붕괴, 그리고 소련의 붕괴에서 얻어야 할 교훈 중의 하나는 인구, 부, 힘 등 거의 모든 면에서 전성기에 이른 후, 10~20년 내에 갑작스레 쇠퇴하기 시작한다는 점이다. 이런 점에서, 지금까지 사회들의 행로는 우리가 기운을 잃고도 끈덕지게 살아가는 인간의 삶과 무척 다르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인구, 부, 자원 소비가 최고조에 이르렀다는 것은 환경에 가하는 충격도 최고조에 이르렀다는 뜻이다. 달리 말하면 그 충격이 어떤 방법으로도 해결할 수 없는 한계에 이르렀다는 뜻이다. 따라서 인간 사회가 전성기에 이른 후 급속히 쇠락한다는 사실은 당연한 듯 하다."]
mchvp님의 글들은 기술발전을 바탕으로 외부 환경을 활용하고, 그 활용의 크기를 증가시켜온 소위 문명 사회가 결국은 파국으로 돌입할 수 밖에 없다는 큰 아이디어를 뒷받침하는 다양한 논증들이라 생각해요. (이 글과 같은) 역사적인 사례, (유나바머의 아이디어를 제시하면서 전개하신) 이론적인 탐색, 해결 가능하다는 의견에 대한 반박까지요.
저는 인류세 문제에 대한 논의를 자주 접했고, 개인적으로는 기술의 가능성과 한계에 긴밀히 연관된 교육학 연구를 하려는지라 종종 올려주시는 자료 훑어보고 댓글도 달고 하는데요. 다른 부분은 다 ... 더 보기
저는 인류세 문제에 대한 논의를 자주 접했고, 개인적으로는 기술의 가능성과 한계에 긴밀히 연관된 교육학 연구를 하려는지라 종종 올려주시는 자료 훑어보고 댓글도 달고 하는데요. 다른 부분은 다 ... 더 보기
mchvp님의 글들은 기술발전을 바탕으로 외부 환경을 활용하고, 그 활용의 크기를 증가시켜온 소위 문명 사회가 결국은 파국으로 돌입할 수 밖에 없다는 큰 아이디어를 뒷받침하는 다양한 논증들이라 생각해요. (이 글과 같은) 역사적인 사례, (유나바머의 아이디어를 제시하면서 전개하신) 이론적인 탐색, 해결 가능하다는 의견에 대한 반박까지요.
저는 인류세 문제에 대한 논의를 자주 접했고, 개인적으로는 기술의 가능성과 한계에 긴밀히 연관된 교육학 연구를 하려는지라 종종 올려주시는 자료 훑어보고 댓글도 달고 하는데요. 다른 부분은 다 동의를 하다가도, 결정론적 시각에 대해서는 항상 고개를 갸우뚱 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기술의 가능성이 이 문제마저도 해결할 수 있으리라는 순진한 기술만능론은 아니고 (문명 5 과학 엔딩이 차라리 현실적일지도요), 기술이 독자적으로 작동하기보다는 인간의 실천(practice)과 긴밀히 연관되기 때문에(요 실천이라는 관점이 주지주의적인 의지만능론은 또 아닙니다,,,)자연과학의 그것과 달리 사회과학적 명제는 법칙성을 주장하기가 힘들다고 봐서 그래요.
또한 mchvp의 주장이 '무슨 일을 해도 바꿀 수 없다'라면 이렇게 정성들여 글을 올리면서 희구하시는 목표도 짐짓 떠오르지 않거든요. 반대로 '위험이 크기 때문에 방법을 찾아야 하는데, 지금 같은 방법으로는 안 된다'라는 주장이라면 납득이 가지만요. 후자로 방향을 전환하는 건 의사가 없으실까요?
저는 인류세 문제에 대한 논의를 자주 접했고, 개인적으로는 기술의 가능성과 한계에 긴밀히 연관된 교육학 연구를 하려는지라 종종 올려주시는 자료 훑어보고 댓글도 달고 하는데요. 다른 부분은 다 동의를 하다가도, 결정론적 시각에 대해서는 항상 고개를 갸우뚱 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기술의 가능성이 이 문제마저도 해결할 수 있으리라는 순진한 기술만능론은 아니고 (문명 5 과학 엔딩이 차라리 현실적일지도요), 기술이 독자적으로 작동하기보다는 인간의 실천(practice)과 긴밀히 연관되기 때문에(요 실천이라는 관점이 주지주의적인 의지만능론은 또 아닙니다,,,)자연과학의 그것과 달리 사회과학적 명제는 법칙성을 주장하기가 힘들다고 봐서 그래요.
또한 mchvp의 주장이 '무슨 일을 해도 바꿀 수 없다'라면 이렇게 정성들여 글을 올리면서 희구하시는 목표도 짐짓 떠오르지 않거든요. 반대로 '위험이 크기 때문에 방법을 찾아야 하는데, 지금 같은 방법으로는 안 된다'라는 주장이라면 납득이 가지만요. 후자로 방향을 전환하는 건 의사가 없으실까요?
기술이 인간의 의지를 벗어난 자율적 현상이라는 이야기는 지식인들이 여러차례 지적한 바 있습니다.
[“이 자율성의 가장 기초적 형태는 주위 환경에 대한 기술의 형태이다. 셀리그만이 지적하듯이, 기계는 어떤 독립성을 얻어 그 자체로 작동하는 듯이 보인다. 그는 즉시 다음과 같이 일반화한다. 즉, 기술의 상호의존과 기술의 주위환경에 대해 물론 이야기할 수 있지만, 어쨌든 기술이 이제 기술의 환경을 지배한다는 것이다.
자율적 기술이란 기술이 결국 자체에만 의존하고 자체의 길을 제시하며 부차적 요인이 아닌 근본 요인임을 의미한다. 또한 기술이 스스로 끝맺고 스스로를 규정하는... 더 보기
[“이 자율성의 가장 기초적 형태는 주위 환경에 대한 기술의 형태이다. 셀리그만이 지적하듯이, 기계는 어떤 독립성을 얻어 그 자체로 작동하는 듯이 보인다. 그는 즉시 다음과 같이 일반화한다. 즉, 기술의 상호의존과 기술의 주위환경에 대해 물론 이야기할 수 있지만, 어쨌든 기술이 이제 기술의 환경을 지배한다는 것이다.
자율적 기술이란 기술이 결국 자체에만 의존하고 자체의 길을 제시하며 부차적 요인이 아닌 근본 요인임을 의미한다. 또한 기술이 스스로 끝맺고 스스로를 규정하는... 더 보기
기술이 인간의 의지를 벗어난 자율적 현상이라는 이야기는 지식인들이 여러차례 지적한 바 있습니다.
[“이 자율성의 가장 기초적 형태는 주위 환경에 대한 기술의 형태이다. 셀리그만이 지적하듯이, 기계는 어떤 독립성을 얻어 그 자체로 작동하는 듯이 보인다. 그는 즉시 다음과 같이 일반화한다. 즉, 기술의 상호의존과 기술의 주위환경에 대해 물론 이야기할 수 있지만, 어쨌든 기술이 이제 기술의 환경을 지배한다는 것이다.
자율적 기술이란 기술이 결국 자체에만 의존하고 자체의 길을 제시하며 부차적 요인이 아닌 근본 요인임을 의미한다. 또한 기술이 스스로 끝맺고 스스로를 규정하는 경향이 있는 “조직체”로서 간주되어야 함을 의미한다. 즉, 기술은 자체의 힘으로 목적이 된다는 것이다.
…
기술은 내재적 필연성으로 제시된다. 수많은 것 가운데 아주 전형적인 주장을 거론해 보자. 즉, 소련 행성 탐사 상성 위원회 의장인 세도르 교수는 “나는 오늘날 역사적인 과정들을 멈추게 할 수 있는 힘은 없다고 여긴다.”라고 하면서, 난관이나 혹은 반대가 그 무엇이든 아무 것도 우주 탐사에 대한 추구를 멈추게 할 수 없을 것이라 밝혔다. 이 주목할만한 주장은 기술 전체에 적용된다. 물론, 기술전문가들에 의해 구현된 기술 체계는 그 자체로 또 그 자체와 관련되어 고찰된 기술적인 법칙과 규칙 외에는 다른 법칙과 규칙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 자크 엘륄, 기술체계, p 235
[“한마디로 테크늄은 기계, 방법, 가공 과정 전체를 포괄하는 뜻을 지닌 독일어 테히닉(technik)과 비슷하다. 또 테크늄은 프랑스어 명사인 테크니크(technique)와도 관계가 있다. 프랑스 철학자들은 테크니크를 도구의 사회와 문화라는 뜻으로 썼다. 하지만 그 두 용어는 내가 테크늄의 본질적 특성이라고 여기는 것을 포착하지 못한다. 즉 자기 강화적인 창조 시스템이라는 개념을 말이다. 도구와 기계와 개념으로 이루어진 우리 시스템은 진화의 어느 시점에서 되먹임 고리들과 복잡한 상호작용이 너무나 빽빽해지면서 약간의 독립성을 낳게 되었다. 그것은 일종의 자율성(autonomy)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 케빈 켈리, 기술의 충격, p 21
[“저자는 실체적으로 느낄 수 있는 하드웨어를 넘어서 문화,예술,사회 제도,법과 철학 및 모든 유형의 지적 산물들을 포함하는 세계적이며 대규모로 상호 연결된 기술계를 가리키는 단어로 '테크늄'이라는 단어를 내세우고 있다.
그는 테크늄이 더 많은 도구,더 많은 기술을 창안하고,자기강화의 연결을 부추기며 자기생성적인 일종의 생명체와도 같은 특성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따라서 기술은 인간의 완전한 통제와 지배 범위를 벗어난 하나의 생물로 정의된다. 그가 기술의 말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도 바로 이런 맥락에서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테크늄은 규모뿐 아니라 자기 증폭 특성에서도 엄청난 힘을 갖고 있다. 예로 돌파구를 이룬 알파벳, 증기 펌프, 전기 같은 발명은 책, 석탄, 광산, 전화 같은 또 다른 돌파구를 이루는 발명으로 이어질 수 있고, 이러한 발전은 다시 도서관, 발전소, 인터넷 같은 발명으로 이어졌다. 각 단계는 이전의 발명의 장점을 대부분 보유하면서 힘을 더 추가하고 있는 것이다.] - https://aliceon.tistory.com/1865
[“이 자율성의 가장 기초적 형태는 주위 환경에 대한 기술의 형태이다. 셀리그만이 지적하듯이, 기계는 어떤 독립성을 얻어 그 자체로 작동하는 듯이 보인다. 그는 즉시 다음과 같이 일반화한다. 즉, 기술의 상호의존과 기술의 주위환경에 대해 물론 이야기할 수 있지만, 어쨌든 기술이 이제 기술의 환경을 지배한다는 것이다.
자율적 기술이란 기술이 결국 자체에만 의존하고 자체의 길을 제시하며 부차적 요인이 아닌 근본 요인임을 의미한다. 또한 기술이 스스로 끝맺고 스스로를 규정하는 경향이 있는 “조직체”로서 간주되어야 함을 의미한다. 즉, 기술은 자체의 힘으로 목적이 된다는 것이다.
…
기술은 내재적 필연성으로 제시된다. 수많은 것 가운데 아주 전형적인 주장을 거론해 보자. 즉, 소련 행성 탐사 상성 위원회 의장인 세도르 교수는 “나는 오늘날 역사적인 과정들을 멈추게 할 수 있는 힘은 없다고 여긴다.”라고 하면서, 난관이나 혹은 반대가 그 무엇이든 아무 것도 우주 탐사에 대한 추구를 멈추게 할 수 없을 것이라 밝혔다. 이 주목할만한 주장은 기술 전체에 적용된다. 물론, 기술전문가들에 의해 구현된 기술 체계는 그 자체로 또 그 자체와 관련되어 고찰된 기술적인 법칙과 규칙 외에는 다른 법칙과 규칙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 자크 엘륄, 기술체계, p 235
[“한마디로 테크늄은 기계, 방법, 가공 과정 전체를 포괄하는 뜻을 지닌 독일어 테히닉(technik)과 비슷하다. 또 테크늄은 프랑스어 명사인 테크니크(technique)와도 관계가 있다. 프랑스 철학자들은 테크니크를 도구의 사회와 문화라는 뜻으로 썼다. 하지만 그 두 용어는 내가 테크늄의 본질적 특성이라고 여기는 것을 포착하지 못한다. 즉 자기 강화적인 창조 시스템이라는 개념을 말이다. 도구와 기계와 개념으로 이루어진 우리 시스템은 진화의 어느 시점에서 되먹임 고리들과 복잡한 상호작용이 너무나 빽빽해지면서 약간의 독립성을 낳게 되었다. 그것은 일종의 자율성(autonomy)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 케빈 켈리, 기술의 충격, p 21
[“저자는 실체적으로 느낄 수 있는 하드웨어를 넘어서 문화,예술,사회 제도,법과 철학 및 모든 유형의 지적 산물들을 포함하는 세계적이며 대규모로 상호 연결된 기술계를 가리키는 단어로 '테크늄'이라는 단어를 내세우고 있다.
그는 테크늄이 더 많은 도구,더 많은 기술을 창안하고,자기강화의 연결을 부추기며 자기생성적인 일종의 생명체와도 같은 특성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따라서 기술은 인간의 완전한 통제와 지배 범위를 벗어난 하나의 생물로 정의된다. 그가 기술의 말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도 바로 이런 맥락에서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테크늄은 규모뿐 아니라 자기 증폭 특성에서도 엄청난 힘을 갖고 있다. 예로 돌파구를 이룬 알파벳, 증기 펌프, 전기 같은 발명은 책, 석탄, 광산, 전화 같은 또 다른 돌파구를 이루는 발명으로 이어질 수 있고, 이러한 발전은 다시 도서관, 발전소, 인터넷 같은 발명으로 이어졌다. 각 단계는 이전의 발명의 장점을 대부분 보유하면서 힘을 더 추가하고 있는 것이다.] - https://aliceon.tistory.com/1865
자기 전에 읽었던 댓글에는 분명 전위대적인 목적을 제시하셨던 것 같은데 흐음... 그 기억이 맞다면 mchvp님의 입장은 뚜렷하게 이해가 되었어요 ㅎㅎ 레닌의 전위대론이 떠오르는 지점이라서, 공산주의가 역사의 필연적인 구결이라면 인간의 역할은 무엇인가? 역사의 필연이라는 건 무슨 뜻인가? 등등의 과거 논쟁들을 떠올리고, 맑스의 초기 이론에서 비롯된 활동이론도 떠올리고 하면서 잤네요.
아무래도 '기술이 인간의 의지를 벗어난 자율적 현상인가 아닌가' 이게 mchvp님과 위 댓글에서 의견이 갈렸던 지점인 듯해요. 그럼 여기서 인간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의지가 무엇인지도 따지고 볼 여지가 있겠지요? 오래... 더 보기
아무래도 '기술이 인간의 의지를 벗어난 자율적 현상인가 아닌가' 이게 mchvp님과 위 댓글에서 의견이 갈렸던 지점인 듯해요. 그럼 여기서 인간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의지가 무엇인지도 따지고 볼 여지가 있겠지요? 오래... 더 보기
자기 전에 읽었던 댓글에는 분명 전위대적인 목적을 제시하셨던 것 같은데 흐음... 그 기억이 맞다면 mchvp님의 입장은 뚜렷하게 이해가 되었어요 ㅎㅎ 레닌의 전위대론이 떠오르는 지점이라서, 공산주의가 역사의 필연적인 구결이라면 인간의 역할은 무엇인가? 역사의 필연이라는 건 무슨 뜻인가? 등등의 과거 논쟁들을 떠올리고, 맑스의 초기 이론에서 비롯된 활동이론도 떠올리고 하면서 잤네요.
아무래도 '기술이 인간의 의지를 벗어난 자율적 현상인가 아닌가' 이게 mchvp님과 위 댓글에서 의견이 갈렸던 지점인 듯해요. 그럼 여기서 인간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의지가 무엇인지도 따지고 볼 여지가 있겠지요? 오래된 구조와 행위 논쟁으로 되돌아오는 것 같은데, 기실 구조든 행위든 실천(pratice)/활동(activity)을 기술하는 상호 연결된, 하지만 각기 다른 지점에 주목하는 접근이라 생각하거든요. 조금 구체적으로 얘기해보자면 mchvp님께서 기술체계의 자율성을 이야기 할 때 인간의 개입 없이도 공장이 알아서 물건을 만들어내고, 나무를 베는 그런 걸 말씀하시는 것이 아니잖아요? 기술-체계를 이야기 할 때는 당연히 기술과 인간의 행위를 묶어서 이야기하는 거지요. 기술이라는 아이디어에 내재된 근본적인 이상들, 그 아이디어가 기술 영역 내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에게 특정한 기질을 불어넣는 과정, 사회 집단 간의 경쟁이 단기적인 목표를 추구하고 장기적인 목표는 도외시하게 하는 조금은 단순화 된 게임이론적 접근 등등을 함께 묶어서 주장하고 계시잖아요. 기술과 인간 '집단'의 활동이 결코 분리되어 있어보이지는 않아요. 차라리 개인으로서의 인간이 아니라 집단으로서의 인간이 보이는 경향을 함께 주목하면서(실제로 그리하고 계시고) 비관론을 펼치는 건 이해가 가는데, 결정론적 주장을 펼치실 때는 집단으로서의 인간도 스르륵 사라지는 게 의아해서 그래요.
엘륄의 이야기로 돌아오자면, 엘륄에 대한 제 이해는 과거에 링크 달았던 스탠포드 대학 기술 철학 개론에 의지해요 (https://plato.stanford.edu/entries/technology/). 해당 글에 나와있는 엘륄의 사상에 대한 조망은, "(엘륄은 과학은 인간의 지식에 관한 질문에 답할 수 있는 유일한 영역이고, 기술은 인간의 활동에 관한 질문에 답할 수 있는 유일한 영역이라는 독특한 관점을 발전시켰다. - 요거는 앞 문장의 의역) 하지만 엘륄은 이러한 (기술 - 행위) 관계 보다는 자신이 목도했던 사회적 문화적 결과들을 강조하고 고발하는데 더 관심을 두었다. But Ellul was not so much interested in investigating this relationship as in emphasizing and denouncing the social and cultural consequences as he saw them."이에요. 엘륄이 기술철학 사조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기는 하지만, 기술에 대한 인본주의적 철학(humanistic philosophy of technology)와 기술에 대한 분석적 철학(anayltic philosophy of technology)의 비교라는 관점에서 볼 때 기술과 인간 행위 사이의 관계에 대한 분석은 상대적으로 소홀했다고 하더라고요. 제가 과거에 이 글을 링크했던 까닭은 mchvp님의 관점이 기술에 대한 인본주의적 철학자들의 관점에 연결되는 지점이 있어서 그랬거든요. 하이데거, 엘륄 등등이요. 이들은 기술 내부의 과정을 블랙박스로 처리하고, 그 자율성을 강조하여 기술이 인간 사회를 압도하리라 단정하거나 혹은 기술을 자율성이나 내부 제약 없이 행위자의 계획(디자인)에 종사하는 도구로만 바라봤다는 한계가 있대요.
아래에 링크해주신 ted 강연 영상 잘 봤어요. 근데 저자는 어떻게 하면 지구의 안전운영공간을 확보하면서, 동시에 지속가능발전을 이룩할 수 있는지를 탐색한 결과를 보고하고 있어요. 지속가능발전체제 출범 이후 최근 3년에 대한 비판적 성찰을 바탕으로 향후 어떻게 가야할지를 모색하고 있는 건데 (그리고 어떤 시나리오를 택해야 원하는 쪽으로 갈 수 있는지도 / 이게 중간에 진보주의자들에게 던진 질문에 대한 응답이 되겠네요), 그 자체만 가지고 상황이 [인간의 통제에서 벗어나 있다]고 주장할 때 '인간'이 무엇을 지칭하시는 건지 잘 모르겠어요. [일부 활동가들의 의지만 가지고는 근시안적으로 돌아가는 각국의 경제체제 및 정치체제를 극복할 수 없을 거다]라는 비관론까지는 이해가 가지만...
헥헥... 답변이 엄청 길어졌네요. 자기 전에 달고 삭제하신 댓글을 보기는 했지만, 전 여전히 mchvp님의 의도라는 게 알쏭달쏭합니다. 제가 미결정된 미래에서 낙관을 발견하고 뭔가 해보자는 의견을 제시하는 게 엄청난 이성적 근거가 있어서 그렇기 보다는 그냥 생애경험에서 축적된 마음의 바닥 같은 건데 (원래 교육학 진지하게 하는 사람들이 다들 대가리에 총 맞은 그런 게 있어요), mchvp님이 파국을 사람들에게 전도하면서 앞당기려 하는 의도 또한 마음의 바닥에 있는 운명론적 사고와 결합한 건지, 아니면 정말로 모든 이론과 가능성을 검토해 본 이후에 결론내리신 건지 모르겠더라고요. 후자일 가능성도 있다 생각해서 가끔씩 이렇게 얘기 나누기는 하지만, 전자라면 사실 제가 할 수 있는 게 없으니까요.
여튼 뭐가 되든 너무 스스로를 괴롭히지만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아무래도 '기술이 인간의 의지를 벗어난 자율적 현상인가 아닌가' 이게 mchvp님과 위 댓글에서 의견이 갈렸던 지점인 듯해요. 그럼 여기서 인간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의지가 무엇인지도 따지고 볼 여지가 있겠지요? 오래된 구조와 행위 논쟁으로 되돌아오는 것 같은데, 기실 구조든 행위든 실천(pratice)/활동(activity)을 기술하는 상호 연결된, 하지만 각기 다른 지점에 주목하는 접근이라 생각하거든요. 조금 구체적으로 얘기해보자면 mchvp님께서 기술체계의 자율성을 이야기 할 때 인간의 개입 없이도 공장이 알아서 물건을 만들어내고, 나무를 베는 그런 걸 말씀하시는 것이 아니잖아요? 기술-체계를 이야기 할 때는 당연히 기술과 인간의 행위를 묶어서 이야기하는 거지요. 기술이라는 아이디어에 내재된 근본적인 이상들, 그 아이디어가 기술 영역 내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에게 특정한 기질을 불어넣는 과정, 사회 집단 간의 경쟁이 단기적인 목표를 추구하고 장기적인 목표는 도외시하게 하는 조금은 단순화 된 게임이론적 접근 등등을 함께 묶어서 주장하고 계시잖아요. 기술과 인간 '집단'의 활동이 결코 분리되어 있어보이지는 않아요. 차라리 개인으로서의 인간이 아니라 집단으로서의 인간이 보이는 경향을 함께 주목하면서(실제로 그리하고 계시고) 비관론을 펼치는 건 이해가 가는데, 결정론적 주장을 펼치실 때는 집단으로서의 인간도 스르륵 사라지는 게 의아해서 그래요.
엘륄의 이야기로 돌아오자면, 엘륄에 대한 제 이해는 과거에 링크 달았던 스탠포드 대학 기술 철학 개론에 의지해요 (https://plato.stanford.edu/entries/technology/). 해당 글에 나와있는 엘륄의 사상에 대한 조망은, "(엘륄은 과학은 인간의 지식에 관한 질문에 답할 수 있는 유일한 영역이고, 기술은 인간의 활동에 관한 질문에 답할 수 있는 유일한 영역이라는 독특한 관점을 발전시켰다. - 요거는 앞 문장의 의역) 하지만 엘륄은 이러한 (기술 - 행위) 관계 보다는 자신이 목도했던 사회적 문화적 결과들을 강조하고 고발하는데 더 관심을 두었다. But Ellul was not so much interested in investigating this relationship as in emphasizing and denouncing the social and cultural consequences as he saw them."이에요. 엘륄이 기술철학 사조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기는 하지만, 기술에 대한 인본주의적 철학(humanistic philosophy of technology)와 기술에 대한 분석적 철학(anayltic philosophy of technology)의 비교라는 관점에서 볼 때 기술과 인간 행위 사이의 관계에 대한 분석은 상대적으로 소홀했다고 하더라고요. 제가 과거에 이 글을 링크했던 까닭은 mchvp님의 관점이 기술에 대한 인본주의적 철학자들의 관점에 연결되는 지점이 있어서 그랬거든요. 하이데거, 엘륄 등등이요. 이들은 기술 내부의 과정을 블랙박스로 처리하고, 그 자율성을 강조하여 기술이 인간 사회를 압도하리라 단정하거나 혹은 기술을 자율성이나 내부 제약 없이 행위자의 계획(디자인)에 종사하는 도구로만 바라봤다는 한계가 있대요.
아래에 링크해주신 ted 강연 영상 잘 봤어요. 근데 저자는 어떻게 하면 지구의 안전운영공간을 확보하면서, 동시에 지속가능발전을 이룩할 수 있는지를 탐색한 결과를 보고하고 있어요. 지속가능발전체제 출범 이후 최근 3년에 대한 비판적 성찰을 바탕으로 향후 어떻게 가야할지를 모색하고 있는 건데 (그리고 어떤 시나리오를 택해야 원하는 쪽으로 갈 수 있는지도 / 이게 중간에 진보주의자들에게 던진 질문에 대한 응답이 되겠네요), 그 자체만 가지고 상황이 [인간의 통제에서 벗어나 있다]고 주장할 때 '인간'이 무엇을 지칭하시는 건지 잘 모르겠어요. [일부 활동가들의 의지만 가지고는 근시안적으로 돌아가는 각국의 경제체제 및 정치체제를 극복할 수 없을 거다]라는 비관론까지는 이해가 가지만...
헥헥... 답변이 엄청 길어졌네요. 자기 전에 달고 삭제하신 댓글을 보기는 했지만, 전 여전히 mchvp님의 의도라는 게 알쏭달쏭합니다. 제가 미결정된 미래에서 낙관을 발견하고 뭔가 해보자는 의견을 제시하는 게 엄청난 이성적 근거가 있어서 그렇기 보다는 그냥 생애경험에서 축적된 마음의 바닥 같은 건데 (원래 교육학 진지하게 하는 사람들이 다들 대가리에 총 맞은 그런 게 있어요), mchvp님이 파국을 사람들에게 전도하면서 앞당기려 하는 의도 또한 마음의 바닥에 있는 운명론적 사고와 결합한 건지, 아니면 정말로 모든 이론과 가능성을 검토해 본 이후에 결론내리신 건지 모르겠더라고요. 후자일 가능성도 있다 생각해서 가끔씩 이렇게 얘기 나누기는 하지만, 전자라면 사실 제가 할 수 있는 게 없으니까요.
여튼 뭐가 되든 너무 스스로를 괴롭히지만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다소 늦기는 했지만, 정성스레 장문의 글을 써주셨으니 저도 답변할게요. TED 강연 속 요한 록스트룀의 제안의 실현 가능성에 대해 질문해보겠습니다.
1. 의도하지 않은 결과.(이건 요한 록스트룀이 먼저 지적합니다. EU가 어획량을 규제하자, 어선들이 서아프리카 해역으로 이동해 남획->서아프리카 어부들의 어획감소->생계를 꾸리기 위해 어업을 접고 밀렵꾼이 됨->서아프리카 생태계 붕괴->에볼라 사태 발발이라는 예상치 못한 나비효과가 발생했던 것을 사례로 들면서요.)
2. 수많은 의지들의 투쟁(프리드리히 ... 더 보기
1. 의도하지 않은 결과.(이건 요한 록스트룀이 먼저 지적합니다. EU가 어획량을 규제하자, 어선들이 서아프리카 해역으로 이동해 남획->서아프리카 어부들의 어획감소->생계를 꾸리기 위해 어업을 접고 밀렵꾼이 됨->서아프리카 생태계 붕괴->에볼라 사태 발발이라는 예상치 못한 나비효과가 발생했던 것을 사례로 들면서요.)
2. 수많은 의지들의 투쟁(프리드리히 ... 더 보기
다소 늦기는 했지만, 정성스레 장문의 글을 써주셨으니 저도 답변할게요. TED 강연 속 요한 록스트룀의 제안의 실현 가능성에 대해 질문해보겠습니다.
1. 의도하지 않은 결과.(이건 요한 록스트룀이 먼저 지적합니다. EU가 어획량을 규제하자, 어선들이 서아프리카 해역으로 이동해 남획->서아프리카 어부들의 어획감소->생계를 꾸리기 위해 어업을 접고 밀렵꾼이 됨->서아프리카 생태계 붕괴->에볼라 사태 발발이라는 예상치 못한 나비효과가 발생했던 것을 사례로 들면서요.)
2. 수많은 의지들의 투쟁(프리드리히 엥겔스, 사회학자 노버트 엘리어스)
3. 공유지의 비극.(재러드 다이아몬드의 연구.)
4. 권력자들의 권력은 생각만큼 강하지가 않다는 사실.(중국 황제, 절대왕정 시기 유럽의 절대군주, 아돌프 히틀러, 스탈린의 권력 조차도 한계가 있었다는 점. 미국 대통령들의 권력이 별로 강하지 않았다는 클린턴 로지터의 연구.)
5. 체제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단기적 이익을 추구하는 인간 집단.(재러드 다이아몬드, 스티븐 르블랑의 연구.)
6. 설령 철인정치를 가정하더라도, “누가 철인왕을 고를 것인가?", "어떻게 그에게 권력을 줄 것인가?"라는 문제에 부딫히게 된다는 점. 또한 "어떻게 동일한 가치관을 지닌 철인왕을 오랜기간 계승할 것인가?"하는 문제.
7. 위의 다섯가지를 전부 덮어놓더라도, "만족스러운 가치 체계를 설계하는 것이 가능한가?"라는 문제가 있습니다. 사회가 따라야할 가치 체계가 담긴 헌법은 대단히 추상적이고 모호한 언어로 작성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동일한 헌법조문을 두고, 대법관들은 완전히 상반된 결정을 내릴 수 있습니다. 만약 헌법이 자세하고 엄격한 언어로 작성한다면, 비합리적인 결정을 내려야하는 경우가 대단히 많아질 것입니다. 그래서 가치 체계는 추상적이고 모호한 언어로 이루어질 수 밖에 없고, 따라서 어떤 결정이든 정당화할 수 있는 여지를 남기게 됩니다. 따라서 사회를 장기적으로 일관된 방향으로 발전시키는 것 역시 불가능합니다.
이 모든 점을 고려하면, UN이 제안한 아래의 Sustainable Development Goals,
[1. 모든 형태의 빈곤 퇴치 - ( 모든 곳에서 모든 형태의 빈곤 종식 )
2. 기아해소와 지속가능한 농업 - ( 기아 종식, 식량 안보 달성, 개선된 영양상태의 달성, 지속 가능한 농업 강화 )
3. 건강과 웰빙 - ( 모든 연령층의 모든 사람을 위한 건강한 삶 보장 및 복지증진 )
4. 양질의 교육 - ( 포용적이고 공평한 양질의 교육 보장 및 모두를 위한 평생학습 기회 증진 )
5. 양성평등 - ( 성평등 달성 및 모든 여성과 소녀의 권익 신장 )
6. 물과 위생 - ( 모두를 위한 물과 위생의 이용가능성 및 지속가능한 관리 보장 )
7. 에너지 - ( 모두를 위한 저렴하고 신뢰성 있으며 지속가능하고 현대적인 에너지에 대한 접근 보장 )
8. 양질의 일자리와 경제성장 - ( 모두를 위한 지속적이고 포용적이며 지속가능한 경제성장 및 완전하고 생산적인 고용과 양질의 일자리 증진 )
9. 혁신과 인프라 - ( 회복력 있는 사회기반시설 구축, 포용적이고 지속가능한 산업화 증진 및 혁신 촉진 )
10. 불평등 완화 - ( 국가 내 및 국가 간 불평등 완화 )
11. 지속가능한 도시 - ( 포용적이고 안전하며 회복력 있고 지속가능한 도시와 정주지 조성 )
12. 지속가능한 소비와 생산 - ( 지속가능한 소비 및 생산 양식 보장 )
13. 기후변화와 대응 - ( 기후변화와 그 영향을 방지하기 위한 긴급한 행동의 실시 )
14. 해양 생태계 - ( 지속가능개발을 위한 대양, 바다 및 해양자원 보존 및 지속가능한 사용 )
15. 육상 생태계 - ( 육상 생태계의 보호, 복원 및 지속가능한 이용 증진, 산림의 지속가능한 관리, 사막화 방지, 토지 황폐화 중지, 역전 및 생물다양성 손실 중지 )
16. 평화와 정의 제도 - ( 모든 수준에서 지속가능개발을 위한 평화롭고 포용적인 사회 증진, 모두에게 정의에 대한 접근 제공 및 효과적이고 책임 있으며 포용적인 제도 구축 )
17. 파트너쉽 - ( 이행수단 강화 및 지속가능개발을 위한 글로벌 파트너십 활성화 )]
이 모든 목표를 이루면서 동시에 지구 한계선도 넘지 않겠다는 요한 록스트룀, 더 나아가 UN의 계획은 그저 망상에 불과하지 않나요?
1. 의도하지 않은 결과.(이건 요한 록스트룀이 먼저 지적합니다. EU가 어획량을 규제하자, 어선들이 서아프리카 해역으로 이동해 남획->서아프리카 어부들의 어획감소->생계를 꾸리기 위해 어업을 접고 밀렵꾼이 됨->서아프리카 생태계 붕괴->에볼라 사태 발발이라는 예상치 못한 나비효과가 발생했던 것을 사례로 들면서요.)
2. 수많은 의지들의 투쟁(프리드리히 엥겔스, 사회학자 노버트 엘리어스)
3. 공유지의 비극.(재러드 다이아몬드의 연구.)
4. 권력자들의 권력은 생각만큼 강하지가 않다는 사실.(중국 황제, 절대왕정 시기 유럽의 절대군주, 아돌프 히틀러, 스탈린의 권력 조차도 한계가 있었다는 점. 미국 대통령들의 권력이 별로 강하지 않았다는 클린턴 로지터의 연구.)
5. 체제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단기적 이익을 추구하는 인간 집단.(재러드 다이아몬드, 스티븐 르블랑의 연구.)
6. 설령 철인정치를 가정하더라도, “누가 철인왕을 고를 것인가?", "어떻게 그에게 권력을 줄 것인가?"라는 문제에 부딫히게 된다는 점. 또한 "어떻게 동일한 가치관을 지닌 철인왕을 오랜기간 계승할 것인가?"하는 문제.
7. 위의 다섯가지를 전부 덮어놓더라도, "만족스러운 가치 체계를 설계하는 것이 가능한가?"라는 문제가 있습니다. 사회가 따라야할 가치 체계가 담긴 헌법은 대단히 추상적이고 모호한 언어로 작성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동일한 헌법조문을 두고, 대법관들은 완전히 상반된 결정을 내릴 수 있습니다. 만약 헌법이 자세하고 엄격한 언어로 작성한다면, 비합리적인 결정을 내려야하는 경우가 대단히 많아질 것입니다. 그래서 가치 체계는 추상적이고 모호한 언어로 이루어질 수 밖에 없고, 따라서 어떤 결정이든 정당화할 수 있는 여지를 남기게 됩니다. 따라서 사회를 장기적으로 일관된 방향으로 발전시키는 것 역시 불가능합니다.
이 모든 점을 고려하면, UN이 제안한 아래의 Sustainable Development Goals,
[1. 모든 형태의 빈곤 퇴치 - ( 모든 곳에서 모든 형태의 빈곤 종식 )
2. 기아해소와 지속가능한 농업 - ( 기아 종식, 식량 안보 달성, 개선된 영양상태의 달성, 지속 가능한 농업 강화 )
3. 건강과 웰빙 - ( 모든 연령층의 모든 사람을 위한 건강한 삶 보장 및 복지증진 )
4. 양질의 교육 - ( 포용적이고 공평한 양질의 교육 보장 및 모두를 위한 평생학습 기회 증진 )
5. 양성평등 - ( 성평등 달성 및 모든 여성과 소녀의 권익 신장 )
6. 물과 위생 - ( 모두를 위한 물과 위생의 이용가능성 및 지속가능한 관리 보장 )
7. 에너지 - ( 모두를 위한 저렴하고 신뢰성 있으며 지속가능하고 현대적인 에너지에 대한 접근 보장 )
8. 양질의 일자리와 경제성장 - ( 모두를 위한 지속적이고 포용적이며 지속가능한 경제성장 및 완전하고 생산적인 고용과 양질의 일자리 증진 )
9. 혁신과 인프라 - ( 회복력 있는 사회기반시설 구축, 포용적이고 지속가능한 산업화 증진 및 혁신 촉진 )
10. 불평등 완화 - ( 국가 내 및 국가 간 불평등 완화 )
11. 지속가능한 도시 - ( 포용적이고 안전하며 회복력 있고 지속가능한 도시와 정주지 조성 )
12. 지속가능한 소비와 생산 - ( 지속가능한 소비 및 생산 양식 보장 )
13. 기후변화와 대응 - ( 기후변화와 그 영향을 방지하기 위한 긴급한 행동의 실시 )
14. 해양 생태계 - ( 지속가능개발을 위한 대양, 바다 및 해양자원 보존 및 지속가능한 사용 )
15. 육상 생태계 - ( 육상 생태계의 보호, 복원 및 지속가능한 이용 증진, 산림의 지속가능한 관리, 사막화 방지, 토지 황폐화 중지, 역전 및 생물다양성 손실 중지 )
16. 평화와 정의 제도 - ( 모든 수준에서 지속가능개발을 위한 평화롭고 포용적인 사회 증진, 모두에게 정의에 대한 접근 제공 및 효과적이고 책임 있으며 포용적인 제도 구축 )
17. 파트너쉽 - ( 이행수단 강화 및 지속가능개발을 위한 글로벌 파트너십 활성화 )]
이 모든 목표를 이루면서 동시에 지구 한계선도 넘지 않겠다는 요한 록스트룀, 더 나아가 UN의 계획은 그저 망상에 불과하지 않나요?
짜잔 과제에서 생존해서 돌아왔습니다. 그쵸그쵸 요한 록스트룀의 제안은 망상일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다만 그거는 경합하기도 한다고 스스로 밝힌 17개 정도의 가치의 최적값을 찾는 시뮬레이션의 문제만 보기 보다는, 1,2,3,4,5,6에서 제시하셨던 인간 집단의 의사결정과 실행 문제도 함께 고려해야 할 거예요. 계속 주장하셨던 장기적 생존보다 단기적 번영을 우선하리라는 문제요. 그리고 이 영역까지 함께 고려한다고 하면 적어도 '기술이 인간의 의지를 벗어난 자율적 현상'이라는 입장과는 모순되지 않나 싶어요. 본문에서 주장하셨던 내용은 ... 더 보기
짜잔 과제에서 생존해서 돌아왔습니다. 그쵸그쵸 요한 록스트룀의 제안은 망상일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다만 그거는 경합하기도 한다고 스스로 밝힌 17개 정도의 가치의 최적값을 찾는 시뮬레이션의 문제만 보기 보다는, 1,2,3,4,5,6에서 제시하셨던 인간 집단의 의사결정과 실행 문제도 함께 고려해야 할 거예요. 계속 주장하셨던 장기적 생존보다 단기적 번영을 우선하리라는 문제요. 그리고 이 영역까지 함께 고려한다고 하면 적어도 '기술이 인간의 의지를 벗어난 자율적 현상'이라는 입장과는 모순되지 않나 싶어요. 본문에서 주장하셨던 내용은 기술의 독자성을 상정하지 않아도 가능하고요.
17개라 하더라도 최적해를 찾는 문제는 그 수의 문제는 아닐 거예요. 각각의 경합적 관계가 얼마나 밝혀져 있는가, 각각의 경합의 형태가 어떠냐가 문제일 듯하고, 최적값이라 생각한 값을 찾은 이후에 실제 진행시켜보고 나오는 결과를 반영해서 다시금 시뮬레이션을 설계하는 준비의 문제겠지요. 그 최적해가 록스트룀이 말하는 안전운영공간 내부에 들어오느냐 안 넘어오느냐는 제가 알 수는 없는 문제니까... 시도해보고 났더니 말씀처럼 이미 묠망(인간이 절멸하거나, 인구수가 대폭 줄어들거나, 지금과 같은 문명 수준을 유지할 수 없다거나 등등)의 시한폭탄을 거스를 수는 없을 수도 있겠지요.
설령 최적해가 존재한다 할지라도, 말씀하셨듯이 인간 집단이 그 최적해를 따를 수 있을까?는 또 별개의 문제가 되겠고요. 권력자들의 권력이 밖에서 소설 쓰는 것만큼 강하지 않다는 건 저도 동의하는 바이고, 다만 인간 집단의 역학이 언제나 단기적인 이익 추구에 급급해서 장기적인 파국을 초래할 수 밖에 '없다'라는 결정론에는 다시금 반대하는 바입니다. 비관론은 동의하지만요 ㅎㅎ; 저는 비관에 동의하면서 희망을 찾아보려는 시도를 응원하거든요. 게임이론을 봐도 그렇게 결정론으로 굴러가지 않아요.
별개로 7은 하버마스가 '사실성과 타당성'에서 세세하게 다루었었는데, 헌법의 열려있는 성격이 그 자체로 사회의 일관된 발전을 막지는 않는다 정리했던 걸로 기억해요. 읽으면서도 너무 어려웠었고, 너무 오래 되어서 세세한 논증 과정은 기억이 안 나네요; 혹시 관심 있으시면 읽어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17개라 하더라도 최적해를 찾는 문제는 그 수의 문제는 아닐 거예요. 각각의 경합적 관계가 얼마나 밝혀져 있는가, 각각의 경합의 형태가 어떠냐가 문제일 듯하고, 최적값이라 생각한 값을 찾은 이후에 실제 진행시켜보고 나오는 결과를 반영해서 다시금 시뮬레이션을 설계하는 준비의 문제겠지요. 그 최적해가 록스트룀이 말하는 안전운영공간 내부에 들어오느냐 안 넘어오느냐는 제가 알 수는 없는 문제니까... 시도해보고 났더니 말씀처럼 이미 묠망(인간이 절멸하거나, 인구수가 대폭 줄어들거나, 지금과 같은 문명 수준을 유지할 수 없다거나 등등)의 시한폭탄을 거스를 수는 없을 수도 있겠지요.
설령 최적해가 존재한다 할지라도, 말씀하셨듯이 인간 집단이 그 최적해를 따를 수 있을까?는 또 별개의 문제가 되겠고요. 권력자들의 권력이 밖에서 소설 쓰는 것만큼 강하지 않다는 건 저도 동의하는 바이고, 다만 인간 집단의 역학이 언제나 단기적인 이익 추구에 급급해서 장기적인 파국을 초래할 수 밖에 '없다'라는 결정론에는 다시금 반대하는 바입니다. 비관론은 동의하지만요 ㅎㅎ; 저는 비관에 동의하면서 희망을 찾아보려는 시도를 응원하거든요. 게임이론을 봐도 그렇게 결정론으로 굴러가지 않아요.
별개로 7은 하버마스가 '사실성과 타당성'에서 세세하게 다루었었는데, 헌법의 열려있는 성격이 그 자체로 사회의 일관된 발전을 막지는 않는다 정리했던 걸로 기억해요. 읽으면서도 너무 어려웠었고, 너무 오래 되어서 세세한 논증 과정은 기억이 안 나네요; 혹시 관심 있으시면 읽어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최적해라고 하시니 제임스 패터슨의 글이 떠오르네요... ["이미 경제적으로 궁핍하던 많은 미국 철도 회사들은 이윤감소를 감당할 수 없었다. ... 미국 철도 위원회는 공정하고 ‘과학적인’ 이율을 찾다가… ‘과학적인’ 이율 같은건 존재하지 않는 다는 것을 찾았다. ... 그들은 공공의 이익 또는 ‘비정치적’ 이율을 정의하는 것이 대단히 어렵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율을 설정한다는 것은 경제적 우선순위를 부여하는 것을 의미했다. 해운업자, 운송업자, 소비자 중 누군가는 피해를 입어야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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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적해라고 하시니 제임스 패터슨의 글이 떠오르네요... ["이미 경제적으로 궁핍하던 많은 미국 철도 회사들은 이윤감소를 감당할 수 없었다. ... 미국 철도 위원회는 공정하고 ‘과학적인’ 이율을 찾다가… ‘과학적인’ 이율 같은건 존재하지 않는 다는 것을 찾았다. ... 그들은 공공의 이익 또는 ‘비정치적’ 이율을 정의하는 것이 대단히 어렵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율을 설정한다는 것은 경제적 우선순위를 부여하는 것을 의미했다. 해운업자, 운송업자, 소비자 중 누군가는 피해를 입어야만 했다."]
https://www.amazon.com/America-Twentieth-Century-James-Patterson/dp/0155078607
아마 오늘날의 자본가들과 기술관료들도 나름대로 최적해를 찾아보려다가 SDG를 모두 달성할 수는 없다는 결론을 내리지 않을까 싶습니다 ㅎㅎ
생태위기에 대한 국제적 대응에 대해서는 일종의 생태주의 동맹을 맺으면 된다는 이야기가 많이 나오더라고요. 마치 지금 국제적으로 탄소국경세를 도입해 탄소감축을 하지 않는 국가들을 따돌리는 것처럼, 생태위기에 대해서도 동일한 방법을 쓰면 된다고... 저는 이런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전국시대 중국의 6개국이 진나라에 대응해 합종책을 사용했으나, 진나라의 연횡책에 무너진 사례가 떠올라요 ㅎㅎ 그리고 오늘날 비슷한 수법을 핵무기에 대해서 썼지만 여전히 인도, 파키스탄, 북한, 이스라엘의 핵무장을 막지 못했습니다. 또 콩고의 콜탄 사례에서 보듯이, 특정 국가의 상품을 공식적으로 금지해도 비공식 경로로 거래할 방법을 얼마든지 있고요.
["이 콜탄은 유럽·미국으로 흘러갔다. 유엔이 2001년에 펴낸 보고서에 따르면 서구 기업 수십 곳이 콩고의 콜탄 거래와 연루돼 있다고 밝혔다. 벨기에 10곳, 네덜란드 4곳, 독일 3곳, 영국 2곳 등이다."]
https://www.joongang.co.kr/article/23405814#home
하버마스의 "사실성과 타당성"은 언젠가 시간나면 읽어볼게요. 지금은 요한 록스트룀의 책을 읽고 있는 중이고, 그 후로도 읽을 다른 책들이 많아서 "사실성과 타당성"을 읽을 기회가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하버마스가 그런 주장을 했다는건 기억해두겠습니다.
https://www.amazon.com/America-Twentieth-Century-James-Patterson/dp/0155078607
아마 오늘날의 자본가들과 기술관료들도 나름대로 최적해를 찾아보려다가 SDG를 모두 달성할 수는 없다는 결론을 내리지 않을까 싶습니다 ㅎㅎ
생태위기에 대한 국제적 대응에 대해서는 일종의 생태주의 동맹을 맺으면 된다는 이야기가 많이 나오더라고요. 마치 지금 국제적으로 탄소국경세를 도입해 탄소감축을 하지 않는 국가들을 따돌리는 것처럼, 생태위기에 대해서도 동일한 방법을 쓰면 된다고... 저는 이런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전국시대 중국의 6개국이 진나라에 대응해 합종책을 사용했으나, 진나라의 연횡책에 무너진 사례가 떠올라요 ㅎㅎ 그리고 오늘날 비슷한 수법을 핵무기에 대해서 썼지만 여전히 인도, 파키스탄, 북한, 이스라엘의 핵무장을 막지 못했습니다. 또 콩고의 콜탄 사례에서 보듯이, 특정 국가의 상품을 공식적으로 금지해도 비공식 경로로 거래할 방법을 얼마든지 있고요.
["이 콜탄은 유럽·미국으로 흘러갔다. 유엔이 2001년에 펴낸 보고서에 따르면 서구 기업 수십 곳이 콩고의 콜탄 거래와 연루돼 있다고 밝혔다. 벨기에 10곳, 네덜란드 4곳, 독일 3곳, 영국 2곳 등이다."]
https://www.joongang.co.kr/article/23405814#home
하버마스의 "사실성과 타당성"은 언젠가 시간나면 읽어볼게요. 지금은 요한 록스트룀의 책을 읽고 있는 중이고, 그 후로도 읽을 다른 책들이 많아서 "사실성과 타당성"을 읽을 기회가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하버마스가 그런 주장을 했다는건 기억해두겠습니다.
전 "진보주의자"들이 인류가 진보해왔다고 주장하는게 이해가 안가요. 마침 윗분이 1950년대 이후 전쟁으로 인한 사망자가 하락세인 것을 근거로 인류가 진보하고 있다고 주장하셨는데, 마찬가지로 빌 슈테펜 등의 연구결과를 보면 1950년대부터 환경지표들이 급격히 악화되기 시작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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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진보주의자"들이 인류가 진보해왔다고 주장하는게 이해가 안가요. 마침 윗분이 1950년대 이후 전쟁으로 인한 사망자가 하락세인 것을 근거로 인류가 진보하고 있다고 주장하셨는데, 마찬가지로 빌 슈테펜 등의 연구결과를 보면 1950년대부터 환경지표들이 급격히 악화되기 시작했거든요.
http://faculty.bennington.edu/~kwoods/classes/global%20change/global_readings_15/Steffen%20et%20al.%20-%202015%20-%20The%20trajectory%20of%20the%20Anthropocene%20The%20Great%20Acce.pdf
결국 진보주의자들이 말하는 진보는 환경파괴를 동반하지 않으면 이룰 수 없는 것인데, 진보주의자들은 환경파괴를 계속해도 지구 생태계 시스템이 그 충격을 감당할 수 있으리라고 믿는건가요? 아니면 1950년부터 계속해서 악화되고 있는 지표들이, 2022년 1월 1일부터 완화되리라고 믿는건가요? 이에 대해 진보주의자들이 단 한번도 설득력 있게 대답하는걸 본적이 없습니다.
http://faculty.bennington.edu/~kwoods/classes/global%20change/global_readings_15/Steffen%20et%20al.%20-%202015%20-%20The%20trajectory%20of%20the%20Anthropocene%20The%20Great%20Acce.pdf
결국 진보주의자들이 말하는 진보는 환경파괴를 동반하지 않으면 이룰 수 없는 것인데, 진보주의자들은 환경파괴를 계속해도 지구 생태계 시스템이 그 충격을 감당할 수 있으리라고 믿는건가요? 아니면 1950년부터 계속해서 악화되고 있는 지표들이, 2022년 1월 1일부터 완화되리라고 믿는건가요? 이에 대해 진보주의자들이 단 한번도 설득력 있게 대답하는걸 본적이 없습니다.
https://www.ted.com/talks/johan_rockstrom_5_transformational_policies_for_a_prosperous_and_sustainable_world?utm_campaign=teds... 더 보기
https://www.ted.com/talks/johan_rockstrom_5_transformational_policies_for_a_prosperous_and_sustainable_world?utm_campaign=tedspread&utm_medium=referral&utm_source=tedcomshare
[이 다섯 가지 모두 함께 힘쓴다면 입증된 것처럼, 지구 상에 안전하고 적정한 운영공간의 창조를 위한 놀라운 여정이 시작될 겁니다. 신중하고 실증에 기반을 둔 복잡한 동역학 모형에도 앞으로 12년 동안, 그리고 그 이상 실질적 변혁을 기대할 수 있는 상태에 도달해 있다고 나오죠. 이렇게 안전운영공간을 유지하고 모두가 열망하는 사회 경제적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겁니다. 실제로 아주 고무적이에요. 이 전망처럼 되어가고 있진 않지만요.
그래서 요점은 지속가능발전목표가 시행된지 3년째에 접어들고 있으니 반드시 선을 긋고 계획대로 일이 진행되고 있지 않다고 인정해야 합니다. 게다가 미래 세대에게 훨씬 더 힘든 상황을 만들고 있잖아요. 지구 체계의 한계점을 넘어서면서 말이죠. 실제로, 지구가 온실로 변할 위기에 직면해 있는데 이대로라면 지정학적으로 불안정해져 지구 상 수억 명의 사람들의 삶을 훨씬 더 힘들게 하겠죠. 솔직히 정말 무서워요.]
상황이 인간의 통제에서 벗어나있다는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이 다섯 가지 모두 함께 힘쓴다면 입증된 것처럼, 지구 상에 안전하고 적정한 운영공간의 창조를 위한 놀라운 여정이 시작될 겁니다. 신중하고 실증에 기반을 둔 복잡한 동역학 모형에도 앞으로 12년 동안, 그리고 그 이상 실질적 변혁을 기대할 수 있는 상태에 도달해 있다고 나오죠. 이렇게 안전운영공간을 유지하고 모두가 열망하는 사회 경제적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겁니다. 실제로 아주 고무적이에요. 이 전망처럼 되어가고 있진 않지만요.
그래서 요점은 지속가능발전목표가 시행된지 3년째에 접어들고 있으니 반드시 선을 긋고 계획대로 일이 진행되고 있지 않다고 인정해야 합니다. 게다가 미래 세대에게 훨씬 더 힘든 상황을 만들고 있잖아요. 지구 체계의 한계점을 넘어서면서 말이죠. 실제로, 지구가 온실로 변할 위기에 직면해 있는데 이대로라면 지정학적으로 불안정해져 지구 상 수억 명의 사람들의 삶을 훨씬 더 힘들게 하겠죠. 솔직히 정말 무서워요.]
상황이 인간의 통제에서 벗어나있다는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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